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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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이 3개월에서 6개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준비를 하세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들까? 의사의 바지라도 붙잡고 살려달라고 외쳐야 할까? 아니면 나의 죽음에 슬퍼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속으로 숫자를 세고 있는 멍청한 짓을 해야 할까?

죽음의 선고를 받아들이는데 “그래? 그렇구나? 뭐 별거 있어?”이런 반응을 보일 사람은 없다. 진료실을 나가는 그 순간 내 옆에 내 손을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음에 안도하고, 길가의 풀 한포기 생명마저 소중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한없이 슬퍼지는 마음, 내가 없으면 슬퍼할 사람들에 대한 걱정 그리고 하늘을 한없이 원망할지도 모른다.

“당신의 그 모습이 나의 하루를 얼마나 즐겁게 했는지 몰라요. 인생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저자는 죽음의 선고를 묵묵히 받아들였다. 당신이 정말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이 맞긴 한거요? 란 말을 들을 정도로 당당했다. 남은 시간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쏟아 붓고자 했다. 그리고 아내와 자신의 마음의 준비가 하나둘 되어갈 때 문득 자신의 자식들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훗날 자신이 없으면 아이들은 어떤 아버지로 기억할까?

 존재라는 의미. 아버지라는 존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이들에게 훗날 당당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어 마지막 강의를 기획했다. 아버지의 숭고한 사랑이 하루하루도 소중하다 못해 흘러가는 시간마저 붙잡고 심정일 텐데 그는 그 시간에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한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살아서 곁을 지켜주는 부모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원래 엔지니어링이란 것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것은 제한된 자원으로 최선을 다함을 의미한다. 강의와 이 책, 두 가지 다 바로 제한된 시간으로 최선을 다하려는 나의 시도였다.”

책은 그가 병을 알게 된 이야기부터 어린 시절 꿈을 가지고 커가며 자신이 이루어낸 성취와 삶을 살아가는 조언들이 담겨져 있다. “나한테 진정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사람들이 날 어떤 식으로 기억하게 될지 그리고 인생을 빠져나오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맞닥뜨린 거예요.”

명확한 시간관리, 분명할 때만 계획을 변경할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항상 옳은 일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다. 지금 내가 가진 시간과 내 삶을 돌아본다. 얼마나 헛된 시간을 보내고 있고 얼마나 빈둥거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한 시한부 인생을 가진 아버지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기억될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의 삶에 마지막 열정을 내뿜는 일을 하는데 남은 인생을 걸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반성이 되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 헛된 망상과 아집으로 보낸 고집스러운 시간들.. 누군가 함께 할 수 있을 때 그 사람들과 내 삶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 가슴속 깊이 새겨졌다. 한 남자의 마지막 강의는 끝났지만 이 강의를 듣고 읽은 자신 앞에 놓여 진 숙제를 발견할 것이다. ‘나의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헛되이 보내지 않을 것인가’ 하는 숙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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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윤광준 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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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점에 들러 책을 둘러보다 무심코 고른 책. 수많은 잡지 속에 명품이 등장하지만 왠지 이 책에서 말하는 명품이란 느낌이 다를 것 같아 끌렸다. 후배 생일도 있고 해서 생일 선물로 주려고 샀는데 살짝 몇 페이지 읽다가 결국 다 읽어버렸다.

명품이란?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진 명품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봤다. ‘흠..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들이 보이지가 않는군’. 그렇다면 ‘꼭 명품을 비싸고 이름 있는 회사 제품이라 생각해야 할까?’ 명품이 유명한 제품, 값비싼 제품이 아닌 생활 속에서 정말 아끼고 소중한 것들이 바로 명품이 아닐까 싶어 명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봤다. 아버지 세대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우표 책, 오래된 동전들, 답답할 때면 활활 타올라 불을 밝혀주는 등까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녀석들을 보니 왠지 이것도 명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명품은 세월의 흔적과 값을 따지기 전에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가지는 것’ 그것이 바로 명품이 아닐까 한다.

책에 담긴 명품들 - 정신적인 물질적인 명품

“몰스킨은 수첩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길 각자의 유용한 삶과 원대한 꿈을 파는 것이다.”

 몰스킨이 뭐다냐? 오랜 세월동안 유명한 예술가부터 비즈니스맨까지 몰스킨을 사용하는 이유가 비싼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툼한 가죽재질과 오랜 연륜이 느껴지는 수첩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그리고 메모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측면으로서의 명품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한다.

