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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입하시는 하나님 - 하나님이 당신의 삶에 들어오실 때
제임스 에드워즈 지음, 이지혜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24년 1월
평점 :

가끔은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날이 있습니다. 기도가 막히고, 마음이 닫히고, 하나님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 말이에요. 그런 날에 이 책을 펼치면, 조용히 내 마음 틈으로 들어오시는 하나님을 만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시지만, 여전히 함께하시는 그분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이 책은 화려한 교리나 지식보다, 하나님이 사람 속으로 걸어 들어오시는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의 텐트, 야곱의 씨름터, 마리아의 순종, 그리고 겟세마네의 기도까지. 그분은 언제나 우리의 불완전함 한가운데로 들어오셨습니다. 그 틈입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이야기도 그분의 이야기 속에 닿아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조용히 닫힌 문틈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들어옵니다. 그 빛은 작고 은밀하지만, 어둠을 밀어내기에 충분합니다. 제임스 에드워즈의 『틈입하시는 하나님』은 바로 그 빛처럼 우리 인생의 틈으로 스며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하나님은 결코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실패, 절망, 그리고 부끄러운 자리까지도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곳에 하나님이 먼저 발걸음을 내딛으십니다.
책은 아브라함의 환대에서 시작해, 야곱의 씨름, 기드온의 믿음, 요나의 눈물, 마리아의 순종, 그리고 사울의 회심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 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그들은 모두 완전하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의 틈 속으로 들어오셔서 새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에 틈입하신다.” 그 틈입은 강요나 명령이 아니라, 사랑의 초대입니다. 때로는 불편하고 낯설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심을 발견합니다.
책을 덮고 나면, 내 인생에도 분명 그런 순간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 계획이 무너진 자리, 눈물로 기도했던 새벽. 그때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내 삶 한가운데로 틈입하고 계셨습니다.
『틈입하시는 하나님』은 거대한 신학 논문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조용히 마음을 두드리는 위로의 책입니다. 믿음이 흔들리는 날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계시다는 확신을 심어줍니다.
결국 이 책은,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지금도 닫힌 문틈 사이로, 우리의 어둠 속으로, 조용히 들어오십니다.
오늘도 그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아도, 하나님은 분명히 다가오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틈입은 언제나 우리를 새로운 생명으로 이끄는 은혜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