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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컨트롤러 - 누가 내 선택을 조종하는가?
김민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오래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처럼, 오랜
생각 끝에 한 결정이 잘못되면 더 큰 후회를 하게 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특히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하는데, 나를 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중에 선택과 통제의 심리학에 관한 책 『더 컨트롤러』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김민식 교수이다. 저자는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D) 신경과학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한국 인지 및 생물심리학회 회장과 한국심리학회, 한국인지과학회, 한국뇌과학회 이사, 연세대학교 문과대학장을 역임했다. 저자는 해외 저명 학술지와 국내 학술지에 7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딱딱한 심리학』 『심리학 프리즘』(공저) 『인지심리학』(공저) 『10대, 나의 발견』(공저) 『생활과 심리』(공저) 등이 있다.
“이유를 모르는 선택은 무의식에 통제당한 것이다.
삶의 방향을 바꾸고 싶다면
선택의 주도권을 사수하라!”
이 책 『더 컨트롤러』는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선택'에 대해 30년간 연구한 자료와 강의 자료를 추려 묶은 책이라고 한다. 저자의
약력과 활발한 연구 활동을 보면서 이 책에 대한 신뢰감과 기대감이 매우 컸다. ‘누가 내 선택을 조종하는가?’라는 표지의 문구와 함께 노란 바탕의 검은 글씨 그리고 마리오네트 그림은 단박에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때때로 아무 이유 없이 감정에 이끌려 선택한 많은 것들이 누군가의 조종에 의한 것이었다고 생각해보니 문득 소름이
돋았다.

책은 3개의 파트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이성적인 인간의 비합리적 의사 결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간이
옳은 선택만을 할 수 없는 이유와 지나친 확신에 가려진 진실, 판단의 치명적 오류, 억압되고 유도되고 조작된 기억, 내가 나를 속이는 이유 그리고 행복을
위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이미 믿고 있는 것에 대한 반증보다는 이미 믿고 있는
것에 부합하는 정보를 더 찾으려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박효과나 지나친 확신 경향, 내편 경향, 그리고 지위나 권력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판단의 변화는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인지적 특징이다. P35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 무엇인가가 과거에 일어났음을 주관적으로 경험한 것에 대한 표현이다. 즉, 기억이라는 것도 일종의 주관적 경험이며 이런 주관적 경험은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 P52
왜 스스로를 속일까? 자기기만을 통해 자존감을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완전히
속여야 다른 사람도 쉽게 속일 수 있다. P64
우리가 행복하다는 느끼는
대부분 감정의 원인을 찾으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P76
Part
2에서는 내 선택의 출처인 마음을 파헤친다. 마음이란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접근하며 마음의 선택회로와 기억저장 방식에 대해서 설명한다. 마지막 Part 3에서는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선택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선택과 생각을 통제하는 무의식에 대한 설명과 우리의
선택이 의도한 대로 되지 않는 이유와 삶의 방향을 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모든 마음의 현상은 뇌의
활동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 …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를 들여다 보면서 동시에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기억하고 행동하는 것들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 P98
인간의 판단과 의사 결정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늘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P189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경향과 그 이유를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무언가를 일을 진행할 때
그날의 내 상황과 상태 그리고 기분에 따라 결정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오래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인 테이크스테르하위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2006년 사이언스에 발표되었는데, 이들은 복잡한 판단 과제일수록 의식적으로 여러 대안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시간(가령 대안들을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과는 무관한 다른 활동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P191

선한 사람도 가끔은 부정한
행동을 하고, 악한 사람도 가끔은 선한 행동을 한다. 어떤
행동이 표출되는 지는 상황과 손익에 의식적으로든 혹은 무의식적으로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달려 있다. P201
문제는 어디에나 있다. 다만 문제의식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P214
문제는 누구에게나 있고 또
있어야 정상이라는 문구 또한 특히 기억에 남는다. 문제를 인정하고 의연하게 마주하는 것 그리고 그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한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말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글이다. 문제를 무시하고 회피하고 부정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이 책은 자기 통제력을 향상시키고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의사 결정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개인적인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고자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책에서 제시되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많은 사례들은
이들에게 많은 흥미와 함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