 남성잡지를 보면 옷 스타일보다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시계 사진이다. 매장을 가도 꼭 시계 코너를 들러 어떤 디자인이 있는지 꼭 훑어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시계는 값을 떠나 옷에 맞는 디자인과 깔끔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코디가 되는 것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시계를 발견했을 때 ‘아! 이것이야 말로 정말 명품이구나.’ 생각하지만 가격에 좌절하고 만다. 명품은 때론 심히 고민해야 할 걱정거리를 던져주곤 한다.  “산다는 건 되풀이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노력이다.”

“소중한 책에 자신의 장서표를 찍는 일은 지적포만감을 확인하는 우회적 표현, 자신이 읽은 책에 역사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책이 미술적 가치를 가지는 것” 

가끔 책에 나만의 표식을 새겨두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 책은 나만의 책이야.’ ‘선물할 때도 콕 찍어서 보내주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가 가진 책들만이 가진 표식 멋지지 않은가. 책속에 소개된 남궁산 선생님이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았다. 우리 전통예술을 현대와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 그 일환으로 책과 티셔츠, 기타 인쇄매체에 목판화로 우리네 아름다운 그림을 넣고 있다는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변화와 개혁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에서 출발한다. 새로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시선이 주는 변화를 잘 수용하면 성장이 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났다. 오래된 버너와 새로운 MP3가 한자리에 만나 이야기 한다.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말한다. 명품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선이 주는 변화를 수용하라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 새로운 생활 패턴에 맞춰 생산되는 신제품 속에서 명품을 찾아내란 말일까? 오래된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일본 신와의 철제 자가 소개되어 있어 옛 생각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 가져가자랑했던 신와 철제 자. 그때는 인기 만점이었다. 단단한 재질, 세밀한 눈금, 무언가를 자를 때 칼에 긁힘 하나 없는 최고였다. 어는 누구도 이런 자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뭐 시골 작은 학교였으니 그럴수도 있었지만 다들 서로 써보려고 난리였다. 다만 그 자가 선생님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무서운 회초리로 변했다는 게 문제였지만.


“커피한잔으로 더 살갑게 다가왔던 사람과 시간은 소중한 재산이 되어 남았다.”

커피 메이커로 뽑아낸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 그 커피 메이커는 나에게 사람과 소중한 추억을 제공했다는 의미다.

바로 이처럼 저자가 말하는 명품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들, 우리 주변의 평범하더라도 그 값어치가 물질적, 정신적으로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것들'이 바로 명품임을 이야기 해준다.


장서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귀한 책에 소유와 애정의 표시를 남기고자 하는 것이 모든 애서가의 욕심이었다. ‘장서표(藏書票)’는 이러한 욕구와 실용의 차원에서 생겨난  ‘책 소유의 표식’으로서 시작했지만 그 고유의 예술성 때문에 책의 역사 만큼이나 오랜기간 동안 애서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장서표는 이러한 책의 소유를 표식하는 도장이 보다 더 예술적으로 가공되어 독립된 예술의 장르이다.

그것은 장서자의 일종의 표시이거나 책의 장식에 쓰이는데 책의 표지나 뒷면 또는 안겉장에 붙인다. 그래서 그것은 아름다움과 실용의 목적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문자와 그림이 조화롭게 결합된 것이 장서표의 중요한 예술적 특징인데 주로 ‘판화’로 제작되며 내용과 형식이 각기 특색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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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윤광준 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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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진 명품이 무엇이 있나 둘러봤다. 흠..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들이 보이지가 않는군. 그렇다면 ‘꼭 명품을 비싸고 이름 있는 회사 제품이라 생각해야 할까?’ 명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돌아봤다. 아버지 세대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우표 책,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우표 책을 보니 왠지 이것도 명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명품은 세월의 흔적과 값을 따지기 전에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가지는 것’ 그것이 명품이 아닐까 한다.

“몰스킨은 수첩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길 각자의 유용한 삶과 원대한 꿈을 파는 것이다.”

 몰스킨을 명품이라 말하는 이유. 오랜 세월동안 유명한 예술가부터 비즈니스맨까지 몰스킨은 비싼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이 명품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한다.

 남성잡지를 보면 옷 스타일보다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시계 사진이다. 매장을 가도 꼭 시계 코너를 들러 어떤 디자인이 있는지 꼭 훑어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시계는 값을 떠나 옷에 맞는 디자인과 깔끔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코디가 되는 것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시계를 발견했을 때 ‘아! 이것이야 말로 정말 명품이구나.’ 생각하지만 가격에 좌절하고 만다. 

