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로봇 토라 소소담담 키즈 어린이 동화 6
유지영 지음, 신은숙 그림 / 소소담담KIDS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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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감정도 이름을 불러주면 스르르 녹아버린대"

"감정 이름을 불러준다고?"

"그래, 누구나 자기 이름을 불러 주는 걸 좋아하잖아"

"상대한테, 화를 내면 화가 더 나"

"잠시 멈추고 15까지 숫자를 세.
그리고 감정 이름을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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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토라는 전학 간 미나의 새로운 친구다. 엄마가 해외로 공부하러 간 몇 년 동안 할머니 집에서 외로워 할 미나를 생각하여 보내준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런데 토라는 그냥 로봇이 아니었다. 인공지능의 기능을 가졌으며 특히, 감정을 느끼는 공감 로봇이었다. 할머니는 미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전학 간 지역의 학교에서는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데 그나마 한 명 뿐인 친구 지수는 제멋대로라는 생각에 미나는 학교 가는 것이 전혀 즐겁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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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대"

로봇 토리가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미나 뿐만 아니라 마음을 표현할 줄 몰라 상처받은 어른들에게도 침대맡에 귀여운 공감 인형을 하나씩 놓아주고 싶다. 공감 인형이 하는 이야기야말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건네줘야 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그런데 항상 바쁜 부모는 아이들과 따뜻한 말과 마음을 주고 받을 시간이 부족하다. 오히려 아이들은 복잡하게 계산하는 어른보다 타인을 잘 헤아리고 공감하는 방법을 아는 것만 같다. 그래서 공감 로봇 토라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이고 상처 받은 친구 지수에게도 마음을 쓰며, 더이상 토라가 곁에 있지 않아도 아이들은 함께 활짝 웃을 수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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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감정을 쥐고 있는 건 정말 힘들거든.
감정은 원래 강물처럼 흘러가는 거래.
있는 그대로 느껴주면 자연스럽게 지나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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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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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럽 미술사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미술 깡패, 미깡으로 불리는 이창용 도슨트님의 책이다. 책은 분명 미술에 관련된 책이지만 역사에 대한 책이라고 할 만큼 그림이 그려진 역사적인 배경과 이유를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 가보지 못했는데 마치 박물관을 걸어가며 듣는 것처럼 책 속의 명화에 대한 설명이, 그곳에서 그림을 보고 있는 나를 상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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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한 사조나 기법만이 아니라 도슨트님의 설명으로 그림에 대한 숨은 이야기와 더불어 역사적인 지식까지도 얻게 된다. 예를들어 낭만주의는 이름만으로도 로맨틱한데 낭만주의 미술이 로맨틱하다고 볼 수 없다. 낭만주의는 엄격한 양식과 이성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미술사로 이성보다는 감정과 강렬한 색채를 통한 개인적 상상력을 중시했다.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로맨틱이라는 단어와 다르게 인간에 내재된 열정, 불안 등을 그림에 담은 것이다.
'테오도르 제리코' 의 작품 <메두사호의 뗏목>만 보아도 로맨틱과는 연결이 없으며 사실, 그림 속 장면은 처참하기만 하다. 이 그림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으로 작품의 사실성을 높히기 위해 뗏목에 딴 150여명 중 단 3명의 생존자와 인터뷰하고, 시신의 색감까지 관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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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로댕 미술관에 있는 작품과 그곳 중 두곳의 도슨트로 활약했던 작가가 쌓아온 이야기를 책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이곳을 찾아간다면 어떤 동선으로 미술 관람을 할지, 얼마의 시간을 써야할지, 빠뜨리지 않고 꼭 감상 해야할 작품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언젠가 갈 수만 있다면 이 책을 들고 가고 싶을 정도이다.
이렇듯 수많은 작품들은 그림 안에 살아있는 역사를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페이지를 앞뒤로 넘겨가며 그림속에서 찾아보고, 다시 읽고를 반복하게 되었다.

