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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 우울
이준영 지음 / 좋은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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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 우울] 서평


시집 뒤에 작가가 직접 시를 적었던 이유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둔 부분이 있다.
불안과 우울에 나약하다며 이런 것들이 항상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끝나지 않는 긴 여정과 같다면서 함께 묻어두는 것보다 들추어 이겨 내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아마도 그런 의미에서 작은 시들을 적어내며 제목을 단편적 우울이라고 한 것일지도 모른다.

작은 시들이 일상과 묘하게 깊게 닮아있고 또 엄청 깊지 않아서 가볍게 때로는 멈칫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단편적 우울이 하루하루가 쌓여서 더 불안과 우울이 제 자신을 나락을 이끌어내어서 한없이 무기력을 안겨준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기를 쓰는 것도 시를 쓰는 것도 잠시 멈췄던 적이 있었다. 오히려 이런 단편적 우울이 굉장히 제 3자의 눈으로 봤을 때에는 나름 괜찮던 것 같다. 무언가 감정이 걸러져서 굉장히 무겁지 않게 공감을 되어서 위안이 될 수 있었다.
특히 하루 아침, 점심, 저녁 자투리 시간에 밥을 먹으면서 읽으면 소소한 공감에 고개를 끄덕인다.

많은 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시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복에 대하여
한 편의 행복
우울,분노,불안의 단편
다시 행복

평소에 행복을 불행이 있기에, 아니 일상이 있기에 가장한 단어라는 말을 매우 공감한다. 이 시에서도 행복을 단편이라고 보면서 불안의 단편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그 가치와 무게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작은 정의
사소한 정의 앞에서 신념과 자존심을 세우지만

여기서는 거창하게 정의라고 정의하지만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점차 굳은살처럼 점점 두꺼워진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더 단단해지지만 그것은 발에 붙어있는 그리고 손에 붙어있는 흔적일 뿐 내 손과 발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그것을 늘 잊어버린다. 최근에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라이프가 있었는데 그것이 어느 날, 뭉개졌던 적이 있었다. 그때 세상이 내려앉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해서 그 하루가 엉망이라면서 살아온 인생을 전부 들춰내면서 심각해질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딜레마
올곧은 정의는 부러지고
유연한 정의는 끝없이 살아남는다.
올곧은 정의는
불평등을 낳고
올곧은 악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여기서 정의와 악의는 정말 한 끝 차이다. 우리가 빌런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상대적인 것처럼 말이다. 이 세상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다르다고 해서 그 것이 그저 악의라고 하거나 정의라고 하는 것은 성급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정의는 있다. 그러나 굳이 말로 내뱉지 않고도 그 정의를 품고 또 언제든지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은 유연한 정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작은 정의, 올곧은 정의, 악의를 계속해서 강요한다면 그거대로 불안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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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유광선 외 옮김 / 와일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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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릴 적에 어린왕자에 대한 책을 읽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왜냐하면 워낙에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많이 들려왔고 그 여부를 기억하기에는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읽어보자! 하는 마음에서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이야기 순서대로 조종사 그가 어린왕자를 만나는 순간부터 어린왕자가 들려준 이야기, 그리고 이별까지 각 내용별로 의미있는 글귀를 따로 언급해놓았다. 그냥 읽었다면 넘어갔을 것들을 다시 되짚어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인상적인 글귀를 토대로 서평을 작성해볼까 한다.


