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 - 고난과 고통 속에서
해럴드 센크바일 지음, 김태형 옮김 / 구름이머무는동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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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잘 내색하지 않는 편입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혹여 우리의 고난 이상으로 지나치게 관심받을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을 주시겠거니 생각하며 묵묵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신음 소리에 반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저보다도 더 자주 저의 아이가 있는 병원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보호자를 위해 커피를 사고, 아이를 위해 선물을 사서 말입니다. 심지어 집에 있는 아이를 잊지 않고 맛있는 음식도 배달해 주십니다.



끊이지 않는 사건들 앞에 지칠 때가 많습니다. 어떤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일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지나간 일에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지만, 고통의 강도가 높을수록 한숨이 늘어나긴 합니다. 이랬다면, 저랬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요.



주변에 소중한 분들이 계셔서 어려움 가운데 기쁨을 느낍니다. 쉴 틈 없이 집과 병원, 직장을 오가야 하기 때문에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풍성합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그들의 위로와 끊임없는 관심으로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넉넉한 사랑을 받으며 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주는 위로도 이러할진대, 우리 하나님이 주시는 하늘의 위로는 어떠하겠습니까? 짜증과 원망, 무력감이 우리 안에 가득 찰 때 갑작스레 주님이 주시는 평안을 맛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인가가 주어지는 성취감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주님이 내려주시는 한없는 사랑입니다.



이 책 『하나님을 신뢰할 수 없을 때』는 고통과 고난의 순간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지를 묻습니다. 저자인 해럴드 센크바일(Harold L. Senkbeil)는 50여 년의 오랜 목회 경험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가장 어려운 순간에 그곳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도와줍니다.



실제로 고통의 문제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로하는 대상자와 그들의 태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해박한 지식으로 고난의 문제를 설명한다고 해서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논리도 필수적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따뜻하고도 진심 어린 마음입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위로할 수 있는 넉넉한 품이 느껴집니다. 깊은 묵상과 오랜 기도 가운데 말씀과 치열하게 싸웠던 목회자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그리하여 독자를 눈물로 안내하며, 드넓은 주님의 품으로 함께 인도합니다.



우리는 너른 품 안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듣습니다. 우리는 불신했지만, 하나님은 항상 신실하셨습니다. 가장 힘겨운 순간, 나 혼자라고 느꼈던 그 순간이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 또한 고난의 그 순간 우리와 함께 하셨음을 느끼게 됩니다.



기쁘고 즐거운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는 듯합니다. 우리네 삶은 오히려 슬픔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사도는 "항상 기뻐하라"했으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쁨을 모색해야겠습니다. 그것은 세상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발견한다면 그때는 우리의 슬픔이 기쁨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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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윤리 - 우리 시대의 산상설교
데이비드 거쉬.글렌 스타센 지음, 박규태 옮김 / 비아토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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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가 없고, 책장도 많지 않아 책을 자주 나누어줍니다. 그래서 제 책장에 오랜 시간 남아있는 책은 제 나름의 기준에서 소장 가치가 분명한 책입니다.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가 그러한 책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윤리와 산상수훈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8월에 읽은 책이니, 벌써 13년 정도가 지났습니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에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하고 인덱싱 처리를 합니다. 곳곳에 인덱싱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어떤 마음으로 읽었을지 짐작됩니다. 참으로 감격하고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번에 여러 부분에서 개정 확장하여 새롭게 『하나님 나라 윤리』로 나왔습니다. 10여 년의 시간 동안 빠르게 세상은 변했고, 저자들은 자신들의 책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지 않았나를 돌아봅니다. 그리하여 이번 책에서는 그러한 반성과 더불어 세상을 완전히 뒤집는 변화보다 일상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윤리』를 다 읽고 이전 책과 다른 새로운 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를 읽고 적은 서평이 전체적 흐름을 파악하고, 초판의 논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래에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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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통치와 예수 따름의 윤리]


최근 복음을 하나님 나라 관점으로 정리하고 소개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도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론서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쉽게 접하기 힘든 책들이 많았다. 하나님 나라가 새롭게 조명되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조금 더 쉬운 접근의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예를 들어 웰컴 투 하나님 나라, 성경은 드라마다, 세계관은 이야기다 등)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관심이 깊어질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에 대한 오해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하나는 하나님 나라가 거대담론이라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너무 추상적이며,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엇인가 구체적인 실천이나 삶의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하나님 나라 복음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임을 알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는 삶의 전 영역에 선포되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회복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다스림이라는 능동적 개념이다. 하나님의 다스림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의 회복과 샬롬, 화목이 도래하게 된다. 일그러지고 깨어진 우리들과 만물에 하나님의 통치가 도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이다.



