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서 보여주는 의지는 일목요연하다. 즉, 자연은 종의 발전을 꾀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의지는 개체 각각의 자유와 행복을 희생하게 한다. 사회 조직이 복잡하게 발달함에 따라 개체의 생활 범위는 점차 줄어든다. 어딘가에 진화가 있다면, 이는 개체의 이익이 전체를 위해 희생됨으로써 얻어진 결과물이다. 개체는 먼저 독립을 포기해야 한다. - P23

마지막으로 종족의 수호신에 대한 1년의 큰 희생인 분봉을 치를 시기를 정하는 것도 벌집의 정신이다.
분봉이 결정되면 일족 전체는 부와 세력이 정점에 달했음에도 다음 세대를 위해 그 모든 것들을 버리고 멀리 새로운 조국을 찾아 불안정하고 궁핍한 생활을 보낸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도덕을 초월한 행위라 할 수 있다.
벌집의 정신은 번영한 도시를 산산이 부수거나 빈곤하게 만든다.
때로는 아예 폐허로 만든다.
이 규칙은 인간들의 규칙과 달리 숙명적이지도 맹목적이지도 않다.
벌들은 모두 벌집의 정신을 따르며, 벌집의 정신은 어떤 영웅적인 의무나 미래를 우선시하는 이성理性을 따른다. - P31

로마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보다 큰 돔의 정점에서 지면까지,
밀랍으로 만든 거대한 벽이 겹겹으로 평행하게 수직으로 드리워져 있다. 어두운 허공에 매달린 이 벽들은 그 정확함이나 대담함에서 인간의 어떤 건축물보다도 뛰어난 기하학적 양식을자랑한다.
그 벽을 구성하는 물질은 신선하고 깨끗하며 향기롭다. 각벽에는 방수천 개가 들어서 있고, 일족 모두를 몇 주 동안이나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이 저장되어 있다. 어떤 곳에는빨간색, 노란색, 옅은 보라색, 검은색 꽃가루가 쌓여 있다. 그주변에는 투명하고 향기로운 4월의 꿀이 단단한 주름을 넣은황금 직물처럼 잠들어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꼼꼼하게 밀폐되어 있다. 그 위에서는 5월에 딴 꿀이 아직 봉인되지 않은 큰 탱크 안에서 숙성되는 참이다. 그 옆에서는 벌들이 끊임없이 바람을 보낸다. 외부의 빛이 닿지 못하는 중앙부, 즉 벌집의 가장따뜻한 부분에서는 미래를 짊어진 자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그곳은 여왕벌과 시녀들을 위해 마련된 ‘아‘로, 여왕의 영토다. 벌집 방 2만 개에 알이 잠들어 있다. 벌집 방 1만 5천에서 1만 7천 개가 유충으로 채워져 있다. 벌집 방 4만 개는유모 수천 마리가 돌보는 하얀 번데기들의 거처다. 이 영역에서도 특히 성스러운 곳에는 젊은 여왕들의 거주지인 큰 왕대王臺가 3개, 6개, 또는 12개나 있다. 그녀들은 일종의 휘장 같은 옷에둘러싸여 어둠 속에서 창백한 모습으로 때가 오기를 기다린다. - P33

지금 세대가 다음 세대에 쏟는 사랑에는 어떤 숙명이 존재할것이다. 우리에게도 이런 숙명이 존재하는데, 그 강도와 범위는 꿀벌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다. 인류의 숙명은 이정도로 완전한, 또한 모두가 한마음으로 결정한 커다란 희생을낳을 수 없다. 그럼, 우리는 과연 어떤 숙명을 따르는 걸까? 아쉽게도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우리가 꿀벌을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바라보는 어떤 생명체의 존재를 알고 있지도 않다. - P38

베르길리우스는 「농경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Tantus amor florum, et generandi gloria mellis.
(꽃을 향한 꿀벌의 사랑은 깊으며, 그 꿀을 만드는 데 대한 긍지는 크다.)베르길리우스는 이렇게 공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신들에게현혹된 눈으로 자연을 관찰한 고대인들의 매력적인 오해를하고 있다. - P44

