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의 고수 북멘토 가치동화 67
주봄 지음, 국민지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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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영찬이는 키 172cm에 몸무게 82kg인 13살 남자아이다. 표지에서 보이듯 영찬이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 동네 무한리필 가게에 영찬이가 나타나면 사장님들이 영업을 중단할 정도다. 영찬이가 잘 먹는 것을 가족들은 반기지 않는다. 같이 식당에 가도 사장님의 눈치가 보이고, 집에서 밥을 먹을 때도 엄청난 양을 먹는 영찬이 때문에 엄마는 난처하다.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드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것을 영찬이도 고스란히 느낀다. 자신이 많이 먹는 걸 가족들이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이 먹고 싶은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영찬이는 학교에서 '신지호'라는 친구를 사귄다. 지호는 영찬이가 많이 먹는 것을 보고 먹방을 찍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잘 맛있게 먹는 게 특기인 영찬이는 먹방 유튜버가 되어보려고 하는데, 잘될 수 있을까?

뒤표지에 보면 '먹어도 먹어도 지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게 유일한 재주인데 이런 쓸데없는 재주도 재주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적혀있는데 이 문장을 보고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먹어도 먹어도 지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게 왜 쓸데없는 재주인 거지? 엄청난 재주 아닌가! 우리 모두 각자의 특징을 가지고 살아간다. 남과 비교해 보면 보잘것없어 보일 수 있지만, 그건 다른 사람과 비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각자 잘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축하해 주고 격려해 준다면 아이들 또한 자신의 꿈을 조금은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펼친 꿈은 보다 넓게 퍼져나갈 테고.

개인적으로 172cm에 82kg인 영찬이가 뚱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영찬이처럼 먹음에도 저런 체격을 유지하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인 듯싶다. 세상이, 다수의 사람들이 정한 기준으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잘 하는 게 잘 하는 거고, 내가 생긴 게 그저 나의 생김새일 뿐이다. 먹방의 고수를 응원한다. 나 또한, 나의 아이 또한 자신만의 고수인 영역이 있었으면 좋겠다. 파이팅!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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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5
김은영 지음, 메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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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이 사라졌다>는 '제25회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다. 이것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택배 상자처럼 집이 밀봉되어 버렸다는 설정에 어떤 내용일지 정말 기다려졌던 작품이다.

해리와 해수는 어느 남매처럼 자주 투탁 거리는 그런 아이들이다. 어느 날 눈 떠보니 집에 모든 문이 사라져있다. 창문도 없고 현관문도 없다.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모든 통로가 사라진 것이다. 학원과 학교로 고단한 아이들이라면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하루 종일 푹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전화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는 가정하지 않겠지.) 해리와 해수도 처음에는 어쩌면 자유롭다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 이틀 날짜가 흐를수록 두 아이는 밀폐된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해 본 적 없던 요리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달걀에서 병아리를 부화시키려고도 해본다. 고립된 아이들의 상황이 다급하고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이 방법을 찾아가고 기존의 생활을 돌아보는 과정이 조금은 유쾌하게 그려진다.

안식처였던 공간에 고립된다는 발상의 전환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어른의 기준에서 조금은 약해 보이는 아이들이 그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투닥거림을 멈추고 힘을 합치는 모습도 기특하게 보인다. (외동인 나의 아이는 이 책을 읽고 그래도 형제가 있으면 이럴 때 의지하고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해리와 해수는 갇힘으로써 그동안 집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게 된다. 쿵쿵 걷기도 하고 크게 소리도 질러본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집을 나가려고 한다. 해리와 해수는 결국 어떻게 될까?

