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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더 볼 1 - 혼성 축구부의 탄생 ㅣ 온 더 볼 1
성완 지음, 돌만 그림 / 다산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땐 그냥 스포츠 좋아하는 친구들 이야기겠거니 했다. 특히 축구 이야기라니까 남자아이들 얘기일 것 같았고, 우리 아이가 얼마나 흥미를 가질까 싶었다. 그럼에도 혼성 축구부라는 단어를 보니 아이가 읽어봤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막연히 체육은 특히 축구나 야구는 남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그 부분을 좀 깨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 아이가 흥미를 가질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책을 펼치고 나서 끝까지 쭉 읽더니 “2권은 언제 나와?” 하면서 예상보다 더 큰 관심과 기대를 보였다.
<온 더 볼>은 대풍초라는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면서 이를 계기로 ‘혼성 축구부’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아이들이 부딪히고 성장하는 것이 주된 이야기다. 소재는 축구지만 이야기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고 느껴졌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진심으로 해보려는 아이들, 서로 응원해주고 다투기도 하면서 점점 팀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조용히 등을 밀어주는 어른들까지. 전체적으로 현실성이 느껴져 더 몰입해서 읽게 된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혼성’이라는 설정이 아닐까 싶다. 체육은 남자아이가 잘할 것 같다는 편견, 운동장에서 여학생은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분위기 같은 것을 이 책은 자연스럽게 깨버린다. 우리 아이도 축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주위의 시선 상관하지 말고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딱히 운동에 관심 없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걸 찾고 싶거나, 좋아하는 걸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띠지에 이동국 선수가 추천한 글이 적혀 있다. "이 책은 축구가 왜 팀 스포츠인가를 제대로 보여 준다. 공을 몰며 뛰는 즐거움, 선의의 경쟁, 공을 향해 성장하는 이야기가 너무나 멋지다!" 이 말에 공감한다. 꼭 축구가 아니더라고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팀을 이뤄 나아가야 하는 모든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축구 경기처럼 흥미롭기도 하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환해지는 그런 책이다. 단지 스포츠를,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언가를 좋아하고 해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모든 아이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마음을 가진 친구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다. 다음 권도 꼭 읽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