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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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제목이 생경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와 읽게된 책이다. 책은 세대간을 지나오면서의 결혼이라는 가치관을 말하고 있지만, 나 스스로도 나의 10대와 20대와 30대의 시간을 지나면서 결혼과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음을 이 책을 통해 떠올렸다. 


책의 시작은 하욱과 영임, 그리고 정우와 태윤, 은희의 관계, 그리고 한나로 이어지며, 우리 시대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말한다.

"사정이 어찌됐든 그녀에겐 아이가 필요했다. 결혼은 종족번식과 재산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니까. 그녀는 고통을 감내하며 남편을 받아들였다." p. 24

하욱과 영임의 시대는 사랑이 없이도 결혼을 해야했고, 그래서 자식은 당연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영임은 갖지 못하는 자식에 대한 목마름으로 어찌하지 못했기에 남편 형의 아이를 입양했다. 그 아이가 목숨보다 소중했으나, 자신의 임신을 통해 그 아이는 버려졌다. 오로지 내 핏줄. 내 새끼.


"그녀는 화목한 가정을 원했다. 남편과 아내, 아이들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가정 말이다." p. 206

 그리고 정우. 그저그런 집안에서 똑똑함으로 서울 최고대학에 최고성적으로 입학해, 소위 강남, 압구정 키즈들과 관계를 가졌으나, 그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과 웬지 닮은 태윤이라는 여성을 사랑하나, 그녀는 그를 떠나고, 그에게 안정감을 주는 은희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은희의 안정된 사랑에도 돌아온 태윤을 어쩌지 못하는 정우. 


"결혼 제도는 분명 기형적인 모습으로 진화했다. ..중략.. 결혼이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방패막이라는 구태의연한 논리만으로는 부족하다. 혼란스러웠다." p.143

그리고 한나. 사랑하는 이와 안정된 사랑을 통해 결혼을 꿈꾸나 그 자신의 엄마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남자친구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소신을 선택해 회사를 그만두었으나, 결국 돈이라는 말그대로 현실을 깨닫고, 약간의 돈을 가지고 세계를 여행하며,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인물.


간단히 소개했으나,  책속의 인물들의 사랑을 읽으며,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말이 불과 십수년전에 유행했던 말이라는 것이 무색해질 만큼 우리의 생각이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세대나 개인의 생각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는 어쩌지 못하는 것이 책에도 그려지지만, 결국 나 개인이생각이 더 중요해지는 요즘 결혼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변해가는 가치관에 가족이라는 형태도, 그 구성원의 모습도 변해가고있다. 나와 다르니 이상하고 틀린것이 아니라, 다름을 다름 그 자체 받아들여줘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것 아닐까.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사랑이나 결혼을 전통, 기준, 이런 것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가족이라는 관계 또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그것이 사회 통념으로,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강제로 만들어졌을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것 또한 자신이고, 약자인 아이들이 될 것이다. 

 사람의 관계는 그 관계속에서 상대 구성원에서 상처가 되지 않아야하며, 각자 스스로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가족의 또다른 형태가 되는거 아닐까. 재미있고, 가볍게 읽히는 스토리이지만, 변해가는 시대를 나는 어찌보고 있는가! 다시 생각한다.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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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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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말그대로 마블에서 출시된 만화를 기반으로 영화, 그래픽 노블까지 마블 속 히어로들에 대해서 인문, 철학,신화를 토대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마블이나 DC를 만화나 그래픽 노블로는 접해본적 없는 일인이라 영화만을 기억했는데, 이 책을 통해 만화나 그래픽노블의 세계관이 생각보다 광대하다는 점에 놀랐다.


