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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평점 :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다.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을 앞뒀던 순간부터 그 이후까지 톰의 하루와 감정, 생각이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마치 그의 일기를 읽는 듯한 책이다.
아내 카린이 갑작스럽게 병원에 실려가게 되고 단순 폐렴이라 생각했던 것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기까지 생생하게 나타나있다.
여러 가지 우리나라와의 문화적, 사회제도의 차이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아내가 죽은 후 딸 리비아와 함께 사는 문제에도 난관에 부딪힌다. 톰과 카린은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상태였기 때문에 리비아가 톰의 딸이라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리비아를 자신의 딸로 등록시키기 위한 법과의 싸움도 시작된다. 우리나라에 비해 외국은 동거도 많이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다.
병원에서 치료받던 환자가 사망하게 되면 병원 측에서 유가족의 안부를 확인한다는 것도 새로웠다.
설명하는 부분보다는 대화를 통해 상황이나 감정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 같았다. 대부분 상황 설명을 대화문을 통해 해서 현장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특히 병원에서의 장면들은 대화문을 통해 나타내니 훨씬 긴박함이 느껴졌다. 병원 의료관계자들과의 대화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나와있다.
이 책은 독특한 문체로 쓰여 있는데 대화문에 큰따옴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설명과 대화가 눈에 띄게 나뉘지 않는다.
이런 형식을 처음 접해서 그런지 읽는 내내 답답했다. 대화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누가누가 말했다, 누가누가 말한다'라는 문장이 너무 많아 읽는 동안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어 몰입도가 떨어지고 계속되는 반복에 답답했다. 그리고 가끔은 대화인지 설명인지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톰이라는 사람 자체가 어쩌면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담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너무 많았다.
카린의 부모님한테 앞으로 카린의 병에 대해 의료진이 하는 말은 자기가 먼저 듣겠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진짜 답답하고 화가 났다. 아무리 카린과 상의를 하고 내린 결정일지도 부모님만큼 애타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렇게 자신의 행동과 대화를 그대로 서술했다는 것이 대단했다. 심리묘사가 거의 나와있지 않아 담담하게 서술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가끔은 매정하다 싶을 때도 있고 정말 작가의 실화가 맞나 싶긴 하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슬프고 우울하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아내의 죽음 이후 아버지까지 잃은 톰, 한순간 소중한 사람을 둘이나 잃는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딸 리비아가 있기에 잘 이겨낸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나에게도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다가온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