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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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사이]로 처음 접한 작가였는데 벌써 대학생의 아들을 두고 있는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 한다!! 세상에! 그러고 보니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으며, 영화로 보고 ost를 들으며 가슴 설렜던 그 시절이 벌써 20년도 넘었구나. 세월 참. 이번 책은 나에게 아주 오랜만에 보는 츠지 히토나리의 반가운 신작이었다.

작가로만 알고 있었던 츠지 히토나리는 화려한 뮤지션이자 영화 감독으로도 활동을 했다고 한다. 게다가 낯선 파리에서 홀로 아들을 키운 싱글 파파였다는 사실도 이번 책으로 알게 됐다. 아들이 열 살이던 무렵부터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츠지는 아들이 열네 살인 2018년부터 사춘기를 지나 코로나 팬데믹을 겪고 대학생의 시기로 접어들기까지의 2022년까지 고군분투했던 파리에서의 시간을 일기 형식으로 담고 있다.

낯설지만 따뜻한 도시, 아빠와 아들, 이혼 가정과 노년의 삶에 대한 고찰들이 곳곳에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참 숨쉬듯이 편안하게 글을 쓰는구나, 하는 감탄을 했던 것 같다. 일기 형식이라 더 그렇게 느껴진 부분도 있겠지만, 물 흐르듯, 과장되거나 꾸밈 없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문체에 내 마음도 평온하게 츠지 부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소설을 쓸 때는 쓰면서도 돌아보고, 아침에 쓴 글은 저녁에 다시 읽고, 어제 쓴 글은 오늘 다시 읽으며 작업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소설 작업은 에세이나 일기 형식의 글과는 다르게 그런 식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들을 키우는 일이 소설과 닮았다고 말하는 츠지.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어렴풋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았다. 자주 돌아보게 되는 것. 막연하고 희미한 끝을 알 것도 같으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육아는 그런 것이다. 싱글 파파로서 내가 느끼는 고난과 역경의 시간보다 곱절은 힘들었을 테지만 그의 글은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그저 행복해 보였으며 글속에 사랑이 흘러 넘친다.

육아가 즐겁기만 하랴. 자식의 사춘기를 겪어보지 않은 나는 아직 감히 상상도 하기 쉽지 않지만 낯선 이국의 땅에서 츠지와 그의 아들은 무덤덤하게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며 성실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곳곳에 나오는 구절, "가족이란 정말 좋은 것 같아"라는 말에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해보게 됐다. 세상엔 여러 모양의 다양한 가족들이 있지만 정말 "좋은" 가족이란 어떤 모습일까? 그 역시 다양한 대답이 존재할 수 있겠다. 츠지 히토나리와 그의 아들 주토는 앞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가족이 되어줄 것 같다.

알콩달콩 아옹다옹 그들 부자의 다음 이야기가 또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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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사람은 말이야. 괴롭거나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지글지글 볶아서 마구마구 먹는 게 좋아. 사람은 배부르면 졸리기 마련인데 말이야, 자고 일어나면 안 좋았던 마음이 싹 다 사라지거든.

🔖191. 아빠는 분명 기대를 안 했을 거야. 실망하지 않으려고. 그래도 기대를 하는 게 가은 것 같아. 비록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서로 기대하는 관계가 나는 멋지다고 생각해.

🔖206. 사람의 인생이란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인생을 잘 설계하거나 계획을 세워도 그대로 사는 사람은 없다. 예정대로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제아무리 철저히 준비를 한다 해도 결국은 닥치는 대로 살기 마련이다.

🔖213. 삶의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몸도 마음도 움직일 수 있는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틀린 것 같지 않다. 발을 내디딜지 말지 지금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무엇을 목표로 살려고 하는지, 여기 머무는 동안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츠지히토나리 #파리의하늘아래아들과함께3000일 #성안당
#아빠와아들 #에세이 #싱글파파 #냉정과열정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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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날처럼 여행하기 - 천천히 걷는 여행자를 위한 유럽 36개 도시 감성 에세이 여행의 발견 4
정윤숙 지음 / 도트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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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가보기도 쉽지 않은 유럽!!!! 기자 생활을 하다가 남편을 만나 해외에서 삶의 터전을 잡은 작가는 체코로 이두 후 10여년을 유럽에서 살았다고 한다.

