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소설의 첫 문장 : 다시 사는 삶을 위하여 - 다시 사는 삶을 위하여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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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은 자기가 직접 가서 꽃을 사 오겠다고 했다.
버지니아 울프, 이태동 옮김, 『댈러웨이 부인』, 시공사, 2012.

그토록 불길하게 여기셨던 일이 별다른 탈 없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으신다면 무척 기뻐하시겠지요.
메리 셸리, 김선형 옮김, 『프랑켄슈타인』, 문학동네, 2012.

이런 찻주전자가 있다면 어떨까?
조너선 사프란 포어, 송은주 옮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민음사, 2006.

그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자벨 미니에르, 이상해 옮김, 『평범한 커플』, 작가정신, 2007.

당신은 끝을 알고 있다.
프레데리크 베그베네, 한용택 옮김, 『살아있어 미안하다』, 문학사상사, 2005.

소설의 첫 문장이 소설에서 벌어진 모든 일의 시작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 없겠다. 어쩌면 소설의 첫 문장에게 부여된 가장 큰 임무는 소설의 시작이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인지도. 아니면 시작을 분명히 할 수 없는 이야기의 숙명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장례식이 끝났다.
쇼지 유키야, 김난주 옮김, 『모닝』, 개여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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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역사에 대한 개관‘은 자료층의 상태를 기초로 삼고 있다.- P5

구약의 자료층을 근거로 볼 때 ‘이스라엘의 역사‘는 왕정시대로부터 시작된다.- P5

그것은 동시대의 문서 자료들이 그때에 비로소 등장하거나 재구성될 수있기 때문이다.- P5

이에 반하여 이보다 앞선 국가형성 이전 시대에 대해서는 단지 민담전승만 존재할 뿐이며, 그러므로 이 시기들은 ‘왕정 시대의 전통들‘ 하에서만 다뤄질 수 있다.- P5

구약문헌들의 기원사에 대한 연구는 그 문헌들의 신학적인 진술들을 적절하게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P6

따라서 성서 본문들에 관한 서술은 본문의 분류 작업이나 발생사 연구에 한정되지 않는다.- P6

오히려 기원사를 통해 파악된 각 문서층에 나타나는 중심적인 신학적 특징들을 계속적으로 재현하려고 한다.- P6

이것은 무엇보다도 오경의 문서층을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서, 오경의 재구성은 오경 내의 다양한 신학적 특징들을 통하여 정당성을얻는다.- P6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창조주이시며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의 행동에 대한 성서의 증언을 언제나 새롭게 그 기준으로 삼을때만 생명력을 갖는다.- P8

또한 성서의 증언에 대한 이러한 기준설정이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각각의 성서 본문들이 어떠한 역사적 맥락에서 기원했으며 그 저자들은 본래 어떠한 의도를 추구하고 있었는지 다시금 물어야만 할 것이다.- P8

다시 말해서 성서 본문들에 대하여 그러한 기원사와 연관되는 역사적인 이해는 오늘날의 새로운 역사적인 상황들 안에서 나타나는 성서의 메시지가 구약의 본문들을 정당하게 평가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형태를 획득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한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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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당연했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일이다.- P58

당연히 기존 방식과 문화를 지지하는 이들의 저항이 나올 수밖에 없고, 이해관계에 따라서 기존 방식과 새로운 변화 중 어떤 것이 이득일지도 따질 수 밖에 없다.- P58

중요한 건 2천 년 이상 이어온 악수라는 세계 공통의 보편적 인사법마저도 언컨택트 시대를 맞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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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나는 이 집에 왔다.
아오야마 나나에, 정유리 옮김, 『혼자 있기 좋은 날』, 이레, 2007.

처음 나흘 동안은 계속해서 비가 쏟아졌다.
V. S. 나이폴, 최인자 옮김, 『도착의 수수께끼』, 문학과지성사, 2015.

그래, 이곳으로 사람들은 살기 위해 온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김재혁 옮김, 『말테의 수기』,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0.

찌는 듯이 무더운 7월 초의 어느 날 해 질 무렵.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홍대화 옮김, 『죄와 벌』, 열린책들, 2009.

무더운 어느 봄날 해 질 무렵 파트리아르흐 연못가에 두 시민이 나타났다.
미하일 불가코프, 김혜란 옮김, 『거장과 마르가리타』, 문학과지성사, 2008.

