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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 ㅣ 고양이 식당
다카하시 유타 지음, 윤은혜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4월
평점 :
이별의 아픔을 품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한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추억 밥상’이 차려진다.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는 그리운 사람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은 마음을 따뜻하게 요리하는 공간을 그린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식당을 운영하는 ‘가이’가 있다. 그는 손님들이 의뢰한 추억 밥상을 정성껏 차려낸다. 손님들은 밥상의 온기가 식기 전에, 이생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마주할 수 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 아쉬움, 전하지 못했던 말들, 가슴속에 깊이 간직된 그리움이 한 끼의 음식과 함께 피어난다. 환상 같은 설정이지만 그 감정만큼은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식당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존재가 있다. 바로 고양이들이다. 가이가 키우는 ‘꼬마’와 손님들과 인연이 있는 고양이들이 중간중간 등장하며 그 특유의 위로와 따뜻함을 더한다. 책을 읽으며 ‘냐아-’ 하는 고양이 소리가 묘사될 때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읽다 보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만약 정말 이런 식당이 존재한다면, 나도 언젠가 찾게 되지 않을까? 아직은 떠나보낸 사람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한 명씩 먼 곳으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때가 오면 나도 추억 밥상을 꿈꾸게 될 것만 같다.
요즘은 AI 기술로 가상의 재회를 구현하는 시대지만, 음식이 가진 따뜻한 온기만큼은 기술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추억이 담긴 밥상을 직접 먹는 경험,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사랑과 그리움의 온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일 테니까.
이별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이라면 혹은 누군가를 오래도록 그리워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이 더욱 깊이 와닿을 것이다. 따뜻한 한 끼가 건네는 위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와 나누는 짧은 순간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읽고 나면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도 이런 추억 밥상을 차려준다면, 어떤 음식이 나올까? 그리고 나는 누구를 만나고 싶을까?
이별을 경험한 사람, 사랑하는 이의 온기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고양이 식당, 사랑을 요리합니다를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따뜻한 음식 한 끼가 품을 수 있는 감동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