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2
관계에 무기력이 찾아온 가장 큰 원인은 나름 애지중지하던 상대와 사이가 멀어지면서였다.
p158
마음을 쏟아 차를 내는 다도의 과정처럼 소중한 사람에게 한 번 더 마음을 표현하는 게 결국 관계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 남편에게 이런 당부를 하고 싶은 밤이다.
"거미줄처럼 복잡한 내 관계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아줘!"
p160
부부 싸움을 하는 이유, 아니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데 다수의 갈등이 사실은 상대가 나와 달라서가 아니라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짐작컨대 내가 느낀 불쾌감은 남편이 나를 길들이려 할 때마다 나오는 저항감 같은 것이다. 싫은 소리 좀 들었다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내 입을 막으려던 남편 행동은 이유가 뭐든 옳지 못했다.
p180
남편이 내게 줬던 편지를 주섬주섬 읽으며 나는 조금 반성했다. '곰보다 여우'라더니 섬세한 남자가 곰 같은 날 만나서 성깔만 사나워졌구나. 그러면서 부부 싸움 끝에 남편이 항상 내뱉던 말도 번뜩 생각이 났다.
"왜 맨날 나만 나쁜 놈이야? 아주 천하의 쓰레기지, 내가!"
p212
'나다움'을 생각하는 일, 직업에 전부를 쏟아붓지 않는 태도나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연습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나를 궁지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일에 몰두하면, 이제는 나뿐만이 아니라 남편과 아이의 사고까지 병들 우려가 있다. 물론 생각은 쉽지만 실천은 여전히 어렵다.
느낌 : 나를 찾고자 하니 내 주위 가족들이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조금씩 작게 헤쳐나가려고 한다. 나다움의 여정을 말이다.
p220
주 양육자가 아내든 남편이든, 아이와 긴 시간 붙어 있는 이들이 힘든 이유는, 홀로 아이를 보는 동안 그 사람은 일당백이 되기 때문이다. 휘리릭 반찬을 준비하며 아이와 눈을 마주쳐야 하고, 아이와 놀아줌과 동시에 집도 정리해야 한다.
부부의 삶을 몇 마디 말로 정의하기에 우리의 결혼 생활은 턱없이 짧고 여전히 부족함 투성이다.
---------책 일부 발췌-------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때때론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 원하는 걸 가족들을 보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가족들 지지를 받아 가는 저자의 생활에세이 같았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온 그들이 한 가정을 이루는 그들의 삶.
그 후로 서로 알아가며 상처 입고 상처 치유를 하는 과정을 그린 작가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 갈 수 있었던 건 나도 남편이 미워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서로를 한 번쯤 다르게 생각하는 배려가 느껴졌고 상처 치유가 되어가는 과정은 글쓰기가 최고였다.
글을 쓰고 싶지만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분들은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려가야 내가 적고 싶은 글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벤치마킹하기로 결심했다.
작가님의 순수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던 책,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