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으로 본 세계의 작동 원리
바츨라프 스밀 지음, 안유석 옮김 / 처음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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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대전환을 만들었는가

바츨라프 스밀

처음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상은 온통 새로운 소식으로 가득하다. 무수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모두 비슷할 것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기술적으로 진보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기도 하다.

인구 절벽, 에너지 위기, 경제 불황과 괕은 암울한 단어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노래한다. 이 책은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틀을 통해 현대 문명을 만든 다섯 가지 핵심 축인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의 변화를 추적한다.

인구 변천을 이끄는 가장 직접적으고 핵심적인 힘은 바로 출산율의 감소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감성적인 판단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수치와 통계로 지난 수백 년간 인류가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지 알려준다.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은 당연하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방에 불을 켜고 지구 반대편에서 온 커피를 마시며, 넘쳐나는 식재료 중 오늘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평범한 일상은 인류의 거대한 전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오늘날 부유한 국가들은 대식가도 다 먹지 못할 만큼 엄청난 양의 음식을 생산하고 있다.

본문중에서

이 책은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고령화, 굶주림을 해결한 식량 생산성의 혁신, 나무를 때던 시대에서 원자력과 전기의 시대로 넘어논 에너지 전환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할머니 시대와 나의 시대가 이토록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성장을 이끈 더 중요한 요인은 제조업 고용 인원의 규모 자체가 아니라, 부문내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구조가 바뀌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맹목적인 기술 낙관론과 파국을 외치는 비관론,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운송 시스템이 석유 기반에서 벗어나는 데 왜 수십 년 이상이 걸릴 수 밖에 없는지를 숫자로 확인 하는 순간 전기차 몇 대가 보급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책이 아무래도 두껍다 보니 빠르고 쉽게 읽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미래도 어떻게 대전환을 할지 기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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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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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갈 거야

정규환

푸른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거대한 도시 시스템의 작은 부품처럼 느껴질 때, 남들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 뒤쳐지는 것 같아 불안할 때, 이 삭막한 곳에서 나만 홀로 떠 있는 섬 같다는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랑을 찾아갈 거야>는 그런 마음을 위해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이다. 이 도시를 떠나야 행복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 대신, 이 도시에서 현실적인 낭만을 찾아보자고 제안을 한다.

인생의 어느 한쪽이 당장 안 풀리는 것처럼 보여도 하루하루 형태를 잘 유지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한쪽은 분명히 풀려가기 마련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느슨하게 일하고 작은 임대주택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더 높이 더 빨리 달려가야 한다고 부추기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용기를 준다. 이 책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도시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솔직한 관찰기록 같다.

타인에게 벽을 쌓고 그걸 유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벽이 무너지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본문중에서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을 권하는 시대다.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고 포장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SNS의 화려한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며 조급해하고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자책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기보다 내면의 기준을 세우고 욕망에 솔직해지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30대에 운전을 못하는 것은 무능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이타적인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하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가망이 보이지 않을 때 유명한 친구를 사귀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는 능청스러운 해법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뚜벅뚜벅 나를 향해 걸어오는 행운을 상상하곤 한다.

본문 중에서

서울에서 나고 자란 90년대생 게이로서 작가가 느끼는 서울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복잡한 공간이다. 혐오 세력에게 오물 테러를 당하고 '동성애 반대' 현수막을 마주해야 하는 불친절한 도시지만 동시에 마음을 나눈 친구들과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저자는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야 무엇이라도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용기, 아직은 그럴 용기가 없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을까.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지만 수많은 오답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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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롬 어스 각본집
서민아 역자, 제롬 빅스비 원작, 리처드 솅크먼 각색 / 필로소픽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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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롬 어스 각본집

제롬 빅스비 원작 . 리처드 솅크먼 각색

필로소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맨 프롬 어스>를 읽고 나서 화려한 볼거리나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이 각본집은 오직 텍스트가 가진 힘만으로 독자를 1만 4천년 전이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간의 강으로 이끈다.

작은 집 거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몇 시간의 대화가 어떻게 이렇게 장대한 서사가 될 수 있는지 감탄을 안 할 수 없었다. 글 사이에 배우의 표정이나 배경음악이 끼어들 틈이 없이 오롯이 나의 상상력으로 채워야 하는 그 공간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 세계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가졌던 나 혼자만의 시선일 뿐이지.

본문 중에서

이야기는 너무나도 평범하게 시작된다. 동료 교수 존 올드맨의 송별회에 모인 동료들이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러다가 문득 존이 '만약 구석기 시대부터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어떻겠는가?'라는 가정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 그리고 그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동료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다. 고고학자, 생물학자, 역사학자, 심리학자, 신학자까지. 그들은 모든 지식과 신념을 총동원하여 존의 주장을 검증하려 든다. 그의 말에 논리적 허점은 없는지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는지, 혹은 정신적인 문제는 아닌지 날카롭게 파고든다.

난 흉터가 안 남는다고요. 더구나 그때 나는 끈으로 묶였었어요. 못과 피는 종교화를 더 극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덧붙인 겁니다.

본문중에서

이런 과정에서 펼쳐지는 지적인 토론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가장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믿었던 내 동료가 저런 고백을 한다면 나는 과연 그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그를 미쳤다고 생각할까? 이 책은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내가 가진 지식의 토대를 뒤흔들었다.

구약성서는 공포와 죄의식을 팔지요. 신약은 훌륭한 윤리 책이고요. 저보다 뛰어난 철학자와 시인 들이 제 입을 빌려 쓴 겁니다.

