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기자 김방구 2 - 눈썹맨이 나타났다, 제1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 후속작 엉뚱한 기자 김방구 2
주봄 지음, 한승무 그림 / 비룡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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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제 1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이었던 [엉뚱한 기자 김방구 - 목에 사는 두꺼비]에 이어 2권이 출간되었다. 부제는 "눈썹맨이 나타났다"

리틀 스토리킹은 비룡소에서 주최하는 저학년 엔터테이닝 스토리 공모전으로, 60인의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본심에 오른 두 편의 이야기 중 최종적으로 선택한 대상작이 되겠다. 일단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은 확실하다는 점!

주인공은 일명 김방구 기자로 활약 중인 김병구와 그의 친구들, 이시온과 최기탄!

✔️1. 아침부터 너무나 붐비는 크로바 문방구
✔️2. 이상한 털모자로 얼굴 전체를 가리고 다니는 이시온
✔️3. 미묘하게 바뀐 것만 같은 동네 사람들의 얼굴

사건이 있는 곳에 김방구 기자가 있다!
최고의 "방구 일보"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 하는 김방구의 일상이 그려진다. 1편 목에 사는 두꺼비라는 타이틀로 '발표 두려움'을 해결했던 김방구는 2편 눈썹맨 이야기로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일침을 날린다.

김방구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

중간중간 미로 찾기와 숨은 그림 찾기, 틀린 그림 찾기도 수록되어 있어 지루함도 덜었다. 재미 +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김방구 시리즈! 크로바 삼총사가 앞으로 파헤칠 무궁무진한 사건들이 벌써 기다려지는 바이다. 앞으로도 쭉 함께 해!!

#신간 #엉뚱한기자김방구 #리틀스토리킹 #초등저학년도서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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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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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의 에세이 !!! 제목과 표지부터 설렌다. 대체 얼마나 진하고 깊이 있는 휴식을 이야기 하길래?

작가는 프롤로그부터 밑밥을 깐다. 자신은 진정한 휴식을 누려본 적 없는 일 중독자라는 사실을. 스무 살 때부터 온 나라를 쏘다니며 여행 했지만 실은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고 어느 여행지에 가서도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누리지 못했음을 깨달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박상영 작가의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읽었고 그 책에서 작가의 일 중독적인 부분과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을 조금은 알고 있었다. 마음에 불안은 가득한데 마지막까지 일을 미루려고 보는 게으름, 그 사이에 또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까지 이번 책에서도 살짝 드러난다. 이거 왠지 남 얘기 같지 않은데. 자꾸만 내적 친밀감이 든다.

박상영 작가와 여러 친구들과의 좌충우돌 여행기. 속세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온전한 휴식을 찾아 나가는 여정이 마음 먹은 대로 될 리가 없다. 그런데 웬 걸,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나는 잡생각이 들지 않고 마음이 평온했다. 키득대며 한편으론 눈물 찔끔 짜면서. 나도 이렇게 완벽하지 않은 우당탕탕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온전한 휴식, 온전한 쉼이란 무엇일까? 꼭 모든 걸 내려 놓고 여유를 누려야만 그게 온전한 건가, 하는 의문도 든다. 아니 근데 이 사람 쉴 줄 모른다고 처음부터 던져 놓고는 사실은 쉼의 깊이를 아는 사람이라는 걸 책을 읽어갈수록 더 느껴졌다. 닥쳐온 상황이 내 맘 같지 않을 때라도 반짝이는 눈과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 함께 있는 사람들의 빛나는 장점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 그로 인해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만으로 누리는 휴식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도 충분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사람. 그는 그의 찐친들 옆에서 순도 100 퍼센트의 휴식을 누리고 있지 않았나 싶다. 나도 덕분에 그리운 얼굴들과의 만남 그리고 함께 누릴 휴식을 꿈꾸게 되었다.

