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인간의 삶을 바꾸다 - 교통 혁신.사회 평등.여성 해방을 선사한 200년간의 자전거 문화사
한스-에르하르트 레싱 지음, 장혜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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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가 세상에 나온지 200년이 되었다고 한다. 물리학자, 역사학자, 자전거 전문가인 저자의 책 중 <자전거 디자인: 그림으로 그려진 역사>는 자전거 애호가들이 필독서.

자전거의 선조 카를 폰 드라이스의 이름은 1817년 7월 서양의 모든 신문에 실린다. 우편마차로 4시간 걸리던 거리를 1시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의 왕복. (28쪽)

말과 마차의 시대에서 말이 없이도 달리는 사람과 자전거의 시대가 가져온 변화의 흐름을 시대, 문화, 정치, 경제의 다양한 측면을 시간순으로 기술하고 있다.

초기의 자전거는 특허보호제도 없이 마음껏 생산해 유통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브레이크없는 자전거는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고, 각 지역은 이 새로운 운송수단을 법률로 금지조치를 해놓기도 했다. 자전거 금지 조치에도 새로운 기술개발은 계속 진행된다.

74쪽. 대각선의 연철 프레임 외에도 제동력 강화를 위해 도르래 장치를 부착한 케이블 풀링 브레이크와 페달 조절을 위한 절개 크랭크암 등의 신기술이 2세대 크랭크 자전거로 흘러들어 갔고, 신제품은 '콤파니 파리지엔'이라는 상표로 제작되었다. .. 신문에 광고를 내는 한편, '시간은 돈'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컬러 카탈로그를 찍었으며 포스터를 만들었다.

75쪽. 훗날 비행기의 선구자가 된 클레망 아데르는 크랭크 벨로시페드에 장착하는 통 고무 타이어로 특허를 받았고, 덕분에 파리의 쇄석도로를 달리던 쇠바퀴의(!) 덜거덕거리는 소리가 마침내 멈추었다.

노동자의 주급이 1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절 자전거의 가격이 75~150달러.

81쪽. 그래도 붐이 일기 시작해서 프랑스처럼 교습학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체조장이나 롤러스케이트장을 개조해 벨로시페드를 대여해주었다. 가격은 분당 1센트, 이런 대여장 덕분에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벨로시페드 유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철을 이용한 실처럼 가는 바퀴살의 개량과 함께 더 가볍고, 견고해진 자전거는 여러 경주 클럽과 도로개선 캠페인, 공장설립과 판매로 확산되어 간다.

경주용에서 교통수단으로의 증가는 말 사육과 삯마차의 쇠퇴를 가져왔다.

147쪽. 순전히 말을 보살피기 위해 고용됐던 부잣집 하인들은 새 직업을 찾아야 했다. .. 마님이 자전거를 타게 되자 하인 수가 줄었다. 아가씨 네 분도 전부 자전거를 타고 이 댁의 젊은 남자들도 모조리 열렬한 자전거 팬이라, 말을 몇 마리 팔았고 마구간을 치우던 하인들도 해고해버렸다.
..

값비싼 보석 대신 자전거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소비의 패턴을 변화시켰고, 의복의 변화를 가져왔다.

174쪽. 신여성은 사는 것이 너무나 신나기 때문에 종아리가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따위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179쪽. 19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젊은 여성은 샤프롱(젊은 여성이 사교장에 나갈 때에 따라가서 보살펴주는 사람. 대개 나이 많은 부인이다.)을 대동하지 않고서는 절대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었다. 하지만 1896년의 한 기사에서 알 수 있듯 이런 규칙 또한 곧 깨지고 만다.
..

건강과 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애용하는 사람들은 점차 확대되었고, 자전거의 기술도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시아, 중국과 일본의 관련한 내용은 마지막 2장으로 요약되고 있다.

타고 다니던 자전거 바퀴를 수리하지 않고 세워두고 있다가 어제 다른 중고 자전거를 하나 구입했다. 내것처럼 브레이크 한쪽이 고장났지만 무리없이 탈만하다. 발 한쪽을 다쳐 자전거를 탄지 아주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걸어서 한참이나 걸리던 길을 자전거로 달리니 걸을때 너무 느려 이어지지 않던 풍경이 하나의 영상으로 흘러간다. 걷는다는것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는 것도 참 좋다. 물론 자동차 드라이브도 많은 장점이 있겠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있으므로, 향후에 조금씩 나아지길 기대해 보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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