본문 중에서

영화를 볼 때와는 다르게 각본집을 읽으면서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영상이 채워주던 공백을 나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채워나가는 과정이 더 능동적이고 깊이 있었다. 특히 이 책은 국문 번역과 영어 원문을 함께 실어서 그 재미가 두배였다.

존의 이야기는 가설을 넘어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진다. 역사, 종교, 과학,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개념까지 말이다. 모든 대화가 끝나고 거실에 정적이 찾아왔을 때 거대한 질문 하나가 남았다. 그래서 존의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었을까? 하지만 그 질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의 신념이 오늘은 낡은 것이 되기도 하고 영원할 것 같던 것들도 시간 속에서 사라진다. 오랜만에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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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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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반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를 증명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 이름, 내 직업, 내가 가진 기억들. 하지만 만약 그 모든 것을 똑같이 가진 존재가 나타나 '내가 진짜'라고 말한다면 나는 어떻게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소설 <영원을 향하여>에서 등장인물은 용훈은 불멸의 기술로 살아남았지만 어느 날 사라졌다 돌아온 뒤 자신은 더 이상 한용훈이 아니라고 말한다. 몸, 기억, 습관까지 모든 것이 그대로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존재라고 느낀다.

너..너는 내가 상상한 거야 아니면.. 물리적으로 여기 있는 거야?

본문 중에서

나는 단지 기억의 총합일까, 아니면 그 기억을 느끼고 해석하는 주관적인 감각 그 자체인가. 수많은 경험과 스쳐 간 인연들 속에서 어떤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 어떤 흉터가 나의 정체성으로 희미하게 남아있는지 되짚어보게 된다.

영원한 삶 속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구원받을 수 있을까? 소설은 그 답을 예술에서 찾는다. 특히 시와 음악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 존재의 본질을 증명하는 핵심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나도 매일 같이 정해진 업무를 처리할 때 거대한 시스템의 부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예술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나만의 해석과 감상을 통해 나라는 고유한 우주를 확인시켜준다.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면 살아 있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중에서

이 소설을 읽고 만약 시간이 무한히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행복할지 생각을 해봤다. 매일 출퇴근을 반복하고 주말을 기다리는 소소한 기쁨이 있는데 이것이 영원히 이어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처음에는 기쁘겠지만 곧 권태와 무력감에 잠식당할 것 같다.

이 소설은 영원이라는 낯선 시간 앞에 선 존재들을 보여준다. 나노치료로 불멸을 얻게 된 인간, 스스로 몸을 갖게 된 인공지능,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인류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복제인간들의 이야기다. 우리에게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불멸만큼 사람에게 죽음을 갈망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본문 중에서

<영원을 향하여>는 SF라는 장르를 빌려왔지만 그 본질은 깊고 아름다운 시와 같은 철학서 같았다. 불멸과 인공지능이라는 미래속에서 나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 사랑이 들어간 서사를 써내려보라는 것 같았다. 이 소설은 어떤 모습의 사랑이던 사랑의 순간이 얼마나 찬란하고 중요한 특이점인지를 보여준다. 나의 마지막 페이지는 어떤 문장으로 남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영원을향하여 #안톤허 #SF소설 #책추천 #북리뷰 #서평 #인생소설 #존재의의미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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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랄 수술실의 세계 - 진짜 외과 의사가 알려주는
기타하라 히로토 지음, 이효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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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외과 의사가 알려주는 깜짝 놀랄 수술실의 세계

기타하라 히로

시그마북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늘 낯설고 두렵다. 특히 수술실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미지의 영역이다. 이 책은 굳게 닫힌 문을 살며시 열어주는 안내서다. 현직 심장외과 의사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는 차가운 의료기구와 어려운 의학 용어 너머에 있는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수술 중에 화장실은 어떻게 가는지, 수술하다 피가 튀면 어떻게 하는지 같은 엉뚱하지만 진심으로 궁금했던 질문 부터 두 번째 수술이 더 힘든 이유 같은 전문적인 영역까지 모두 대답해준다.

비만도 지나친 저체중도 좋지 않다. 적당한 것이 가장 좋다.

본문 중에서

특히 우리는 생사를 다루는 외과 의사를 초인적인 존재로 여기곤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냉철한 판단을 내리고 강철 같은 체력으로 몇 시간이고 수술에 집중하는 모습. 하지만 이 책은 지극히 의사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내 몸이긴 하지만 별로 아는 것이 없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의사의 처방에 따를 뿐이다. 이 책은 내 몸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을 명쾌하게 채워준다. 몸속 장기를 다루는데 왜 외과라고 불리는지, 몸속에 남겨진 수술용 실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심장이 없어도 인공 심폐기가 있으면 평소대로 걸어 다니고 식사도 할 수 있다.

본문중에서

저자가 직접 그린 귀여운 그림들은 어려운 의학적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평생 몰라도 되는 지식일 수 있지만 알고 나면 막연했던 두려움이 걷히고 내 몸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미지의 세계였던 의학의 문턱을 낮춰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아무리 교과서를 보며 공부했다 하더라도 정확히 어디를 어떻게 잘라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게다가 한 번 자르면 되돌릴 수 없다.

본문 중에서

한번 수술했던 부위는 장기들이 서로 들러붙어 경계가 모호해지기 떄문에 두 번째 수술이 훨씬 더 어렵다는 이야기나 기능을 멈춘 심장을 대신해 기계로 만든 인공 심장을 이식하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놀라웠다.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인 수술실에서 저자가 해준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다. 누구나 언젠가는 환자가 되고 병원과 수술이라는 환경에 놓일 수 있다. 그때 이 책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이겨낼 작은 용기와 지혜를 줄 것이다.

#에세이 #의학에세이 #의사 #외과의사 #수술실 #심장외과 #책추천 #북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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