유럽에서 산 작가의 시선은 내가 한국에서 살다가 유럽으로 관광을 떠날 때의 시선과 분명 다를 것이다. 처음에는 막연한 부러움으로 책을 읽어내려 가다가 문득 낯선 친근함이 들었다. 유럽에서의 글과 사진을 보며 낯익은 느낌이 들다니! 그건 작가의 '스며드는 여행'이라는 여행 스타일이 주는 느낌 같았다.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여행지를 정하고 나면 그곳의 골목이나 마켓, 구석구석의 빛이 담겨 있는 거리를 그곳에 머무는 사람처럼 둘러보는 게 인상적이었다.

해외로 여행을 가서도 리조트 안에만 머물고 호캉스를 누리는 스타일의 여행을 하는 사람도 많다. 개인적으로 그런 여행은 참 가성비 떨어진다고 생각해왔었다. 그 나라, 그 도시만이 주는 느낌이 있고 발길 닿는대로 걸으며 느끼며 그곳에 동화 되어보는 여행!! 살아보는 여행이 찐 여행 아닐까. 물론 여러 여건에 따라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멀고도 먼 유럽의 36개 도시를 내가 걷듯, 내 손으로 스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꼭 가보고 싶은 낯선 유럽의 도시들도 알아가며, 페이지를 꾹꾹 눌러 접기도 하며. 엄청나게 공을 들였을 이 책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 되도록 천천히 읽었다.

유럽의 마을들을 보고, 읽고 난 후 오히려 새로운 시선을 가진 것도 같다. 내 마음가짐과 내 시선에 따라, 어떻게 바라볼지 선택하기에 따라서 지금 내가 사는 이곳도 아름다운 여행지에서의 여행처럼 낯설게 또는 경이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날씨가 조금 풀리고 나면 내 멋진 동네 여기저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고 걸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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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걸어가는 내내 창밖을 꾸민 내추럴한 감각들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잠시 생각해 본다. 오랜 세월 몸에 밴, 정원을 가꾸고 대문 뱈을 장식하던 습관에서 나온 것일 게다. 내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도 함께 느꼈으면 싶은ㅇ계절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며 꾸몄을 것이다.

🔖69. 가끔 예상과 다를 때도 있지만 여행지에서는 실패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는 걸 알기에, 무엇이든 즐거운 우리에게 '계획 없이, 무작정' 하는 것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 코스다.

🔖142. 동네 산책에서 중요한 건,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보기'다. 호기심을 가지고 보다 보면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정윤숙 #보통의날처럼여행하기 #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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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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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작가의 역대급 소설!

● 소니 픽처스 영상화 확정
● 전 세계 37개국 판권 계약
●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책에 수식된 문장들만으로도 이미 기대 만발 !!!

영국 소설가인 질리언 매캘리스터는 나에겐 낯선 이름이었지만 이번 책 한 권으로 뇌리에 박힌 이름이 되었다. 지금까지 쓴 일곱 권의 소설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하고 국내에 출간된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이 책을 필두로 앞으로 국내에서도 질리언의 많은 책을 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

10월의 어느 날 열여덟 살이 된 아들 토드의 귀가를 기다리는 엄마 젠.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던 그 순간 아들이 낯선 남자를 칼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내 아들은 도대체 왜?? 그리고 피를 흘린 채 죽어가는 저 남자는 또 누구고???? 하나 뿐인 아들 토드가 경찰에 잡혀가고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혼란 속에서 밤이 지나가고.....다음 날 눈을 뜬 젠은 무언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을 느낀다. 게다가 아들이 집에 그대로 있다. 어떻게 된 거지? 어제다. 아들이 살인을 저지른 그 날의 아침으로 다시 돌아와있음을 깨달은 젠. 하루 전으로 다시 돌아왔다구!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했다. 게다가 평소처럼 학교에 가려는 토드의 가방을 몰래 뒤져본 젠은 사건에 쓰였던 칼이 그대로 들어 있는 걸 발견했다. 하루 전으로 돌아온 젠은 오늘 밤 다시 일어나게 될 그 사건을 막아야 한다는 열망에 휩싸인다. 칼을 숨겼고 아들은 무사히 귀가 했고, 오늘 일을 막았으니 이제 다시 원래의 일상대로 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잠에 들었지만... 이번에는 사건 이틀 전으로 되돌아왔다. 그 후 계속된 과거의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는 젠.

