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과 작가만 보고 다 읽었다고 던져둔 로미오와 줄리엣
창가의 세레나데, 원수 집안 남녀, 독약, 이 단어만 들어도 뭘 예기하는지 온 세상이 다 아는 작품
다 아는데
영화도 봤는데
뭘 또 봐 ~ 하며
읽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 작품을 호기심과 의무감에 읽었다.
극장용 작품이라 현재도 연극, 영화, 드라마로 꾸준히 공연되고 재창조되고 있다.
1595년 지금으로 부터 400년전 그에 나이 30대 초에 쓴 연극대본이다.
완전 창작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소설을 모티브로 재 창조 되었다고 한다.
작품에 몰입하기 위해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본다.
난 어느 백작 집에서 막 부엌 일을 돕기 시작한 18세의 이빨이 이쁜 여자아이가 됐다.
오늘 낮에 시내 극장에서 본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하며 일기장에 펜을 끄적인다.
나이가 꽤 들어서인지 20대 감성으로 돌아가기가 영~~ 힘들다.
가슴이 돌덩이처럼 굳어져 풋사랑의 설렘은 커녕 로미오의 그 말초신경적인 어린 행동에 어처구니없이 죽게 된 줄리엣만 불쌍해진다.
안 되겠어 go back~ 해, 2016년 꽤 나이 든 나로 돌아왔다.
두 주인공은 외모가 출중해 한번 본 것으로 서로에게 푹 빠졌다.
10대 사랑은 보이는 것이 제일 중요했던 거 같다.
그 불변의 진리는 지금도 변함없다.
머리에 뭔가 든 남자랍시고 외모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고 하는 수컷들도 있지만 그건 금상첨화를 상상하며 그냥 해본 말일 것이다.
솔직히 못생기고 똑똑한 남자보단 잘생기고 똑똑한 남자가 좋지 않은가!
빛나는 외모 그건 인간이면 누구나 꿈구는 희망아닐까!
둘 다 외모가 출중했으니 얼마나 서로에 대한 사랑이 완벽했을까!
외모가 보통인 나는 그 완벽함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빛나는 외모에 대한 희망이 없는 꽤 나이 든 나)
로미오는 도대체 얼마나 열정이 들 끌 킬래 세 번씩이나 살인을 하지? (자살도 포함해서)
어떤 확신을 갖고 죽음까지 함께 하려 한 걸까?
21세기를 사는 나에게 이 작품은 이런 물음들을 던져주었다.
극 작품이라 스토리는 엉성하지만, 대사는 기가 막히게 멋지다.
낭독하며 읽으면 그 참 맛이 드러난다.
마치
로미오가 된 것처럼
줄리엣이 된 것처럼
소리 내 낭독하며 그 대사에 흠뻑 빠져 본다.
인내심이 없는 성급한 로미오가 벌인 순간의 사랑과 그걸 영원으로 믿고 따라준 줄리엣
주옥같은 대사들로 기억되는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한번 해봤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