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코렛타 스콧 킹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데어 코울터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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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차마 말할 수 없지만 꼭 말해야만 하는 이야기

제목부터 독자를 붙잡는 이 책은 무언가 말하려다가 끝내 삼키는 그러나 결국은 반드시 꺼내야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워졌고 다 읽고 난 뒤에 가슴 깊은 곳에서 묵직한 울림이 올라왔다. 이 책은 흑인 노예들의 고통스러운 역사를 어린이의 눈높이로 담아낸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연스레 일제강점기 조선의 사람들을 떠올렸다. 이름도 빼앗기고 억눌린채 살았던 그 시절. 강제 징용으로 끌려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위안부로 전락한 수많은 여성들. 흑인 노예들이 겪은 고통은 멀고 낯선 이야기 같지만 우리의 역사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인간의 존엄이 무참이 짓밟힌 고통의 본질은 같았다. 그들의 모습에는 우리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었다.

책의 삽화는 점토로 형상화한 인물 조각을 오븐에 굽고 목탄화로 감정을 더했다. 조각과 종이 그림이 합쳐져 내 감정을 휘어잡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을 현실과 과거를 연결하면서 이 역사를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픈 기억은 무겁게 남아있어야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희망이다. 어둠 속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 그 모든 것이 모였을 때 미래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강 작가의 말도 떠올랐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잊어버리기엔 너무 아프고 외면하기엔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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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장수철 지음 / 바틀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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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다움이란 문화의 힘

살다보면 유전자가 모든 걸을 결정한다고 믿곤한다. 타고난 성격, 재능, 인생의 방향까지도 유전자 탓으로 돌리기 쉽다. 저자는 유전자가 마치 바이올린의 현처럼 가능성만을 품고 있을 뿐 그것이 어떻게 울릴지는 문화라는 활에 달려있다고 한다. 유전자는 설계도가 아니라 문화라는 환경에 반응하며 다채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의 씨앗이라고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두뇌의 크기나 언어 능력 같은 생물학적 조건이 아니다. 저자는 언어, 예술, 종교, 도덕, 협력 같은 문화적 요소들이 인간의 생존과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나의 취향, 사고방식, 삶의 태도도 결국 내가 자라온 사회, 만난 사람들, 속한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들이 어쩌면 시대와 사회가 나에게 부드럽게 권유한 방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과학과 인문학 사이

이 책은 생물학이나 유전학처럼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학문학적으로는 꽤나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읽는 내내 복잡하다는 느낌보다는 알아가는 즐거움이 더 컸다. 과학과 인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가득했다. 이 책 덕분에 유전자와 문화, 생물학과 철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기존 생물학이 유전자를 중심으로 생명현상을 설명했다면 이 책은 문화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유전적 진화 방향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전개한다. 쌍둥이 연구, 유전자 발현 연구, 비교문화 연구 등을 통해서 환경과 문화가 유전자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한다.

사회를 보는 새로운 프레임

이 책은 문화에 대한 관점을 인간이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지식에 한정하지 않고 생물학적 진화와 함께 움직이는 또 하나의 진화 시스템으로 본다. 문화가 복제되고 전파되는 방식에 주목하면서 밈, 사회적 학습, 제도, 기술 등이 유전자 못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을 덮고 나면 일상에서 보이는 많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말투, 행동, 사고방식까지 그냥 스쳐 넘겼던 사소한 것들이 사실은 오랜 시간 유전자와 문화가 함께 만들어온 결과라는 생각에 세상이 좀 더 새롭게 보인다. 나와 세상을 좀 더 제대로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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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영지원팀
강혜영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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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남의 일이 아닌 경영 리스크

요즘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정말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고령화, 저출산, 불안정한 정치 상황, 점점 복잡해지는 법과 제도까지. 예전에는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저 열심히만 해서는 회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이 책은 기업이 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하는지 그 리스크가 대표나 경영진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아직 대표가 아니지만 회사의 운영에 관심이 많아 평소에도 이런 부분을 궁금해했는데 이 책을 통해 경영 리스크가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제 기업들이 겪는 문제와 그 해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계약서 작성의 함정, 직원 퇴사 후 영업비밀 유출, 회사가 압수수색을 당했을 때 등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현실적인 사례들이 가득하다. 솔직히 이런 내용은 평소에 비용이 들까봐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어렵고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 책 한 권으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어 정말 든든하다.