이 책은 우리의 복음이 삶의 실제와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즉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신앙과 윤리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실천적이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은 통전적인 성품 윤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근거를 복음서의 산상수훈에서 찾고 있다. 우리는 예수의 도덕적 가르침을 높은 이상이나 어려운 말씀, 완전함에 대한 요구, 또는 죄성에 대한 증거로 읽기 싶다. 하지만 예수의 본래 의도는 변혁적 주도 행위이다. 이 변혁적 주도 행위는 하나님의 통치 가운데 있는 제자들이 마땅히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가로막는 악순환을 깨뜨릴 수 있는 행위이다.



이러한 큰 원칙에서 저자들은 기독교 윤리의 세부사항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살인과 폭력, 평화, 낙태, 안락사, 성 역할과 성, 정의와 사랑, 진실을 말하는 것, 창조세계를 돌보는 것, 기도와 정치, 실천 등 삶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이 책 자체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기독교 윤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책을 통해 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많은 연구 자료들과 책을 인용하고 있다. 특히 존 요더, 톰 라이트, 리처드 니버, 스탠리 하우어워스 등이 많이 언급된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저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적지 않은 분량(700여 쪽)이지만, 읽을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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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 그리스도인의 일상 중심 잡기 1
손성찬 지음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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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돈'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구조 속에서 돈은 필수적입니다. 없어서는 안되는 도구인 셈이죠.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마음 한구석에 이미 제일 우선적인 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돈입니다.



돈에 대한 많은 책들은 세상의 관점을 따릅니다. 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평범하고 성실하게 살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그것을 통해 돈이 일하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로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돈은 애증의 대상입니다. 현실에서는 가장 필요한데, 성경에서는 돈을 멀리하라고 하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돈에 관심을 둔다면 신앙이 적은 사람처럼 여겨집니다. 돈은 너무도 중요하지만 드러나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모호한 '무엇'입니다.



그렇기에 성경적 관점에서 명확하게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무엇이며,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돈의 의미와 사용 방법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또한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며, 헌금은 어떤 관점에서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성경에서 말하는 돈에 대한 관점이 너무도 다양하다는데에 있습니다. 그 배경과 성경 전체의 문맥, 하나님의 의도까지 헤아려야 합니다. 또한 말씀에 대한 적절한 해석 위에 현실과 잇닿아 있는 적실한 적용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금융지식도 필수적입니다.



이 어려운 과제를 손성찬 목사는 『돈: 탐욕의 대상에서 사랑의 도구로』에서 능숙하게 풀어냅니다. 세상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우리네 현실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의 관점에서 돈을 어떻게 보아야 하고, 대해야 하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성경 본문을 주텍스트로 사용합니다. 누가복음의 다양한 본문을 선택합니다. 돈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개념으로부터 시작하여, 성경이 바라보는 돈에 대한 관점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로 점점 확장합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어떤 의도로 말씀하셨는지에 집중하면서 돈에 대한 이야기를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 성도들에게 전해진 설교이다 보니 이해하기가 매우 쉽습니다. 어려운 개념들도 적절한 비유와 예화를 통해 보다 친숙하게 들려집니다. 자칫 예민해질 수도 있는 문제들도 사려 깊은 단어 사용과 균형감각을 통해 모든 분들이 고민하고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사소한 부분에 맞추어진 관심을 더욱 중요한 부분으로 돌려줍니다. 그리하여 탐욕도 배척도 아닌 제3의 길로 우리를 인도해 줍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돈'만큼 어려운 주제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교회에서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을 경험하는 목회 현장의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자의 세심함이 곳곳에 배어있습니다.



매 장의 말미에 있는 '나눔 질문'과 '하나님 앞에 드리는 다짐'은 보다 활발하면서도 건강하게 돈에 대한 나눔과 기도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던 '돈'에 대한 주제를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게 배울 수 있고, 현실에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는 귀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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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박영호 지음 / 복있는사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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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위로를 받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영광과 위엄을 느낍니다. 우리의 어떠함보다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 안에서 한없는 평안과 사랑을 누립니다. 함께 울고 웃는 사람들로 인해 진정한 하나 됨을 경험합니다.



반면 교회에서 우리는 좌절과 실패, 억울함의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생각들 때가 있습니다. 배제와 혐오, 편견과 차별이 만연합니다. 그것이 거룩함이라고 포장됩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보입니다. 탐욕으로 눈이 멀었음에도 자신은 깨끗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는 곳입니다.



