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나는 요 몇 년간 영화 26년의 미진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드글드글 끓었다. 물론 성공하는 미진 말이다. 죽이고 싶은 누군가가 생겼다. 누구나 그렇진 않겠으나 어떤 이를 죽이는 상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는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능력 부족, 즉 상상력 부족 때문이다. 그런데 소설에서 주인공이 대단한 상상력과 치밀한 관찰력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들키지 않게 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하게 된다. 그것이 소설이 주는 카타르시스다.


몇 해 전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으며 릴리의 실력에 탄복했더랬다. 그리고 그녀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죽인 게 맞는다며 동조하는 심정에 이르렀다. 사실 나는 킴볼의 뻘짓이 뜬금없게 느껴졌다. 마지막에 킴볼이 칼 맞고 경찰에서 쫓겨나게 되는 것도 당연한 거라 여겼고, 역시 릴리에게 엄지 척 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그들이 다시 만난다. 작가는 신작 <살려 마땅한 사람들>에 둘을 재등장 시켰다. 전작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후속작이라기에 가제본 서평단에 얼른 신청했다. 제목이 반대라서 기대되기도 했다.


전작의 제목에 공감했기에 이번 작품에서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누구일지 기대도 되었다. 그러나 전작과 유사하게 진행되어 좀 의아했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은 대체 언제 나오나? 전작에서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하나 하나 없애더니 이번에도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그런데 전작만큼 설득이 안 되었다. 죽여 마땅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살려 마땅한 이들을 살려달라고! 스완슨씨!!(참고로 살려 마땅한이라는 말은 마지막에 한 번 나옴)


킴볼이 사설탐정을 하고 있는데 예전 고등학교 영어교사 시절 가르쳤던 학생 조앤이 사건 의뢰를 하러 찾아오면서 소설이 시작된다. 이후 줄거리 일부는 온라인 서점에 다 등록되어 있으므로 이 리뷰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200명의 가제본 서평단들이 어떤 찬사를 펼쳤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작의 흥미진진함과 박진감을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 가장 큰 이유는 조앤이 릴리보다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구성은 만족스러웠다. 각 인물의 일인칭 시점으로 구성된 챕터를 읽으며 그 인물에게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적절한 타이밍에 끊어버려 살짝 혈압상승하게 만들지만 얼른 다른 인물을 읽다보면 이어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나는 릴리의 등장 이후부터 릴리 편만 먼저 후루룩 읽어버렸다. 이 책에서 조앤이 나름 계획적이고 용감한 것 같지만 릴리보다는 부족하다. 릴리의 치밀한 준비와 계획, 대담하고 거침없는 행동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듣는(읽는? 아니 한글 못 읽겠지만ㅋㅋ) 작가 기분 나쁘겠지만 조앤은 얼치기 자아도취자에 불과하다. 작가가 릴리를 재등장 시킨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반전까지는 아니지만 릴리에게 박수쳤다. 역시!! 머찌심~~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뜬끔포 사랑 타령? 때문이다. 장르소설의 마지막을 굳이 사랑으로 장식하신 이유는? 작가에게 진짜 묻고 싶다. 물론 마지막 릴리와 킴볼의 대사에서 사랑의 정의? 비슷한 것이 나온다. 그래도 내 취향은, 스미추의 맛은 반전! 사랑 따윈 필요 없어! 포식자 같은 주인공의 거사!로 마무리 되어야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3편 나올 것 같은 분위기? 아니다! 살려 마땅한 것으로 추청되는 킴볼이 살아났으니 완결인가? 아니 킴볼이 살았으니 다시 탐정하는 3권 나오는 건가?ㅎㅎㅎ


사랑에 대한 킴볼의 대사 두 가지 중 더 공감했던 내용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어요.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인간이 자신을(조사 ’, 내 오타 아니고 책 그대로임, 문맥상 자신을이 아니라 자신이가 되어야 함)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탐욕스럽다고 생각하니까요. 책이나 영화, 자연을 바라볼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그런데 왜 사람에게는 사랑을 되돌려 받길 바라는 걸까요? 어쩌면 당신이 내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구태여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내 사랑이 좀 더 우월할지도 모르잖아요?