우리는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만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추측만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인간에 대해 말할 때에도 꿀벌에 대해 말한 것 이상의 것을 말할 권리가 없다. 우리도 어쩌면 단순히 고통에 대한 공포, 쾌락에 대한 이끌림을 따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우리가 지성이라 부르는 것 역시 동물의본능이라 부르는 것과 그 기원이나 사명에서 다르지 않다. 우리는 그 결과를 잘 안다고 여기는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원인을잘 밝혀낼 수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이 그 원인과 결과를 잘 아는 행위는 매우 드물다. 잘 알고 있는 행위도,
그렇지 못한 행위도, 비열한 행위나 위대한 행위도, 친숙한 행위나 낯선 행위도 그 본질은 모두 깊은 어둠 속에 있다. 결국 인간은 우리가 꿀벌이 그렇다고 믿는 것과 같이 맹목적인 존재다. - P57

게다가 생각해보면 우리의 역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신경질적인 늙은 박물학자의 말 중에 우리 인간 사회에 들어맞지않는 대사가 어디 있는가? 화려하게 치장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필요가 만들어낸 쓰디쓴 과실에 불과한 것들이 인간 사회에는 매우 많다. 예를 들어 정치만 해도 그렇다. 자연 상태에서내버려두면 유해한 각 개인의 활동을 이기주의를 이용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가. 그래도 굳이 꿀벌에게 인간의 관념이나 감정 같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놀랍게 생각하는 대상을 꿀벌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면 된다. 꿀벌을 찬미하는 일이 그렇게 경솔한 짓이라면 자연을 찬미하면 된다. 이도 싫다면 다른 것을 찬미하면 된다. 결국 마지막에는 어떤 하나의 지점이 남게 될 것이다. 그러니 후퇴하고 양보해봤자 우리가 잃을 건 아무것도 없다. - P59

어쨌든 이 점에 대해서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왕벌의 역할과 처지를 정의하면, 여왕벌은 도시의 심장이자 노예이고 그 주위를 도시의 지성인 일벌이 둘러싸고 있다. 여왕벌은 유일한 지배자이나 동시에 하녀이기도 하다. 또한 사랑의포로이면서 그 사랑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리인이다. 민중은여왕을 섬기고 그녀를 존경하지만 자신이 여왕벌 자체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여왕이 수행하는 사명에, 여왕이 대표하는 운명에 종속되었음을 잊지 않는다. 우리 인간 사회에서 자신의바람을 이렇게 잘 표현한 공화국은 아마 없을 것이다. 또한 이토록 합리적인 독립심과 이토록 완전한 복종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민주정치도 찾기 어렵다. 이토록 가혹하고 절대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정치 체제도 드물다. 나는 지금 희생 자체를 찬미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 없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이다. 그러나 그 희생의 원래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리 지구의 사고방식에서는 이 원리가 꼭 필요한지도 모른다-꿀벌 조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 P68

도시건설
이 도시는 지표에서 우뚝 솟은 인간의 도시와 달리,
허공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역 원뿔 모양으로 거꾸로 선 도시다. - P77

우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덜 고독한 존재인 것 같다. 꿀벌의 지성을 이해하려고 할 때 우리가 진정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은 결국 우리의 본질,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부분인 지성이다. 지성은 인간의 삶에 아름다움과 풍요를 부여한다. 생명체의 영혼을 집어삼키는 무분별한감정들을 실로 놀라운 방법으로 중단시킬 줄 안다. - P102

그 모습은 마치 벌집의 기본 법칙이 노동의 긍지를 모든 벌에게 공평하게 분담한 듯하다. 벌들이 서로 더욱 유대감을 쌓을 수 있도록 모든 일이 공동 명의로 이루어지거나 아예 명의가 없어야 한다고 결정한 것 같다. - P106