내가 소행성 B612의 자세한 배경과 그 별의 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순전히 어른들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합니다. 만일 어린 여러분이 어른들에게 새 친구에 관해 이야기한다면, 그들은 본질적인 건 하나도 물어보지 않을 겁니다. 이 대목에서 멈칫할 수 밖에 없었다. 수 많은 정보가 가득한 이 세계에서 참과 거짓이 이리저리 활보를 치는 가운데에서도 진실만을 찾고자 하는 노력 중에 하나가 바로 숫자이기 때문이다. 슷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배웠으니까 숫자를 가지고 정보를 분별해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통계에 대해 배웠을 때 더이상 숫자는 제가 알고 알고 있던 숫자가 아니었다. 숫자는 기호에 불과했다. 하나의 기호, 도구를 가지고 이제는 지식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도 접목하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요즘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MBTI가 무엇인가요?" 물론,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라도 MBTI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왕자가 했던 말처럼 본질적인 것에서부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떨까 생각한다. 사실 본질적인 질문은 크게 어렵지 않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준다면, 그 사람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의 별에는 끔찍한 씨앗이 있다고 한다. 바로 바오밥나무이다. 여기서 바오밥나무는 어떻게 보면 다양한 동물들에게 수 많은 영양분을 제공하는 아주 고마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허나 어린왕자의 별에서는 매우매우 작았기에 바오밥나무는 커다란 재앙에 불과했다. 여기서 나무 이야기에서 그칠 수 없었다. 최근,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만 하고 아무것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저에게 커다란 깨달음을 가져다 주었다.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인데 특히 만약에 만약에를 너무 좋아했다. 그렇게 해서 쌓였던 물건은 개별적으로는 너무나도 소중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물건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차지해 저의 몸둥아리를 훨씬 넘어섰을 때에는 하나의 거대한 짐이 되었다. 구매를 하기 전에는 어린왕자가 말했던 것처럼 대지의 비밀 속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다. 좋은 풀인지 나쁜 풀인지 구별하는 능력은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해내는 능력과도 같다. 그래서 미니멀을 실천하고자 했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을 찾기 위해서. 어린왕자는 이미 그것을 실현하고 있었다.


어린왕자가 자신만의 하나뿐인 꽃을 만나서 떠날 때 해줬던 이야기가 있다. 그 꽃의 말이 아닌 행동을 봤어야 했다. 그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빛나게 해주었다. 그 꽃의 안쓰러운 속임수 뒤에 가려진 상냥함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대목은 아직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는 꽃이 해달라는 대로 해주었다. 꽃이 하는 수 많은 말들 속에서도 그는 그냥 눈감았다. 이전에 어린왕자가 그것을 누렸어야 했다는 말에서 이해가 조금씩 가기 시작했다. 꽃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꽃을 사랑하는 그 순간을 느끼지 못하고 그 찰나를 눈앞에 있는 것들에 사로잡혀서 그 순간속의 우리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해냈다. 연애도 그렇고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주고 받거나 자존심으로 차마 말하지 못한 말들이 공중에 떠다니다가 헤어지고 나서 자꾸 목에 걸리고 눈가가 가려워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 부분은 다양한 의미가 숨겨져 있을 것 같다.


절대군주, 왕이 있는 별의 이야기는 정말인지 너무나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말은 되게 그럴듯하게 보이면서도 막상 그 모순되고 쉽게 변질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어린왕자가 흥미를 잃고 떠나겠다는 말에 그대를 나의 대사로 임명하겠다..라고 말하는 것에서 웃음을 자아내었다. 어떻게든지 자신의 말이 맞다는 것과 통제하려는 그 태도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누군가가 떠오른다.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하면서 마음 속에 굳게 다짐하고는 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업가의 별에서의 사업가와 많이 닮아있는 제 자신에 놀라곤 한다. 은행에 넣어두고, 별의 개수를 작은 종이에 적고 그 종이를 서랍장에 넣은 뒤 자물쇠를 걸어두는 걸 의미한다는 말. 은행에다가 돈을 넣고 나중에 여행가겠다는 말만 하는 제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었다. 실제로 경험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면서도 그 두려움을 깨지 못하고 하염없이 종이에만 적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엄청난 효율에 이거와 비슷한 이야기로는 지리학자가 사는 별의 이야기이다. 지리학자는 아직 알아낸 것이 많지 않았다. 사실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는 그저 탐험가들이 해준 이야기로 책을 완성시키고 있었다. 그것은 지식이 될 수는 있어도 진실이 될 수는 없었다. 결국, 사업가도 지리학자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발짝을 떼지 못해서 생기는 일들이다. 이 말은 사업가와 지리학자, 그리고 나에게도 하는 말이기도 하다.


