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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 나를 힘들게 할 때 - 지긋지긋한 중독에서 벗어나는 마음챙김의 기술
토마스 비엔.비버리 비엔 지음, 이재석 옮김 / 불광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현대인은 누구라도 중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누구나 중독에 빠질 수 있고, 한마디로 중독에 포위되어 있다고 합니다.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수많은 유혹과 자극의 과부하 속에 우리 스스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 책은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권’을 깨닫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알코올, 약물, 도박, 게임 등의 중독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탐닉하는 모든 대상을 말하면서, 그 중독 대상이 주는 희열은 순간적이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불교의 수행법인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을 제시합니다. 즉 마음챙김을 통한 ‘고요한 자각의 계발’은 중독에 빠진 마음 상태를 해결하는 훌륭한 해독제라는 것이죠.
마음챙김이란 현재 순간에 대한 자각(알아차림)과 수용(받아들임)을 특징으로 하는 열린 마음을 말하고, 마음챙김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지금 이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평소 무심히 지나치는 주변과 자신의 내면에 고요하고 깊이 있게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지금껏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자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중독의 본질이 삶의 고통을 회피하는 방법이라면, 마음챙김은 깨어 있는 상태로 삶을 마주하는 것이고, 중독의 대척점에 있는 마음챙김이야말로 중독을 완전히 끊을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된다고 합니다.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명상 수행자인 저자들 토마스 비엔과 비버리 비엔이 부부로서, 수많은 마음챙김 워크샵과 중독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독자들을 새롭고 활기찬 삶으로 이끈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중독자들과의 실제적인 상담과 치료 과정을 세세하게 밝히며, 그들이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렵거나 따분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지만, 명상은 애써 참으며 노력해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고 합니다. 저자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즐거운 명상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일상에서 쉽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명상 수련법을 제시합니다. 명상을 잘 하는 비법은 바로 명상을 즐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 크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지금 현재에 존재하기 위해서 일상생활에서 실천하기 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명상인데, 이 명상이 가장 효과적이고 기쁨을 주는 행위가 되려면 무엇보다 즐겁고 놀이가 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가까이 있고, 항상 행할 수 있을 때, 그렇게 명상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될 때가 가장 좋은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이 책은 마음챙김 명상을 실제 중독자의 사례와 실천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면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래는 책에서 제가 읽은 구절 중에서 마음챙김을 가장 잘 표현한 글을 가져와 봤습니다.
마음챙김은 일상이라는 원재료를 지혜와 평화, 기쁨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깨어 있는 마음챙김은 지금-여기에서 현재 순간이 지닌 신선함과 풍요로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하며, 일상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준다. 다른 특별한 대상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삶의 공허함을 메우려 했던 중독은 더 이상 우리 삶에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가치 있는 의미로 명확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