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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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단편모음 집.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이 장편소설을 좀 더 선호한다. 내가 읽었던 단편소설집은 “채식주의자” 이후 두번재 인데, 단편들의 내용이 내게는 좀 어려웠다.(채식주의자를 이해하지 못한 일인..)

나는 이 책중 “흰 꽃”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4.3사건을 말하는 부분에서 “생빈눌”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죽고나서 매장의 좋은 택일을 받지 못한 이를 택일이 될때까지 매장하지 못하고, 땅 위에 두는 것을 말한다. 죽고서도 묻히지 못하는 기간은 어쩌면 살아있는 이의 욕심인 걸까. 왜 이 단어가 이 소설에서는 제주 4.3과 엮인 것일까. 한강작가님은 제주 4.3을 사삼이라는 단어로 말한다. 마치 책을 꼼꼼히 읽지 않는다면 그저 아들을 묻지 못한 어머니의 어떤 일이 되어버린 것 같이. 나에게 사삼이라는 단어가 왜 이리 생경했을까.
“생빈눌” 아들을 묻지 못한 어머니의 한. 아들의 죽음의 냄새를 맡고도 아들을 애도하지 못한 그 어머니의 감정을 어찌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다른 단편인 “어느날 그는“는 이 단편들 중 가장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고 해야하나.. 감정의 고조의 차이가 너무 커 힘들어다고 해야하나...  이 책의 단편들 중 감정의 흐름 폭이 가장 컸던 작품인거 같다. 다른 작품들은 어느 정도의 절제된 감정안에서 슬픔, 고통, 안도, 위로 등이 느껴졌다면, ”어느날 그는“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흐름에 너무나도 솔직한 여자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너무나 심취해버린 남자가 그 끝을 향했을 때, 그리고 그 끝의 이휴까지를 한번에 후루루루룩 지나갔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이 한강작가님 소설 중 가장 낯선 느낌이였다.

표제작인 “내여자의 열매”와 “아기 부처”는 다소 수동적이였던 아내들이 자신을 자각하면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선반 위의 장식물 같은 느낌과 같은 주인공이 어느날 식물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야 남편은 강렬하게 아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아내에게 최선을 다한다. 식물이란 가장 정적인 생물임에도 인간이였던 아내가 마치 장식품 같고, 가장 강렬한 사랑을 가장 정적인 생물이 되어버린 아내에게 쏟는 남편의 모습은 너무나 생경하다. 아내는 가장 능동적인 사랑을 하게된 것일까? 아니면 정 반대의 모습으로 드디어 자신을 찾게된 것일까. 정말 묘하다.
“아기부처”는 타인이 보기에 완벽한 남편의 내밀함을 알고 있는 여자는 그 내밀함으로 남편과 결혼했지만, 그 것으로 더 싫어졌다. 그렇기에 그녀는 타인의 매끈한 몸에 대한 갈망을 통해 그녀의 변한 감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진짜 사랑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결혼한 여성에게 남편의 화상 자국은 자신 안에 아로새겨진 상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남편과 헤어지고서야 아기부처의 꿈을 꾸지 않는 여자. 왜 아기부처 였을까. 가장 순수한 모습의 꿈이 그녀에겐 왜 악몽같았던 것일까. 늦은 후회여서였을까. 아니면 빠른 후회여서 였을까.

진짜 이 책의 단편들은 묘하다. 딱 나에겐 그랬다. 생각할수록 오묘했고, 생각할 수록 뭐지..? 싶은 의문을 낳았다. 뭐랄까 누군가의 감정을 읽고 있음에도 어떤 빈 공간이 느껴졌달까.. 그러면서도 어떤 문장은 뼈때리는 듯 훅을 날리는 느낌이였고, 또 다른 글은 아픈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어쩌겠니 라는 체념을 말하는듯 하면서도, 또다시 그렇기에 뚫고 나아가야 함을 나지막히 말하고 있는 듯도 했다.

흥미로운 책.
각 단편이 결고 가볍지 않은 책.

