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순간이다 -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김성근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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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야구를 좋아합니다.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을 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삶은 화려한 순간, 이목이 집중되는 시간, 박수받는 자리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이면에 고통과 힘겨움이 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오랜 시간의 땀과 눈물이 영롱한 순간을 만듭니다.



그 중간에 김성근 감독이 있습니다. 80세가 넘은 연세임에도 선수들보다 열심입니다. 뙤약볕에 서있기도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 보충훈련을 직접 시키기도 합니다. 젊은 선수들이나 육성 선수들에게 직접 노하우를 가르쳐 주고, 기술을 연마시킵니다.



무대의 한 장면은 그러한 무수한 노력들의 열매이자 결실입니다. 한 육성선수가 직관 경기에 투입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라운드와 벤치의 모든 선수와 수많은 관중들이 눈물 흘렸습니다. 그 선수의 땀을 알기 때문이고, 감독의 깊은 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이 책 『인생은 순간이다』는 그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뒷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무대의 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은 훈련과 연습의 시간들이 보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투입하기 위해 그들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훈련시킨 감독의 노고가 드러납니다.



리더는 결코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끝까지 책임집니다. 필요에 따라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서 부름받을 수 있는 존재로 키웁니다. 리더는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한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그 사람의 약함을 채워주며, 강점은 더욱 부각시키는 사람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여러 이야기 속에서 그의 철학을 볼 수 있습니다.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그의 몸부림을 읽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치열함을 엿봅니다. 바깥의 사람들은 그를 욕할 수 있습니다. 가혹하다. 너무 이기려고만 한다. 하지만 안의 사람은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존경합니다.



심지어 김성근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존경받으려 하지 마라.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만 신경을 쓴다는 것입니다. 정작 고쳐야 하고, 붙들어야 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욕을 들어먹고 비판을 받더라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우직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저자는 끊임없이 배우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밑에서 배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문제를 덮어두지 말고 해결책을 고민하라고 합니다. 여러 방법을 모색해 보고, 노력해 보아 다시는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에게 많이 엄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부분에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매우 소중합니다. 한 번밖에 없는 삶에 최선을 경주해야 합니다. 아쉬움이 없을 수 없겠지만, 후회는 남기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누구의 인생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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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보니, 기회란 흐름 속에 앉아 있다 보면 언젠가 오는 것이었다. 내 인생에는 그런 기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아니, 기회라기보다는 마치 순리처럼 내게 찾아온 일들이었다. 그러니 매일의 순간순간을 허투로 보내서는 안 되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내일이 있다는 것을 핑곗거리로 삼지 않았다. 내일이 있으니 오늘은 어떻게 되든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게 아니라,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일이 와 있는 삶을 살고자 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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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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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이 그립다는 건 누군가로부터 사랑과 친절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막막하고 차가운 현실이 지속되다 보면 그것이 일상인 듯 익숙해집니다. 누군가에게 말 못 할 비밀이 많아지고, 진실보다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더욱 중요한 덕목이 되곤 합니다.



실제로 '자유'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답답하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가정이나 그 사회의 문화나 분위기가 그만큼 중요합니다. 다양한 감정을 발설하고, 그것이 수용되어야 합니다. 그것의 유무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과 성품은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여기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가정이 있습니다. 아이의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하는 두 가정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언어로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 없지만, 감정의 온도차는 그대로 느껴집니다. 존재 자체가 귀하게 받아들여지는 곳에서는 어떤 실수도 용납됩니다.



아일랜드의 작가 클레어 키건(Claire Keegan)의 작품은 매우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입니다. 작품이 펼쳐지는 배경 묘사는 다채로운 빛을 드러냅니다. 화려하고 섬세하며 역동적입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절제됩니다. 제한적인 설명으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작가의 여백은 독자의 창작으로 이어집니다. 작품에서의 빈 공간을 독자들이 채워갑니다. 그리하여 키건의 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함축적인 문장들은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새롭게 다가옵니다. 독자들이 숨죽여 그의 글을 읽게 만듭니다.



이 책 『맡겨진 소녀』는 한 아이의 시선을 통해 두 가정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든 것이 불분명한 상황. 시원한 설명 없이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친척의 집은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자신은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지'를 아이는 알지 못합니다.