이렇듯 교회는 이상과 현실이 충돌합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림을 기대하지만, 부분적으로 흐릿하게 보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하실 일이 있음을 말입니다. 지금은 사소해 보이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거기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말씀과 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시는 이 책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의 저자 박영호 목사. 그동안 저자가 발표한 논문과 책들을 보면 교회에 대한 그의 관심을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현재 한국 교회가 어떻게 참 교회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이끌어나가야 할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사경회에서 그러한 저자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아픈 현실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진단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뜨거운 마음을 담아 열정적으로 전했습니다. 그 현장의 열기와 눈물과 가슴 벅참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말씀 사경회의 현장으로 이끌려갑니다. 독자가 아닌 청중으로, 더하여 한 사람의 예배자로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선배 목회자의 마음 다한 절절한 메시지는 우리의 가슴에 깊숙하게 들어옵니다. 이 말씀은 살아있어, 우리의 전 존재가 반응하게끔 합니다.



저자는 교회에 관한 희망을 추상적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동안의 깊은 묵상과 성경연구, 독서와 목회 현장에서의 경험 등이 집약되어 보다 실천적이고 구체적이며 명확합니다. '예배'와 '섬김', '일상에서의 영성'과 '존재로서의 선교'를 통과하여, 마침내 교회와 희망에 대해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가 되어,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거창하고 멋있는 환상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작은 한 부분을 소중하게 붙들고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역을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목회자와 성도로 자랄 것입니다.



어두운 현실만 본다면 너무도 막막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한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여 실천해 본다면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거룩한 선교의 현장이 될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는 교회가 되어 또 다른 교회들을 세우며 섬길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함께 외치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교회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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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름, 그 회복의 여정 - 예수님의 구원이 머문 복음서의 열한 장면
오지영 지음 / IVP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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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우리 인생을 변화시킵니다. 누구를 만나는지와 그 만남의 깊이와 친밀함의 정도에 따라 변화의 폭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더 이상 나의 방법으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누군가의 만남이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음을 기억합니다.


'복음'은 교리의 모음이 아닙니다. 해야 할 것들의 목록도 아니지요. '복된 소식'은 '만남'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우리에게 가장 큰 '좋은 소식'입니다. 하나님이 인간 되셔서 친히 우리에게 만나자고 말씀하시며, 손을 내밀어 주시고, 함께해 주시는 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그 만남에서 '언어의 맛'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새 성경의 아름다운 단어들이 그 맛을 잃어버렸습니다. '회개'와 '구원', '회복' 등의 용어가 종교적인 언어로 딱딱하게 굳어버렸습니다. 본래의 더 풍부한 맛을 찾아야 합니다. 실제로 그 현장에서 사용되는 말의 의미가 들려질 때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복음과의 만남에서 배경에 대한 이해도 필수입니다. 성경에서 만나는 땅은 그곳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그 당시의 문화와 시대정신에 대한 바른 이해가 있을 때, 그 땅에서 펼쳐지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다 풍성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언어와 배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 가운데서 우리는 섬세하게 등장인물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들의 손짓, 눈빛, 말투 등을 자세하게 따라가보아야 합니다. 듬성듬성 빨리빨리 가다가 꽤 중요한 암시들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와 깊은 만남을 가진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조금씩 다른 것들이 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꼼꼼하게 수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충분한 사전 지식도 없고, 풍부한 공감 능력도 부족합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갈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원어와 배경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더불어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는 사람말입니다.


여기 바로 그 사람이 있습니다. 이 책 『따름, 그 회복의 여정』의 저자 오지영은 말씀을 사랑하며, 그 말씀을 맛보아 알기를 기대하는 분입니다. 언어에 대한 탁월한 감각과 더불어 깊고 세심한 묵상을 통해 하나님 마음과 잇대어 있기를 소망하는 분입니다.


저자를 따라 복음서를 여행하다 보면, 오감을 통해 경험하는 풍성한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으며, 함께 경험합니다. 향유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시기도 하고, 삭개오의 눈물도 봅니다. 예수님을 만났던 성경의 인물들의 마음 한가운데로 들어가 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을 직접 만나게 됩니다.


어느새 성경의 언어들이 새롭게 되살아납니다. 주님의 말씀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죽어 있던 단어가 살아서 생명을 얻습니다. 그 단어들은 우리의 마음 깊숙이 들어옵니다. 진정한 회복과 치유, 평화를 맛보기를 갈망하게 됩니다.


무의미했던 단어는 하나의 복선이 되어 이후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그저 지나친 배경은 그 이야기의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켜켜이 쌓여 우리에게 풍부하고 아름다운 울림을 줍니다. 이 모든 것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완전하게 새로운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예수님을 그렇게 갈망했던 사람들의 그 갈급함이 느껴집니다. 그때에야 주님의 부름이 얼마나 큰 샬롬의 메시지였는지 실감합니다. 그것이 참 회복이며 구원이었는지를 말이죠. 우리는 이제야 예수님을 제대로 만납니다. 따뜻하게 우리를 보듬어주시며, 참으로 깊은 관심으로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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