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처럼 작고 따뜻한 이야기다. 『친절한 땅콩 호텔』은 땅콩 호텔에서 일어나는 일과 주인공 너츠의 행동을 통해 ‘진짜 친절’이 무엇인지 어린이들에게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는 좋은 동화다.주인공 너츠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하다는 땅콩 호텔의 직원이지만, 정작 ‘불친절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표정이 무뚝뚝하고 목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사실 너츠는 그저 조용하고 섬세할 뿐인데, 세상은 그런 너츠에게 종종 ‘불친절하다’는 이름표를 붙인다. 그 부분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가족들이 떠난 뒤 호텔에 혼자 남은 너츠 앞에 오랜기간 방 밖으로 나오지 않던 손님인 폴짝 씨가 나타난다. 너츠는 폴짝씨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실수도 자주 하고 둘 사이에는 어색하고 불편한 공기가 흐른다. 하지만 우연히 땅콩산을 함께 오르며 관계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번지르르한 말 한마디보다 그냥 곁에 있어 주는 일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이 둘이 보여준다. 서로의 옆을 지켜주는 것은 어린이들의 우정에서도 필요한 꼭 필요한 일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절이 결국 너츠를 향한 폴짝씨의 호감을 키우고, 그러면서 너츠도 자신의 친절함을 발견해나가는 변화가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이 책이 더욱 좋고 따뜻한 이유는, 교훈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책인 만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삽화와 교훈을 담은 이야기를 결합해 친절이라는 미덕을 전달한다.읽고 나면 너츠와 폴짝 씨가 함께 올랐다 내려온 땅콩산의 공기와 피스타치오 폭포의 시원한 바람이 아직도 마음속에 머무는 느낌이 든다. ‘친절’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다르게 들리는 책. 서툴지만 진심인 너츠의 여정이, 요즘처럼 관계가 버겁게 느껴지는 날에 고소하고 달콤한 위로가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