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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하여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1년 5월
평점 :
박애희 작가님의 전작인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을 아주 감동적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글썽이게 되는 그런 감성을 함께 나누었던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가님의 두번째 작품인 <견기는 시간을 위한 말들>은 지금의 저에게 가장 유용한 책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도대체 왜 나는 이모양일까를 항상 궁금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의 생활이 항상 불만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왜 이럴까를 생각해 보니 그냥 이 상황에 대해 주변에 나눌 사람이 없었던 것이 한몫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차에 견디는 저를 위해서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이라는 제목에서 부터 다가오는 위로는 감동을 주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듯한 글들이었습니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삶을 단단히 지켜내는 법
삶은 정말 많은 슬픔을 동반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없이 괜찮다 싶다가도 시간이 조금 흐른뒤에 다가오는 관계의 절망은 항상 두려움에 떨게 합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꾸 책에 의존하게 되지만 한순간 뿐인 듯 합니다. 그 글을 읽어 나가는 그 순간에는 위로와 공감을 통해 괜찮아라고 이야기 할수 있지만 그 시간이 조금씩 뒤로 밀려나게 되면 또다시 위로와 공감을 찾고자 찾아 헤매이는 시간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나이가 마흔이 없어 중년이 다 되어 가면서 그 위로라는 것은 언제는 오게 되는 건 아닌가 합니다. 과거의 상처로 인한 두려움이 잠식하고 있는 시간이기에 더욱더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의 상처는 언제쯤 아물어 질까요? 그나마 박애희 작가님이 써내려가 준 글들을 다시 들여다 보는 힘은 남아 있기에 다시 책을 손에 쥐어 봅니다.
누구나 그렇듯 나 또한 빛나는 존재들을 오랫동안 부러워하며 동경했다.
십 년 넘게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눈에 띄는 존재들을 많이 만났다.
자신만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스타들,
뛰어난 재능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이들을 볼때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유난히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곤 했다.
무엇가를 끊임없이 하면서도 나는 항상 좌불안석이다.
[P25, 1장 우리 등 뒤의 슬픔]
갑자기 튀어나온 생각을 잠시 남겨야 겠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4월에 있었던 일 중 하나 맡고 있는 없무 중에 팀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업무가 있는데 팀에서 회의를 하는 동안 나는 배척당했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불쾌함과 짜증이 밀려와 있던 찰라에 다른 팀의 팀장이 (본인이 그것을 사무국장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잠시 나를 불러 내었습니다. 요즘들어 등 뒤에서 느껴지는 불편한 기색이 보인다나. 그러면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언젠가 그만두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조심하라고 했던 그말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은 그때 팀원으로써 인정도 받지도 못하고 나이 많은 사람이 왜 그렇게 처신하냐는 말을 들었을 때 순간 분노가 끊어 올랐지만 참아야 하느니라 싶어 모든 잘못은 나의 잘못이라며 생각했던 그 시간이 나는 무척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결국 정신과 약까지 먹어야 안정이 되었던 시간이었는데 그때는 이 책을 만나기 전이었습니다. 지금도 간혹 등에서 느껴지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자꾸 생각나는 트라우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무엇이 삶을 힘들게 하는가를 돌아 보았을때 내 생각을 인정해 주지 않은 생활속에서 그들과 계속 얽혀 있어야 나의 삶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작가님도 언뜻 그런 이야기를 비추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나마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잠시 내 생각을 내려 놓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 내려 놓기.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 책을 읽기 잠시 동안 멍때리기 그 상황에 대해서 더이상 생각하지 말기 등등 나를 지키는 방법을 계속적으로 고안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 애썼어요
그걸 견디느라 얼마나 힘들었어요?
많이 외로웠겠다.
공감해주고 이해해주고 헤아려주는 말들 덕분에
우리는 이 힘겨운 시간을 어떻게든 지나가고 있는 것 아닐까.
[P221, 4장 너의 긴 밤이 끝나는 날]
또다시 위로 받고 싶을 때 마음의 상처를 아물 치료제가 필요할때 책에 표시한 표식을 따라 책을 들춰 보면서 나름 회복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