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 개를 사랑한 조선 사람들
이종묵 엮음 / 돌베개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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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개를 통해 인간을 꾸짖다"


저자 이종묵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로, 옛 문헌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국문학적 지식과 역사적 시선을 바탕으로 개에 얽힌 기록을 엮어 사람보다 나은 동물의 본성과 그를 통해 비판받아야 할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는 고려와 조선 시대의 기록을 통해 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조명하며, 반려동물의 존재가 인간에게 준 의미를 고찰한 책입니다. 31편의 옛글과 해설을 통해 충성과 의리를 지닌 개들의 이야기가 소개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잘못된 행위를 비추는 교훈적인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개를 정과 사랑을 나누는 존재로 바라본 과거의 시선은 오늘날의 반려동물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듭니다.


가장 큰 매력은 조선 시대의 문헌 속에서 개와 관련된 기록들을 발굴해 현대적인 맥락에서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입니다. 고려사와 조선 시대 문헌 속의 이야기들은 동물에 대한 기록만이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눈먼 아이의 반려견’ 이야기는 지금의 안내견을 떠올리게 하며, 인간과 동물 간의 깊은 유대를 보여줍니다. 또한 주인을 구하거나 의리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개들의 이야기는 충성과 희생이라는 주제를 통해 반려동물이 단순한 동물 이상의 존재임을 깨닫게 합니다.


조선시대 기록에서 개는 주인의 충직한 반려가 아니라, 인간의 부끄러운 본성을 반추하게 하는 도구로 자주 활용됩니다. 개를 통해 교훈을 제시하거나, 사람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는 방식이 많다. 예를 들어, ‘어미의 원수를 갚은 개’나 ‘불심이 있어 사리를 남긴 개’와 같은 이야기는 인간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본성을 비판하며, 사람이 개보다 못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합니다.

조선 시대에 개는 주로 마당에서 길러지며 일부 상류층에서는 실내에서 키우거나 특별히 훈련된 개를 기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개는 인간과 정을 나누는 존재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사람보다 나은 개가 많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개는 인간의 친구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현대에도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위안을 얻지만, 이미 수백 년 전 조상들도 유사한 감정을 느꼈음을 알게 됩니다.


📌“개가 짖는 것은 개의 본성이다. 저놈이 제 본성을 따르는데 내가 죽인다면 동물의 본성을 완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개를 사랑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인간다운 처신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동물을 기리는 이야기를 넘어서, 우리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재고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주인을 따라 죽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주인을 끝까지 인도한 개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도 인간과 동물 간의 유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또한 박종경의 이야기에서 저자가 지적하듯, 동물의 본성을 이해하고,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을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반려의 의미를 보여준다.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시대를 초월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조명한다는 점입니다. 실내에서 개를 기르는 문화는 조선시대에도 존재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개들은 천한 존재로 취급받았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개는 가족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지만, 개를 향한 부정적인 표현과 욕설은 여전히 잔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를 대하는 태도가 동물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태도의 반영임을 보여줍니다. 조선시대 기록에 충구(忠狗), 의구(義狗)로 기록된 개들의 행적이 오늘날에도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인간이 잃어가는 덕목을 개가 상기시켜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책에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흥미로운 문화적 기록이 가득합니다. 눈먼 아이를 안내하는 개의 이야기는 오늘날 안내견을 떠올리게 하고, 열구와 의구의 충직함은 인간 세계에서도 귀감이 될 만합니다. 또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 기록된 개 키우는 방법은 독특하고 흥미로운 역사적 일화를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덧붙인 해설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하며, 각 기록이 당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인간과 동물이 관계를 맺었는지 보여주는 점은 역사와 문화적 시각을 넓히는 데 유용했습니다. 현대인은 반려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때로는 그들을 인간의 욕심에 맞추려 합니다. 책은 인간이 개를 어떻게 대했는지에 대한 역사를 보여주며,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을 요구합니다.

이렇듯 고려·조선 시대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반려’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개와 인간의 관계는 이미 깊은 신뢰와 사랑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인생을 꾸려가는 현대적 상황 속에서, 이 책은 반려동물이 애완의 대상만이 아니라 인간에게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존재임을 다시금 느끼게 합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책 속 충견의 이야기들에서 감동과 자부심을 느낄 것이고,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 "이 땅에 이렇게나 많은 모범적인 개가 있었고…개에 빗댈 만한,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이 책은 개를 통해 인간의 부족한 점을 꼬집으며, 때로는 개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합니다. 개의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본성이야말로, 복잡하고 이기적인 인간 세태에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개를 사랑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사람답지 못한 처신이 없는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해야 할 것이다.”

개와 관련된 옛 기록을 읽으며, 인간이 무엇을 배워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과거에서 현재를 잇는 교훈적 메시지가 담긴 이 책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데 귀중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개라는 존재를 통해 따뜻한 성찰과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이 책은, 반려동물과 인간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뿐 아니라, 더 나은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는 단순하게 동물이라는 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덕목을 가르치는 또 다른 스승임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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