평범하게 누렸던 일상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내가 아이에게, 아이가 나에게 건네는 일상적인 말들이 서로에게 마지막으로 건네는 말이라면 어떨까. 서로의 소중함을, 집의 의미를, 형제와의 관계를 모두 돌아보게 하는 의미 깊은 책이다. 재미는 기본이고. 한 번 펼쳐서 읽게 되면 끝까지 덮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 있었다. 결국 해리와 해수는 문 앞에 서게 된다. 우리들 각자의 문은 어디인지, 언제 닫히는지 깊게 생각해 보고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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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보이가 된 에그 보이
레이 슈 지음, 신수경 옮김 / 뭉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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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케빈이다. 케빈은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이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한 상태다. 케빈은 7살 차이가 나는 누나와 엄마와 함께 산다. 엄마는 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 바빠 할머니가 케빈의 집으로 와서 엄마를 도와준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케빈의 도시락으로 '송화단'이라는 냄새가 지독한 중국식으로 요리한 달걀을 싸주게 되는데, 이때부터 케빈은 '에그 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학교생활이 마음처럼 순탄하지 않은데, 집에서는 엄마와 누나와 싸우게 되는 케빈. 케빈은 이런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케빈이 '에그 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김치로 놀림받는 장면이 오버랩됐다. 각자의 문화이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거리가 된다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나 또한 그러지 않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해야 할까. 같은 문화권에서도 각자가 안고 있는 (특히나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고민과 걱정이 있을 텐데,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더 배가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부분을 과장하거나 부풀리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부분이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아이는 많은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로 케빈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담은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작가가 본인이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만큼 현실성이 있는 사건과 장면들이었다. 그렇기에 좀 더 마음 아프기도 하고, 그렇기에 좀 더 케빈이 기특하기도 했다. 아이는 케빈이 놀이 기구에 갇혔을 때 케빈과 싸웠던 릴리라는 친구가 케빈을 '에그 보이'라고 부르는 대신 '원더 보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케빈은 다른 아이들에게 '원더풀'해 보이고 싶지는 않았을 거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그 모습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주변 사람 한두 명 덕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꾸미고 덧붙이는 모습보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신이 먼저 인정하고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케빈이 점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 싶은 책이다. 케빈을 따라 나 또한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며 한 걸음 성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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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들의 숲 책 읽는 교실 26
김근혜 지음, 신진호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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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들의 숲>의 주인공은 '라도'라는 골든리트리버다. 라도는 펫샵에서 팔려 주인을 만났지만, 주인은 너무나도 크게 자라는 라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고속도로 갓길에 버린다. 라도는 주인을 따라가려 애를 썼지만, 결국 차에 치이고 정신을 잃게 된다. 그런 라도를 보살펴 준 '할매'. 할매도 버려져 길을 떠도는 개다. 시간이 흐른 뒤 할매는 사람들에게 잡혀 목숨을 잃게 되는데, 할매는 라도에게 섬숲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내라는 유언을 남긴다. 라도는 할매의 말에 따라 섬숲으로 가려고 하지만 고속도로를 건너가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보리라는 버려진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라도는 보리의 도움으로 고속도로를 건널 수 있게 된다. 보리와 라도는 며칠을 걸어 섬 숲에 도착하게 되지만, 이미 섬숲에 있는 개들이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보리는 자신의 엄마를 찾을 수 있게 사흘만 섬숲에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 보리와 라도는 겨우 며칠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섬숲에서 임신한 개인 코털을 만나게 된 보리와 라도. 보리의 엄마도 찾고, 코털도 무사히 새끼를 낳고, 라도 또한 섬숲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될까?

이 책을 읽으며 개공장에서 동물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 속에 놓여있는지 더 느낄 수 있었다. 라도도 코털도 모두 주인에게 버림받았는데, 생명을 가진 존재를 버린다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또 그런 행동을 통해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 놓이게 되는지도 다시 생각해 보게 했다. 인간보다 약하다는 이유로(표현하지 못하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개들이 들개가 되고 그들이 모여 있다는 들개들의 숲은 어찌 보면 이런 비극을 함축하고 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심으로 생산되는 것이 멈춰지고, 인간의 무책임함으로 버려지는 것이 멈춰졌으면 좋겠다. 라도 또한 보리, 코털과 함께 조금이나마 편안한 여생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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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6
서윤빈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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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기>에는 '소금 맷돌', '깜짝 피리', '화수분 상자', '도깨비 감투', '금토끼'라는 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 '소금 맷돌'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소금 맷돌'의 주인공은 '다영'이라는 여자아이다. 다영이는 엄마가 항상 밥을 싱겁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짠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짠 게 맛있는 게 문제다.) 어느 날, 다영이는 골목 구석에 있는 '장난기'라는 자판기를 보고 다가간다. 장난기는 다영에게 소원이 있다면 자신이 꼭 이루어주겠다고 하고, 다영이는 밥을 좀 맛있게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렇게 다영이는 장난기에서 소금 맷돌을 받게 된다. 소금 맷돌은 말 그대로 계속 소금이 나오는 맷돌이다. 다영이는 이 맷돌 덕분에 음식에 소금을 뿌려 먹을 수 있게 된다. 소금 맷돌을 하루 사용한 뒤 자고 일어난 다영이는 거울을 보고 놀란다. 얼굴이 많이 부어있었던 것이다. 소금 많이 먹으면 붓는다고 하니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계속 소금 맷돌을 사용해 음식을 맛있게 먹은 다영. 다영이는 아무 문제 없이 계속 짜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건강을 위해 매일 매끼 싱거운 음식을 주는 다영의 엄마가 조금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결핍이나 불균형은 언제나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소금 맷돌' 외의 다른 이야기 속 아이들도 각자의 불만과 문제를 안고 있다. 예쁘고 화려한 문구를 마음껏 쓰고 싶은 아이도 있고, 형이나 누나에게 물건을 그만 물려 입고 싶은 아이도 나온다. 아이들이 흔히 겪는 여러 마음들을 이야기 속에 녹여 문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도 중요하다. 물건을 낭비하면 안 되지만 그래도 갖고 싶은 (큰 쓸모가 없더라도) 것 한두 가지는 갖고 있으면 즐거움을 준다. 이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으며 살면 '장난기' 같은 물건이 눈에 안 띄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는 책을 덮으며 결국 모두 다 욕심이 문제라고 했다.) 더불어 이런 깨달음 없이도 상상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도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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