엄청난 임팩트가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는 것처럼 편안하고 정겨운 책이었다. 스릴러 물을 구상 중이라는 이야기가 책에 살짝 나오는데 부디 일과 휴식을 동시에 다 잡으면서 건강하게 오래 글을 써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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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웃음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나의 웃음이 진짜 웃겨서 웃는 웃음이 아니라 슬픈 광대가 흘리는 검은 눈물에서 배어 나오는 안간힘이나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224. 가파도에서의 생활이 나에게 자유와 휴식의 동의어가 되어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낭 어딘가에 이런 형태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주 오랫동안, 어쩌면 죽을 때까지 나는 이곳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288. 나이가 들수록 애써 노력하지 않고서는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도 쉬이 퇴색되기 마련이다. 우리를 단단히 묶어주는 결속력의 중심에는 조하나의 마음 씀씀이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성 강한 친구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있던 것 같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이런 찰나의 노력들이 모여 결국 우리 인생을 구성하게 되는 게 아닐까?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반짝임이 곧 인생이라고 믿기로 했다.

#박상영 #순도100퍼센트의휴식 #인플루엔셜
#에세이 #여행 #휴식 #책스타그램 #박상영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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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기특한 불행 - 카피라이터 오지윤 산문집
오지윤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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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다. 빠르게 읽히고 부담 없이 읽힌다. 오지윤 작가의 작고 기특한 불행 대잔치. 불행은 불행인데 작으니 기특할 수 있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하는 순간들이 수없이 많다.

작가의 말대로 행복은 찰나고 휘발성도 강한데 불행은 자주 오고 쓸데없이 여운도 길지 않나. 그래도 그런 불행들 속에서 조금 커지고 조금 단단해지는 나를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조금은 필요한 것도 같다. 나를 단단하게 해줄 정도의 불행은.

행복하기만한 인생은 정말 행복일까. 비교 대상 없이 느껴지는 행복은 왠지 강도가 살짝 약할 것 같다. 긴 장마가 끝이 나고 난 뒤의 햇살이 더 강렬하게 감사하듯이.

불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도 전혀 어둡고 무겁지 않다.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영향이겠지? 키득거려지고 웃기고 공감도 가며 '이거 그냥 내 얘기잖아!' 하는 순간들이 많아서 작가와 밤새 아무 걱정 없이 수다 떤 기분. 수다 떠는 동안 마음이 정리된 기분이다.

'다 비슷비슷하구나.'의 안정감. 일상의 작은 불행들 속에서 나만의 확실한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 한 점 얹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물론 큰 노력은 아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작은 행복들을 발견하려는 시선 가지기!!!

요시고의 사진으로 꾸며진 표지도 취향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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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큰 줄기 없이 이것저것 주워 담고 있지만 그 속에 품고 있을 수줍은 지향성이 좋다.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해 주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는 어린아이 같은 단어라 좋다. 매일 주섬주섬 발품을 팔아 모은 땔감이 언젠간 좋은 불씨를 피워 내겠지.

🔖78. 근데 진짜 선비들은 망하는 시대인 것 같아. 조용히 묵묵히 선비처럼 살면 안 돼. 기회를 원한다면 나대야 해.

🔖163. 결혼한 부부가 평생 의리를 지키기 위해 별의별 노력을 해야 하듯이 나도 글쓰기와 평생 가기 위해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 사랑은 어렵지만, 귀해서 지켜야 하니까. 호르몬이 주도하는 사랑은 오래가지 않고 나는 너무 게으르니까. 영원한 사랑이 없다는 걸 알았으니, 지속 가능한 사랑을 설계해 가겠다.

🔖150.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곧 '물을 주는 일'이라고만 배웠기 때문에 선인장에도 아낌없이 물을 줬을 뿐이다. 이기적이고 무지한 사랑이었다.