책은 DC와 마블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말한다. 책 제목으로 알수 있듯 주축은 마블의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 히어로의 시작은 1,2차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을 통해 패배감에 지쳐있던 시민들에게 모든 것을 이룰수 있는 초자연적인 존재로써의 영웅을 안겨줌으로써,현실의 삶을 조금이나마 떨쳐버릴수있는 시원함을 줄 수 있는 인물과 스토리가 시작이였다. 그 시작은 슈퍼맨이였고, 이후로 등장하던 히어로들도 대체로 그러했다. 그러다 <왓치맨>, <베트맨, 다크나이트리턴즈>를 통해 히어로물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히어로가 항상 정의로울수는 없다는 것, 평범한 인간이 더 정의로울수 있다는 것 등 영웅이라는 존재들을 통해 철학적 논의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내가 마블시리즈를 보면서 느꼈던 점이 저것이였다. 영웅은 언제나 옳은 존재로 그려져야 하는데, 그들이 우리와 같이 혼란스럽다는것. 그래서 마블의 영웅들을 보고 있자면 그리스로마신화 속의 신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그저 힘을가진 존재로써 인간과 같은 욕망을 가진 존재들로 보여졌다면, 마블속 히어로들도 같은 존재이면서 보다 현대에 가까운 혼란속에 있는 인물들이였달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불편하기도했다. 뭐 영웅이 저래. 이러면서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히어로또한 인간을 대변하고 있고, 저런 갈등없이 항상 매번 옳은 정의란 불가능한 것임을 작가가 다양한 상황을 통해서 우리에게 던지고자한 질문이 무엇이 였는가를 조금은 알게되었다. (아.. 이젠 만화도 영화도 생각해야 해요. ㅎㅎㅎ)


책의 중간은 각 캐릭터들에 대한 설명이다. 그 캐릭터의 탄생과 만화와 영화의 차이, 그리고 신화론적 관점에서 어떤 인물과 유사한지 등등. 개인적으로는 비전 편의 신화적 측면이 신선했다. 비전을 만든 울트론은 아이언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부분을 신화론적 관점에서 프로메테우스와 가이아의 뼈를 통한 인간의 탄생과 엮는다는 것이 놀라웠달까. 피조물이 피조물을 만들어내는 것. 그렇다면 우리가 만드는 AI의 모습 또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수도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언맨이 만들어낸 울트론이 원하는 창조주가 원하는 대상이 아이였든, 비전도 그러했으니까.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이 나오는 <시빌워>편. 영화도 간단하진 않았으나, 만화는 보다 복잡했다. 공리주의와 원칙주의의 대립.  만화 속의 아이언맨의 욕망을 차치하고도 사실 두 사상의 대립은 참. 평행선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을 수 없는 상태. 그것을 마블은 히어로의 대립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고 있다. "초인 등록법"을 통해 추구하고있는 정의의 구현과 방식의 문제 VS 시민의 여론과 안보의 대립이다. 히어로의 실존 정당성에 대한 자유의지와 그 의지에 대한 감시와 컨트롤 어떤것이 더 나은것인가?에 대한 질문인데, 이런 대립속에서 시민들은 영웅에 대한 이미지가 퇴색하고 그들에 대한 실망감이 드러난다.

 사실 저자도 말했지만 "초인 등록법"의 논제 자체가 영웅을 더이상 영웅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신'이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이 논쟁은 우리가 진짜 '신'이라는 존재가 나타난들, 이러한 논쟁에서 그 존재 또한 피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히어로들은 근본적으로 공리주의적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은 단 하나의 무고한 이도 다쳐서는 안된다는 정언명령을 실행한다. 그들은 무엇보다 개개인의 가치에 역점을 둔다. 슈퍼 히어로들이 결코 공리주의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더 있다. 이 또한 칸트의 사상을 따른다. 히어로 활동의 가치는 그들의 선한 동기에서 온다. 그들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저히 자발적인 도익, 즉 올바른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무감으로 선을 행한다." p. 248


 결국 우리가 행하는 정의란 것은  히어로의 정의에 대한 생각을 신뢰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달려있다. 정의란 보편적 자연법칙이라고 칸트는 말하지만, 인간 각자에게 정의가 보편적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결국 히어로의 정의란 그들 스스로의 희생을 통해서만 증명될텐데. 타노스의 정의는 자신을 제외한 50%의 생명을 먼지로 만드는 것이였지만, 아이언맨의 정의는 자신을 희생하여 사라진 50%를 되돌림으로써 증명했듯 말이다. 