흐릿하지만 불안과 두려움은 점차 따스함으로 채워집니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배려와 친절이 의아하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무엇인가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존재가 뚜렷해집니다. 불분명한 경계 속에서도 소녀의 감정은 점차 분명해집니다.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가정이지만 그곳에서도 꼭꼭 숨겨놓은 비밀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 같기도 합니다. 마음 한구석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런 이야기는 인생의 큰 전환을 가져올 만큼 중차대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건을 어떻게 통과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삶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묘하게도 극적 장면이 적은데 가슴은 조마조마합니다. 키건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 듭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함께 느끼며. 이야기의 소녀가 됩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 앞에서 뛰어놉니다. 이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느낌일까 고민해 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유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짧지만 여운이 오래갑니다. 섬세하고 간결한 문장들의 연속에서 복잡하지 않은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절제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분명하지 않았던 정서의 묘사는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명확해집니다. 독자들은 그 감정선을 함께 따라갑니다. 작가의 다른 이야기가 무척 듣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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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그리스도인의 일상 중심 잡기 1
손성찬 지음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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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



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돈은 애증의 대상입니다. 현실에서는 가장 필요한데, 성경에서는 돈을 멀리하라고 하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돈에 관심을 둔다면 신앙이 적은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돈은 너무도 중요하지만 드러나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모호한 '무엇'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적 관점에서 명확하게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무엇이며,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돈의 의미와 사용 방법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또한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며, 헌금은 어떤 관점에서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성경에서 말하는 돈에 대한 관점이 너무도 다양하다는데에 있습니다. 그 배경과 성경 전체의 문맥, 하나님의 의도까지 헤아려야 합니다. 또한 말씀에 대한 적절한 해석 위에 현실과 잇닿아 있는 적실한 적용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금융지식도 필수적입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손성찬 목사는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에서 능숙하게 풀어냅니다.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우리네 현실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의 관점에서 돈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대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성경 본문을 주텍스트로 사용합니다. 누가복음의 다양한 본문을 선택합니다. 돈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개념으로부터 시작하여, 성경이 바라보는 돈에 대한 관점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로 점점 확장합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어떤 의도로 말씀하셨는지에 집중하면서 돈에 대한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 성도들에게 전해진 설교이다 보니 이해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어려운 개념들도 적절한 비유와 예화를 통해 보다 친숙하게 들려집니다. 자칫 예민해질 수도 있는 문제들도 사려 깊은 단어 사용과 균형감각을 통해 모든 분들이 고민하고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사소한 부분에 맞추어진 관심을 더욱 중요한 부분으로 돌려줍니다. 그리하여 탐욕도 배척도 아닌 제3의 길로 우리를 인도해 줍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돈'만큼 어려운 주제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교회에서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을 경험하는 목회 현장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자의 세심함이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매 장의 말미에 있는 '나눔 질문'과 '하나님 앞에 드리는 다짐'은 보다 활발하면서도 건강하게 돈에 대한 나눔과 기도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던 '돈'에 대한 주제를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게 배울 수 있고, 현실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귀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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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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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



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이 멀었음에도 자신은 깨끗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는 곳입니다.



이렇듯 교회는 이상과 현실이 충돌합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림을 기대하지만, 부분적으로 흐릿하게 보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하실 일이 있음을 말입니다. 지금은 사소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거기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말씀과 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시는 이 책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의 저자 박영호 목사. 그동안 저자가 발표한 논문과 책들을 보면 교회에 대한 그의 관심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현재 한국 교회가 어떻게 참 교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경회에서 그러한 저자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아픈 현실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진단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뜨거운 마음을 담아 열정적으로 전했습니다. 그 현장의 열기와 눈물과 가슴 벅참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말씀 사경회의 현장으로 이끌려갑니다. 독자가 아닌 청중으로, 더하여 한 사람의 예배자로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선배 목회자의 마음 다한 절절한 메시지는 우리의 가슴에 깊숙하게 들어옵니다. 이 말씀은 살아있어, 우리의 전 존재가 반응하게끔 합니다.



저자는 교회에 관한 희망을 추상적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동안의 깊은 묵상과 성경연구, 독서와 목회 현장에서의 경험 등이 집약되어 보다 실천적이고 구체적이며 명확합니다. '예배'와 '섬김', '일상에서의 영성'과 '존재로서의 선교'를 통과하여, 마침내 교회와 희망에 대해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가 되어,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거창하고 멋있는 환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작은 한 부분을 소중하게 붙들고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역을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목회자와 성도로 자랄 것입니다.



어두운 현실만 본다면 너무도 막막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한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여 실천해 본다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거룩한 선교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는 교회가 되어 또 다른 교회들을 세우며 섬길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함께 외치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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