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이동우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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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말하고 싶은가?

핵심만 요약해서 전달하고 싶은가?

그럴 수 있는 방법을 누가 알려주면 좋겠는가?

알려주는 책이 있다면 읽을 것인가?

여기 귀가 솔깃해지는 책이 있다.

제목이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이다.

 

아, 그런데 책은 읽기 싫은데...

시간도 없고...

이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누군가 그 책 정리 좀 해주면 좋겠다!’

 

이 리뷰에서 책을 요약할 수는 있다. 그러나 100퍼센트 요약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글 마지막에 밝히도록 하겠다.

 

우선 작가 소개부터.

이동우콘텐츠연구소 소장이며 경희대학교 대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우씨는 요약정리의 고수이다. 작가는 매주 책 한권을 10분 남짓한 영상으로 만들어왔다. 3년 넘게 네이버 오디오클립 비즈니스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동우의 10분 독서”를 진행하고 있다. 책의 핵심을 파악하여 군더더기 없이 전달하는 작가의 비법이 이 책에 녹아있다고 보면 된다.

 

‘요약정리의 달인이 쓴 책을 요약해준다? 오호, 거저 먹긴데’~ 라며. 급 구미가 당길 것이다.

 

아래는 목차이다.



1장의 10가지 법칙만 잘 따라해 본다면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

‘10가지라... 따라하기엔 너무 많지 않나?’ 그렇게 생각할 독자가 있을 줄 알고 작가는 친절하게도 각 장의 마지막에 아래와 같이 요약페이지를 만들어 두었다. 정 시간이 없다면 요약페이지만 읽어도 된다.


그러나 이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도 좋다. 40~50쪽에 달하는 내용을 약 두 세쪽으로 요약해 놓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 훈련을 해보겠다는 의지 굳은 독자가 있다면 자신이 요약한 것과 비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교해봤는데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경우,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거나 작가를 흉보진 말기 바란다. 이 부분은 핵심요약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차이가 조금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아니? 제목이 <나는 심플하게 말한다>라면서 심플하게 말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왜 책을 요약하라는 내용을 처음부터 강조하는가? 싶을 것이다.

요약 강조를 글의 앞머리에 둔 이유는, 1장의 “5법칙 결론부터 말할 것”에서 배운 것을 이 글에서 바로 적용해 본 것이다. 작가도 제목에 걸맞게,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결론이라 할 말하기 법칙을 1장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기'를 한 것이다.

책의 서두인 [시작하며]에서 작가는 “우리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말을 잘 못해서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편한 자리에서는 유창하게 말하지만, 애매하거나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내용을 말로 설명하거나 발표해야 할 때 잘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른다면, 1장의 법칙 10가지를 따라해보는 것보다 핵심을 파악하고 요약을 잘하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말하기 책이라기보다는 심플하게 잘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론이며 그 방법들 중 가장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 요약하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의문이 또 생긴다. 요약하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데 나는 책을 잘 안 읽는데 어쩌지? 라고 걱정하는 독자가 있을 줄로 안다. 그것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날강도 심보가 되겠다. 책을 안 읽고 요약을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책을 골라 읽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미 책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니 그런 걱정은 접어두고 작가의 방법을 자신에게 맞게 하나하나 적용해 보는 것이 좋겠다.

 

자, 1장의 10가지 말하기 법칙을 읽었고 직접 해 볼만한 것도 정했는데 뭔가 허전한가?

그럼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한다.


