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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보이가 된 에그 보이
레이 슈 지음, 신수경 옮김 / 뭉치 / 2025년 2월
평점 :

이 책의 주인공은 케빈이다. 케빈은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이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한 상태다. 케빈은 7살 차이가 나는 누나와 엄마와 함께 산다. 엄마는 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 바빠 할머니가 케빈의 집으로 와서 엄마를 도와준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케빈의 도시락으로 '송화단'이라는 냄새가 지독한 중국식으로 요리한 달걀을 싸주게 되는데, 이때부터 케빈은 '에그 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학교생활이 마음처럼 순탄하지 않은데, 집에서는 엄마와 누나와 싸우게 되는 케빈. 케빈은 이런 상황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케빈이 '에그 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과정에서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김치로 놀림받는 장면이 오버랩됐다. 각자의 문화이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거리가 된다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나 또한 그러지 않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해야 할까. 같은 문화권에서도 각자가 안고 있는 (특히나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고민과 걱정이 있을 텐데, 이민자의 입장에서는 그게 더 배가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 부분을 과장하거나 부풀리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부분이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 것 같다.
아이는 많은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로 케빈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담은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작가가 본인이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만큼 현실성이 있는 사건과 장면들이었다. 그렇기에 좀 더 마음 아프기도 하고, 그렇기에 좀 더 케빈이 기특하기도 했다. 아이는 케빈이 놀이 기구에 갇혔을 때 케빈과 싸웠던 릴리라는 친구가 케빈을 '에그 보이'라고 부르는 대신 '원더 보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케빈은 다른 아이들에게 '원더풀'해 보이고 싶지는 않았을 거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 그 모습에서 장점을 찾아내는 주변 사람 한두 명 덕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꾸미고 덧붙이는 모습보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신이 먼저 인정하고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케빈이 점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 싶은 책이다. 케빈을 따라 나 또한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며 한 걸음 성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