세 종류의 도형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육각형이다. 그중에서도 정육각형이 건축할 때 편리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가장월등하다. 꿀벌은 그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 같다.
벌집 방의 토대는 한 점에서 교차하는 세 평면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 건축 방법은 힘도 덜 들일 수 있고 재료도 많이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가장 경제적으로 건축물을지으려면 면의 경사각이 어느 정도여야 할까? 이는 매우 고난도의 수학 문제이다. 몇몇 학자들이 해답을 찾았다. 특히 매클로린은 해답을 런던의 영국 학사원 회보에 실었다. 해답의 각도는 벌집 방 바닥에서 측정한 각도와 일치한다."★2 (매클로린:영국의 수학자) - P1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봉장이 다 그러하겠지만, 이곳에서도 벌통은 아름다운 꽃들과 고요한 대기에, 달콤한 공기와 햇빛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른바 정점에 달한 여름의 환희를 맛보았다.
그리고 꿀벌들이 전원의 향기를 운반하느라 바쁘게 지나가는 하늘 길의 반짝이는 교차점에서 사랑의 한때를 보냈다. 그들은 행복해 보이는 영혼의 울림, 꿀벌들이 연주하는 지적인 음악 소리를 들었다. 그곳은 기쁨의 장소였고, 꿀벌들이가르치는 학교였다.
사람들은 전지전능한 자연의 관심사, 동물.식물. 광물계 사이의 눈부신 상호 관계, 끼어들 틈 없이 잘 짜인 풍요로운 조직, 부지런하며 공평한 노동이 지닌 도덕적 가치 따위를 배우러 그곳에 모여들었다.
일벌들은 노동의도덕성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그녀들은 허공의 들판을 굴러가는 일상의 환희를 그 작은 날개로 밑줄을 쳐가며 강조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순수한 행복이 그렇듯 추억조차 없을 것 같은 투명한 유리구슬만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 P18

벌집을 처음 열어본 사람은 묘지를 파헤칠 때와 같은 일종의 불안감에 휩싸일지도 모른다. 확실히 꿀벌 주위에는 두려운 전설이 따라다닌다. 갑자기 밀려오는 소름끼치는 감각, 사막의 폭염처럼 상처에 퍼지는 통증, 그것을 일으키는 저 벌침에 쏘인 고통스러운 추억도 되살아난다. 벌침은 태양의 딸들이 빚은 달콤한 보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 아버지의 맹렬한 광선에서 눈부신 독소를 추출해놓은 것만 같다.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네는 시각으로는 길들일 수 없는 세상의 모습을 그렸고, 에머슨(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종교적 독단이나 형식주의를 배척하고 인간 스스로를 신뢰하며 인간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적 사상을 주장한 미국의 시인이자 사상가–옮긴이)은 이를 "눈부심과 반짝임"이라고 표현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35

요컨대 이디아가 나이지리아 베닌 시티에 계획 중인 새로운 박물관으로 보내질 것을 기대해본다. 1897년, 영국군이 베닌 시티를 정복, 약탈했고 여러 차례의 불법적인 거래 끝에 이디아는 결국 메트의 소장품이 되었다. 경비원인 나는 유물 반환 문제에 특별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우리 중 누구도 석방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는 것들을 붙들고 있는 감옥의 교도관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42

눈이 연필이고 마음은 공책이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78

하루가 끝난 후 86번가에서 지하철을 탄 나는 우물처럼 샘솟는 연민의 마음으로 동승자들을 둘러본다. 평범한 날이면 낯선 사람들을 힐끗 보며 그들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잊어버리기 일쑤다. 그들이 나만큼이나 실존적이고 승리하고 또 고통받았으며 나처럼 힘들고 풍요롭고 짧은 삶에 몰두해 있다는 사실을.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79

그전에도 클로이스터스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클로이스터’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수도승들이 혼자 들어가서 기도를 하는 감옥처럼 작은 방이라고 추측했지만 사실 클로이스터, 즉 회랑은 수도원 가운데에 있는 야외 공간이었다. 속세로부터는 떨어져 있지만 태양과 달과 별과는 닿아 있는 곳.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86