가로등 별에서는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먼저, 세상이 많이 변했음에도 명령은 바뀌지 않았다. 점등인은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지 못하고 그저 명령에만 따를 뿐이었다. 그래도 불만 불평은 있었다. 잠을 자지 못한다는 불만. 별이 1분에 한 번씩 돌기에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말에 우리 노동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일을 한다는 것은 늪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하믐 또 세상과 같이 돌아보지 않는다면 일의 늪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충분히 원하면 쉴 수 있다. 나는 항상 쉬고 싶다는 점등인의 말처럼 이번에 시간을 내서 나태하지 않게 쉬는 방법을 찾고 싶다. 그리고 세상의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도태되는 사회로 갈 뿐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어린왕자가 그렇게 많은 별들을 방문하고 나서 지구에 처음 도착했는데 자신의 꽃과 똑같은 꽃들이 많이 펴있는 들판을 발견한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그는 풀밭에 엎드려 울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게 바로 여행과 경험의 결과이다. 내가 알던 세계가 매우 매우 작은 것이라는 것을. 나중에 어린왕자가 여우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꽃과 지구에 피어나있는 수 많은 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연결지을 수 있다. 여우의 만남에서 길들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사전적 정의로는 어떤 일에 익숙하게 하다라는 것으로 익숙함, 정은 생각보다 어마무시한 일이다. 어린왕자의 책에서 가장 심금을 울렸던 것은 바로 여우의 말에서 나왔다.


나는 네가 필요없어. 마찬가지로 너 역시 내가 필요없지. 하지만 네가 만일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거야. 너은 내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테고, 나 역시 너에게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겠지.


길들이다. 다른 말로는 물들이다가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인데 그 중에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에게 하나로서 인식된다는 것이다. 여우는 그런 뜻에서 친구를 찾고 있는 어린왕자에게 제발 나를 길들여줘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길들인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아주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너는 매일 조금씩 가까이 다가와 앉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만일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봉새질 거야.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다가올수록, 나는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시가 되자마자 나는 불안해하고 걱정할 거야. 나는 그렇게 행복을 위해 치러야 하는 값을 알게 되겠지.


여우는 의식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어느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도록 만들어 주는 거야. 만일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추러 간다면, 모든 날은 결국 똑같아지고, 나는 휴가를 얻을 수 없게 될거야."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의 시간은 특별하고, 또 빠른 것 같다고. 또는 왜 좋아하는 시간에는 늘 빠른데, 싫어하는 시간은 느린지. 시간이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상대적이고 시간은 늘 절대적이었다. 끝으로 여우는 떠나는 어린왕자에게 비밀을 하나 알려준다고 하였다. 마음으로 봐야만 제대로 볼 수 있어.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 그리고 장사꾼이 파는 알약에서 "나한테 53분이 있다면, 나는 천천히 샘을 향해 걷기 시작할거야."라고 하는 어린왕자의 말을 통해 조종사는 사막을 사랑했던 어린 자신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조종사와 어린왕자는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어린왕자는 떠나고 홀로 남겨질 조종사에게 수 많은 선물들을 남겨놓았다. 그리고는 죽음을 이별을 하나의 낡은 껍질에 지나지 않음을 이야기하면서 별을 선물해주었다. 최근에 주변 이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는 일을 겪었다. 모두가 슬퍼했지만, 여기서 어린왕자가 말하는 이별을 생각하기로 했다. 떠날 이와 나눌 별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의 이와 특별한 별이 만나서 다른 특별한 별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나에게도 어린왕자에게도 우리 조종사 아저씨에게도 우리 모두가 이별에서 왔고 이별로 가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쉬운 말이다.

별들이 아름다운 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꽃 한 송이 때문이에요.

내 별은 어디 있는지 보여주기에는 너무 작아요. 그렇게에 모든 별을 보는 것을 좋아하게 될 거에요.

모든 별은 아저씨의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내가 저 많은 별들 중 하나에서 살고 있을 테고, 그 별 중 하나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가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면, 마치 모든 별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아저씨는 웃을 줄 아는 별을 가지게 될 거예요.


