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내일 - 1차세계대전에서 이라크 전쟁까지 아이들의 전쟁 일기
즐라타 필리포빅 지음, 멜라니 첼린저 엮음, 정미영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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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한국 전쟁의 아픔은 나와있지 않은 것일까?'

베트남 전쟁도 이라크 전쟁도 모두 가슴아프고 슬픈 기억속의 전쟁들이지만 냉전시대의 아픔의 기억이자 동족 상잔의 비극이 담긴 한국전쟁에서 겪은 그 고통과 슬픔의 시간도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전 세계에 분쟁과 내전, 침략으로 인한 전쟁은 무수히 많았고 그 모든 전쟁속에서 고통받는 사람은 어린아이들과 노약자 그리고 그들을 지키기 위한 명분아래 총칼을 들었던 젊은이였으니 어느 한 전쟁이 안담겨 있다고 투정할수는 없을것 같다.




'손님들이 명함을 주고받듯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선전포고를 보며 "실례지만 제 선전포고도 받아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것도 받아주세요." p.39  라고 표현한 아이의 일기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며 해학적으로 보였다.. 

 언제나 전쟁이 끝날지 목빠져라 기다리는 그 소식은 오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또 다른 나라가 참전해 전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선전 포고를 하고 있으니 아이의 눈에 그 모습이 마치 처음 만난 사람들이 식당 테이블에서 서로 명함을 건네며 인사하는 모습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나보다. 다만, 예의와 미소가 없다는게 다르겠지만.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어쩔줄 몰라하는 열일곱살 소녀다.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은데 정말이지 이 끔찍한 모습을 더는 보고싶지 않은데.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한 한국의 프리렌스 PD가 어느 기자들도 가지않던, 관심조차 주지않던 분쟁지역 한복판으로 달려가 그곳에서 짖밟히고 있는 여성의 인권과 아이들의 고통을 영상에 담아와 세상에 보여주었다. 아무도 몰랐을, 아무도 관심가져 주지 않았을 그들의 삶과 고통을 이렇게 영상으로 담아 세계에 알려졌고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도 커서 전쟁에 대해 세상에 알리는데 노력했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후기글을 읽으니 뭉클한 마음과 그들이 받은 고통을 다시는 누구도 겪지 않게 해야한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이 책의 기록은 아이들의 일기지만, 한편의 영화를보듯 그들이 그 전쟁의 한복판에서 겪어야 했을 고통을 머리속에 그려볼 수 있었다. 수용소에서 맞아죽은 아버지를 봐야했던 아이, 전쟁터에서 시체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준 오빠의 모습을 본 아이, 독일군이 수시로 찾아오는 집의 지하실에서 살며 하루하루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야했던 아이까지....
 
 아이들을 위한 이 책은 전쟁의 공포와 슬픔, 그리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솔직하고 거짓없는 느낌. 최근에 있었던 그루지아 사태와 이라크 전쟁에서 다치고 죽은 아이들 이야기와 함께 아이들을 구호하기 위한 민간 단체들의 노력을 이야기 해 주면 좋은 교육용 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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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발견 - 어른들의 속마음을 파고드는 심리누드클럽
윤용인 지음, 양시호 그림 / 글항아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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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에 내 친구가  "30대 남자의 사랑에 대한 감정이 궁금해서" 라며 한 외국 소설을 구입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어른들의 속마음을 파고드는 심리누드클럽. 어른의 발견. 교보문고 책 검색대에서 이 책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떠오른 단어. 누드클럽. 아무 생각없이 '누드클럽'하고 검색하니 요상한 것들만 쫘르륵 나온다. 문득 뒷통수가 따가워 뒤돌아 보니.. 한 아가씨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다. '그리 보지 마셔. 남자누드인지 여자누드인지 모르면서 음흉한 인간 취급하지마셔' 하는 맘으로 후다닥 자리를 비켰으니.. ㅋㅋ
 




딴지일보란 단어만 듣고 책 나눔 신청을 잽싸게 했는데. 솔직히, 딴지일보도 솔직함이 무기니 이 책을 읽은 소감 역시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쪼끔 지루하고, 왜이리 마음이 짠하냐'였다. 아직 30대 40대 어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해서일까? 공감하기보단 내 아버지를 보듯, 혹은 주변의 아버지 세대를 지켜보듯 읽다보니 아버지의 마음이 어떤지 생각하다 자꾸만 마음이 짠한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남편이란 입장에서 겪게되는 일들과 일상에서 겪는 상황들에 대한 심리적 분석이 나와있어 솔직하다. 어른들의 기분을 조금씩 이해하고 때론 나도 아버지가 되고 남편이되면 저렇게 되는거아냐? 하며 걱정스럽기도 하다.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멋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30,40대 남성들은 수많은 유혹과 시련 속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들도 남자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고 남자도 아내의 심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면 부부금술도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 중년의 눈물을 읽을 땐 가슴이 미어지기도 했다.