점쟁이에게 내 앞날을 점쳐 보고 돌아오던 날 오후, 나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기이한 풍경을 만났다.
윤순례, 『아주 특별한 저녁 밥상』, 민음사, 2005.

사람들은 믿지 않을 테지만, 왜냐하면 나도 믿지 않았으니까, 광화문 한복판에 땅굴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승우,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 창해, 2005.

1965년 8월 8일 아침,
워싱턴 주의 벨링햄.
로버트 제임스 월러, 공경희 옮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시공사, 1993.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982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한겨레신문사, 2003.

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랠프 엘리슨, 조영환 옮김, 『보이지 않는 인간』, 민음사, 2008.

테레즈, 많은 사람들이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프랑수아 모리아크, 조은경 옮김, 『테레즈 데케루』, 펭귄클래식 코리아, 2011.

헝가리 식당에서 스테이크 네 조각을 깨끗이 먹어 치웠지만, 방으로 가기 위해 호텔 복도를 지날 때 프레디 만치니는 그래도 허기가 졌다.
레온 드 빈터, 유혜자 옮김, 『호프만의 허기』, 디자인하우스, 1996.

그 이야기는 난롯가에 앉아 있는 우리를 숨도 쉴 수 없으리만치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헨리 제임스, 정상준 옮김, 『나사의 회전』, 시공사, 2010.

나는 그 이야기를 여러 사람한테서 조금씩 얻어들었고, 이런 경우에 으레 그러하듯이 그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이디스 워튼, 김욱동 옮김, 『그 겨울의 끝』, 열린책들, 2002.

그 일에 대해 나는 굳이 알고자 하진 않았지만 결국 알게 되었다.
하비에르 마리아스, 김상유 옮김, 『새하얀 마음』, 문학과지성사, 2015.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다케우치 마코토, 오유리 옮김, 『도서관에서 만나요』, 웅진지식하우스, 2011.

사람 하나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쯤 간단하지 않을까.
가쿠다 미쓰요, 권남희 옮김, 『종이달』, 예담, 2014.

혹시, 이 사람을 찾고 있나요?
텐도 아라타, 권남희 옮김, 『애도하는 사람』, 문학동네, 2010.

그러고 보니 소설이란 게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쓰는 시간의 기록인 것만 같다.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 한 문장 한 문장 써 내려간 기록. 바로 그 문장을 쓴 자까지 포함한,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그 모든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한.

아름다워야 한다.
천운영, 『생강』, 창비, 2011.

우선, 내가 주인공임을 밝혀 둔다.
최민석, 『능력자』, 민음사, 2012.

1) 오후 시간을 욕실에서 보내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곳에서 살려는 생각은 아니었다.
장 필립 뚜생, 이재룡 옮김, 『욕조』, 세계사, 1991.

솔직히 말해서 찰스 스트릭랜드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서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서머싯 몸, 송무 옮김, 『달과 6펜스』, 민음사, 2000.

모든 아이들은 자란다,
단 한 명만 제외하고.
제임스 매튜 배리, 이은경 옮김, 『피터 팬』, 펭귄클래식 코리아, 2008.

항상 단 한 사람이 문제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한 사람. 우리의 주인공. 어떤 식으로든 달라야 하는 한 사람. 장삼이사나 필부필부라면 굳이 발견하려고 애쓸 필요조차 없는 그 다른 점을 어떻게든 찾아내야만 하는 사람. 정 안 되면 처음 만났을 때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노라고 쓰기라도 해야 하는 사람. 심지어 더는 자라지 않는 것마저 특징이자 다른 점이 될 수 있는, 우리의 주인공.

불길함.
구효서, 『낯선 여름』, 중앙일보사, 1995.

사방을 에워싼 석벽에서 몸뚱이들이 솟구쳐 올랐다.
페터 바이스, 탁선미 옮김, 『저항의 미학 1』, 문학과지성사, 2016.

내 머리 위에는 흑단목으로 조각한 털보 난쟁이 형상이 두 손에 촛대를 쥐고 있는 모습의 샹들리에가 걸려 있었다.
페터 바이스, 남덕현 옮김, 『저항의 미학 2』, 문학과지성사, 2016.

그녀는 눈 속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페터 바이스, 홍승용 옮김, 『저항의 미학 3』, 문학과지성사, 2016.

태초에 강이 있었다.
벤 오크리, 장재영 옮김, 『굶주린 길』, 문학과지성사, 2014.

16세기 중엽 하펠 강가에 미하엘 콜하스라는 말장수가 살았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 황종민 옮김, 『미하엘 콜하스』, 창비, 2013.

