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개의 날 1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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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에서 연재할 때 봤는데요, 정말 명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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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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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여자 살인마 이야기라니, 너무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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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 - 미조의 시대
이서수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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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에 실린 이서수 <미조의 시대> 감명깊게 읽었기에 다른 작품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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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 MIDNIGHT 세트 - 전20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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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찾아온 열린책들 세계문학 세트. 고전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어 기대됩니다! 프란츠 카프카, 알베르 카뮈, 다자이 오사무, 제임스 조이스, 기 드 모파상,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톨스토이 등등 이름은 늘 들어왔지만 다 읽어보지 않았기에 이번 기회에 이렇게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런 기획은 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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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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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울은 절망에서 온다. 절망은 희망이 없다는 뜻이다. 어떻게 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가만히만 있어도 시간은 가고 미래는 속절없이 다가온다. 미래에 기대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 이런 의문에 답을 내리기 힘들 것이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살아서 더 기쁘거나 좋을 일이 없이 고통만이 예상된다면, 차라리 이 고통을 여기서 끝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살아야 할 이유는 반박하기 쉽고, 죽어야 할 이유는 의외로 논리가 탄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숨 쉬고 고기를 먹고 일회용품을 쓰는 것만으로도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에게, 지구 자체에게 해를 끼치는 게 인간의 삶 아니겠는가. 반면 나를 땅에 붙잡아 놓는 가장 강한 생각은 갑작스러운 죽음은 주변에 민폐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생각조차 어차피 죽은 후라면 민폐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고 책임질 일도 없어지기 때문에 반박은 가능하다. 그러나 명백히 예상되는 일인 것은 맞으니까.


책의 주인공, 노라에게는 어느 날 여러가지 고통스러운 일이 동시에 찾아온다. 연인도 친구도 가족도 직장도 일시에 끊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키우던 반려동물은 갑작스레 죽었다. 살면서 찾아왔던 수많은 분기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매 순간 착실하게 나쁜 선택을 쌓아온 결과 최악의 현재에 도달했다. 내 삶은 더이상 좋아질 구석이 한 군데도 없다고 생각하고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노라는 죽지 못했다. 대신 자정의 도서관이라는 삶과 죽음의 중간에 있는 환상적인 공간에서 눈을 뜨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후회의 책’을 꺼내든다. 후회했던 일들을 돌릴 수 있다면, 그래서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어땠을지 하나하나 모두 살아보게 된다. 헤어진 연인과 헤어지지 않고 쭉 함께 살며 펍을 운영하는 삶을 살기도 하고, 빙하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성공한 수영선수가 되어 영감을 주는 강연을 하며 떼돈을 벌기도 하고, 소로우의 철학을 연구하는 교수가 된 삶을 살아보기도 한다. 


살지 못해 후회했던 삶을 다시 다 살아보는 것. 이것은 가상현실의 은유일 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밀도가 높고 ‘진짜같은’ 가상현실이 생긴다면 유사 체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라의 입장에서는 아직 죽지 못한 상태에서 꾼 긴 꿈에 불과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메시지는 동일하더라도 그것을 어떤 형태로 제공하는지에 따라 전달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너는 이런 삶을 살 수도 있었지’라고 말해주는 것과 정말로 그 삶을 살아보는 체험을 시켜주는 정도의 차이라고 해야될까.


후회했던 모든 삶을 살아보고 노라는 ‘진짜 삶’으로 돌아온다. 모든 가능성들을 직접 겪어본 후에 노라는 지금의 삶에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마음 깊이 깨닫게 된다. 처한 조건은 어제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노라의 내면이 변화했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갑자기 살 만한 곳으로 변하는 것이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한 줄로 요약해 전달한다면 결국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도 긍정을 전파하는 그렇고 그런 시시한 책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한 줄로 요약해서는 전달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 읽어야만 마음에 울림이 올 것이다. 사람이 왜 우울하고, 절망하고,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지, 그러나 어떤 삶에도 왜 희망은 남아있는지 이야기를 통해 설득하는 책이다.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책이 다 노란색이 될 뻔했지만 그래도 특히 마음 속에 밑줄 그었던 문장들. 

와인을 마시고 나니 또렷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이번 삶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이 내가 도망치고 싶었던 바로 그곳임을 깨닫는 것은 꽤 충격적이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었다.

어제와 똑같은 디지털 피아노와 책이 있었다. 반려묘가 사라진 슬픔과 실직의 고통도 그대로였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그대로였다. 하지만 모든 게 달라졌다. 모든 게 달라진 이유는 이젠 그녀가 단지 다른 사람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한 모든 게 달라진 이유는 거의 죽을 뻔했다가 이제는 살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녀의 선택이기 때문이었다. 살기로 한 선택.

그녀에게는 단지 경도에서 중등도 우울증에 가끔 번창하는 절망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노라는 그 사실에서 희망을 얻었고, 심지어 여기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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