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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구경 ㅣ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8
안선모 지음, 강경수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6년 4월
평점 :
아이들에게는 남을 배려하고 미워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가끔 아이들보다 속좁게 행동하거나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싸움 구경>에서 처럼
내 아이가 다쳐서 왔을때 속상한 마음에 좁은 속을 드러내게 되는데요,
실상 그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을때가 많아요.
한 번은 저희 집 첫째 아이가
<싸움 구경>의 시우처럼 다쳐온 적이 있어요.
첫째 아이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목부터 어깨끝까지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었네요.
어찌나 놀랐던지 첫째 아이를 다그쳐
물어보게 되었는데,
막상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 제가
어떤것도 할 수가 없어 더욱 더 속상한 마음만 컸던 기억이 있어요..
"엄마, 내 짝이 넘어지면서 나를 잡았는데, 그때 짝꿍
손톱에 긁혔어요.
내 짝은 정말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얘기하고
담임선생님께서도 괜찮냐고도 물어 주셔서
내가 괜찮다고 약 좀 바르면 금방 나을꺼라고
했어요."
우리 아이 몸에 생긴 상처를 보면
<싸움 구경> 속 시우네 엄마처럼 저도 화를 내고 싶었어요.
하지만 내 아이가 괜찮다는데 엄마가
그런식으로 나선다는게 우리 아이를 못난 아이로 만드는것 같더라구요.
결국 그 사건은 제 속마음은 접고 우리
아이 몸에서 상처가 사라지면서 그대로 마무리 되었네요.
엄마의 입장은 물론 어린이의 입장도
모두 이해되기에
좀 더 사건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내 아이가 생각하니깐 저도 그래야 겠더라구요.
유민이와 장풍 쏘기 놀이를 하다가 크게
다치는 시우.
이 일은 어른들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데,
조금만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8.
싸움구경 / 안선모 글 강경수 그림
<싸움 구경> 속 두 주인공
시우와 유민이는 저희 집 형제들처럼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에요.
저희집 형제들도 성향이 참 많이
다른데, 시우와 유민이도 참 많이 달라요.
시우가 모범생쪽에 가깝다면 유민이는
어느 반에나 한 명쯤 있을 법한 개구쟁이거든요.
그런데, 시우는 그런 유민이가 멋져
보이고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아래는 모범생 이미지답게 '액체괴물'
같은 불량 장난감은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는 시우에게
유민이가 시우에게 장난스럽게 던져주는
장면이에요.
몸치 시우의 매력발산에 유민이는 무척
즐거워 보이는데, 이를 지켜보는 여자친구 한명의 표정은 심상치가 않네요.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이런 친구 한
명쯤 꼭 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달려가서
'고자질'을 하던 친구말이죠.
좀 전에 유민이가 시우에게
'액체괴물'을 던질 때 표정이 심상찮던 여자친구가 ....
덕분에 유민이는 물론 시우까지 무척
당황하고 있어요.
그러나 둘은 싸운게 아니기에 점심식사
후 사이좋게 유민이가 가져온 만화책을 읽고 있어요.
사내아이답게 무협만화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요,
문제의 '장풍'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어마어마한 후폭풍에 시달리게 되네요.
숫기없던 시우가 유민이와 장풍 발사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어요.
물론 엄청난 사고가 발생하기 바로
전까지 말이죠.
유민이와 시우의 '장풍 발사 놀이'는
말 그대로 놀이였는데,
시우가 리얼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입게
되는 큰 부상으로 유민이는 가해자 시우는 피해자로 구분짓게 되네요.
아이들 싸움..사실 싸움도 아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짓는 부분에서는 볼썽사나웠어요.
두 아이의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한다고
서두에 얘길했었죠?
시우는 엄마대신 외할머니께서 학교에 와
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게다가 선생님께서는 무슨 잘못이
있으신가요?
점심식사 후 아이둘이 놀다가 다쳤는데,
큰 죄를 지은것마냥 죄송스러워 하고 계시네요.
다행히 시우네 외할머니께서는 젊잖게
인사부터 나누시며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셨어요.
그런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지요?
그러나, 시우의 마음고생은
지금부터랍니다.
회사일 때문에 바빠서 학교에 오지
못했던 엄마가 외할머니께 전화로
시우의 상처를 보여달라고 하신 후,
병원도 세 군데나 들러가시도록 부탁을 하시네요.