🔖221. 나의 인생은 '기어이'가 많아질수록 풍성해질 거라 믿는다. 기어이 무언가를 저질러도, 인생은 크게 잘못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 버렸다. 크게 잘못되기에는 우리가 너무 작은 존재다. 나는 이 단어에 왜 이리 끌리는 걸까. 나는 언제나 부재한 것을 욕망하는 사람. 오늘도 '기어이'의 변곡점을 기다린다.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리자. 그 순간이 되면 모든 건 저절로 일어날 것이다.

#오지윤 #작고기특한불행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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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만화경
김유정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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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을 보듯이 알록달록한 10가지 중단편이 모여 있는 소설집! 이런 SF소설은 "이야기" 그 자체로의 재미가 있다.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왠지 터무니없다 싶다가도 내용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건 작가의 필력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는지, 또 그 상상을 어떻게 이렇게 차근히 풀어낼 수 있는지... 읽는 나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많은 단편들 중에서 제일 독특하고 재미있게 읽은 건 《만세, 엘리자베스》이다. 신통방통하게 집안을 깨끗히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를 보며 '엘리자베스'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준 나, 주은. 주은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자신이 그 청소기 '엘리자베스'로 변해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청소만 하던(당연히 청소기니까) 엘리자베스가 내 모습이 되어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점차 청소기인 내 모습에 적응해가며 내 모습으로 변신한 청소기인 '엘리자베스'가 들통나지 않게 작은 것 하나까지 가르치다가 문득 느끼는 공포. 진짜 아무도 '엘리자베스'가 내가 아니라는 것을 몰라본단 말인가? 키득거리며 몰입해서 읽다가 무서워서 소름이 돋았다. 코로나19 시대에 쓰여진 글들이라 그때만의 살풍경한 묘사 역시 실감났다.

《우주 시대는 미신을 사랑한다》라는 단편도 감명깊었다. 우주를 떠돌아야 하는 미래거나 전염병이 창궐하는 미래거나 사랑의 힘은 아마 갈수록 더 강력해질 것이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내가 여전히 사랑을 믿고 사랑을 꿈꾼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표제작인 《용의 만화경》 역시 좋았다. 나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떠오르기도 했다. 《용의 만화경》과 《나와 밍들의 세계》는 오디오북으로도 나왔다고 하니 찾아 들어봐야겠다. 모든 단편에 따뜻한 시선이 은은하게 깔려 있어서 좋았다. 10편 다 다른 언어로, 다른 느낌으로 결국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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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비 내리는 거리에 젖은 우산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그렇게 봄이 끝나는 줄도 모르고.

15. 이 느낌이야.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 바로 이게 필요했어.

61. 꼬박꼬박 주고받던 안부와 근황 소식이 일 때문에 바쁘다며 점차 간격이 늘어나더니 일 년에 두어 차례가 다인 생존 보고가 되고, 그렇게 유대의 끈은 우주 이쪽과 저쪽으로 점점 더 가늘고 길어지다가 끊어진 줄도 모르게 툭 끊어져 나갔다. 놓치고 사라져 버렸다.

89. 지금의 너는 무슨 생각을 하며 나를 볼지, 나는 여기서 여전한데 현실을 걸어가고 있은 네가 아직도 나를 사랑해 줄지. 갈망이 뒤틀리면 쌍둥이처럼 고통이 뒤따른다는 건을 예전에는 몰랐다. 우리가 여전히 사랑일까.

94. 우주 시대는 미신을 사랑한다. 사람이 여전히 사람을사랑한다는 미신을.

151. 그때 이미 지금에 이르는 과정이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려 해도 새삼 무언가 느끼기엔 몸속 나사가 모두 낡은 기분이라 와닿지 않는다. 생각도 감정도, 부질없고 잔잔한 우주의 먼지로 부서지고 둔감해진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변신해 있던 게 아니었나 보다. 주은은 자신이 아주 예전부터 서서히, 이런 존재로 변화하던 중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나는 무감각한 기계에 꼭 들어맞는 영혼이 되는 걸까.