"그들의 초인적인 힘은 어디까지나 생명에 대한 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참된 정의와 만난다. 공동의 선을 향해 가는 임무는 비단 초인들에게만 부여된 특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임무이기도 하다." p.270

선택적 정의가 아닌 보편적 정의를 추구하는 과정을 찾아가는 히어로를 통해 소크라테스의 '행복',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적 지혜' , 칸트의 '정언명령'p.277 을 통해 공공선에 대한 가치를 마블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마블의 만화는 그래픽노블이라 하는가보다. 

별 생각없이 봤던 영화가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마블의 메시지가 어디까지 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추천!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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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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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사실 체르노빌원전 사고를 크게 받아들여본적이없다. 어렸을때, 눈이 펑펑오던 어느 겨울,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눈을 맞으면 동네골목에서 놀고있을때, 동네 친구중 한명이 우산을 쓰고 달려나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거 체르노빌폭파 먼지쌓인 눈이래. 니네 얼른 집에가!" 무슨소리지?했는데, 이상하게 뭔지도 모르면서 이 한마디와 그 친구의 우산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문제, 미드 체르노빌을 통해 원전이 주는 위험성을 조금 알았달까. 사실 원전 그 자체보다 사고수습에 대한 40년전 러시아나 현재의 일본이 너무나 똑닮아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원전의 위험성보다 더 두렵게 다가왔다.


이 책은 2차세계대전이후 냉전관계속에서의 당시 러시아의 상황, 체르노빌원전을 짓게 된 경위, 그 속에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의 체르노빌을 설명한다. 꽤 두꺼운 책이고, 당시 소련을 둘러싸고있는 공산주의 국가간의 이해관계, 공산주의VS자본주의 대립으로인해 소련이  행했던 여러 프로파간다 등등을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읽고있다보면 인간 참 한심한 존재구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아마 국가간 경쟁 관계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그냥 그 자체가 문제였다.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가동을 시작했고, 이런말을 해도 될진 모르겠으나 언제간 나도 날 사고였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더 무서웠던 것은 사고가 있기 몇년전에 레닌그라드원전에서 유사한 사고가 있어 문제가 있었음에도, 심지어 그 사고가 있을 당시의 담당자였음에도 체르노빌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것이다. 그래서 소련은 물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비롯 유럽 전반을 위험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바람의 방향이 반대였으면 그 피해에 우리나라도 직격타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하니 끔찍했다.)


부품부족, 전문성부족, 목표량 달성에 맞춰진 목표로 인한 기한 부족, 안전성 불감, 부품 불량, 관료주의 등등등 체르노빌은 지어질 당시부터 총체적 난국이였고, 그런 체르노빌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였다. 당시 전문가들 및 관료들. 그리고 다른 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체제. 잘못 진행된 터빈시험으로 4호기 원전은 폭팔을 했지만, 그 폭팔이후의 처리도 원전 시작 때만큼이나 개X이였다.(정말 책을 읽으면서 욕을 안할수가 없다.) 원전 폭팔 이후의 사람들의 모습을 책은 이렇게 썼다. 

"모두가 마음속으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믿기를 거부했다. ... 중략... '스트레스가 너무나 컸고 원자로는 폭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리의 믿음도 매우컸다.'라고 세르게이 파라신은 몇 달 후 당시 상황을 요약하며 말했다. '이는 집단 환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분명히 보았지만, 본 것을 믿지 않았다." p.165

당시 사고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이리 생각했고, 그러기에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보고가 있은 후에 관료과 당시 소련의 당 서기장인 고르바초프는 우방 및 서방 모두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급급했다. 오로지 정치적인 이유로 말이다. 그래서 체르노빌의 주민 소개도 늦었고, 주민소개를 위해 파견된 이들에 대한 안전성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으며, 외부적 과시를 위해 건재하다는것을 보여주기 위해 근처 키에프에서 페스티발을 열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대동하고서 말이다. 방사능 분진이 날리고 있었는데. 