2장은 정리의 중요성과 요약하는 방법에 대해, 3장에서는 맥락을 파악해야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 4장에서는 단순하게 살아야 집중력이 생긴다는 내용을, 5장은 종이에 손으로 직접 쓰면 브리핑이든 발표든 잘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작가가 서두에 밝혔던 것처럼 편하지 않은 자리는 바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뭔가 발표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자리에서 제대로 잘 발표할 수 있는 방법들이므로 직장인이 읽으면 실질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을 듯하다. 그런데 꼭 직장인이 아니어도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아날로그적 방법을 실천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날로그적 방법이란 5장에서 손으로 종이에 직접 써보자는 것이다. 타이핑이 아니라 손으로 썼을 때 훨씬 정리가 잘 되며 머리에도 많이 남기 때문이다. 또 다른 아날로그적 방법 중 내게 크게 와닿은 부분이 있다. 4장에서 다룬 단순하게 사는 법이다. 작가가 사는 단순한 삶의 예는 이렇다. 옷을 고르는데 신경 안 쓰기 위해 양복과 셔츠를 각각 5벌씩 사서 요일별로 정해두고 입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도 항상 같은 메뉴를 먹는다고 한다. 작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먹고 입는 것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비교하고 선택해야 하므로 지정해 둔 것대로만 하면 단순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후욱 들어오는 부분이었다.

 

 

나는 예전부터 싼 옷을 여러 벌 사서 매일 다르게 입고 다녔다. 톺아보니 그러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 게 맞다. 여러 군데에서 사들인 옷들을 코디하기 위해 꽤 신경을 썼다. 요즘은 좀 시들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옷에 신경 쓰는 건 그만할 때도 된 것 같다. 먹는 것의 경우는, 내가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이긴 한데 주부이다 보니 가족들을 위해 매일 식단을 짜야하고 매일 다른 요리들을 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작가처럼 한 가지로 지정해서 먹는다면 편하긴 하겠는데 가족들은 싫어할 것이라 실현 가능성이 없다. 그렇지만 로망은 있다.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든 알약 하나만 먹으면 되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그러면 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생기고 주부의 수고로움이 덜어지겠는가.

 

마지막으로 집중력을 키우려면 멀티태스킹과 SNS는 그만두라는 내용에서 가장 찔렸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이 내 생활인데 그만두긴 쉽지 않을 듯하다. 한 번에 하나씩만 하며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히 자야한다는 말에는 격하게 공감했다. 그런데 SNS가 문제다. 페이스북은 개점휴업 상태지만 인스타그램에 고양이 사진이랑 책 리뷰들을 올리고 있는데 바로 그만두긴 힘들 것 같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는 매일 글쓰기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지속해야 한다. 작가가 강조한 것은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니 조용히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직접 손으로 써보며 정리하는 능력을 키워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일단 뭐라도 써보라고. 직접 쓸 때는 너무 비싼 만년필도 안 되지만 아무거나 써서는 안 된다며 펜 고르는 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작가는 심플하게 말하기 위해 심플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심플하게 말하는 방법뿐 아니라 그러기 위해 필요한 활동, 선행되어야 할 작업까지 작가의 경험이 총 망라되어 있다. 작가의 방법 모두를 단번에 다 해보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그 중 가장 절실한 것, 혹은 쉽게 도전해 볼만한 것들로 시작해 보면 된다. 심플 라이프의 실천이 바로 책의 주제에 부합한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야한다고 했다. 앗, 오늘도 충분히 자기는 글렀다. 지금이 새벽 2시가 넘었는데 아침 7시에는 일어나야 하니 5시간도 못자겠다. 작가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요즘 매일 출근하듯 가는 교육 때문에 수면시간이 줄어서 그런지 내가 생각해도 좀 까칠해진 것 같기도 하다.

 

덧, 책 전체를 모두 요약하는 게 리뷰는 아니다. 작가도 그러기를 바라진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에 따른다면, 핵심을 잘 정리하면 된다. 핵심에 해당하는 것들 중 내게 절실한 부분 위주로 썼고, 중언부언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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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 나의 미라클, 나의 보리
최보람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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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받은 책, <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차~~~암 맘에 든다.

일단 그림이 넘 구수하다!!

흠... 구수하단 말이 뭔 뜻인지 알고싶음 사보길 추천함!! 리뷰에 사진 위주로 올리니 참고해도 됨~~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이야기다. 어떻게 보리와 만났고 얼마나 알콩달콩 햄볶으며 사는지 그림만 봐도 절로 미소지어진다.

