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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역사성 논쟁 - 아담의 역사성에 대한 네 가지 관점과 목회적 적용 ㅣ Spectrum 스펙트럼 시리즈 3
데니스 O. 라무뤼 외 지음, 김광남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5월
평점 :
『아담의 역사성 논쟁』은 네 명의 저자가 각자의 관점으로 아담의 역사성에 대해서 주장하는 책이다. 더불어 두 명의 목회자가 아담의 역사성이 우리의 신앙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논평도 추가되어 있다. 여섯명의 관점을 보면, 근래에 복음주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거의 모든 주장을 살펴볼 수 있다. 네 명의 저자는 엘버타 대학교 세인트조세프 칼리지의 과학 및 종교학 교수인 라무뤼(Denis O. Lamoureux), 휘튼 칼리지의 구약학 교수인 월튼(John H. Walton), 커브넌트 신학교의 구약학 교수인 C. 존 콜린스(C. John Collins)와 배릭(William D. Barrick)이다.
먼저 라무뤼는 역사적 아담이 없다고 말하며, 진화적 창조론에 근거해서 주장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맞추심”(accommod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하나님께서 하늘의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인간의 수준에서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서에 나타난 우주의 구조와 기원은 과학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무오한 신앙의 메시지를 계시하기 위한 부수적인 도구로서 동시대 사람들의 과학을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월튼은 역사적 아담이 있다고 믿으며, 원형적 창조론의 관점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역사적 아담을 믿긴 하지만, 성서의 일차적인 관심은 인류의 원형적 대표자인 아담과 하와라고 말한다. 또한 신구약 성서뿐만 아니라, 고대 근동의 문헌들과 비교대조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성서가 아담에게 제시하는 신학 요점들은 역사적 아담의 유무와 상관없이 원형적 측면에서 고려한다. 이렇게 성서를 해석할 때, 다양한 과학적 주장과 성서의 메시지는 대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콜린스는 아담과 하와가 실제로 존재했으며, 성서의 스토리라인을 구성할 뿐 아니라, 두번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될 필요가 있는 죄인이며 아담의 후손인 우리의 경험을 잘 이해할 수 해준다고 말한다. 그는 오래된 지구 창조론(OEC)을 근거로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창세기 1-2장의 날들을 긴 시간의 간격이라는 견해를 배제하지 않으며, 아담과 하와가 모든 인간의 시초이긴 하지만 유일한 인간 부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간주한다.
배릭은 성서의 기록에 따라 아담을 역사적 인물이자 인류의 기원이 되는 최초의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젊은 지구 창조론(YEC)을 근거로 자신의 관점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아담의 역사성은 성서의 메시지와 신앙에 있어 중차대한 문제이며, 기독교의 모든 교리에 있어 기초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릭은 성서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으므로 절대적으로 무오하며, 현대 과학의 주장과 성서의 내용이 상충할 경우 성서 편에 서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네 명의 저자의 관점은, 논리적인 치밀함과 동시에 자신의 견해에 대한 확신으로 인한 논리적 비약 또한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각자의 주장과 더불어서 그 주장에 대한 다른 저자의 논평이 있다. 더 큰 장점은 다른 저자의 논평에 대한 응답까지 수록하고 있다는 점인데, 지면의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조금 더 서로의 의견에 대한 논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각자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한계가 메꾸어질 수 있다면, 독자로서 더 큰 만족감이 있을 것 같다.
짧게 이 책 자체에 대해 평하자면, 무엇보다 쉽고 재밌다. 과학과 역사, 신학에 대해서 모르는 독자라도 쉽게 접근가능하며 이해 할 수 있다. 어려운 용어나 개념보다는 평이한 문체로 독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내용은 상당히 알차다. 학문적 깊이가 엿보인다. 오랜 시간 자신이 씨름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무엇보다 균형잡혀 있다. 어떤 관점에 대해 은근히 지지하거나 배제하는 법이 없다. 분량이나 다루는 방식 등이 모든 저자들을 배려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만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충분하게 소개받는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