아무 위험성도 듣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헬리곱터 조종사, 의료진, 의대생, 광부, 잠수부 등등 그들은 그대로 방사능에 노출되어야했다. 그래놓고 최고 당서기라는 인물은 사고후 3년이 지나서야 체르노빌을 방문했다니 와.. 분노가... 체르노빌 사고에 대해 조사하여 제대로 발표한 레가소프는 소련으로 돌아와 모든 분야에서 배척당하고 결국 자살했다. 이밖에도 체르노빌 원전에 대해 밝히고자했던 인물들은 KGB에 의해 잡혀가고, 구금당해야 했다. 오로지 하지 말아야할 말을 하고 알지 말아야할 것을 파고들었다는 이유로 말이다.


결국 이 사고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피해보상, 탈 원전 운동이 일어났고, 그 결과로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 연방국중 2위) 그러나 체르노빌 피해보상과 원유가격 하락등으로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고, 체르노빌의 나머지 3기의 중지를 약속했지만, 당장 전기가 문제가 되어, 서방과의 끊임없는 협상으로 2000년이 되어서야 체르노빌 원전 전체가 중지될 수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았겠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일이였을테니... 우리나라도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에는 다수의 국민이 동의하나 탈원전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지 않나 싶었다. 책을 통해 알았지만 당시 체르노빌 원전에서 가동중이던 전체가 다 폭팔했다면, 지구의 생명체 자체가 사라졌을 것이라니... 읔.....


국가적 재난상황이 발생한 원인과 그 이후의 수습과정을 우리가 왜 눈 부릅뜨고 봐야하는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한다. 지금 우리의 편안함은 곧 우리 목숨이 담보인건 아닐까?!


체르노빌에 대해 다른 작가가 쓴 책에서 읽은 말이 이 책을 읽은 후에도  귓가를 맴돈다.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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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처음 만나는 동양 철학사 - 동양철학자 15인과 함께하는 동양철학 안내서
신성권 지음 / 피플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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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사도 잘 모르지만, 서양철학사는 이책 저책에서 많이 언급되다보니 조금씩은 알고 있는데, "동양 철학사"라는 것은 정말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읽었는데, 아~이분도 철학자중 한명이구나.. 싶은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 생각해보면 그 시대의 사상으로써 그 때의 그 생각이 지금까지 전해진다면 사실 철학자가 맞지... 단순히 시대의 유명 인물로만 알고있었는데, 그의 사상이 현대에까지 이르고, 그 사상으로 인해 또 다른 학문에 영향을 줬다면 그렇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우리가 잘 아는 공자,맹자, 순자, 장자, 노자 등 중국 철학자로 시작하여 원효대사, 이황, 정약용, 최제우 등 우리나라의 철학자로 마무리한다. 읽고 있다보면 동양이건 서양이건 비슷한 생각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공자나 맹자와 같은 인물이 플라톤과 비슷하다면, 순자나 정약용, 최한기라는 분은 아리스토텔레스와 비슷했다. 이분들이 같은 시대를 살아 만났다면 재밌었을듯. 


중국의 철학사 중에서는 많이 들어봤던 공자나 맹자의 철학보다는 순자의 사상이 흥미로웠다. 순자는 맹자와 달리 성악설을 주장했는데, "사람의 악한 본성을 억제하기 위해 외부에서 가해지는 후천적이고 인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즉, 인간은 날 때부터 이익을 구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질투하고 미워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p. 37 사실 태어나 자라는 동안 인간은 본능대로 행동한다.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배우는 것인데, 순자의 "악"이라는 개념은 내가 생각했던 그 "악"이 아니라 사람 본성의 생리적 욕구를 말하는 것이였다. 그렇다면 순자의 성악설은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본성에 따라 행동하지만 사람속에서 교육을 통해 그런 본성이나 본능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는가.. 싶었기에 말이다. 또한 순자는 "하늘"을 건드릴수 없는 절대자(?) 같은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현상으로 보았다는 점이 아리스토텔레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고, 저자도 그렇게 비유된다고 말한다. 