위 인용은 폭발 사고로 킴볼이 병원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상태로 하는 대사인데, 저 대사에 대해 내 생각을 쓰려니 자꾸 줄거리 스포로 연결되려고 해서 여기서 끄읏!


사족을 붙이자면 마지막 챕터에서 아버지와 릴리, 릴리와 킴볼이 주고받는 대화, 부러웠다. 나도 저런 대화를 하고 싶다. 바로 정희진 선생이 말하는 그런 류의 대화다. 궁금한 사람은 팟캐스트 정희진의 공부를 구독하길 추천함~ 싫은 사람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일독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마이너스 2야 - 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41
전앤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 소설 제목에 마이너스라는 단어가 등장하다니. 드디어 학생들도 어른처럼 마이너스 인생이란 자조를 하는 이야기일까 자못 궁금했다. 21회 사계절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우리는 마이너스 2야>라는 소설의 가제본 서평단에 신청해서 읽어보았다.

어른들은 보통 통장을 스쳐가는 월급을 보며,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가 꽉 찼는데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내인생은 만날 마이너스란 자조가 뱃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와 혀 안쪽까지 씁쓰름하게 올라온다.

이 책의 주인공 홍미주는 엄마카드로 질러버린 카드값 194만원을 이제 겨우 갚았다. 아버지가 하는 중국집 미주홍에서 일년간 양파를 깠다. 겨우겨우 빚을 다 갚았고 한숨을 돌리려는데 뜬금없이 오백원의 빚이 있단다. 얼마전 교통사고로 죽은 김세아가 나타나 오백원을 갚으라는 거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오백원을 빌린 기억이 나지 않을뿐더러 그렇게도 존재감없이 조용하던 세아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 수다스럽게 쫑알대니 말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을 누구한테 말한들 믿어줄 사람이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미주도 학교에서 존재감이 없긴 마찬가지다. 친구들과 어떻게 친하게 지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친구사귀는 일을 적당히 체념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윤이서와 친해지려고 노력했으나 역시 삐거덕. 그런데 세아는 미주와 친해지고 싶었단다. 그래서 백일장 대회에 같이 나가자고 했던 것이고. 미주는 귀신이 된 세아와 비로소 많은 얘길 나누게 되고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일들을 듣고 놀란다. 세아는 오백원 빌린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란성 쌍둥이인 세정과 만나라고 한다. 과격해서 접근하기 좀 무서워보이는 세정과 만나라니 미주는 거부하고 싶었으나 어쩔수가 없다. 오백원을 빌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걸.

집에서는 정신없는 동생들과 치매에 걸린 할머니 때문에 혼자이고 싶고 학교에서는 은따라서 혼자인 미주에게 주어진 황당 미션! 오백원이라는 적은 돈을 빌려준 세아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미주에게 찾아온 이유는? 가제본이 아니라면 빠르게 확인할텐데 그럴 수가 없어 아쉬웠다. 뒷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마이너스 2인 세정과 미주는 마이너스의 정체성을 지켜 자발적 아싸로 살아갈까, 아님 플러스로 탈바꿈하여 인싸의 영역으로 들어설까?

작가가 설정한 빚 오백원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인간은 타인과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서로에게 빚을 지고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작은 관심, 인정어린 배려, 다정한 말 한마디 같은 것을 굳이 돈으로 따질 순 없다. 허나 그 사소함이 인간사를 부드럽게 굴러가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살 위로 사전 - 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
박성우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수록 어린양이 느는 걸까?

, 나도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한다.

사람 대신 책으로 위로받을 수밖에...


이럴 때 딱인 책 <마흔살 위로 사전>이 나왔다. 박성우 시인의 따뜻한 한마디가 마음 헛헛함을 채워주고 손등을 가만가만 다독여준다. 고맙게도 한마디만 해주는 게 아니라 한 단어로 떠오르는 여러 상황들을 스케치해주는데, 누구든 겪었을 법한 때를 떠올리게 한다. 이것이 시인의 장점이다.