192. 중요한 것은 내용물미니까, 항상. 어떤 모양이든 어디에 있든.

256. 애타게 갈망하는 은진 혼자만 밖에 남겨 두고는. 처음에는 몰랐던, 존재한다는 자체도 깨닫지 못했던 그 갈망.

395. 괜스레 귀찮음을 그리 변명하며 우리는 그 상태로 살기로 했다. 칠이 안 된 부분에는 우리의 보잘것없는 세간살이를 두었다. 누구나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가리고 살지 않나. 만족이란 그런 것이었다.

#김유정 #용의만화경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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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토카레프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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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 미카코란 이름부터 낯설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와 영국 체류를 반복하다가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영국에서 빈곤 지역의 탁아소에서 일하며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소설 역시 일본과 영국이 주 배경이다. 낯선 이름의 작가와 제목, 예상치 못 했던 이야기에 푹 빠져 지냈던 며칠이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또 너무나 좋았다.

이야기 자체의 힘을 오롯이 느껴본 시간이었달까. 울기도 많이 울었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도 많아서 몇 번씩 되뇌어 읽기도 했다.

영국의 빈민가에서 가난과 방치 속에 살아가는 10대 소녀 미아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접하게 된 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미아가 읽게 된 책은 100년 전 일본에서 부모에게 버림 받고 할머니에게 학대 당하며 온갖 불운에 맞서 싸운 가네코 후미코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 속의 책, 가네코 후미코는 실존 인물이었다는 걸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알았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느꼈다고 할까.

앞을 내다보아도 까마득한 구렁텅이와 끝없는 내리막길만이 보일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미아는 후미코의 책을 통해 100년의 시간이 무색하게 책의 작가와 소통하고 연대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게 다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사실은 어느 것도 끝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순간. 책을 읽으며 느끼는 그런 순간들은 일종의 환희다.

책을 통하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다는 말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미아가 그랬듯,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미아와 후미코와 한참을 함께한 기분이 들었다. 강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버림 받고 방치되는 많은 아이들을 떠올려보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마음이 많이 힘들기도 했다. 아직 사랑받고 보살핌 받아야 마땅한 아이들이 편한 숨을 내쉴 만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좋겠다. 짧은 시간이나마, 그게 어떤 공간이든, 그 어떤 책이든. 무엇으로도 보듬기 힘들지만 그래도 다른 세계를 믿으며 나아가야 한다. 다른 세계란 그저 시공간의 개념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현실의 확장판인 것이고 그 현실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은 '지금' 그리고 '여기'서부터이다.

책은 현실 도피가 되기도 하고 숨을 쉴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하며 운이좋으면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해 주기도 한다.

터무니 없는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감 넘치게 절절한 이야기라 책을 다 읽고 난 후 브래디 미카코의 전작들을 계속 살피고 있다. 마음 속에 깊은 흔적을 남긴 작가이고 소설이었다. 정말로 좋았던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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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어른은 그런 눈으로 아이를 봐서는 안 된다. 아이가 나는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눈빛으로 쏘아본들, 이미 태어나버렸는데. 누군가 내가 없기를 바란들, 이미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데. 그 후, 나는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도 내가 없기를 바라지 않는 세계. 그 자리에 내가 있어도 되는 세계.

166.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고, 감싸고, 부드럽게 지켜주고 싶은 감정. 어른들이 내게 그런 감정을 준 적은 없었지만, 나 자신은 그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지나치게 많이 지니고 있었다. 감정을 쏟을 대상이 생기자 그 감정이 되살아났다. 사랑이 되살아나자, 나도 되살아났다.

249.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 눈을 감았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동생들, 아야나시의 사람들, 지금껏 만나고 헤어졌던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이 하늘 아래에 있다. 그렇다면,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이 하늘 아래에 존재하면서 틀림없이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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