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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 삶, 사랑, 죽음, 그 물음 앞에 서다
경요 지음, 문희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환자의 주변인의 입장에서 쓴 에세이.
어떤 환자든 마찬가지겟지만, 특히 중환자의 보호자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환자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일일 것이다.
유명한 작가 '경요'가 썼기 때문에, 더욱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 보다는 그저 일기에 가까웠다. 그래도 문장력과 흡입력은 대단했다.
시중에 치매나 중환자의 보호자, 가족으로써 힘든 나날들 보낸 기록들에 대한 책은 많다. 이 책이 조금 다르다면, 자신의 경험을 통해 웰다잉(존엄사)을 얘기하고 있고 삶과 사랑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작가는 책에서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존엄사'와 '안락사'를 주장한다. 나도 이 의견에 매우 동의한다. 죽어야할 사람이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워만 있고, 고통만 받는 이것이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인간의 욕심으로(환자의 가족 혹은 지인) 억지로 고통을 주면서 삶을 연장시키는 것은 아닐까.
경요와 신타오는 무의미한 생명연장을 반대했지만, 결국 신타오는 비위관을 삽입해 목숨을 연장했다. 그의 편지에도 불구하고 딸들은 비위관 삽입을 결정했다. 환자 본인의 결정이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족이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말한대로 미리 자신의 가족들과 삶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 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 같다.


정말 너무도 공감이 되었던. '효'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누구를 위한 생명연장인 것인가. 과연 이것이 진정 '효'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과연 모든 중환자들이 이런 생명연장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아 편안해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모두 다른 생각을 갖는다. 병원에서의 치료가 고통스럽고 누워만 있어야하는 신세지만, 깊은 의식 속에는 희망을 가지고 있는 환자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관을 꽂고 아무것도 하지못하는 그런 사람들을 살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에 가끔 의문이 들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중환자라도 어느정도 의식과 생각은 있지 않을까.

치매환자들은 자신이 고통스럽고 힘들까? 아기들도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지만, 고통스럽진 않다. 이처럼 치매환자들도 기억을 잃고 어린아이로 돌아갔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의 마지막이 잔인하다고 할 수 있을까? 환자에게는 또 하나의 살아가는 날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기억들로 채우며. 오히려 아무 걱정없이.
'치매'라는 것은 오히려 주변사람들을 괴롭게 한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을 견뎌야 하고, 환자를 계속 지켜봐야하며, 대소변을 치워야하는 등 환자로 인해 본인의 삶을 앗아간다.
'치매'를 '잔인한 종착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주변인의 입장에서의 생각이 아닐까. 삶의 품격이라는 것 또한.
정말 '치매'라는 것은 답이 없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