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뜀틀, 넘기
박찬희 지음 / 한끼 / 2024년 12월
평점 :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 언젠가의 체육 시간,
그리고 어렴풋이 생각나는 뜀틀 넘기.
오늘 소개하는 한끼 출판사의 박찬희 장편소설
「뜀틀, 넘기」는 스스로 작게만 느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할머니의 유전으로 선천적 왜소증을 가진 바움이,
흑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짙은 피부색인 미숙,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우혜...

중학교 1학년인 친구들에게 체육 선생님은
조별로 수행평가를 시키는데 종목이 뜀틀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이 종목이
누군가에게는 시작부터 포기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어렵고 버겁고 외로움이었을지도 모르는데요.
선천적 왜소증인 바움에게 뜀틀은 아무리 낮아도 높고 높은, 오를 수 없는 도전이고 괴로움인 장애물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그 장애물을 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뜀틀 연습, 그냥 나와. 할 수 있는 만큼만 같이 하자.
나오라고 한다고 나올 것 같지 않다면서.
지금 너는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살면서 누구나 겪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 장애물을 미리부터 걱정하고 뒤돌아 설지,
조금 늦더라도, 돌아서라도 도착할지...
그리고 그 장애물을 부수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갈지는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청소년 성장 소설 「뜀틀, 넘기」.

엄마가 늘 그랬잖아.
나는 조금 작을 뿐이라고, 다른 건 다 똑같다고. 그래서 학교도 일반 학교 다니는 거고, 걷고, 보고, 듣고, 나는 다 할 수 있잖아. 리베보다 공부도 잘해. 그런데도 내가.......... 장애인이야?
한번 터진 감정의 봇물을 바움 자신도 어쩔 수가 없었다.
스스로 작게만 느껴지는 자신으로 인해
감정을 억누르기만 했던 과거의 시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며 수행평가 종목인 뜀틀로 인해
한 번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아이들...

뛰어넘어야 할 뜀틀은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이 시기가 지난다고 해서, 또 어른이 된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넘는 뜀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도움닫기,
손 짚기,
발 구르기,
공중 자세,
착지
뜀틀을 넘는 모든 순간이 다 똑같을 순 없겠죠.
또한 넘는 사람이 같아도 매번 똑같을 수 없겠죠.
저마다의 뜀틀을 어떻게 넘느냐에 대한 질문에
같은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 뜀틀을 넘을 때 누군가가 함께해 준다면,
혹 아무도 없더라도 나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다면
우리는 그 너머의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