1801년.
에밀리 브론테, 김정아 옮김, 『폭풍의 언덕』, 문학동네, 2011.

1850년 무렵, 알자스 지방에 살고 있던 한 초등학교 선생이 아이들에게 들볶이다 못해 식료품상으로 직업을 바꾸고 말았다.
장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말』, 민음사, 2008.

1888년 폰 파제노 영주는 일흔 살이었다.
헤르만 브로흐, 김경연 옮김, 『몽유병자들』, 열린책들, 2007.

무술년 이월 초이틀이었다.
김동인, 『운현궁의 봄』, 애플북스, 2004.

1926년의 일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허희정 옮김, 『인간의 대지』, 펭귄클래식 코리아, 2009.

그 사건들은 1938년에 내게 일어났다.
모리스 블랑쇼, 고재정 옮김, 『죽음의 선고』, 그린비, 2011.

가아프의 어머니인 제니 필즈는 1942년, 보스턴의 어느 영화관에서 어떤 남자를 해쳤다고 체포되었다.
존 어빙, 안정효 옮김, 『가아프가 본 세상』, 문학동네, 2002.

1945년 1월 25일, 나는 민도로 섬 남쪽의 산속에서 미군의 포로가 되었다.
오오카 쇼헤이, 허호 옮김, 『포로기』, 문학동네, 2010.

나는 1967년 봄에 그와 처음으로 악수를 했다.
폴 오스터, 이종인 옮김, 『보이지 않는』, 열린책들, 2011.

1969년 9월 4일 뉴욕.
시드니 셀던, 김시내 옮김, 『천사의 분노』, 북앳북스, 2004.

1975년의 춥고 흐렸던 어느 겨울날, 나는 열두 살 나이에 지금의 내가 되어 버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이미선 옮김, 『연을 쫓는 아이』, 열림원, 2007.

1984년 어느 여름날 아침 평소보다 늦게, 조이드 휠러는 지붕 위에서 쿵쿵거리고 돌아다니는 어치떼 소리를 들으며, 창가에서 스멀스멀 움직이는 무화과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자기도 모르게 잠에서 깼다.
토머스 핀천, 박인찬 옮김, 『바인랜드』, 창비, 2016.

1990년 10월 3일, 화요일 아침 10시 30분.
제임스 미치너, 윤희기 옮김, 『소설』, 열린책들, 2009.

2002년 7월 어느 겨울날, 조제 파울로라는 남자는 썩은 마룻바닥에 구멍을 냈다.
헤닝 망켈, 김재성 옮김, 『불안한 낙원』, 뮤진트리, 2015.

말에는 정처가 없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은 그 말로 정처를 찾고자 한다. 정처 없는 그 말들의 정처를 찾는 행위의 집합이 곧 정치政治이리라.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말로 정처를 찾고자 하는 말하는 사람의 욕망이, 어디든 정처를 갖지 않으려는 말의 욕망보다 더 크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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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컨택트 Uncontact는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P7

사람에겐 사람과의 연결과 접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부정하는 것이 바로 언컨택트다.- P7

언컨택트는 불안하고 편리한 시대에 우리가 가진 욕망이자,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메가 트렌드다.- P7

언컨택트는 우리의 소비 방식만 바꾸는 게 아니라 유통 산업을 비롯,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도, 종교와 정치, 연애도, 우리의 의식주와 사회적 관계, 공동체까지도 바꾸고 있다. 우린 지금 언컨택트의 시대를 맞이했다.- P7

흥미로운 건 불안과 편리, 이 두 가지가 언컨택트 트렌드의 핵심 배경이라는 것이다.- P8

서로 다른 두 가지 욕망, 그것도 두 가지가 서로 극과 극에 있는 욕망인데 어떻게 하나의 트렌드 속에 자리 잡고 있을까?- P8

이것이 바로 언컨택트가 전방위적 욕망이자, 일시적인 것이 아닌 우리 사회가 그동안 진화해왔던 방향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P8

그리고 이건 소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얘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P8

위기 때문에 언컨택트가 필요하고, 기회 때문에 언컨택트가 필요하다.- P8

언컨택트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영역이자, 미래를 바꾸는 가장 강력한 메가 트렌드 중 하나다.- P8

언컨택트의 욕망은 컨택트의 본능이자 문화를 지속하려는 관성에서비롯된다. 전면적 언컨택트가 아닌, 컨택트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으로의 부분적 언컨택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있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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