가뭄, 역병, 홍수등은 자연 현상일 뿐이고, 그 법칙을 알아내어 우리는 우리 삶에 이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가뭄을 대비하여 저수시설을 만들고, 홍수에 대비하여 수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동양철학하면 인의예지.. 뭐 이런 내용이 주류일것 같은 나의 편견 속에서 순자는 신선한 인물이였다.


같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정약용. 성리학이 주류였고, 성리학의 이념이 팽배하던 시기 실학을 체계화한 인물이면서 애민정신을 말한 분. "백성이 목민관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 있는것이다" p.159  또한 유사한 생각을 가진 인물인 것 같다. 기술을 천한것으로 여기던 시기 거중기를 만들어 수원화성을 짓기도 하셨으니 말이다.

 애민정신 관련해서는 물론 만민 평등, 신분제 철폐 등을 주장하진 않았지만, 지배계급으로써 민본주의 사상을 가졌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 또한 진보적 성향은 강했으나, 유교적 정서를 기반으로했기에 시대의 한계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정약용 선생님은 서학에 관심은 있었으나, 믿었던것은 아니라는 말이 웬지 신뢰가 가기도 했다. 


그리고 동양철학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지 않을까?! 하는 분. 성은 고타마. 이름은 싯다르타. 석가모니도 있다. 석가모니가 어떻게 괴로움을 탐구하고 해탈하여 열반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가 말하는 불교의 근본 교리는 무엇인지를 저자는 설명하고 있지만 불교철학은 거의 처음이다보니 그 의미를 저자가 쉽게 설명하고 있음에도 어려웠다. 뭔가...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해야하나..ㅠㅠ 밝음이 없는 상태로 행하여 업이 지어지는 것이니, 모든 고통은 무명에서 시작하여 윤회로 이어진다. 이런 속박과 구속을 벗어나는 것이 해탈이고, 그것이 곧 자유의 경지다라고 말을 하는데, 뭔지 알듯말듯하다고 해야하나... 불교철학에 이 책을 통해 한 발자국 들였으니, 다른 책들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밖에도 책은 동양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사상들을 설명하고 있고, 각 철학자들의 일생, 사상에 대한 설명, 시대적 한계등등 그리고 마지막은 명언까지. 개인적으로 동양철학사의 입문서로 괜찮은 책이라 생각한다. "청소년이 처음만나는"이라고 부제가 달려있지만, 동양철학사가 궁금한 남녀노소에게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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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환단고기 1 - 역사의 은자들
신광철 지음 / 느티나무가있는풍경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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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 무슨 책이지? 환단고기는 인류 문명의 시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라고 한다. 진서, 위서의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궁금했다. 왜냐면 고조선에 대한 사료나 언급을 단군할아버지, 홍익인간 외에는 들어본적이 없는데, 그 이전부터 고조선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라니 오호라~싶었다. 일전에 러시아학자가 쓴 "고조선 연구"라는 책을 본적이 있는데, 말그대로 고조선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대부분이라 이해하기 힘들었기에 환단고기를 그것도 소설로 쉽게 풀었다니 관심이 갔다.


