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싸움을 그치고, 눈사람을 만드는 이야기 - Side A.
문여정 지음 / 하하밤(hahabalm)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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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여정 작가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변호사였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로서의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 속에서도 글을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 2020년, 작가의 길을 선택하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직업적 성공과 개인적 행복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눈싸움을 그치고, 눈사람을 만드는 이야기"는 자기 발견과 꿈을 향한 긴 여정을 담은 섬세하고도 진솔한 에세이입니다. 변호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내려놓고 작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선택한 작가의 삶은, 주어진 경로와 동경하던 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던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습니다.

📌"동경하는 길에 대한 마음은 결코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었다"

작가는 대학 시절부터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사법연수원과 로펌을 거쳐 변호사라는 목표를 성취했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서도 "이 길은 행복하지 않겠구나"라는 직감과 맞섰습니다. 이러한 고백은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갈등을 대변하며, 좋아하는 일을 향한 그녀의 간절함과 집념을 보여주는 동시에 독자에게도 스스로의 길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큰 울림은 저자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오랜 시간 머뭇거리며 고뇌했던 모습입니다. 법대 입학부터 사법시험 준비, 연수원 생활을 지나 변호사라는 직업을 얻기까지, 저자의 여정은 일반적으로 성공의 궤도로 여겨집니다. 변호사로서의 삶은 끊임없이 경쟁하고 자기 확신을 시험받는 '눈싸움'이었습니다. 반면, 작가로서의 길은 불확실하고 도전적이었지만, ‘좋아하는 글’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는 과정, 즉 ‘눈사람 만들기’로 나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일상 속 갈등과 도전을 “눈싸움”으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행위를 “눈사람을 만드는 것”으로 비유합니다. 눈싸움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될 수 있지만, 결국 “눈덩이를 굴려 커다란 눈사람을 만드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작업임을 작가는 설득력 있게 이야기합니다.


📌"동경하는 길을 바라보는 마음과, 주어진 길을 좋아하려 애쓰는 마음 사이에서 좌우로 흔들리는 날들"

📌“저는 책을 읽고 글 쓰는 게 좋아요.”라는 한마디에서 시작된 꿈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법률가라는 길에 닿았지만, 그 속에서도 저자의 “동경하는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이 모순적인 상황을 가감 없이 풀어내며, 독자에게도 자신이 추구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독려합니다.


📌“아무것도 보장되어 있지 않은 미래에 수고를 들이는 일. 이것은 내게 익숙한 상황이었다.”

특히 “사람들이 ‘변호사님’이라고 부를 때 가장 무서웠다”(p.101)는 고백은, 직업적인 성공이 곧 행복이나 자아 실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는 직업적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많은 현대인의 딜레마를 담고 있습니다. “변호사님”이라는 호칭에 자신이 진짜 변호사인지 스스로 의심하던 순간들, 그리고 글쓰기를 시작한 뒤에도 평가에 일희일비하며 느낀 불확실성은 우리의 삶에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면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메시지는, 작가가 삶의 경로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따라, 현실적인 안정감을 뒤로 하고 새로운 여정을 선택했습니다. 그녀는 사회적 성공이라는 외적 기준 대신, 내적 만족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삶을 재설계했습니다. 이 선택은 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그것이 삶의 방향키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작가는 책과 영화, 드라마에서 위로와 영감을 받으며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재발견했습니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빨강머리 앤', '해리 포터',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작품들이 등장하며, 그녀의 여정에 영향을 미친 이야기가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좋아하는 콘텐츠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준다. “눈덩이를 굴리는 소리”는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의 사운드로 변화했습니다.

📌“부디 당신은 이렇게 긴 시간을 돌아가지 않기를 바라며”

책 속의 문장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며, 특히 자신이 정말 원하는 삶에 대해 고민할 용기를 줍니다.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뒤로하고 작가라는 새로운 길을 택한 저자의 용기는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임을 알기에 더욱 빛났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과정이 혼란스럽고 불안했음을 솔직히 담아낸 이 책은 더욱 진정성 있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저자는 끝으로 독자들에게도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눈싸움을 멈추고, 눈덩이를 굴려 당신만의 눈사람을 만드세요.” 이는 삶에서 해야 할 중요한 결정들 앞에 선 모두에게 따뜻하고도 단단한 조언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덮으며, 저 역시 내 안의 눈덩이를 굴려, 언젠가 나만의 눈사람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향한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꿈도 그렇게 계속 굴러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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