 


첫 반려견 토니가 떠난지 5년이 되던 해, 우연히 대형마트 동물병원 쇼윈도에 세일이라 붙여진 강아지를 보게 되는 작가 최보람씨. 6개월된 코카스파니엘 한 마리가 오도카니 앉아있었다. 일주일전 파양되어 온 아이였다. 작가는 만난 그 날, 바로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고 '보리'라고 이름 지어주었다.


작가는 보리를 잘 케어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이쁘게 그림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걸 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연의 만남이 운명이 된다는걸 반려인들은 잘 알고 있으니까.

보리와의 이야기 중 웃겼던 에피소드들을 골라봤다.

 

1. 보리는 방귀를 잘 끼는데 그것을 다양한 색깔들과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꽤 지독한 냄새를 풍길 것임이 분명할텐데 그림과 이야기로는 전혀 그렇지 않게 느껴진다. 아래는 노오란 뱀이 기어나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표현한 그림이다.


2. 보리와 같이 등산 간 에피소드.

오를 땐 좋았으나 내려올땐 못걷겠다며 뻗대는 통에 배낭에 넣어 업고 내려오는 그림이다. 사람들 시선, 후달리는 다리!! 이건 거의 극기훈련 수준이다.

 

 

3. 보리가 좋아하는건 작가의 양말.

외출하고 돌아오면 어김없이 내놓으라며 난리난리~~ 작가의 냄새나는 양말을 넘나 좋아한다는 보리. 흐뭇하게 입에 물고 잔다.ㅎㅎ


나도 그림을 배워서 울 냥이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엔 꽃그림 수채화 책과 드로잉 책으로 연습도 해보았다. 만화처럼 3~4컷 그림에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그런데 좀체 그림 그릴 시간은 없고 생각만 할뿐, 시간은 그냥 흘러가고...

누구는 자신의 🐕로 요렇게 책까지 내는데ㅠ 작가는 아마 원래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었을거라며 자위해본다. 실천은 하지않고 생각만하다가 맨날 남이 이루어놓은거 보며 부러워만 한다.ㅠ

개를 키워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작가는 개발바닥 냄새가 고소하다고 한다. 텁텁하지만 꼬소하고 따뜻하다며 잘 구운 땅콩냄새가 난다고~~ 제 새끼 똥냄새는 구수하다더니 작가가 딱 그렇다!


하기야 나도 우리 냥이들 발냄새 함씩 맡아보는데 고약한 냄새가 나진 않는다. 고양이들은 원체 온 몸을 그루밍하니까 그렇겠지 싶었는데 얼마전 새식구가 된 아깽이 토르는 목욕 안시켰지만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으음... 뭐랄까? 아기 냄새와 비슷한~~ㅎㅎ 나도 작가랑 다를바 없는~~ 팔불출이다!!

소년이었던 보리와

이제 노년이 된 보리는,


언제나 작가 곁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작가도 늘 보리 옆에 있을 거라고 말한다.

어쩌면 제목 "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는 보리가 작가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우리 오키,루키,토르 곁에서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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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주의 영화 - 공선옥 소설집
공선옥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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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선옥 작가 소설을 읽은 적 있다고 생각했다. 이름을 안다고 읽었다고 생각하다니...
그렇다.
이번 소설집 <은주의 영화>로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이다. 창비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받았다.

전남 곡성이 고향인 작가의 사투리가 판소리처럼 리듬감있게 등장인물들의 입을 타고 흘러나왔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힘없는 소시민이다. 그러나 시간적 배경은 다른데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 속에 있다. 그나마 가까운 것이 쌍용차 사태가 배경인 <설운 사나이>다.

운을 뗐으니 <설운 사나이>를 먼저 보자. 영화배우 이영애와 같은 이름의 여자주인공은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고, 손님으로 오던 근처 초등학교 선생 이강호 덕분에 책을 읽는 맛에 빠지게 된다. 일주일에 하루 노는 일요일을 뒹굴거리던 그녀에게 독서라는 취미가 생겼고 이강호에게 설레는 마음이 생겨나던 차에 홀아비 차우진을 소개받는다. 그와 데이트를 하면서 이강호와 비교하게 되고 책을 읽지 않는다는 그에게 더이상 호감이 가질 않아 그만 만나자고 한다. 그녀에겐 영혼의 밥인 책을 읽고 정신적으로 통하는 대화를 나눌 상대로 이강호가 적격이지 차우진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믿었다.

