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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슬람 이야기 - 이방인에서 가까운 이웃으로, 무슬림이 궁금할 때 펼치는 ㅣ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이수정 지음 / 주니어태학 / 2025년 7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21세기의 국제 질서는 단순한 이념 대결이나 지역 구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술 혁신, 경제 구조의 재편, 문화적 경계의 유동화는 이제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흐름 속에서 자라나는 다음 세대가 글로벌 무대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문화 간의 이해와 감수성 없이는 경제 협력이나 정치 외교적 소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점에서 이슬람 세계는 한국 사회가 더 이상 무지하거나 피상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기엔 너무나도 중요하고 방대한 가능성을 내포한 문명권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이슬람을 폭력, 전쟁, 극단주의, 불법 이민 같은 부정적인 키워드로만 연상해왔지만, 이는 이슬람의 실체를 반영하기보단 오히려 단편적이고 왜곡된 이미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슬람권 국가들은 풍부한 석유 자본, 빠르게 성장하는 인프라, 젊은 인구 구조, 그리고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요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는 충분한 경제적 협력 대상이자 전략적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슬람 문화를 단순한 종교적 지식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일상 속의 상징, 경제적 자산, 역사적 배경 등을 아우르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설명해 주는 구성입니다. 특히 히잡과 부르카에 담긴 문화적 의미, 그리고 석유 자원과 연결된 이슬람권 경제의 맥락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어, 자녀와 함께 대화하며 읽기에 알맞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과 이슬람 세계가 과거에 맺었던 교류사에 관한 이야기들은 다소 생소했지만, 그 안에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세계 지도의 경계가 사실은 문화와 경제의 흐름 속에서는 얼마나 유동적인지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이슬람의 주요 분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의 기원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두 분파는 단순한 신학적 차이가 아니라, 예언자 무함마드 사후 ‘칼리프’ 계승을 둘러싼 역사적 갈등에서 비롯되었으며, 종교가 정치적 권력 구조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분열의 양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현실 속의 이슬람을 논할 때, 극단주의와의 연계 문제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 각국은 내전과 불안정한 정세를 피해 이주해온 무슬림들과의 사회적 마찰을 겪고 있으며, 실제로 특정 도시에서는 치안 우려로 인해 밤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가 전체 무슬림을 대표한다고 보는 시각은 매우 위험한 일반화입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중동 지역의 경제 구조와 개발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이미 거대한 부를 축적한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개발되지 않은 산업군과 협력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며, 이슬람권은 이 분야에서 함께 성장할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 실례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잔 경제도시 내 SKIV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8조 원 규모의 한-사우디 산업단지 개발, Jafurah 가스 처리시설 건설, Amiral 석유화학 콤플렉스 등 다양한 중동 프로젝트에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종교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녀와 함께 경제, 문화, 외교,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매개체였습니다. 이슬람이라는 거대한 문명과 마주하는 일은 곧 미래를 읽는 일이며, 이 책은 그 여정의 출발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적극적으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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