‘선생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네 마음속에 살아있잖니“라고 대답했다. 그말은 옳지 않았다. 그의 마음에 있는 윤이의 얼굴은 만져볼 수 없었고 결코 살아있지도 않았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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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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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와 같은 책을 좋아한다. 내가 읽어보지 못했던 책을 읽는 기분이기도 하고,  읽었던 책에 대해 다른 이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다만, 이 책에서 내가 읽은 책이 3권밖에 안된다는..=_=;;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은 대부분이 고전이고, 왜 이 책들을 선택했을까를 고민해보면,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였다. 흥미롭지 않은가? 오래전에 때로는 수천년전에 쓰인 책들이 지금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정치에 대해 우리의 이상을 또는 반대로 부조리함을 꼬집고 있는  <죄와벌>, <전환시대의 논리>,<대위의 딸>,  현실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청춘들의 혁명을 말하는 <공산주의자선언>,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여실없이 보여주는 <인구론>,  우리가 왜곡하거나, 잘못알고 있는 정치 이념에 대해 다시 꼬집는 <사기>, <자유론>
황색 저널리즘 즉 가짜뉴스를 계속 재생산 하는 언론이 어떻게 한 인간을 망가뜨리는지를 그리는  <카탈리나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자본주의의 이면과 그자체를 이용하는 인간의 탐욕을 말하는 <진보와 빈곤> <유한계급론>.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는 지금 우리 뉴스에 등장하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이 책 자체가 작가가 오래전에 쓴 책이고, 현재 개정증보판으로 <자유론>이 추가한 것이라 했는데, 여전히 지금에도 이 책들이 우리에게 의미를 갖는것이 좀 씁쓸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전들이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 속에서 나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 보라는 의미가 아닐까. 작가 유시민은 그래서 이 책들을 우리 앞에 지그시 내어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흥미로웠던 책은 나 개인적으로 잘못알고 있었던 <인구론>.  그저 인구증가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던 이 책은 자선은 사회악이라 말하고, 불평등은 당연한 것이라 말하는 당시 천재의 비틀린 편견의 산물이라는 사실이다. 이 파트에서 최근 읽었던 룰루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조던이라는 인물이 떠올랐다.
 베블런의 <유한 계급론>은  유한 계급 즉 자본주의자들에 대해 꽤나 냉정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누구나 되고 싶은 “부자”에 대한 어쩌면 우리 속에 감춰둔 어두운 욕망의 이념을 보는듯해 뜨끔하기도 했다. 

꽤나 무거운 주제의 책을 소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잘 표현되어 있어 “지식소매상”으로써의 작가의 면모가 잘 드러난 책이다.ㅋ  (저자의 다른 책들은 좀 어려웠던 기억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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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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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를 알게한 최초의 책. 근데 이제서야 읽었다. 지인이 꽤나 멋진 SF가있다며 알려준 책인데, 표지는 왜 잔잔한 단편소설집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며 신기해했었는데, 책을 읽고보니 다시 보이는 표지. 그냥 그랬다고,


책의 첫 소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굉장히 센세이셔널하달까. 순례자 마을에 사는 데이지는 궁금했다. 순례자들이 왜 돌아오지 않으며, 그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에 왜 사람들은 궁금해하지 않을까. 우리에겐 어떤 역사가 있을까. 이 마을을 설계한 릴리 다우나는 자신이 가진 유전병을 극복하기 위해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인간배아의 디자인을 연구했고, 성공했다. 인간성에 대한 반발이 심했으나, 결국 각 나라는 이 연구를 받아들였고, 바이오 과학자로써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실패한 시술로 기형아가 발생했고, 개조된 인류와 비개조 인류의 차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릴리는 사라졌다. 
그리고 릴리는 마을을 만들었다. 열등한 유전자를 가지고도 차별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그 마을의 순례자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지구를 순례한다. 남을 사람은 남고, 돌아올 사람은 돌아오는것. 어찌보면 지구가 디스토피아이고 마을이 유토피아인셈. 그런데 꼭 디스토피아에 남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이 아무 걱정없는 낙원같은 마을은 그들에게는 유토피아 아닌것이다. 차별이 있을지언정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타인과 부딪쳐가며 어떤것을 극복하고, 어떤것은 수용하며 좌절할지언정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현재보다 더 낫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어떻게,,, 디스토피아를 지향하는 SF세계라니. 

“공생가설”
보통의 사람이 7살 이전의 기억이 거의 없다는 사실하나로, 7살 이전에 우리가 누군가와 공생했을지도 모른다는 신박한 상상이 그려낸 이야기. 정말일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왜 만화책 기생충이 생각났을까.ㅎ 우리가 잊은 어떤 기억속에 누군가와 함께 했다면 그는 나를 어떻게 보았을까? 이미 중년이 된 나를 그는 알아볼 수 있을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표제작인 이 소설. 여운이 많이 남는다. 빛의 속도로 간다는 것은 빛을 능가할수도 있다는 걸까. 그렇다면 안나는 100년전의 지구로 돌아갈까? 이미 떠나와버렸고, 100년도 넘게 시간이 지나버린 안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었다.
 동결을 통해 우주로 나와 시간이 어긋나버린 사람. 그리고, 그 시간으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이에게 지금 돌아갈 곳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동결은 대가 없는 불멸이나 영생이 아니야. 살아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눈을 뜨는 순간이 있어야 하고, 그 때마다 나는 내가 살아보지도 못한 수명을 지불하는 기분이 들지” p.180
다시 떠나는 안나의 아주 느린 여행의 끝은 지구일까. 아니면 그녀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가족일까.