그러나 차우진이 투쟁하느라 공장안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그의 아들 두리를 통해 알게 되면서 그녀의 믿음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결정적으로 이강호와의 통화에서 그를 향한 믿음은 얼음장 깨지듯 쩍 갈라져 버린다.

그는 책을 가지고 고상하게, 수준높은 어휘를 구사하지만 사회문제에는 무관심한 사람이었다. 좋게 말하자면 백면서생이고 다르게 말하면 책에 갇힌 개구리인 셈이다.
영혼의 밥을 사랑이라고 말했던 차우진이 하는 투쟁은 진짜 삶을 사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독서나 음악을 듣는 문화생활 대신 그 시간에 술 마시러 간다는 그의 말에 실망했던 이영애는, "사는게 이케 서룹다"는 차우진 노모의 말을 듣고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소설은 그 말을 뒤로 하고 끝났다. 아빠에게 물을 가져다 준다며,
"나도 배고픈데 울 아빠도 디게 목마르고 배고프겠다"는 두리의 말에 우두망찰했음에 틀림없다. 아버지라서 그렇겠지만 저렇게 어린 아이도 공감능력이 있는데, 선생이고 책을 많이 읽는 이강호는 어떤가? 코옆에서 벌어지는 일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그녀는 아마도 두리와 노모와 함께 현장으로 갔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우리 주위에 많은 이강호들이 있을 것이다. 나또한 그러하다. 사회문제에 직접적으로 나서서 행동하진 못하지만 큰권력앞에 힘들게 투쟁하는 단체나 내대신 적극행동을 하는 곳에 정기후원을 하는 정도로 면죄부를 주며 살고 있다. 그러나 그 면죄부가 무관심을 촉발하고 있는게 아닌가 돌아본다. 책은 많이 읽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관심과 공감을 주어야 할 대상을 모륻척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가족에게도,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멀리 있는 북극곰에게도...

소설이 8편이나 실린 책인데 한 편으로 너무 길게 썼다.

<은주의 영화>는 영화를 찍고싶은 취준생 은주의 카메라에 투영된 이모 상희와 철규모친 박선자씨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5.18 당시 직접적 피해는 없었으나 다리를 절게 된 이모, 아들 철규를 잃은 박선자씨 둘은 모두 여성이고 피해자이자 약자이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5.18의 직접피해자는 아니어도 그 사건은 어떤 형태로든 그곳에 살았던 약자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자신의 숨겨두었던 비밀스런 고통을 은주의 카메라에 대고 풀어내며 그들은 후련함을 느낀다. 그 행위는 카메라앞이었기에 가능했고 영화라는 매체가 담아낼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5.18을 소재로한 책이나 소설을 접하면서 피해당사자와 가해자에 천착했음을 이 소설을 통해 깨달았다. 이 소설이 다루는 인물들을 통해 낯설게 보기의 경험이 가능했고, 큰 사건 주변에 오히려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 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유효한 아픔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 공선옥 소설가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소설들이 지금 세상의 어느 누구에게 가닿아서 그에게 어떤 식으로 말을 걸까. 말을 걸 수나 있을까? 혹은 누가 이 소설들에 말을 걸어오기나 할까? 소설이라는 물건이 세상에 의미가 있기는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러하다.
"네, 작가님! 충분히 의미 있어요! 작가님의 소설은 제게 말을 걸어주었고요, 저는 답하고 싶은, 더 이야기 나누고픈 맘이 생겼어요. 등장인물들의 삶을 보며 맘 아팠고요, 그들 하나하나에게 눈맞추고 공감하고 싶어요. 소설 밖 현실을 사는 이들에게 더 관심 가지며 살게요. 마지막에 계속 소설을 쓸 거라는 다짐을 응원하고 기다릴게요."