독자는 젠이 밝혀야 하고 알아내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 타임슬립은 언제 끝이 나는지 혼란 속에서 하나둘 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에 빠져든다. 타임슬립의 특성상 무한 반복되는 상황이 연출되기 쉬운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연출을 싹 제외시키고 새로운 사건과 인물의 등장으로 눈을 뗄 수 없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나는 예상조차 못하고 벙찐 채로 결말에 도달했다. 꺅. 에필로그 정말 어쩔 거야.

책을 읽었다기 보다는 16부작 시리즈 한 편을 뚝딱 시청한 기분. 영상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나는 또 그날까지 눈빠지게 기다려야겠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로 지금 출판사에서는 "놀라지 않았다면 100프로 환불"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환불하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 같지만! 일단 읽어 보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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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인생을 거꾸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음험한지. 당시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었으나 전혀 몰랐던 사건의 끔찍한 중요성을 깨닫는 일. 남편이 했던 거짓말을 알게 되는 일.

🔖299. '이건 다 토드를 위한 거야'라고 마음먹었다. 이건 모두 멋진 저 아이, 토드를 구하기 위해서다.

🔖378. 가끔은 어떤 일을 처음 겪을 때 감정이 그 일의 본질을 이해하는 걸 막기도 해요. 그렇지 않나요?

🔖389. 이 삶에서 자기 자신을 잃기란 얼마나 쉬운가. 말 그대로 다른 신분으로 위장해 알다가 점차 정말로그 사람이 되어버리는 일은 또 얼마나 쉬운가.

🔖494. 우리는 운 좋게 우리를 지나쳐 간 일보다는 운이 나쁘게 닥쳐온 일들만 생각한다.

#질리언매캘리스터 #잘못된장소잘못된시간 #시옷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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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 자이언트 스텝 2
김서해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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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상처를 안고 사는 해인. 해를 닮은 아이가 되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을 가지고 사는 해인은 이름의 뜻과는 다르게 계속 어둡고 우울하다. 자기 마음은 자기 것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마음의 바닥 끝까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영원. 밝게만 보였던 영원에게 이유 모를 부러움과 호기심에 쉽지 않지만 조금씩 마음을 꺼내 보이는 해인.

끝없는 질문 공세를 퍼붓는 영원의 마음에 해인이 움직이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사랑은 상대에 대한 관심, 귀기울임으로 시작되는 것이니까. 흔들리고 아픈 청춘들의 면면이 낱낱이 보여지는데 손에 잡힐 듯 선명한 밤 풍경과 어두운 바 안의 재즈 공연이 귀에 흐르는 듯 여러 감각으로 좋았던 소설이었다. 어두운데 희미한 빛이 있다. 희미해서 더 빛나 보인다.

영원과의 만남에서 그리움은 결국 호기심과 닮아 있음을 깨닫고 내 안의 나를 찾겠다는 결심을 하는 해인! 결국 사랑은 서로의 관심과 경청, 아끼는 마음으로 내 안의 나 자신과 만나게 해주는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 무얼 하는지 뭘 생각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은 내 깊은 마음과 내 생각을 진정으로 깨닫게 해주고 그로 인해 세상에 한 발 더 내딛을 수 있는 결정을 하게 해준다.

읽는 내내 해인에게 많이 답답했었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힘이 든 건지, 정말 우울하기로 작정을 하고 우울을 선택한 사람 같다고 느껴졌는데 영원과의 만남으로 스스로 얽어맨 굴레를 벗어나와 세상을 버텨보는 힘을 냈으면 좋겠다. 뭐라 정해진 결말은 아니었지만 해인은 이제 멈춰만 있지 않을 것 같다. 그것 역시 사랑의 힘일수도. 영원을 만나러 간 이후의 모습이 궁금하다. 둘은 어떻게 재회할까! 상상 속에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내 마음대로 그려 보는 중😊

내 목소리를 닮은 사람이라는 건, 사랑하는 상대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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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상한 사람이구나, 해맑고 순진한 애구나, 너무 쉽게 선을 넘어 다니는구나.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타인에게 아무렇지 않게 손 내미는 사람들은 조금만 말을 트면 자기 세계를 공유하려 덤벼들던데, 나는 함부로 영원의 세계를 안고 싶지 않았다. 부담스럽고 도무지 내키지 않았다.