박성우 시인은 <아홉살 마음 사전>으로 유명하다.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표현하기 애매한 감정들을 정의해주는 책이고 느낌, 감성 사진까지 출간되어 있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긍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 학부모들이 더 좋아한다는 소문도 있다. <마흔 살 위로 사전>은 어른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어른도 처음 겪는 일은 많고 그때 그때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


박성우 시인의 글을 읽다보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당신, 이런 심정이었지?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


마흔이 안 되었어도, 마흔이 넘었다 해도 괜찮다. 시인이 추린 100개의 단어들을 하나씩 마주하며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한숨에 다 읽어도 좋지만 목차를 먼저 훑어보길 권한다. 돋을새김으로 올라오는 단어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그 단어가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와 겹친다는 뜻이다. 그런 페이지를 먼저 읽고 충분히 공감한 후 천천히 다른 단어들을 펼쳐보라. 무릎을 탁 치게 할 의외의 단어가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단어는 가나다 순으로 되어있고, 각 낱말마다 두 쪽씩 구성했다. 책을 펼치면 왼쪽에 선정된 낱말과 그 상황, 그럴 때 하게 되는 말이 서 너 문장씩 실려 있다. 오른쪽 마음 곁에 마음을이라는 제목으로 시인의 짧은 에세이 같은 글이 한 문단 나온다. 그 아래에 추가로 다른 시인의 시구를 인용하기도 한다. 글을 빽빽하지 않게 편집했고 여백을 많이 두었다. 어떤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독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도록 여유를 준 것이 좋다.


나는 냉정하다에서 시인이 든 사례를 읽다가 뒷목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내 성격의 장점은 맺고 끊는 게 명확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단어에서 그간 같은 말을 두 번 다시 들어주지 않겠다고 자르는나의 태도를 사람들이 분명 느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뱉은 말들이 얼마나 다른 사람의 발등 위에 얼음처럼 차갑게 떨어졌을까. 얼마나 질려했을까. 또한 나는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며 살아왔다고 여겼지만 다른 사람을 함부로 단정지었다. 이 책 하나를 읽었다고 그동안의 내 태도가 격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다 다음 단어, ‘넉넉하다를 읽으며 이제 이 나이 됐으면 좀 넉넉한 사람이 되어보자고 생각했다.


이어지는 느긋하다를 읽으며, 이젠 근처 공원을 산책할 여유를 가지자고, 피어있는 꽃을 가만히 바라보고, 우리 집 마당에 들어와 포르르르 날아다니는 이름 모를 새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고...



느긋하다 : 느린 걸음이었지만 그새 여기까지


느긋하다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사람에게 재촉 전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린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는 이희영 작가의 신간으로 창비출판사의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메타버스가 일상인 근미래가 배경이고 선우 혁이라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주인공이다. 혁은 형과 13살 차이가 나는데 형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죽었고 살아있다면 지금은 서른일 터였다. 형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입학한 혁은 형 선우 진을 기억하고 있는 형의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형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진을 언급한다. 형제가 쌍둥이처럼 얼굴이 똑같아서 마치 선우 진이 환생한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초반부를 읽으며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떠올랐다. 달리의 부모는 형이 죽은 뒤 바로 태어난 달리의 이름을 형의 이름과 같은 살바도르라 짓고 마치 형이 살아돌아온 듯 달리를 대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튀는 행동을 많이 했고 추후 그의 작품에도 반영되었다. 그래서 혁이 죽은 형과 경쟁하려는 구도일까 예상했으나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스터리적 요소는 있었다.


혁은 메타버스 공간인 가우디에 형의 아이디로 접속하면서 형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한다. ‘가우디는 가상의 집을 짓는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이용자가 거의 없다. 혹시나 하고 접속했는데 형의 집은 단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누군가 그동안 관리해오고 있었다는 뜻이다. 혁은 오랫동안 형의 집을 관리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으려 하고 형의 친구와 예전 담임 선생님에게 형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다닌다. 이런 혁의 활동 사이사이에 편지가 등장한다. 처음에 편지가 나오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누가 누구에게 쓰는 것인지 모호했는데 혁이 형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수록 그 편지를 쓴 이가 누구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소설은 고등학생 주인공이 어렸을 때 죽은 형의 고등학교 시절을 알아내려고 하는 게 큰 줄거리다. 주인공의 현재 학창시절과 10여 년 전 형의 학창시절이 병렬로 서술되면서 청소년 시기 인간관계를 주제로 다룬다.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고 하면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처음이라 어렵고 어른이 되면 더 쉬울까. 그건 아니다. 가족 간에는 모든 것을 다 드러내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것도 아니다. 청소년기에는 부모나 가족보다 친구와 가장 가까이 지낸다고 하는데 그럼 친구에게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는가. 그것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의 단면만을 보고 사는 우리의 모습을 청소년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시쳇말로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지 않나. 친구의 말이나 행동을 자기 식으로 해석해놓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한 자신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다면을 보려는 시도는 잘 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겠다'는 말은 일견 사실적 공정함을 주장하는 것 같지만 보여진 하나의 사실을 본인이 잘못 해석할 가능성은 배제한 태도다. 저 스스로의 행동에 실수가 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결코 내 행동에 그릇됨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인간이다.


