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 김대식의 로마 제국 특강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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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쪽. 특히 410년 게르만 반달족의 로마 함락은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이었다. 1000년 전 켈트족에게 함락된 후 단 한 번도 점령당한 적 없는 로마. 영원한 제국의 영원한 수도 로마가 함락되다니!
..

그동안 로마제국을 집중적으로 다룬 단행본을 거의 읽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알지 못하면서 어쩐지 많이 익숙하기도 했던 로마제국. 1부 기원, 2부 멸망. 3부 복원 4부 유산. 이렇게 핵심 키워드로 알려주는 책으로 시작할 수있는건 행운인것 같다. 지도와 사진 자료도 충실한 책이다.

5세기의 가야나 신라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이 미쳤다. 2부 에서 실제로 갑옷이 변화했다는 대목이었다. 가야 무사의 중장기병이 딱 떠올랐다. 값비싼 판갑옷(세그멘타타)이 아닌 사슬갑옷으로의 변경.

160쪽. 이 경우 방어력이 떨어지는 대신 전투 중에도 쉽게 고칠 수 있었다. 헷멧이나 방패 또한 조금 더 값싼 것으로 바뀐다.

로마의 공용화장실과 화장지를 대신한 막대기 테르소리움 같은 자료들도 안내된다.
소제목들도 참 잘 뽑았다. 어리석은 지도자는 진실을 외면한다.

184쪽. 당시 4세가 로마의 가장 큰 문제는 훈족의 침입이었다. 4세기 전 세계적으로 민족 이동이 있었는데, 특히 동아시아 유목민족인 훈족은 만리장성을 통해 서쪽으로 이동하며 고트족을 압박해왔고 이에 서고트족의 족장은 발렌스에게 서신으로 트라키아로 이주해줄 것을 청원한다. 이때 로마에서는 큰 정치적인 싸움이 발생한다.

210쪽. 그런데 인류는 왜 박물관을 만든 것일까? 인간의 기억은 너무나도 불완전하고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무엇을 먹었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려워하는 우리. 죽고 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우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 얼마나 걸릴까?

230쪽. 그렇다면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원장은 왜 <시학>2편의 존재를 숨기려고 했을까? 그 이유는 중세기의 사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245쪽. 이탈리아의 조토 디 본도네가 있다. <애도>를 보면 사람들의 표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65쪽. 네덜란드는 이념에 빠진 중세기 1000년을 지나 유럽에서 처음으로 실용주의를 국가의 방향으로 삼는다. ..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80년 전쟁 끝에 독립해 공화국을 이루는데, 여기에는 종교개혁 이후 네덜란드에 빠르게 확산되었던 개신교를 로마 카톨릭 교회에 대한 이단으로 보아 억압했던 것 또한 그 이유가 되었다.

1602년.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의 설립.
이제 마지막 4부 유산. 누가 로마 다음의 역사를 쓸 것인가.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문명이 폭력 위에 세워진다..

290쪽. 밀그램 실험은 결국 독일 철학자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가 "계몽은 세련된 야만이다"라고 이야기 한 것처럼 인간이란 아무리 계몽되었다고 하더라도 야만적이고, 내 칙임이 아닌 상부의 명령이라면 복종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다. ..

304쪽. 프랑스의 무정부주의자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그는 <소유는 도둑질이다!>에서 처음으로 공유 경제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에 따르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은 거의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

306쪽. 혁명을 주도했던 트로츠키는 스탈린과의 권력 싸움에서 패배하고 1940년 멕시코에서 암살당한다. ..

343쪽.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인간의 정체성은 '경험한 삶'을 통해서만 성립된다고 믿었다.

..

21세기를 위한 로마사 강의는 로마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의 로마를 전하고 있어 흥미로왔고 또 그 만큼 와닿았다. 제국의 탄생에서 브렉시트까지. 김대식의 로마 제국 특강. 좋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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