🔖76. 영원한 건 가치가 없으니까요. 뭔가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걸 알면 누가 원하겠어요. 영원한 건 가치가 없지만, 영원을 갈망하는 마음이 가치를 만드는 거죠.

🔖149. 사람들은 일기에조차 거짓말을 쓰기 때문에, 차라리 이야기를 지어낼 때 더 진실해진다. 다 가짜라고 생각하면 밑바닥까지 솔직해질 수 있었다.

🔖177. 내가 만나고 싶은 건 김영원이라는 어떤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너를 만나러 온 게 아니라, 나를 만나러 여기까지 왔다. 시카고에서, 대도시의 한복판에서 나는 나의 영원과 재회를 앞두고 있었다.

🔖179. 그제야 그리움은 호기심과 닮아 있음을 깨달았다. 보고 싶다는 건, 뭘 하는지 보고 싶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고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알고 싶은 마음의 총칭이었다. 나는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내가 나의 못된 성격과 못난 특징을 차근차근 알아가고 이 세상을 어떤 식으로든 직접 겪고 싶어서 달리기를 멈추거나 미룰 수 없었다.

#김서해 #너는내목소리를닮았어
#자이언트스텝 #자이언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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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본능 어디에서 오는가
이수정 외 지음 / 학지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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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인간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나는 항상 궁금했다. 치를 떨게 하는 흉악 범죄들이 도통 줄어들기는커녕 더 악랄하고 과감해지는 듯한 요즘의 범죄 양상들. 자식 키우기 무서운 세상에서 악의 근원을 속시원하게 알려줄 것 같아서 기대감으로 책을 들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매니아라면 누구나 알 만한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박사님 외 다섯 명의 범죄전문가 총 6인이 모여 각자 3가지의 주제를 담당하여 총 여섯 챕터의 범죄들을 기록한다. 살인 , 마약, 아동학대 및 가정폭력과 존속폭행, 최근 많이 다루어진 가스라이팅과 사이비 종교,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해 상세히 파헤친다.

말만 들어도 알 만한 사건들도 언급되어 있고 내용 자체의 잔혹성이 있기 때문에 마음 붙잡고 읽어야 하기도 했다. 전문가 6명의 특색도 두드러지게 나타나 읽는 재미가 있다. 사건의 회고록을 읽는 듯한 글도 있고, 소설처럼 각색하여 이야기를 구성한 글, 전문적인 내용은 따로 배너를 만들어 알기 쉽게 전달하려는 글도 있었다.

책을 읽고 난 지금도 사실 악마는 타고난 건지, 만들어지는 건지 정확하게 주장할 순 없겠지만 불우한 환경이나 유년 시절의 비정상적인 공포나 학대의 경험은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불우했던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어린 시절의 환경은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주어진 대로 살 것이 아니라 항상 깨어 있는 상태로 주체적인 삶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비 종교 : 이성적 판단 능력이 없는 약자들뿐만 아니라 고학력자의 멀쩡한 사람들도 광신도 부류에 속할 수 있다. (최근 마이크 오머의 신작 [따르는 사람들]에서도 흥미롭게 읽은 사실) 실패 없이 안전과 성공만을 추구해 온 삶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완벽한 보호가 필요할 수 있다는 말에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의 의지와 스스로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건강한 정신과 대인 관계 능력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정신질환자 범죄 :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를 접할 때가 종종 있다. 공감 능력의 결여나 충동 조절 장애 문제로 공격성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공격성의 원인을 정신질환에서만 찾으면 안된다고 한다. 공감한다. 질환은 범행 이유 중 하나일 뿐 전체가 될 수 없고 그러므로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적인 감형에 있어 반드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외 반복적인 성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이 실형을 살고 나왔다고 해도 절대 그 죄가 씻겨나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생명권 보호를 위해서도 법적인 체제의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부족한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어둡고 무거운 내용임에도 유익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인간의 사악한 본능, 그것이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악한본능어디에서오는가 #범죄심리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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