“소중한 책에 자신의 장서표를 찍는 일은 지적포만감을 확인하는 우회적 표현, 자신이 읽은 책에 역사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책이 미술적 가치를 가지는 것”

가끔 책에 나만의 표식을 새겨두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 책은 나만의 책이야. 선물할 때도 콕 찍어서 보내주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가 가진 책들만이 가진 표식 멋지지 않은가. 남궁산 선생님이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았다. 우리 전통을 현대와 접목시키위한 노력 그 일환으로 장서표와 티셔츠, 기타 인쇄매체에 목판화로 우리네 아름다운 그림을 넣는다는 그 의미 정말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와 개혁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에서 출발한다. 새로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시선이 주는 변화를 잘 수용하면 성장이 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났다. 오래된 버너와 새로운 MP3가 한자리에 만나 이야기 한다.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말한다. 명품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산다는 건 되풀이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노력이다.” 
 일본 신와의 철제 자.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 가져가져가 자랑했더니 인기 만점이었다. 단단한 재질, 세밀한 눈금, 무언가를 자를 때 칼에 긁힘 하나 없는 최고였다. 다만 그 자가 선생님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무서운 흉기로 변했다는 게 문제지만.

“커피한잔으로 더 살갑게 다가왔던 사람과 시간은 소중한 재산이 되어 남았다.”
커피 메이커로 뽑아낸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 그 커피 메이커는 나에게 사람과 소중한 추억을 제공했다는 의미다. 바로 이처럼 저자가 말하는 명품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들 우리 주변의 평범하더라도 그 값어치가 물질적, 정신적으로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것들이 바로 명품임을 이야기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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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시클 다이어리 - 누구에게나 심장이 터지도록 페달을 밟고 싶은 순간이 온다
정태일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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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잃어버린 그 꿈 그 열정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어요.”

88만원세대,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세대. 대학시절 정말 열정적으로 살아왔다 느꼈는데 막상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회에 뛰어들었을 때 느끼는 것은 좌절과 허무함.

 허무함이 깊어지고 실패의 쓰라림에 빠져들 즈음 자기 자신에 대해 묻는다. ‘지금까지 너는 무엇을 하고 산거냐?’ ‘난 이정도 밖에 안 되는 인간인가?’ 그리고 부모님께 친구들에게 부끄러운 존재로 생각한다. 조금씩 멀어지는 사람들 그 순간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버리고 만다.

 좌절에 빠져있을 무기력한 젊음. 지난날의 열정을 찾기 위해 저자는 자전거 유럽여행이란 큰 도전을 한다. 말이 쉽지 자전거를 자주타지 않은 사람에게는 엄청난 도전이다. 잠자리, 체력적인부담,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 자전거에 대한 지식, 더위와 식수문제까지...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동질감이 느껴졌다. 쓰라린 패배의 상처, “잘 될 거야, 곧 좋은 소식 있을 거야” 라는 주변의 말은 더 이상 나에게 격려가 아니라는 그 말에 공감이 갔다.  

 “그동안 나는 대충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꼭 필요한 만큼 원하는 방향으로 내 인생을 운전해 가려면 먼 길을 오르던 그 날카로운 열정이 필요하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지난날의 열정을 다시금 찾아가는 과정을 보며 실패했다는 생각에 머무르지 말고 열정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호흡하며 저자가 보는 유럽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며 같이 페달을 밟으며 거친 숨을 내쉬며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나를 그려보았다.

 자꾸만 패배의식에 젖어들고 자신감이 사라지지만 그것은 지금 당장의 모습일 뿐이다. 1년, 10년 뒤의 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이라도 굳어버린 가슴을 뛰게 할 나의 열정을 자극할 것들을 찾아만 한다.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내 마음속의 열정이 굳어버렸기에 그 열정만 살리면 못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밟은 것은 쇠뭉치 페달이 아니라 지난날의 열정이었다.”

 자전거를 들고 유럽으로 갈 재주도 용기도 없기에 책을 덮고서 마당 한쪽에 세워둔 자전거를 꺼내 손질하고 광안리를 거쳐 해운대까지 한 바퀴 돌아보았다. 자전거를 타며 유럽 자전거여행을 하는 동안 겪는 한계와 고독, 그리고 뿌듯함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꼭 한계에 도전하고 멋진 타이틀을 찾아가야할까? 저자처럼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용기 있게 가고 싶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하지만 유럽자전거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듯 이곳에서도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다면 잃어버린 열정도 다시 타오르지 않을까?

“‘열정의 자전거’를 타라! 당신에게도 분명 새로운 인생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흘린 땀방울, 취업걱정하시는 부모님의 한숨소리, 좋은 직장 구했다며 자랑하며 염장 지르는 친구 녀a석의 모습 그 모든 것이 나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아닌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자. ‘열정의 자전거를 타라!’ 저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자전거를 타고 한계에 도전하듯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인생의 페달을 밟고 싶다.

 바이시클 다이어리를 통해 자꾸만 움츠려드는 마음에 한줄기 열정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한 톨의 불씨가 활활 타오르도록 이제 힘껏 달려봐야겠다.

