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 쉼이 있는 삶을 위하여
이승원 지음 / 돌베개 / 2022년 11월
평점 :
처음 책을 펼쳐 들고 읽으면서 묘한 책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좌파적인 책이라고나 할까요.
좋고 나쁨을 떠나서 좌파의 감성이 너무 강렬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러다 지은이에 대해서 읽어보면서 고개가 조금 끄덕여졌습니다.
"좌파 포퓰리즘을 위하여"라는 책도 쓰셨더라구요.
민주주의, 포퓰리즘, 도시정치, 사회혁신 등을 연구하고 관련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책에 정말 강하게 녹아 있어요.
이 책에서는 쉼의 반댓말을 자살이라고 봅니다. 정말 파격적이고 극단적이지요.
자살에 대해서 다방면으로 생각을 많이 하셨네요.
"너희는 일제 강점기 때보다 좋은 시정에 태어나 풍족하고 고생도 덜 하고
일도 덜 하면서 왜 힘들다고 자살을 하니"라는 기성세대의 안타까움이 책의 반을 차지합니다.
MZ세대와는 너무나 먼, 아니 아예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어쩌면 "라떼 시전"이 가득한 꼰대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지만,
아마 많은 중장년층 분들은 이런 걱정을 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분 세대의 사람들과 요새 젊은 친구들 양측을 모두 이해하는 입장에서
읽어봤을 때, 조금 답답함을 느꼈답니다.
보이기 위한 삶을 버리고, 큰 소득이 아니더라도, 물질적으로
초라한 삶에 살더라도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적게 쓰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면 된다는 마인드는
요새 젊은 친구들에게 어필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반대로, 보이기 위한 삶을 위해서 너무나 많은 돈이 필요한
요즘 세대들이 생각해보면 좋을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러려면 SNS도 끊고, 셀카, 인증샷 모두 없이 작은 마을에서 살면서
도서관과 공원에서 쉬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책을 보고 등산으로
체력과 정신을 튼튼하게 기르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쉬더라도
캠핑장비 챙기고 호캉스 원하는 MZ 세대를 비난한다면...
이런 메시지가 그들에게 와닿을까 싶긴 했어요.
일리있는 이야기라도 극단으로 치달으면 갸우뚱하게 되거든요.
게다가 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은 이 사회가, 국가가 나의 안전과 복지,
의료를 뒷받침 해주고, 사화구성원들이 모두들 성숙한 인품과
시민의식, 소박함을 받드는 성향을 갖춰야 한다는 건데 현실과 요원하긴 하네요.
모두가 사교육도 뚝 끊고 학벌도 회사도 연봉도 재산도 사는
동네도 옷 브랜드도 자동차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동네 도서관에서 서로 자주 만나고 웃으며 인사하고 돕고 소통하면,
아둥바둥 할 거 없이, 돈 안 들이고도 행복하게 잘 쉴 수 있다는
마인드의 저자 같은 분이 우리사회에 많아지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일본의 시골이 문득 떠오르네요.
다양한 사람이 함께 생각해보면 좋은 주제를 많은 책과 영화,
드라마, 인물 등을 인용하여 쓴 책이네요.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