“관내분실”
나도 생각해본다. 그리운 이를 다시볼 수 있는 시스템은 축복일까 아닐까. 우리가 가장 그리운 이를 보내는 마지막은 망각이다. 그리운 이를 기억하지만 붙잡지는 않는 것. 좋은 기억을 추억하는 것.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럼에도 차차 서서히 잊어가며 삶을 살아가는 것. 그런데 그런 이를 언제나 기억할 수 있다면. 그 마인드는 진짜 일까? 그저 프로그램일 뿐일까? 그저 프로그램이라면 분실되어도 그만인 것 아닌가? 
김초엽 작가님의 미래는 지금의 현실처럼 온통 물음표만 남는다.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완전한 디스토피아 아니면 지금보다 훨씬 윤택해진 미래여야 하는데, 작가님의 미래는 여전한 궁금증과. 어떤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를 고민하게 한다. 

첫작품의 순례자는 유토피아란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고,
관내분실은 인간의 뇌가 모두 스캐닝이 가능한 미래를 고민하게 한다. 표제작은 여러 우주를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그리워하고 있고 싶어 하는 곳이 먼 곳이 아니라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품은 아닐까 하는 것을 생각케하고, 감정의 물성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다양함에서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것은 행복, 기쁨뿐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질문을 던진다. 
스펙트럼은 대항해 시대를 생각케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대항해시대에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것을 지켜내야 함을. 그래서 지금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케 한다.

흥미롭다.
결국 미래는 지금과 풍경이 다를 뿐, 우리는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해가며 살아가는 존재인 걸까.
그럼 지금보다는 더 나은 미래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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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해바라기
오윤희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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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뒷면의 글귀가 눈에 닿았다.

“끊임없이 태양을 좇지만, 햇빛을 제 몸 안에 채워 넣지 못해 시꺼멓게 말라가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태양을 지향하는 꽃이다. 그런 해바라기의 까만 부분을 저렇게 표현하는 소설이라. 궁금했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해서.

태연은 로펌변호사다. 대표번호사의 요청으로 그의 지인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사건은 지인의 아들이 공중화장실에서 여자사진을 찍다가 현행범으로 잡혔다는것. 그 사건을 조용히 해결해 달라는 요청이였다. 태연이 그 아이 수완과 어머니 여정을 만났다. 여정은 불안해보였고, 수완은 태연했다. 마치 될 때로 되라듯. 겨우 중학생인 아이가 왜 그랬는지 알아야겠기에 수완가 별도의 면담을 했지만 아이는 비협조적였다. 아이에 대한 백그라운드를 알기위해 그가 유도를 했다던 코치를 찾았을 때, 수완의 형 지완을 만났고, 자세한 집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요는 똑똑하고 의대생인 지완과 달리 수완은 집안의 천덕꾸러기였고, 운동에서도 별 두곽을 나타내지 못하고 사건사고를 일으키니 운동도 그만두게 된 것. 엄마는 원래 정신적으로 약해 우울증 약을 달고 사시는 분이라는 것.
하지만 코치의 이야기는 달랐다. 수완이 제법 유도를 잘했고, 그만두게된 원인인 부상도 그리 심한것은 아니나, 집에서 반대를 많이 했던것 같고, 아이자체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태연은 뭔가 석연찮다. 그저 형과 비교되는 자신에 대한 화로 그런 범법행위를 했다고 치부해버리기엔 수완이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걸렸다. 계속해서 수완을 통해 진실을 알고자했지만 수완의 닫힌 입은 열리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2/3쯤 읽었을 때 상황이 어렴풋이 보였다. 시점이 태연의 시점, 여정의 시점, 수완의 시점 등 당사자의 관점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는 결국  수완이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던 그의 환경이 짐작이 되었기에.

이 책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수완이고, 분명한 가해자도 존재한다. 
가해자가 가졌던 그 심리는 어쩌면 우리가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는 어두운 이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은 욕망, 그 인정을 스스로의 빛을 통해 이뤄내기 보다는 내가 가졌던 그 빛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심리 말이다. 물론 이런 심리가 가해행위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스스로 빛나지 못한채 그 불안을 해소시키는 방법을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그를 어둠으로 만들어버림으로 빛났다. 근데,, 그 어둠이 사라진다면. 
그래서 책의 뒷편의 글귀가 그러했구나.