“너는 열정이 넘쳐, 그걸 믿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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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 신달자 에세이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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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 여자가 중환자실 앞에 쪼그리고 앉아 흐느끼는 모습이 보인다. 멍한 시선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손을 보아 너무나 놀란 가슴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다. 며칠이 지나 그 여자가 다시 보인다. 독한 눈빛에서 이전의 두려움에 떨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인가 마음의 결정을 내렸는지 두 주먹이 불끈 쥐어져 있다. 그러다 고개를 내젓는 모습이 불행한 생각,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드는 자신을 질책하며 그 생각들을 애써 떨쳐 버리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이 홀가분해 보였다.

 20여일이 지난 어느 날. 마주친 그녀의 모습은 20년은 더 늙어 보였다. 삶의 의미를 잃고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삶의 희망도, 즐거움도 모르는 감정이 없는 인형과 같았다. 그동안 보아왔던 당당함과 끈질긴 노력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책을 읽으며 남편이 쓰러지고 깨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앞부분을 읽고 저자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아마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절한 삶의 싸움이 너무나 솔직하게 적혀있다. 장기 환자를 둔 가족의 자존심과 고통,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은혜를 갚지 못한 죄송스러운 마음, 내가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한 게 후회되는 게 아니라 자존심과 내 어머니께 아무것도 못해준 딸이라는 멍에에 가슴아파하는 저자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온다.

 ‘아프다. 가슴이 미어진다’ 유독 큰 사고가 많아 병원에 자주 입원해 대 수술을 받으셔야 했던 아버지. 언제나 병원에서 병 수발을 들어야 했던 어머니. 낮에는 들녘에서 농사를, 밤에는 병원에서 새우잠을 자며 자신은 챙기지 않고 병수발을 들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심장이 좋지 않은데도 가족과 아버지와 농사일에 신경 쓰며 단 한 번도 힘들다 말하지 않으셨던 어머니. 아마 어머니도 신달자 작가의 마음처럼 지치고 힘겨웠을 것이리라. 오랫동안 뵙지 못한 어머니의 얼굴이 책속 저자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나는 고개를 오르고 다시 오르고, 맨발로도 오르고 가시신발을 신고도 오르고, 넘어지고 깨어지고 터지고 부서지고도 다시 일어나야만 했다” (p.140)

 얼마나 처절했고 얼마나 간절하게 싸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신불수가 된 남편을 오랜 기간 동안 수발해야 하는 힘겨움. 아이들을 키워야 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남편을 씻기고 먹이고, 약 달이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증오하면서도 마음에서부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챙겨주는 작가의 모습에 가슴이 아파왔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남편에게 바친 그녀의 인생이 안타까웠다.

 인생을 포기한 남편, 남편의 자존심과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내. 아내의 노력에도 자살을 시도한 남편 그리고 정신 이상과 폭행, 정신병원입원 등 아내를 절망과 고통으로 빠뜨린 남편의 모습. 그리고 장기 환자를 둔 가족에게 찾아온 금전적 고통.

 “내 글 한 줄이 10원짜리 동전 하나도 되지 못한 부끄러운 나의 문학”이라는 글에서처럼 인정받지 못하고 쓸모없이 느껴지는 자신의 글에 가슴아파하는 저자의 마음이 묻어난다.

 “내가서면 남편도 설 것이다. 내가서면 아이들도 서게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시작해야 했으며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손에 불끈 힘을 주었고 그 현실을 순응하였다.” 장애 남편,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정신 이상이 있는 남편을 버리고 도망간 아내들은 많다. 하지만 작가는 절대 무너지지 않았고 자신을 속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남편의 고통을 이해했고 고쳐 주리라 마음먹었다. “그 가슴 썩는 냄새를 나는 안다…….(중략).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쾅하고 쏴버리고 싶은 내면의 용광로 같은 광기를 안다.... 다 안다. 다 안다” 남편의 고통을 그녀는 이해했고 자신이 삶에 고통과 절망만 안겨준 남편이 마지막 세상을 떠나갈 때 마음속에서 그동안 제발 빨리 죽어 달라 외치던 목소리가 아닌 제발 곁에 있어 달라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고통과 원망의 순간에서 죽음이라는 강을 넘는 순간 모든 원망은 산화되어 아프기 전 남편과의 추억과 좋은 기억들만을 간직한 채 외로움의 그늘에 혼자 남지 않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인 것이다.

 책을 읽으며 한 여인이 겪은 고통의 시간에 같이 가슴아파했고, 잃어버린 삶의 시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의 두 번째 농사(인생)를 준비한다는데. 두 번째 농사만큼은 외롭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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