왜 그들이 그렇게 외롭고 마음아파해야 할까? 그들의 곁에 왜 자식도 아내도 그 마음을 달래주지 못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애인이 있어도 외로운 사람도 많은데 하물며 자식이 있고 아내가 있는데도 외롭고 홀로 있다는 느낌이 드는것은 당연한 마음일지도 모른다.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진 않지만 결혼 후 아버지가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들게되는 기분이 잘 표현되어 있다. 어른들, 아버지라는 위치가 언제나 굳건하고 당당해야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아버지의 위상이 흔들리고 그들도 외로운 존재임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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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의 노래
황원교 지음 / 바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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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게 있어도 할 수 없는, 생각은 하지만 결국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때의 마음은 답답함을 넘어 고통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전신 지체 장애를 가진 한 시인의 독백이자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며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는 '굼벵이의 노래'는 너무나 가슴 뭉클하며 인간적이며 내가 사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주변에 나에게 관심 가져주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노을 빛과 산들 바람을 맘껏 쐬며 들길을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까."



전신지체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이야기. 처음 알게 된 사람은 바로 '오토다케 히로타다'다. 오체불만족이란 책을 통해 언제나 미소를 잃지않고 새로움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선생님이 되어 수업도 진행하며 때론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앨리슨래퍼, 그녀는 장애를 뛰어넘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아이를 낳고 보살피며 장애를 넘어선 모성애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녀의 누드사진은 장애가 아닌 아름다움으로 평가받으며 사람들의 편견을 깨트리기도 했다.

황원교 시인은 좋은 글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글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고 있다. 책의 머리말과 한 페이지 페이지를 읽을 때면 글 하나 단어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을 지 느껴졌다. 늙으신 아버지의 사랑을 표현할 때도, 오직 자식 병수발하며 매일 매일 자식을 위해 기도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 할 때도, 평생을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세상 그 무엇보다 바꿀수 없는 소중한 사랑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글 속에서 느껴지는 마음이 느껴졌다.

 방 바닥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담담하면서도 세밀하며 솔직하다. 억지로 연민을 끌어내지도 않고, 장애에 대한 울분을 토하지도 않는다. 인생이 롤러코스트와 같이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듯이 장애를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겪은 감정의 변화와 사고를 당하기 전 자신의 삶을 비교해 보며 이야기 한다.

때론 죽고 싶은 마음, 제발 빨리 하늘나라로 데려다 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에서 그 고통과 주변 사람에 대한 미안함이 얼마나 큰 것인지 느껴졌다. 그에게 희망은 자신을 아낌없이 보살펴주는 가족과 자신의 열정을 표출해 낼 수 있는 문학, 글쓰기가 바로 삶의 희망이라고 한다. 

"장애가 결코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다. 저 찬란한 햇빛 속으로 당당하게 걸어나가자. 가다가 넘어져 피흘릴지라도 여기에서 이대로 삶을 멈출 순 없다.

아직도 가슴 속엔 심장이 뛰고, 푸른 영혼의 바다가 파도치지 않는가. 미친듯이 가자! 두 다리로 걸을 수 없다면 온몸으로 굼벵이처럼 기어서 가고, 그것도 안되면 굴러서라도 가자!
 
그렇게라도 길 끝에 가서 어떤 모습의 내가 있는지 꼭 만나 보야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비록 한마리의 굼벵이처럼 어둠 속에서 창밖의 햇빛을 그리워할지라도......."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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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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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언덕은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를 어루만져 용서와 화해의 시간 속으로 떠나보내는 일종의 상징적 공간이다.”         

                                                                   

- 이어령(문학평론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 같은 소설, 자원봉사와 나눔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는 차인표씨가 쓴 글이라는 소리에 주저 없이 책을 선택했다. 책을 처음 들었을 때 책에서 말하는 호랑이와 엄마별, 잘가요 언덕이 할머니들의 아픔을 표현함에 있어 어떤 공간이며 상징적 표현일지 궁금했다.