저도 저희집 형제들을 친정엄마에게
부탁드리고 있는데,
혹시 시우엄마의 모습이 제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살짝 찔리는 마음도 생겼네요.
뜬금없이 좀 더 친정엄마에게 잘 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에요.
알고보니 오늘은 외할머니께서
노인대학에서 발표회가 있던 날이었다고 하네요.
시우의 장풍 발사 사고만 아니었으면
멋쟁이 할아버지랑 댄스 발표회를 갖으셨을 외할머니.
파트너에 대한 미안함에 저녁식사 약속을
하셨는데, 손주도 데려오셨어요.
시우네 외할머니를 보고 있으면 어째서
저희 친정엄마가 떠오르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엄마도 이렇게 시우네 할머니처럼
자기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으실텐데.....죄송하네요.
시우네 엄마가 제대로 뿔이
났어요.
시우에게 유민이랑 절대 가까이
하지말라고 윽박지르고 있어요.
저도 이런 적이 있어서 남일 같지가
않아요.
사내아이라서 그런지 학급 분위기에
휩쓸려서 개구쟁이 친구들을 따라 행동한 적이 있던 둘째.
물론 아래 그림처럼 둘째 아이를
몰아세우지는 않았지만,
개구쟁이 친구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엄하게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참~부질없어요. 엄마의 이런 강요가
무슨 효과가 있다구...
이후 담임선생님과 정기상담을 통해
알게된 사실인데,
우리 둘째는 자기가 해야 할 것은 다
하고 딴짓을 하는거라 크게 문제삼지말라고 하셨네요.
유민이가 시우에게 쓴 사과 편지
ㅋㅋ 어쩜 맞춤법이 모두 다
엉망이에요.
그래도 우리에겐 참 신비한 능력이
있는지 유민이의 마음을 다 읽었어요.^^
유민이의 진심을 시우는 어찌
받아들였을까요?
아~~장풍 발사 사건으로 가장 마음
고생이 심한 사람은 다름 아닌 시우가 아닌가 싶어요.
엄마들 싸움에 시우가 너무 너무
괴로워하네요.
이런 사실을 엄마들이 알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싸움을 멈췄을까요?
저라면 무조건 그만 멈췄을텐데
시우엄마는 보는 관점이 저와는 많이 다르네요.
천진난만한 두 아이.
유민이와 시우는 엄마들의 싸움을 두고
스포트 캐스터가 되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분명 지난 밤에는 마음이 불편해서
끙끙앓았던 시우인데,
시우에게 비타민같은 유민이를 만나니
그런 불편한 마음은 잠시 잊게 되는 모양이에요.
우연히 시우네 가족과 유민이네 가족이
음식점에서 만났어요.
과연
과연??
아이들의 일을 자신의 일보다 더
속상해하다 못해 부모들끼리 싸우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
어른들이 싸우는 걸 지켜 보며 몰래
만나 우정을 키우던 해맑은 시우와 유민이는
걱정 많은 엄마 아빠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엄마 아빠, 우리는 괜찮아요. 우리는
정말 친하다고요!"
제가 시우네 엄마처럼 친정엄마에게 두
아이를 맡기고 있어서인지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친정엄마가
많이 떠올랐는데요,
저랑 함께 이 책을 읽은 꾀돌이는 과연
어떤 이야기에 관심이 깊었을까요?
마인드 맵으로 살펴보니 일단 줄거리는
제대로 정리가 되겠구나 싶었지만,
그것만으로 우리 꾀돌이의 생각을 알
수는 없었네요.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느낌점도 한 줄
추가해서 작성해 보도록 하였는데,
꾀돌이는 역시 정의로운 것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어린이였어요.
시우가 좀 더 빨리 시우네 엄마에게
진실을 전달했더라면
시우네 엄마랑 유민이네 엄마가 그렇게
오랫동안 싸우지 않았을거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시우가 진실을 엄마에게 말하지 않아서
꾀돌이는 시우를 온전히 믿을 수 없다구요.
우리 꾀돌이 편가르기
하는건지...유민이가 더 의리있고 멋지다고 하네요.ㅋ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세상을 꿈꾸는
작가가 전해주는 이야기 <싸움구경>
막상 이런 당황스런 상황을 현실로
부딪히면 어떻게 해야할지 미리 생각해 볼 여유를 갖게 하는 도서였던 것 같아요.
또, 우리 꾀돌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뒤로 숨지 말고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듯 하네요.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읽을 수록 매력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