어린왕자의 책은 명언의 책이라고 할만큼 글귀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었다. 다시 또 읽는다면 감명깊은 글귀가 달라져있을 수도 있다. 그 만큼 아름다운 말과 의미가 담겨져 있어서 어린왕자가 어른이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다. 어른이의 동화, 어린왕자를 꼭 한 번 읽어봐서 많은 이들이 어린왕자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기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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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 마음도 아픈 상처를 회복하는 휴식의 시간
장지연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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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감정을 이입하여 교감하는 시가 가득 들어있는 하나의 선물 상자와 같다. 어쩌면 인터넷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연은 가까우면서 먼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시들을 읽고 나면, 어느새 하나의 자연 속에 있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다.  표현 하나하나가 마음에 울리기도 하고 또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하나는 시 마다 종종 영상 시와 함께 성우가 들려주는 활자로 보는 것을 넘어서 시각과 청각 모두를 건드릴 수 있는 감각적으로 시 읽기를 할 수 잇다는 큰 장점이 있다.

힐링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늘 시골에 있는 펜션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들을 바라보면서 여유를 느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 시대가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잊고 있는 기존의 취미를 다시 되찾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독서를 통해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에게 휴식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랑은 어려워 시이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힘든 일이 또 있을까라는 첫 부분에서 마음이 툭 내려앉았다. 요즘 가장 가까운 이들과 지내는 것이 좋아한 만큼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늘 이런 마음에 지쳐서 돌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바로 내 자신의 마음을 직관하는 표현을 발견했다. 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뜨거운 해를 삼키고 차디찬 얼음물을 토해내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 것을 매번 후회하면서도 놓치못하는 것은 아마도 그 찰나의 뜨거운 해를 맞았을 순간을 잊지 못해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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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 모든 순간 소중한 나에게 건네는 헤세의 위로
송정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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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다. 평생의 숙제이자 평생 동안 풀지 못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평생의 숙제를 '언제 올지 모를 희망 말고 지금 행복했으면' 책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고자 한다.

신기하게도 이 책의 형식은 왼쪽 페이지에는 헤세의 위로 글귀가, 오른쪽 페이지에는 작가의 해석이 담겨있다. 그래서 헤르멘 헤세가 쓴 글의 내용에 따라 나만의 해석을 해서 자신의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내용으로 넘어가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8가지가 된다.



첫째, 여유로운 마음은 발견하는 자의 것이다.

꽃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사람

사람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만나는' 사람

음악을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감상하는' 사람

사랑에 '빠지는' 것보다 진정을 사랑을 '하는' 사람

1장. 오늘도 난 잘하고 있고 자라고 있어

최근에 친구랑 전화통화하면서 요즘 제일 부럽고 지향하고 싶은 자는 바로 여유로운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는 여유로운 사람이 진짜 모든 면에서 잘하는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사실은 그저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발견하는 사람이다. 공부 잘하면서 잘 노는 사람도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도 알 것 같다. 그 사람은 그저 잘하는 것을 넘어서 즐기는 것처럼 그 순간순간을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도 오늘은 어떤 발견을 했는지를 떠올려 보는데 머릿속이 흐려졌다. 그 만큼 행복을 발견할 습관이 몸에 잘 적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하나씩! 발견하자. 그것이 여유가 되고, 행복이 될 것이다.

두번째, 발밑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그림자는 손을 잘만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아슬아슬한 간절함이 마음을 갉아먹는다.

인간의 존재로부터 떼어낼 수 없는 것이 욕망이라서

우리는 욕망을 그림자처럼 달고 살아간다.

내가 그림자의 주인이 아니라

그림자가 나의 주인이 되어버린다.

1장. 오늘도 난 잘하고 있고 자라고 있어

나는 그 간절함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미친 듯이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목표로 세워두고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통해 살아가는 기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름이 떨어지거나 맞지 않는 기름이면, 어김없이 차가 멈추고 방향을 잃는다. 특히 뭔가의 선택의 기로에 서있거나 번아웃이 올 때 특히 더 그랬다. 결국 내 욕망이 나를 잡아먹힐 때까지 되어야 다시 움직이는 나를 보고 웃었다. 근데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을 족쇄가 될지는 몰랐다. 생각해보면 그 욕망에서 살기도 했지만 그 욕망이 없으면 살지 못했다.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 책에서 가장 나의 뒷통수를 얼얼하게 만든 구간이었다. 그 만큼 현재의 내가 가장 들어맞는 말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살아가는 동안에도 중간중간 내 한계 베터리를 체크해야 겠따. 방전없는 인생이 아닌 늘 시간의 10퍼센트를 남길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세번째, 내 이상형이 내가 될 수 있도록

그런 사람을 기다리기만 할 게 아니라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어떨까.