책의 시작은 계연수라는 인물이 홍범도를 만나, 우리나라의 시초로 보는 역사이야기로 시작한다. 우리의 시작은 환국에서 시작해 환국에서 나온 사람들이 동쪽으로 시작해 단국을 세웠고, 이 단국은 배달국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우리가 배달의 민족이라는 의미가 여기서 시작되었다.) 이 후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고조선)으로 그 명맥이 이어진다.  환단한으로 이어지는 우리 역사의 시작은 2096년동안 명맥이 유지되었고, 이후 전삼환, 중삼환, 후삼환을 거쳐 북부여에서 고구려로 이어진다.  책은 1800년대 후반의 인물 계연수(실제로 환단고기를 편집한 사람으로 알려져있음), 홍범도, 이기, 나철등의 실존 인물들이 우리 고대 역사에 대해 탐구하고 연구하는 것을 통해 환단고기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는 진짜 객관적인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역사는 강자에 의해 쓰여진 기록물을 통해 아는 것인데, 통일신라부터 우리는 사실상 중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역사는 객관적인가?! 라는 질문에 사실상 아니다라는 답을 책은 전한다. 강자에 의한 기록이기에 우리의 역사는 묻혀야했고, 심지어는 조선시대에는 유교가 근본이고 중화사상이 '매우' 우세했기에 우리의 근본에 대한 연구 그 자체가 금기시 되었다는 것이다. 금서라는 명목하에 태우고 불살라졌으며, 가지고 있는 것 조차 대역죄인으로 취급을 받던 시기였다. 그래서 그 명맥이 겨우 몇몇 은자들을 통해 굉장히 은밀하게 전해졌고, 그 중 한권이 이암선생님이 쓰셨다는 "태백일사", 오환건국최고(환국이 세운나라가 가장 오래되었다는 선언)이 기록된 "삼성기-상하", 단학도인을 통해 전해받은 "천부경"등이 본편에 등장한다. 환단고기 책은 이밖에도 다른 여러 역사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인터넷) 하나, 보편에서는 이 책들과 각 책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게 내용들을 읽고 있다보면 우리에게 "역사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질문에 대해 책 안의 인물인 단학도인의 명쾌한 답이 있다.


"역사는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은 기본이고, 핵심은 역사에서 긍정을 배우라는 것일세"

...중략..

"단학도인의 말이 옳았다. 역사적 사실을 알아서 현재를 알고 미래로 가는 바른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면 역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배울 것이 있는 역사만이 역사'라는 말이 마음을 흔들었다. " p. 308


그렇다면 환단한으로 시작된 우리의 고대사에서는 어떤 긍정을 배워야 하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홍익인간이라고 보네. 나와 너가 분리되지 않은 인류 공동체로서의 선언이라고 보네. 국경 없는 인류애의 출발이고, 경계 없는 인간애의 선언이 바로 우리 고대 선조들이 세운 나라가 가졌던 숭고한 건국 이념일세" p.103


이것이였다. 다른 어느 것에서 오염되지 않은 우리의 고대사 또는 아시아의 고대사(환국의 시작)의 근본 이념이 중요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정통이냐 아니냐를 나는 개인적으로 논하고 싶지 않다. 잘 알지도 못하고, 국경이나 나라의 구역등이 지금과 완연하게 다른 나라를 두고 우리가 정통이네 아니네를 논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긴하지만(물론 중요할수도 있지만..), 저 근본 이념만큼은 국경을 넘어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 그리스로마를 보면 나라세우면서 바로 노예 어쩌구하면서 계급사회를 만들었는데, 우리의 고대사에는 인간을 인간 그자체로 보았다는 그 사실이 굉장히 뿌듯했달까. 누군가를 아래로 보면서 내가 가진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가 분리되지 않은 공동체의 선언이라니. 되려 지금의 우리가 사상적으로 더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학벌, 재산, 권력등으로 암묵적인 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새겨야 할 선조들의 가르침이 아닌가!


총 5편으로 예정되어있고, 현재는 2편까지 출간되어 있다. 1권을 읽어보니, 그 다음권이 기대되기도하고, 우리의 고대사에 어떤 근원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고조선에 대한 연구가 많이 미흡한 지금, 남북한이 함께 그 연구만이라도  제대로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연구 끝에 단국도 환국도 나오지 않을까? 이미 수천년이 지난 지금 누가 정통인지를 내세우기보다, 그때의 정신속에서 "긍정"의 것을 배워 우리 후대에게는 더 나은것을 남겨줘야 하지 않을까?! Good!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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