모두에게 유용한 실무 지침서

<나의 경영지원팀>에는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맞춤형 Q&A가 가득하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를 둘러싼 민감한 문제, 사내근로복지지금의 실제 운영 방법, 민사 소송, 각종 지원금의 신청 방법등은 실무자 입장에서도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대표는 아니더라도 이런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회사 생활에 훨씬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미래와 내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법무, 노무, 세무 등 각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은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힐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내 편'이 되어주는 느낌을 준다. 앞으로도 회사 생활을 하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이 책을 먼저 펼쳐볼 생각이다. 대표뿐만 아니라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제는 비용 걱정 없이 든든한 경영지원팀을 곁에 두고 싶다면 <나의 경영지원팀>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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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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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예술가의 삶과 진심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포스트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었다. 이 책은 음악이 삶의 중심에 놓인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고뇌, 기쁨이 담겨 있었고 나는 음악이라는 단어 자체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음악을 하는 방법론이 아니라 음악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며 사는 것은 재능이나 기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기 어려운 환경, 매번 변화하는 시장의 반응, 작품과 삶의 균형 속에서 흔들리는 자아 같은 고민들이 깊게 다가왔다.

가슴에 오래 남는 문장들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밑줄을 긋게 되는 책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담담하고 조용한 문장인데 어떤 문장은 가슴을 콕 찌르듯 들어오고 또 어떤 문장은 읽고 나서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들었다. 특히 "누군가의 경험이 음악에 실려 전달될 때 감상자에게 얼마나 특별해질 수 있는지"라는 구절은 선명하게 남는다.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 듣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던 노래들. 그 노래들은 군가의 진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음악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잇는 다리일지도 모른다.

책과 현실이 맞닿는 순간

얼마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퇴마록>을 극장까지 가서 보았다. 원작에 대한 향수도 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내 마음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배경음악이었다. 묵직하면서도 낯설고 전통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그 사운드는 퇴마록과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듣는 내내 영화에 몰입되는 기분이었다. 그 뒤로 이 책을 만나서 그런지 책 속에서 전해졌던 잠비나이의 음악 철학과 고집스러운 태도가 고스란히 스크린 속 음악에도 배어 있었던 것을 느꼈다. 읽고 있는 책의 주인공이 내가 감탄했던 음악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왜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음악이 이제 삶의 태도이자 이야기가 되어 마음에 깊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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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채기하다 갈비뼈가 부러졌을 때 깨달은 것들
악셀 하케 지음,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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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함께 나이들어 가는 것

나는 꽤 재채기를 세게 하는 편이다. 딸꾹질도 엄청 시끄럽고.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봤을 때 나와 비슷 한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동질감이 들었다. 엑셀 하케는 독일에서 오랫동안 저널리스트로 일해온 작가다. 저자는 어느 날 평소처럼 대차게 재채기를 했는데 갈비뼈가 부러지는 황당한 일을 겪는다. 하지만 그 사건은 그를 아주 특별한 여행을 이끌게 된다. 바로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 함께 늙어온 몸, 삶 전반에 대한 깊은 성찰의 여행이다. 이 책은 몸과 마음에 관한 회고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가 겪은 수많은 몸의 변화에 나도 같이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몸이 말해주는 삶의 기록들

저자는 몸을 생물학적 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록의 장소로 바라본다. 손등에 남은 상처, 빠진 치아, 주름진 목과 구부정한 허리 모두 인생의 작은 페이지인 셈이다. 이 부분에서 깊이 공감이 되었다. 나 또한 종종 거울 앞에서 예전과 달라진 몸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달라지는 몸도 잘 살고 있는 증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따뜻한 시선으로 거울을 바라보게 되었다. 저자는 몸을 단순히 늙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온 가장 오래된 친구라고 알려준다. 우리는 종종 몸을 불편함의 근원으로 여기거나 젊음과 건강을 잃었다고 탓하지만 사실 몸은 한 번도 나를 떠난 적이 없다. 늘 나를 지탱해주고 함께 버틴 친구나 마찬가지 이다.

결국 내 몸은 나의 집이다

책을 덮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몸이 곧 나다. 그리고 내 몸은 내가 살아가는 집이자 삶의 기록이다. 우리는 몸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관계를 맺고 기뻐하고 슬퍼한다. 몸은 물리적인 존재가 아닌 나를 느끼고 살아가는 통로인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오래된 사진첩을 천천히 넘기듯 그동안 무심히 지나친 내 몸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 몸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그 신호를 존중해주는 연습을 해야겠다. <재채기하다 갈비뼈가 부러졌을 때 깨달은 것들>은 나의 몸과 삶에 대해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해준 책이었다. 유쾌하고 다정한 회고록을 통해서 나이드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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