작가는 책을 덮기 직전, 우리가 작품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를 질문을 했는데 꺄아,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좋은 작품은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정하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 나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작품이 진정 좋은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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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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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작가님은 경험한 것을 글로 쓰는 개인의 실제를 바탕으로 작품을 많이 쓰는 작가이다. 그런 경험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간과 닿아 있어서 글에서 느끼는 고통과 불안과 슬픔은 소설 속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삶과 닮아 있기에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나의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하게 되고 대수롭지 않은 문장에서, 단어에서 나는 자주 공감하며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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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손으로 내 귀를 틀어막았다. 뭔가 끔직한 구멍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연극을 보고 있는것이 아니다.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의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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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사람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전혀 낯선 존재를 보는 것만 같다. 그 낯선 존재가 가족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므로 느끼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때때로 알 수 없는 행동 때문에 화가나고 내뱉는 소리가 거칠어지면 그에 따르는 죄책감도 더욱 커지면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가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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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 작가님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는 어머니를 보며 자신이 어머니와 지내왔던 삶의 이야기를 만난다. 어머니의 과거는 자신의 과거에 속해 있으며 어머니의 미래는 자신의 미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행동에 놀라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담담해지는 감정을 고스란히 일기처럼 기록했다. 그 기록안에 누구나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담겨 있으며 그녀가 느꼈을 고통을 인식할 수 있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글로 쓴 마지막 문장.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무슨 의미일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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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기 베인
더글러스 스튜어트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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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장 한 장 읽기가 힘들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안타까운 감정에서 시작한 마음은 이해할 수 없는 마음으로 또 분노에 가까운 감정으로 치달았다. 그 감정은 셔기 베인의 어머니인 애그니스 베인을 향한 감정이었다. 셔기를 둘러싼 인물들은 애들이건 어른이건 왜 하나같이 그토록 지독하게 악하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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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0년 만장일치로 부커상 수상작품이 결정된 책이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을 쓴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라는 것이었다.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등의 패션 디자니어로 20년 가까이 일했던 그녀가 쓴 소설로 출간하기까지 32번이나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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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기 베인은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를 둔 주인공 아이다. 셔기에겐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 엄마의 전 남편 자식인 형과 누나, 그리고 자신을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항상 바람을 피우고 엄마를 폭행하는 친아빠가 있다. 셔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성장할 때까지 집을 나가버린 아빠와 알콜중독자인 엄마로 인해 모두 자기 자신을 볼보기에도 힘들어 셔기는 학교생활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언제나 고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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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그니스 그녀도 본인의 인생을 쉽게 살고 쉽게 결정짓는 여자였다. 결혼생활 중 바람을 피우고 두 번째 결혼한 남편은 그녀를 폭행하고 또 다른 여자에게 떠나버렸다. 오지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자신을 놓아버리고 매일매일을 술에 의지해 살아간다. 그리고 술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그녀는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 살아가지만 모든 돈은 술을 먹는데 사용하느라 아이들은 삶의 모든 부분에서 보호받지 못한다. 큰 아이들은 엄마를 떠난다. 그녀는 돈이 떨어지면 몸을 팔아서까지 술을 얻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셔기는 같이 겪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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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망가진 그녀의 행동은 자살시도를 반복하며 점점 이해할 수 없을 정도까지 무너져 내렸다. 셔기가 열 여섯살 까지 성장할 세월동안 그런 생활이 매일매일 반복 되어간다. 애그니스는 왜 인간 같지도 않은 남자때문에 자신을 놓아버리는 걸까. 애그니스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과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걸까. 그녀를 둘러싼 수 많은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따뜻하게 감싸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세상은 이런 상황에 있는 가족을 욕하거나, 이용하거나, 버리거나, 또 다른 상처를 입힌다. 이런 환경에서 셔기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견디고, 불안해하고, 이 모든게 지나가길 바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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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으로 엄마가 세상을 떠날때까지 셔기는 엄마 곁에서 그녀가 달라지길 기대하며 그녀를 지킨다. 엄마는 떠났지만 그의 곁에는 또 다른 알코올 중독자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그를 지켜줄 생각이 아예 없다. 셔기 베인, 그 아이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참 ...

🔸️
"왜 나 하나로 충분하지 않아요?
셔기 베인은 엄마 애그니스에게 말했고, 그러나 그녀는 듣고있지 않았다."

"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난 엄마를 걱정하느라 바빠서 내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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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샵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지음, 정회성 옮김 / 북포레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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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무얼 존경하는지 말씀드리지요. 신이나 동물도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인간이 지닌 미덕, 굳이 미덕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겠으나 아무튼 지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것은 바로 용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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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가지고 플로렌스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최초로 서점을 열기로 했다. 그녀는 젊은 나이에 남편이 죽고 유산에 의지에 살아왔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플로렌스는 바닷가의 오래된 낡은 건물인 올드하우스를 구입하여 꿋꿋하게 서점을 열어 크리스틴이라는 아이를 채용하며 작은 마을에서 책을 통해 서로에게 다가가는 시간을 선사했다. 책방에서 알바를 하는 크리스틴이라는 아이와, 저택에서 두문불출하는 명문가의 브런디씨가 서점을 운영하는 플로렌스를 응원했지만 올드하우스에서 플로렌스를 내쫓으려는 마을의 권력자, 가맛부인의 훼방은 점점 그녀를 압박하고 갑자기 통과된 법률로 인해 강제처분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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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서점을 지키기 위한 플로렌스와 그 건물을 차지하기 위한 권력가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와는 반대로 나는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작은 서점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은 책 속에서 상상속 또 다른 세계로 떠나 여행하기도 하고, 또 책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생각해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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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의 작은 서점이 계속 유지하게 될거라 생각했는데, 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가맛장군의 거짓말로 인하여 브런디씨의 응원을 알지 못한채 오해를 안고, 그녀는 거주했던 마을에서 모든걸 잃고 떠나야 했다.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으니까요."

그녀가 한 이 말처럼 그녀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다시 작은 서점을 열고 크리스틴과 함께 책에 둘러싸여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장면을 떠올려 본다.

61세의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했다는 피넬로피 피츠제럴드 작가님, 그리고 맨부커상 수상까지!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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