나도 몇 달 전, 내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큰소리쳤던 행동을 cctv를 확인하고 기 막혀했던 경험이 있다. 내 기억과 녹화된 내 행동이 정반대이면서도 절대 나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너무 부끄러웠고 앞으로는 절대, 결코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 기억을 100%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긴 했지만...


소설은 마지막에 편지를 쓴 사람을 확인시켜주고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내용도 들어있다. 혁은 형의 지난 시간을 유영하며 어렸을 때 형과의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 때 여름의 귤이 나온다. 청춘의 대명사 여름이라는 계절과 죽음이라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게 결합되었고, 그 기억 속에서의 귤은 달콤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귤은 언제나 상큼하고 달콤할 것이고.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글쓰기로 진정한 나를 만났다 - 인생 2막을 위한 자기계발
정예용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습지 교사와 보험설계사로 20년을 열심히 살아온 정예용씨는 글쓰기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며 이제 글쓰기 전도사가 되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예기치 않게 회사를 그만두게 된 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는데 이제 보니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모르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은 아버지의 권유로 자신의 적성과는 상관없는 전산과를 다녔고,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를 대비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그것 역시 사람들이 도움된다고 해서 따놓은 것이었을 뿐이었다.


이제 자신이 진정 하고 싶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야 했다. 그것은 글쓰기였다. 학교 때 글쓰기를 좋아했었고, 틈틈이 일기도 쓰고 있었고, 가족들과 편지도 자주 주고받았다는 것! 저자는 블로그에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하면서 이웃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은퇴를 하게 되면서 집에서 같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이 대목이 가장 부러웠다. 남편과 평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같이 책을 읽고 그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블로그 글쓰기도 독려한다는 것! 아들 둘을 장가보내고 이렇게 남편과 시간을 보내면서 경제적으로는 조금 부족할지언정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 책이 글쓰기의 좋은 점을 설파하고 글쓰기로 인생이 바뀌었다며 독자들도 어서 글도 쓰고 책도 내라고 동기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남편과 책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부분이 가장 크게 들어왔다. 언감생심이다. 60이 넘어서 남편과? 내 로망은 남편이 침대맡에서 내게 책 읽어주는 거다. 로망은 로망일 뿐이고 이 책의 주제와도 벗어나니 각설한다.


저자는 제목처럼 글을 쓰며 진정한 자신을 만났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글쓰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글을 쓰며 관찰력이 좋아졌고, 책 쓰기를 하면서 더 많은 독서를 했다. 성격도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변했다. 매사에 수동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처럼 도전정신을 가지고 도전해보라고 강조한다. 좋은 변화를 원한다면 글쓰기를 하라고, 그러면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은 적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장 글쓰기를 시작하길 권하며 자신이 했던 방식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매번 글쓰기가 얼마나 좋은지 강조한다.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해 준 책은 <보물 지도>였다고 한다. <보물 지도>는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꿈을 위해 어떻게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도 당장 실천에 옮기기 위해 시작했고, 이 때도 남편과 함께 했다.


글쓰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매일 써도 늘지 않는 것처럼 보여 맥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쓰고 있다면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절대 꾸준히 할 것을 강조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치고 다듬고 수정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도 안 된다. 고쳐야 할 글을 보면 답답해져 글쓰기가 나를 배신할까봐 두려워할 수도 있다. 허나 걱정 대신 계속 고쳐야 한다. 자신을 믿고 쓰고 고치고 또 고쳐야 한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다른 사람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글쓰기가 저자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켰고 무엇보다 진정한 자신을 만났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이렇게 좋은 데 쓰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전 국민이 11책을 내고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룰 것이며 세상은 아름답게 변할 것 같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