가족 심리 스릴러? 쯤으로 생각하고 읽었던 책은 안타까움이 남는다. 우리 내면에 조금씩은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측면의 감정과 태도가 각 개인화된 인물에 투영된 이야기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때로는 섬뜩하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슬픈. 
뜬금 없지만 건강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이들은 이런 어두은 이면을 품고도 다른 변화를 이끌어 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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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뇌가 버벅거립니다 - 느려진 뇌의 컨디션과 집중력을 되찾는 사소한 습관
히라이 마이코 지음, 곽범신 옮김 / 공감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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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뇌도 버벅거린다는 걸 요즘 느끼니까. 다른이와 대화할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그거”, “그사람” “왜 있잖아..” 서로가 문맥상 대화의 흐름상 이해는 하지만 딱 그 단어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잦다보니..이 책은 의사인 저자가 뇌종양 진단을 받고 이후 투병 생활을 거쳐 회복기에 자신이 겪었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행위들을 기록한 책이다. 환자였던 사람이 가졌던 후유증에 그저 뇌의 노화에 의한 나의 경우와 차이는 있겠지만,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하루를 어떻게 소비하느냐는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였다.
생각보다 뇌의 컨디션에 의해 우리의 생활은 매우 많이 좌우된다. 어쩌면 의사들이 다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라는 말이 뻔하지만 뻔하지 않다는 것. 더 두려운(?) 점은 뇌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생각보다 엄청 다양하다는 것이다. 수면부족, 우을증, 번아웃증후군, 호르몬, 외로움, 고독, 환경 오염 등등등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뇌를 버벅거리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도시에서 어찌사누..)

그런 점 중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우리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는 정도의 소음도 우리의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뭐.. 사회적 이슈인 층간소음은 당연히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스위스에서는 점심시간, 저녁 이후, 주말에 청소기를 돌리는 것을 예의없는 행동으로 본다는 것이다..(그럼 주중에 일하는 사람은 청소 언제해..?) 
”뭐? 그러면 너는 주말에 청소기를 돌려서 타인의 편안한 시간을 침해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p.97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책을 읽고 낸 결론만을 놓고 보면 의사들이 평소에 우리에게 하는 말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에 대한 저자의 말이 조금 다르다. 의사이지만 환자였기에 설득하는 언어가 다르달까.. 
 운동, 커뮤니티,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 속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나만의 시간에 대한 필요성, 작은 목표설정 등등 결국 일상의 하루를 평소와는 조금씩 다르게 그리고 꾸준하게 설정하여 행동하라는 것.( 진짜 결론은 의사들의 말과 비슷하네. 정리하고 보니 더 그렇네..ㅎ)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씨뿌리기”였다. 하루하루 뭔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 당장의 결과를 원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루, 또는 몇년후를 생각하며 나의 일상에 하나씩 무언가를 뿌려놓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몇개의 씨는 발화를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씨들로 뿌려진 다른 목표가 있기에 감정의 흔들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꼭 목표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나의 즐거움에 대한 하루의 행위일 수 도 있다는 것. 
만약 무엇도 나의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없는 상태라면 이 모든 것이  ’To Do List’로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떠올리는 망상도 중요하다. 결국 내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그 망상이 어제와는 다른 나를 상상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  
결국은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로써의 삶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하루를 그저 여느다른 하루가 아니라, 즐거운 하루로 명명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부분은 ‘고독‘이다. 왜냐고? 이 주제가 가장 마지막에 대제목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그 무엇보다 ’고독‘이 사람을 병들게 한다는 것을 LAST 챕터로 설명하는 것을 보니 가장 중요한 사실이면서, 그것을 탈피하고자 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저자의 다짐이니까. 그래서 내게 이 파트는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는 나보다는 부모님, 조부모님을 떠올리게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타인과 나누는 눈 인사만으로도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데,.. 하루 한통의 전화가 도움이 되겠구나. 함께 하는 사회에서 가족을 돌아보는 것 역시 나와 우리의 고독을 막아내는 방법이 된다. 고독에 대한 위험은 노령화는 물론 개인화 되어가는 전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인지도.

버벅거리는 뇌의 노화를 늦추고 뇌의 가소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바쁜하루에 어떻게 저런 시간을 내..라는 생각을 하는 시간에 10분, 15분의 시간이 나의 뇌에겐 절실히 필요하다. 그 10분이 10년.  후의 나를 어떻게 만들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의사였지만 환자이기도 했던 저자가 씨뿌리기의 일환으로 썼던 책이라고 하지만, 좀더 환자 입장에서 가까이 쓰여진 책이기에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책.

굿.
나는 일단.. 움직이는 것부터 START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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