돌이켜보면 그 장면은 피터르 브뤼헐의 〈곡물 수확〉을 떠올리게 한다. 멀리까지 펼쳐진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농부 몇몇이 오후의 식사를 즐기는 모습 말이다. 배경 중간쯤 교회가 있고 그 뒤로 항구 그리고 황금빛 들판이 아스라한 지평선까지 굽이쳐 펼쳐진다. 화면 앞쪽에는 큰 낫으로 곡물을 거두는 남자들과 그것을 한데 묶느라 허리를 굽힌 여자가 보인다. 맨 앞쪽 구석에는 일을 하다가 배나무 아래에 앉아 식사를 하는 아홉 명의 농부들이 다소 희극적이면서도 애정을 담아 묘사되어 있다.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bbedd3972f284f8b - P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먀오(汪淼)는 자신을 찾아온 네 사람의 조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경찰 두 명에 군인 두 명. 그런데 군인들이 인민 무장경찰대가 아니라 육군 장교였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10

이 금속 괴물 앞에 여성의 가녀린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러자 빛의 분포가 절묘하게 바뀌었다. 금속 괴물은 임시로 설치한 지붕 그늘에 가려져 냉혹하고 거친 질감이 더 두드러졌고, 지붕에 난 구멍으로 쏟아져 들어온 금빛 석양이 여자의 머리칼과 업무용 가운 깃 위로 드러난 하얀 목덜미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비추었다. 마치 한바탕 소나기를 맞은 거대한 금속 폐허 위에 아름다운 꽃이 핀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19

갑자기 머릿속에 두 단어가 떠올랐다. 저격수(Sniper)와 농장주(Farmer).
‘과학의 경계’ 학자들은 토론할 때 SF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SF는 과학소설(Science Fiction)의 약자가 아니라 앞에서 말한 두 단어의 영문 약자였다. 이것은 두 가지 가설에서 출발하며 모두 우주 규칙의 본질과 관련된다.

-알라딘 eBook <삼체 1부 (개정판)>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중에서 - P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enry Sugar was forty-one years old and unmarried. He was also wealthy. He was wealthy because he had had a rich father who was now dead. He was unmarried because he was too selfish to share any of his money with a wife.
(117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7

These people all employ the same methods for trying to increase their fortunes. They buy stocks and shares, and watch them going up and down. They play roulette and blackjack for high stakes in casinos. They bet on horses. They bet on just about everything. Henry Sugar had once staked a thousand pounds on the result of a tortoise race on Lord Liverpool‘s tennis lawn. And he had wagered double that sum with a man called Esmond Hanbury on an even sillier bet, which was as follows: they let Henry‘s dog out into the garden and they watched it through the window.
But before the dog was let out, each man had to guess beforehand what would be the first object the dog would lift its leg against. Would it be a wall, a post, a bush or a tree? Esmond chose a wall. Henry, who had been studying his dog‘s habits for days with a view to making this particular bet, chose a tree, and he won the money.
(11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9

The very rich are enormously resentful of bad weather. It is the one discomfort that their money cannot do anything about.
(11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19

This was good stuff. It was fascinating. He carried the little book over to a leather armchair by the window and settled himself comfortably. Then he started reading again from the beginning.
(121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21

"I am an Indian, a Hindu," said Imhrat Khan, "and I was born in Akhnur, in Kashmir State, in 1905. My family is poor and my father worked as a ticket inspector on the railway. When I was a small boy of thirteen, an Indian conjurer comes to our school and gives a performance. His name, I remember, is Professor Moor -- all conjurers in India call themselves ‘professor‘ -- and his tricks are very good. I am tremendously impressed. I think it is real magic. I feel -- how shall I call it -- I feel a powerful wish to learn about this magic myself, so two days later I run away from home, determined to find and to follow my new hero, Professor Moor. I take all my savings, fourteen rupees, and only the clothes I am wearing. I am wearing a white dhoti and sandals. This is in 1918 and I am thirteen years old.
(134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34

He would steal the little book from the library so that none of his friends might come upon it by chance and learn the secret. He would carry the book with him wherever he went. It would be his bible. He couldn‘t possibly go out and find a real live yogi to instruct him, so the book would be his yogi instead. It would be his teacher.
(159p. THE WONDERFUL STORY OF HENRY SUGAR, Penguin Random House UK, 2011) - P1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