참 좋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참 좋은 당신이 되어주면 어떨까.

2장. 나답게 피어나면 된다고 말해주는 당신이 있어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지만 자신을 가장 아끼지 않는 사람.

자기 생각있고 열심히 살면서

상배방의 다름을 존중하고 항상 귀를 기울여주며

부족한 점을 노력하고

예의에 대해 항상 염두하면서 배려하고

장난끼 좀 있는 친구같은 사람.

오늘 밤, 나는 얼마나 닮아있는지를 떠올리며 한 가지씩 노력해가야 겠다.

네번째, 죽어서 이름을 어디가 남기기보단 살아서 그들의 이름을 한 번 더 불어볼래.

이름을 불러주고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이름을 불릴 때마다 나의 존재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이름을 부르고 기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유독 이름을 잘 기억 못하는 내가 원망해지는 순간이다. 명예욕이 아니다. 불릴 때마다 그 사람을 볼 수 있고, 들릴 때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앞으로 이름을 닳도록 부르고 불려서 더이상 낯설지 않도록 할 것이다.


다섯번째, 사람이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란

현재 처지를 잊고 과거 생각만 하면 지금을 사는 게 아니라 과거를 사는 것이고, 지금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현재를 사는 게 아니라 미래를 사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 말에는 어쩌면 추상적이면서도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말을 빌리면 훨씬 가까이 다가올 것이다.

대화할 때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춤을 출 때는 춤만 생각하고,

노래를 부를 때는 노래에 집중하고,

놀 때는 충분히 즐겁게,

일할 때는 뜨겁게 일하는 열정.

그것이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4장. 내가 힘들 때 그냥 꼭 안아주면 좋겠어

앞서 언급한 여유처럼, 현재를 살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여섯번째,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음악을 듣다보면 현실이 아득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다. 그럴 땐 계절도 잊고 내가 지금 어느 장소에 있는지 어떤 시간에 있는지도 잊어버린다.

한겨울에 음악 속에서 봄을 만나고,

내 방 한 구석에 앉아 음악을 듣다가

북유럽의 자작나무 숲을 내달리기도 한다.

4장. 내가 힘들 때 그냥 꼭 안아주면 좋겠어

음악의 힘이 크다. 가끔은 생각한다. 내 음악의 색깔은 무엇일까. 내 인생을 하나의 음악이 된다면 어떤 장르일지를 문득 궁금해진다. 행복이라 쓰고 음악이라고 읽는다고 했을 만큼 앞으로의 어떤 음악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기대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일곱번째, 어른, 얼음.

어른이 될수록 조심해야 할 항목이 늘어난다. 예전에 고3때 썼던 시를 살펴보면 내가 그때 느꼈던 어른의 무게, 항목들이 어느새 내 모습과 닮아있음을 깨닫게 된다. 조심하고 지켜야 하는 항목들.. 악뮤가 들려준 '얼음들'이라는 가사 속에서도 알 수 있다.

얼음들이 녹아지면

조금 더 따뜻한 노래가 나올텐데

얼음들은 왜 그렇게 차가울까

차가울까요

악뮤 - 얼음들


여덟번째, 청춘

청춘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어떻게 누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좋을 때다! 이때 아니면 언제하겠냐. 이때가 도대체 뭔데?라고 되묻고 싶다. 젊음에 숨이 막히고 청춘이 거추장스럽다는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이제는 후회라는 조건이 있어야 그 말이 해당된다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것은 후회하지 않도록 살라는 말을 후회하는 이들이 애써 아닌척하며 하는 말과 같다.

누군가는 이 책을 행복을 찾는 지침서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로는 행복을 만드는 레시피라고 생각한다. 여러 색깔을 지닌 행복 관련 글을 읽고 나서 나만의 행복 퍼즐을 맞추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 중에서 현재, 지금의 행복을 사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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