 

 

평화롭고, 정감 있는 호랑이마을의 이야기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삶을 보여주듯 평범하고 평화롭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랜 옛날에 호랑이와 사람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는 존재였으나 어느 날 사냥으로 서로를 공격하면서 무서운 동물과 사냥꾼 인간으로 변했다고 한다.

 호랑이 마을로 찾아오는 사냥꾼들은 어쩌면 외세의 힘을 끌어다 나라 안의 위협을 없애려던 조정의 행동을 묘사하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고 마음 한켠이 아려오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들 것이다. 책의 주인공은 바로 훈 할머니. 훈 할머니의 고향인 호랑이 마을이 바로 이 소설의 무대이자 분노와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페이지까지 읽으며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픈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풍경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양심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일본인 군인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용이의 마음도 되어본다. 날이 추워져도 남쪽으로 떠나지 않고 묵묵히 그들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하던 제비 녀석처럼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곁에서 묵묵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이가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호랑이 마을로 찾아왔을 때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할머니들이 당한 치욕과 고통의 시간보다 더 소중한 그 무엇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차인표씨가 적은 후기에서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용서는 백호가 용서를 빌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엄마별 때문에 하는 거야. 엄마별이 너무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너무 소중하니까.”

 한쪽 다리가 잘리면서까지 목숨을 걸고 순이를 구하려는 용이의 모습은 우리 할아버지 세대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나약한 국력에 힘없는 아이와 여자들이 당해야 했던 그 치욕. 지켜주지 못한 그들의 아픔이 용이를 통해 분출되었는지 모른다.

  용서와 화해의 시간들, 할머니들이 바라는 것은 ‘너희도 똑같이 당해 봐라’가 아니다. 한 평생을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을 보냈을 그들에게 자신들이 당한 고통이 잘못된 것이며 사죄 받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아직도 이 책에서 말하는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미 엄마별 곁으로 떠나신 할머니들이 한과 고통을 엄마별 곁에까지 가져가지 마시고, 모든 걸 다 용서하고 마음 편하게 떠나셨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곳에서는 고통도 아픔도 없이 언제나 웃으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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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바보들에게 - 우리시대의 성자 김수환 추기경, 우리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잠언들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1
알퐁소(장혜민) 옮김, 김수환 글 / 산호와진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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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전 세계 수많은 신도들에게서 우리나라 비 신도들에게까지 추앙받고 존경받는 그분도 마지막까지 자신을 바보라 칭하며 스스로를 낮추셨다.

왜 스스로를 바보라 하신 걸까? 예수님이 베푸신 은혜와 짊어진 고통과 아픔을 자신은 그 반도 짊어지고 가지 못해서 그러신 걸까?

“얼어붙은 자연에 봄의 입김이 서려옵니다. 그런데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엔 언제 봄이 옵니까.”
p.142 평화를 위한 기도 중



분단의 비운과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이겨낸 우리 민족을 위한 주님을 향한 외침이며 그분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이 기도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찹찹한 마음과 자꾸만 분열되어가고 마음이 어두워지는 사람들의 현실에 가슴아파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나 조용하고 미소만 가득하실 거 같은 분이 이 기도를 드릴 때는 가슴속에서 꺼내는 아픔과 절망과 고통의 마음이 가득 담겨 외치실거 같은 느낌이 든다.


“배리(背理)와 역리(逆理)가 순리와 도리에 앞지르고 있습니다. 우리 손은 깊이 부패되어 있습니다. 우리 발은 깊이 흙탕물에 젖어있습니다.”

언제나 웃음과 미소 그리고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좋은 말씀을 전해주시던 그분께서도 우리 사회의 어둠과 비리 그리고 사람들의 악행에 대한 걱정이 너무나 크셨나보다.


 양심은 가장 마음 깊숙한 곳에서 주님을 만나는 곳이라고 하셨다. 양심을 지키고 살아가면 언제나 내 가슴속에 주님을 품고 그분의 말씀을 따라하며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리라.

처음 한번 잠언집을 읽었을 때는 그냥 좋은 말씀인가보다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하루를 보내고 쉬며 마음을 차분히 하고 다시 읽었을 때 그분의 말씀이 조금 더 깊이 내 마음속을 울렸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말씀들을 해 주셨을 지도 모르지만 옆에서 김수환 추기경께서 조언해 준다 생각하며 읽으면 내 가슴속 깊이 그 말씀이 와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종교인을 떠나 일반인들도 한번씩 마음이 답답할 때 펼쳐서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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