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한 어느 부부의 특별한 실험
박햇님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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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북토크까지 했는데요!! 사실 북토크는 정말 처음이라 설레었던 거 같아요.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만 보고 어찌나 읽고 싶던지요.. 사실 저도 남편이 미워 글을 쓰기 시작했고 나를 찾기 시작했어요.

글을 씀으로써 상처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할까요? 글쓰기를 잘했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자 역시 글을 써 내려가며 상대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하니 저와 일맥상통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23

나는 마음속 불만과 슬픔을 글로 써 내려가며 내 상처의 근원에 다가가고 싶었다.

느낌 : 나와 너무나 흡사했다. 글을 쓰는 이유 나의 불만과 슬픔 그리고 분노는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글을 써내라고 있으니 말이다.

p41

단순한 일을 한다고 해서 내가 단순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내 일에 대해 선입견을 가져도, 만족할 만한 수익이 부장되어 있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뿐이다. 심지어 그게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을 한다.

느낌 : 누군가는 단순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수입이 없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걸.. 예전에도 알았지만 지금은 더 알게 되었다. 명품 백이 아니더라도 멋진 집이 아니더라도 좋다. 벌레가 나오는 집이라도 매일 바퀴벌레를 잡느라 소란스러워도 나를 나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어 좋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나의 가치는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비슷하다. 나답게 살아가는 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 그게 나다움의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반짝아!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 잘하고 싶은 일, 이 세 가지 조건이 다 맞는 일을 구하면 그건 진짜 행운이야. 하지만 셋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어."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p53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되면서 더 끈끈해진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사는 날이 늘수록 서로의 좋은 점을 덮어놓고 평가 절하하는 나쁜 습관도 함께 생겼다. 어리바리하고 매사가 느릿한 나의 행동을 귀엽게 봐주던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훈련원 조교 같은 눈초리로 나의 행동거지를 따져 묻고 다음 순서를 재촉한다.

p61.62

나는 친정에서 그런 존재다. 나에게는 내 삶이 그저 그렇고 평범하기만 한데, 가족들은 내가 특별하다고 말한다. 가족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유일하게 걸어본 사람, 샘이 날 때도 있지만 언제나 자기 길을 개척해서 성실히 걸어가서 대견한 아이, 그래서 더는 말리지 않고 무작정 응원하기로 한 우리 집 딸내미.

생각 : 우리 집에는 과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해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 힘든 엄마 인생의 삶을 닮지 말라고 하던 엄마의 소리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마흔이 넘어서야 자신을 찾겠다고 어안이 벙벙한 엄마 모습. 축하보단 염려부터 하는 엄마. 나는 그런 존재다. 안전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 생각을 빚 겨가는 유일한 나. 엄마의 버팀목이었던 큰딸은 점점 버팀목에서 사라지려고 한다. 그래서 서운한 엄마.

p66

부부 싸움이라는 건 참 이상하다. 지면 약이 오르지만, 이기면 찝찝하다.

생각 :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싸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은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p83

'사랑은 버릇없이 행동을 하지 않고 이기적이거나 성내지 않으며 약한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p86.87

혼자였지만 혼자인 게 좋았다. 혼자서 극장에 가는 것도, 혼자서 카페에 들러 커피와 케이크를 주문해 맛을 음미하며 읽고 싶은 책을 읽는것도, 주말에 몰아둔 청소와 빨래를 한 뒤 추레한 몰골로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조차 '나답다

고 느꼈다.

생각 : 하고 싶은 거 하는 것이 나다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입장이라 혼자일 때가 그립기도 하다.

p99

같은 시간 안에서 다른 기질의 세 사람이 박자를 맞추며 내일을 좇는 삶이란 얼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지.

p107

문제는 남편의 감정이다. 나는 나쁜 감정의 전이를 극도로 싫어한다. 어두움에 매몰되어 순간의 작은 기쁨을 놓치는 건 어리석다고 여기기 때문에. 불평이 많은 사람의 말도 대충 흘려보내곤 한다. 하지만 남편의 화는 가장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라 도무지 무시할 수가 없다.

p118

삶의 모습은 늘 변하기 마련이고 상황도 그렇다. 고정된 어떤 모습이 정답이 아니건만, 나는 왜 어린 나이부터 '표준의 삶'에 집착하며 살았을까?

p147

나처럼 가랑비에 옷 젖듯이 돈을 쓰면 남는 게 없다고 말하는 남편이지만 나는 늘 이 말이 맞는지 고민하게 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결혼 생활이란 누가 더 많은 돈을 쓰는지 경주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이런 것도 삶의 재미라면 재미겠지? '탕진 재미'라고 해야 할까?

p152

관계에 무기력이 찾아온 가장 큰 원인은 나름 애지중지하던 상대와 사이가 멀어지면서였다.

p158

마음을 쏟아 차를 내는 다도의 과정처럼 소중한 사람에게 한 번 더 마음을 표현하는 게 결국 관계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에게 이런 당부를 하고 싶은 밤이다.

"거미줄처럼 복잡한 내 관계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아줘!"

p160

부부 싸움을 하는 이유, 아니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데 다수의 갈등이 사실은 상대가 나와 달라서가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짐작컨대 내가 느낀 불쾌감은 남편이 나를 길들이려 할 때마다 나오는 저항감 같은 것이다. 싫은 소리 좀 들었다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내 입을 막으려던 남편 행동은 이유가 뭐든 옳지 못했다.

p180

남편이 내게 줬던 편지를 주섬주섬 읽으며 나는 조금 반성했다. '곰보다 여우'라더니 섬세한 남자가 곰 같은 날 만나서 성깔만 사나워졌구나. 그러면서 부부 싸움 끝에 남편이 항상 내뱉던 말도 번뜩 생각이 났다.

"왜 맨날 나만 나쁜 놈이야? 아주 천하의 쓰레기지, 내가!"

p212

'나다움'을 생각하는 일, 직업에 전부를 쏟아붓지 않는 태도나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연습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나를 궁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일에 몰두하면, 이제는 나뿐만이 아니라 남편과 아이의 사고까지 병들 우려가 있다. 물론 생각은 쉽지만 실천은 여전히 어렵다.

느낌 : 나를 찾고자 하니 내 주위 가족들이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조금씩 작게 헤쳐나가려고 한다. 나다움의 여정을 말이다.

p220

주 양육자가 아내든 남편이든, 아이와 긴 시간 붙어 있는 이들이 힘든 이유는, 홀로 아이를 보는 동안 그 사람은 일당백이 되기 때문이다. 휘리릭 반찬을 준비하며 아이와 눈을 마주쳐야 하고, 아이와 놀아줌과 동시에 집도 정리해야 한다.

부부의 삶을 몇 마디 말로 정의하기에 우리의 결혼 생활은 턱없이 짧고 여전히 부족함 투성이다.

---------책 일부 발췌-------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때때론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 원하는 걸 가족들을 보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가족들 지지를 받아 가는 저자의 생활에세이 같았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온 그들이 한 가정을 이루는 그들의 삶.

그 후로 서로 알아가며 상처 입고 상처 치유를 하는 과정을 그린 작가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 갈 수 있었던 건 나도 남편이 미워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서로를 한 번쯤 다르게 생각하는 배려가 느껴졌고 상처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은 글쓰기가 최고였다.

글을 쓰고 싶지만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분들은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려가야 내가 적고 싶은 글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벤치마킹하기로 결심했다.

작가님의 순수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던 책,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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