감히 내가 뭐라고 작가를 응원한다는 어쭙잖은 멘트를 날리는가??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야밤이라서 이러는 거라고 눙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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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베트남 북부 & 하노이, 퐁냐케방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정덕진.김경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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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혼행하고 싶을 때 참고할 만한 책이 나왔다.

나우출판사의 트래블로그 시리즈 2019~2020 최신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곳은 베트남 북부와 하노이, 퐁냐케방이다.

퐁냐케방?

첨 듣는 지명이다.

하기야 베트남은 패키지여행으로 다낭에 갔다온 게 다인데 처음 듣는 게 당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퐁냐케방은 국립공원의 이름이다.

(퐁냐라는 동굴이름+케방이란 산이름)

 

 

 

하노이 남쪽으로 4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되었다. 2009년에 발견되어 세 곳의 출입구가 있는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이라고 한다.

퐁냐 동굴에서 가장 볼 만한 것은 종유동인데 약 4억여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발굴된 깊이만 8km에 달해 아직 정확한 깊이는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알아두면 유용한 여행 베트남어>

만났을 때 인사 ☞ 씬 짜오

헤어질 때 인사 ☞ 띰 비엣

감사합니다 ☞ 씬깜 언

얼마에요? ☞ 바오 니에우 디엔 베이?

도와주세요 ☞ 람 언 춥 도이 베이?

방 있나요? ☞ 건 퐁 콩 베이

여기 어떻게 가죠? ☞ 도이 디 더이 다이 녀으 테 나오 아?

 

책의 맨 앞으로 돌아가면, 베트남의 기본정보를 알려주는데 아래 사진처럼 계절과 핫스팟 소개가 먼저 나온다

 

 

 

이 책 역시 기존의 트로블로그 시리즈처럼 사진이 좋다. 베트남의 풍광이 아름답고 붉은색을 많이 사용해서 사진빨이 잘 받는 듯 하다.

 

↓↓ 베트남 기본 소개부터 시작한다.

 

 

 

베트남 음식, 과일 소개와 한국인이 좋아하는 베트남 음식~

 

 

 

왜 베트남 북부일까?

 

베트남 북부에 끌리는 8가지 이유

 

1. 베트남 북부의 순수한 자연 경관

2. 안전한 베트남 북부

3. 친절한 사람들

4. 다양한 즐거움

5. 저렴하고 다양한 먹거리

6. 순수한 사람들

7. 다양한 커피 맛과 여유

8. 불편하지만 편리한 여행 서비스

베트남 북부 여행 계획 짜는 법과 추천 일정~

 

 

잠깐!!

베트남에서 자유여행을 하다가 당할 수 있는 사기 유형과 주의사항 및 대처법까지 알려주는 세심한 쎈쑤!!

☞ 환전 사기 / 택시 사기 / 소매치기

☞☞ 로컬 시장 / 식당 / 팁 문화 / 신용카드 / 그랩

※ 그랩이 뭘까요?

동남아 여행시 꼭 필요한 차량공유서비스 어플 이름, 그랩으로 위치와 금액 확인 후 확인된 기사와 타면 됨. 신용카드보다 현금으로 결제해야 사기당하지 않음.

이제, 하노이로 출발!!

하노이 비행기 운항노선과 입국 절차 및 대중교통 이용법~

 

 

자유여행 할거라면 꼭 필요한 정보~~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숙소와 식당, 가볼만한 곳을 상세히 수록해두고 있다. 단, 식당이나 숙소는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해보지 않은 관계로 정확도에 대한 확신은 할 수 없다는 거~~

<음식 주문에 필요한 베트남어>

쇠고기 : 틱 버

닭고기 : 틱 가

돼지고기 : 틱 해오

생맥주 : 비아 뜨으이

병맥주 : 비아 쟈이

양주 : 르으우 마잉

와인 : 르으우 반

쌀국수 : 퍼

햄버거 : 함버거

스프 : 습

빵 : 바잉 미

과일 : 화 과

커피 : 까페

콜라 : 꼬까

우유 : 스으어 드이

요거트 : 스으어 주으어

아이스크림 : 갬

 

 

순서대로 하롱베이, 깟바 섬, 사파, 닌빈, 하이퐁의

교통수단, 일정계획, 숙소, 식당은 모두 기본으로 소개하고 있다!!

