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가 마침내 통화를 마치자 모든 것이 평화를 되찾았고 나는 어디로도 가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06

출근 첫날은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매우 차분했지만, 일의 호흡은 장벽 같은 마감 기한들이 돌진해오는 목요일까지 빨라지다가 금요일에는 절정 직후의 무너짐이 찾아오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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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마치 학생들의 손에 쥐어진 고무찰흙 같은 놀이터였다면 이곳은 창밖의 저 탑처럼 상징적이고 완고한 기관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주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곳이 나의 틀이 될 것이다. 나는 《뉴요커》의 저명한 틀에 들어가 다시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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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갑지 않은 역설을 직시하는 데는 거의 3년이 걸렸다. 내가 만약 덜 ‘대단한’ 일을 하고 있었더라면 그동안 틈틈이 내 생각들을 흐릿하게나마 적어두었을 테고, 영감을 주는 주제가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과감히 도전해 글을 써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도리어 이런 빅 리그였기에 내 생각에 스스로 족쇄를 채웠고 야망은 이상하리만치 줄어들었다. 나는 「평론 한 마디」라는 섹션에 들어가는 한 단락짜리 서평을 쓰는 데도 스스로가 아닌 목소리를 사용하고, 내 것이 아닌 권위를 주장하고, 정말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의견들을 피력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10

관습에 따라 책상에서 책을 펼 수도, 머리를 식히는 산책을 할 수도 없었다. 나는 모두가 그러듯 인터넷을 뒤적이고 책을 읽지 않는 법을 배우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점점 진흙탕 속으로 가라앉았다. 오래지 않아 나는 이전까지 한 번도 되어보지 않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게을러진 것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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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가 가늠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넓고, 더 깊고, 내 의견 따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강을 지긋이 바라보는 허클베리 핀. 그러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걸 느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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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은 남지 않는다. 사람의 일부는 불멸이라고 믿을 수야 있겠지만, 상당 부분이 결코 죽음을 면할 수 없고 광신적인 과학이라 할지라도 그 붕괴를 막지는 못한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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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이 끝나고 저녁 교대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게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몸도 마음도 지친 것을 느낀다. 남은 시간은 꿈결처럼 신전 앞에 서서 시선을 이것에 두었다가 저것에 두었다가 하면서 그저 흘러가게 두리라 생각한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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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 중 다른 몇몇은 손으로 빵 반죽을 치대고 반죽과 물로 이루어진 곤죽을 발로 밟아 으깬 다음 맥주가 될 액체를 큰 통에 부어 발효시킨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03

이집트인들은 시간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관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시간을 ‘네헤Neheh’, 즉 ‘수백만 년간’이라고 불렀고 그것의 본질은 화살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원과 같은 순환이었다. 해가 뜨고, 지고, 또 뜬다. 나일강은 범람하고, 물러났다가, 또다시 범람한다. 별들은 한자리에 선 관찰자의 주위를 절대적인 규칙에 따라 회전하며 거대한 시간의 바퀴 또한 망자들을 처분하고, 새로 태어난 이들을 성숙과 숙성을 겪게 해 죽음으로 안내한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흐르지만 실제로 변하는 것은 없다. 이집트인들에게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물의 본질로 여겨졌고, 이런 사고방식은 사후 세계로까지 확장해 메트에 전시된 인물상들의 끝없는 노동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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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를 탄생시킨 작가 J. K. 롤링도 첫 결혼에 실패한 전력이 있다. TV 토크쇼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과거를 돌이킬 수 있다면 첫 결혼을 안 했을까?"라고 질문하자 그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했다. "과거에 어떤 고통을 겪었다 해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와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첫 결혼에서 낳은 딸을 다시 만나기 위해." -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d4c11d758ad0446c - P12

영화 <컨택트>에서 언어학자 루이스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 헵타포드와의 만남을 통해 미래를 본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에게 찾아올 너무나 사랑스러운 딸이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날 운명임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딸을 낳는 미래를 선택한다. -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d4c11d758ad0446c - P12

릴리를 키우고 송이와 같이 살면서, 그리고 어린 강아지 해피를 입양해 넷이 같이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따로 떨어져 있을 때에는 연약하고 상처받기 쉽고 무력한 존재이지만, 사랑으로 연결되면서 힘이 센 존재가 될 수 있었다. -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박산호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d4c11d758ad0446c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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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그다지 열심히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바, 관계와 외로움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양쪽 모두 우리가 자신의 내부에 (육체적 자신뿐 아니라 정신적 자아에도) 갇혀 있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며, 죽음에 대한 불안과 연관되어 있다. 내가 죽으리라는 사실, 혼자 죽으리라는 사실, 세상은 나 없이도 잘만 돌아가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과 관계가 있다. 양쪽 손가락 끝을 탑처럼 맞댄 포즈로 전문가인 양 이론적 정당화를 늘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나는 사람들이 느끼는 덫에 걸린 듯한 기분, 외로움, 죽음의 감각을 격화시킴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인정하게끔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일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구원받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우선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 부정하고 싶은 것을 정면에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 데이비드 실즈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cd6f2ae927c4d57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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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Sugar was forty-one years old and unmarried. He was also wealthy. He was wealthy because he had had a rich father who was now dead. He was unmarried because he was too selfish to share any of his money with a wife.
(117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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