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왼쪽으로 향하는 시선, 지연되는 대답, 손장난,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거짓말하는 사람의 행동이다. 아이가 입을 열기 전부터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제 이후로 부엌은 피하고 있다. 아예 1층 자체를 피하는중이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창문을, 공원 건너편의 집을내려다본다. 와인을 줄줄 따른다. 나는 보았다. 피를 흘리는, 애원하는 모습. 이대로 끝이 아니야. 나는 와인을 들이켠다.
"술이랑 섞어 먹으면 안 되는 거 알죠?" "당연하죠." 술을 따른다. "좋아요. 그럼 그날 봅시다." "그래요." 전화가 끊어지고 나자 나는 술을 마신다.
나 개인의 이익보다 타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겠습니다. 그랬다. 하지만 나에게도 이득은 있었다. 거의 구십 분 간, 러셀 가의 사람들은 내 머릿속에서 떠나 있었다. 알리스타, 여자, 이선까지. 심지어 제인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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