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만으로 느낌이 살아나는 책.
제가 이런 느낌, 이런 색감의 책을 좋아해서일까요~
푸른 바다 같기도 하고, 어스름 새벽녁의 색깔 같기도 한 책표지의 색상이 참 좋습니다.
또 눈먼 어부를 바라보는 개의 표정에서 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여지는 책인듯 합니다.
저 긴 줄을 따락면 뭐가 있으려나~ 다음장으로 다음장으로 재촉하게 하네요.
6살 된 딸아이는 어부가 물고기가 되고, 개가 새가 되는 장면이 재미있다고 합니다.
9살 아들은 "동물과 사람도 우정을 나눌 수 있다"가 주제라고 하네요.
어부는 긴 줄을 따라가고 먼저 가던 개는 주인이 잘 오는지 기다려 주고 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눈먼 어부는 감각으로 그물을 깁고 새가 날아와 그물을 끊고 가니, 개는 그걸 보고 쫓아가지요. 새가 되어 날아가서 그물실을 가져오는 건, 주인을 향한 개의 마음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눈먼어부가 물고기가 되기도 하고 바위가 되기도 하는 모습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고민합니다. 보는 대로 느끼지 못하고 자꾸 해석하려고 하는 것은 어른이 된 저의 잘못된 점일 수도 있겠지만... 해석되지 않으면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음.. 자연과 하나가 되는 눈먼 어부의 모습일까요..
그렇게 물고기를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부와 개에게 비취인 노을빛 바다는 참 느낌이 따스합니다. 아마 아들의 생각처럼 둘 사이의 우정이 따뜻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판화와 단색의 책이 주는 느낌, 개와 눈먼어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참으로 신선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는 조금 어렵지 싶습니다. 유치아이들이 책 느낌이 자꾸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책을 읽고 난 후 두 아이와 해보려고 하는 게 있습니다.
집안에서 늘 키우는 화초와 이제 3령애벌레가 된 장수풍뎅이에게 자주 말걸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래서 비록 인간이 아니지만 우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