 

베트남 북부로 자유여행 떠날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가이드북~

 

https://blog.naver.com/pppleon/221634787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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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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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진작가 "장자자"를 처음 만났다. 소설 <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로.

장자자는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감독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소설가로 전작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는 천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해서 이 소설도 기대하고 읽게 되었다.

 

"사랑과 이별에 관한 긴 이야기"라는 출판사의 소개는 가슴절절한 러브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혹 제목과 소개를 보고 눈물 콧물 쏙 뺄 애절한 사랑 얘기를 기대한 독자가 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니 기대감 좌악 빼고 읽는다면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감동하게 될 것이다. 그 지점이 어디인지는 본 리뷰에서 밝힐 수가 없다. 우연히 맞닥뜨릴 문장에서 느낄 공감이나 반가움을 빼앗으면 안되니까...

 

어딘지 좀 부족해 뵈고 순진하기 그지없는 주인공 류스산은 영화 <첨밀밀>의 소군을 닮았다. 1997년에 나온 영화의 주인공이 20년이나 지난 소설속 주인공과 오버랩되는 것은 아마도 작가가 영화감독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헤어지고 10년이 지나 류스산과 청샹이 다시 만나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자. 스산의 친구 즈거가 등려군의 노래 '월량대표아적심'을 불러주겠다고 하자 청샹은 주걸륜의 '반도철합'을 들려달라고 한다. 자기는 90년대 이후에 태어났다며.

 

현대를 사는 20대에게 1997년이란 얼마나 옛날인가. 소설 전편에 흐르는 정서는 80, 90년대의 느낌이다. 마치 세피아 색상을 입힌 화면을 보는 듯 했다. 현실을 꿋꿋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스산에게 늘 허기진 정서는 모성이다. 그의 감성에서 영화 <아비정전>의 아비가 어른거리는 것 역시 작가의 감성때문일 것이다.

 

<아비정전>이 언제적 작품인가.1990년에 나온 영화다. 작가가 몇년생인지는 모르겠는데(정보조회가 안됨) 나이와 무관하게 그가 좋아하는 영화와 감독의 스타일이 소설속에, 주인공에, 투영된게 아닐까 싶다. 그 여명과 장국영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웠고 영화처럼 읽혀서 좋았다.

 

이 소설에서는 특별한, 대단한 사건이 터지지 않는다. 물론 대반전이 뒷통수를 치지도 않는다. 류스산이라는 청년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 그 주위의 인물들과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현대 중국 사회의 면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왠지 시골스러운 느낌에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얼토당토않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헛웃음이 날 정도지만 정서와 문화가 다른 중국이야기의 맛을 보여준다.

 

스산 옆의 중요한 인물은 외할머니와 청샹이다. 엄마없는 스산곁을 지켜주며 무한 사랑을 베푼 외할머니, 손 한 번 잡아보진 못했으나 스산의 영원한 여자친구로 남은 청샹. 평생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던 스산곁엔 두 여성이 있었고 그들이 충만한 사랑을 주었지만 얼굴조차 기억할 수 없는 엄마를 향한 갈구는 그것을 온존히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가까이 있는 존재의 소중함보다 손닿을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 더 컸던 것이다. 그것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만으로 해명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모성은 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할머니가 간암으로 돌아가시고 청샹도 병치료로 떠난 후, 그렇게도 안 되던 보험계약도 많이 하게 되고 이것저것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본다.

 

이 소설에 극적인 결말은 없다. 그리고 대놓고 스산의 성공을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독자는 알 수 있다. 스산은 이제 더이상 엄마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임을. 그것이 스산의 성장임을. 그래서 스산으로 대표되는 중국 청년세대가 살아가기에 그리 녹록치 않은 현실이지만, 하나하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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