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쳐다보고 앉았으면 내 마음은 흐려졌고, 사타구니에서는 인간 이전의 신음 소리가 났으며, 마음속에서는 깊고 컴컴한 동굴이 열려 바르바라 니콜라예브나를 노려보며 고함치는 원시적인 털투성이 조상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37

영혼은 낙지이고, 이들 모두가 흡반이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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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안에서 끝을 볼 때, 인간은 시간을 앞서간다.
깨달음,
번개처럼 후려치는 좌절은 각성한 인간을 해방된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확실성을 가져다준다.- P15

모든 것은 있다.
아무것도 없다.
이 두 문장은 똑같은 고요를가져다준다.
고뇌하는 자는, 불행하게도, 두 문장 사이에 머물러 있다.
존재 또는 존재 부재의 안정성 안에 자리 잡을 능력이 없으므로, 떨면서, 혼란스러워하며, 언제나 하나의 뉘앙스에 전전긍긍하며,-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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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적으로 마침내 이런 동일시(同一視)에 이른 순간부터 러시아의 운명은 나의 운명이 되었다. 나는 러시아와 나란히 투쟁하고 고뇌했다. 모스크바에서 지내다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자 나는 광활한 투쟁의 터전을 모두 ― 북극의 무르만스크에서 부하라와 사마르칸트까지, 레닌그라드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원시의 친구들과 적들이 싸우는 모습을 직접 ― 보기 위해 길을 떠났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08

모든 인간은 저마다 십자가를 지며,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죽을 때까지 그들을 십자가에 못 박을 자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그것을 어깨에 메고 한없이 가기만 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자는 부활할지니, 오직 그만이 행복하다. 러시아는 십자가에 못 박히는 중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04

하지만 그리스도가 말했듯이, 한 알의 밀알이 이삭으로 되기 위해서는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러시아는 한 알의 밀알처럼, 하나의 위대한 사상처럼, 비슷한 고통을 거치는 중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06

그렇다면 우리들의 의무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들이 사는 역사상의 순간을 조심스럽게 식별해서 어느 특정한 싸움터에 우리들의 작은 활력을 의식적으로 불어넣는 일이다. 길을 인도하는 흐름에 더 많이 동조하면 할수록, 우리들은 인간이 구원을 향해서 힘들고, 불확실하고, 위험이 산재한 길을 오를 수 있도록 그만큼 더 많이 도와주는 셈이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10

붓다는 낡은 옷이요 에파포스는 새 옷이었다.

환상보다는 육체를 더 좋아하고, 속담에 나오는 늑대처럼 배를 채우는 문제라면 남들의 약속은 믿지 않는 촉감의 신 에파포스. 그는 눈이나 귀를 믿지 않고, 인간과 흙을 만지고 움켜쥐기를, 그것들의 따스함이 자신의 체온과 뒤섞여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심지어 그는 만지기 쉽게끔 영혼까지도 육체로 바꾸고 싶어 한다. 땅 위를 걷고, 땅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습을 따서 그대로〉 땅을 다시 만들어 놓기를 바라는 가장 믿음직하고 부지런한 신 ― 그것이 나의 신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14

모든 약삭빠른 장사꾼들과, 식인종 살인자들과, 신을 싼값으로 팔아 치우는 성직자들과, 뚜쟁이들과 내시들 ― 그들은 왜 살아야 하는가? 술집과, 공장과, 매음굴에서 부모가 차지했던 자리를 왜 어린아이들이 자라서 메워야 하는가? 이런 모든 문제가 길을 가로막아 혼(魂)이 통과하지 못한다. 그나마 세상이 한때 지녔던 혼마저 사상과, 종교와, 예술과 공예, 과학, 법률 따위의 찬란한 문명을 창조하느라고 소모되었다. 이제 세계는 기운이 빠졌다. 야만인들로 하여금 와서 막힌 길을 치우고, 혼이 지나갈 강바닥을 다지게 하라.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19

하지만 우리들은 인간의 한계점 내에서 일하고 의무를 수행해 나가도록 하자. 언저리에 이르면 입을 벌린 심연이 무서워 피가 얼어붙을지도 모르므로, 우리들은 한계점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언저리에는 세상을 불어 사라지게 하는 위대한 마술사인 붓다가 차분하면서도 독을 품은 미소를 머금고 서서 기다린다. 하지만 우리들은 세상이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고, 그리스도가 세상을 어깨에 메고 천국으로 옮겨 놓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우리들은 그것이 여기에서 우리들과 함께 살고 투쟁하기를 원한다. 우리들은 도예가가 진흙을 사랑하고 탐하듯 세상을 사랑한다. 우리들에게는 가지고 일할 다른 재료가 없고, 씨 뿌려 거둘 혼돈 말고는 단단한 다른 밭이 없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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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은 말라 버린 갈대처럼 변했다. 영양분이라고는 해 뜰 녘부터 해 질 녘까지 쌀 한 톨만 먹었는데, 그때라고 해서 쌀알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컸느냐 하면 그렇지 않았다. 내 하체는 낙타의 다리 같았고, 척추는 염주 같았으며, 뼈는 반쯤만 통나무로 지은 낡아 빠진 오두막의 골격 같아졌다. 깊은 우물 바닥에서 물이 반짝이듯 내 눈이 반짝였다. 내 머리는 햇볕에 말라 바가지처럼 갈라졌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29

붓다로다! 나는 여러 해 전에 그의 생애에 대한 얘기와 자랑스러운 절망의 교훈을 읽었었지만 모두 까맣게 잊고 살아왔다. 분명히 나는 성숙하지 않아서 주의를 게을리했었다. 그때 그의 목소리는 뱀과 어지러운 난초들로 가득 찬 어두운 숲에서, 아시아의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매혹적이고 이국적인 소리처럼 들렸다. 하지만 나는 어지러워하지 않았다. 지극히 다정하고 친근한 또 다른 목소리가 자꾸만 마음속에서 나를 불렀고, 나는 그것을 맞으러 자신 있게 나아갔다. 하지만 이제 이곳 도시의 거침없는 웃음소리 한가운데서 매혹적이고 이국적인 피리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것을 맞으려고 나는 눈을 꼭 감았다. 목소리는 내 마음속에서 전혀 잠잠해지지 않았고, 최후의 심판날에 울리는 기독교의 나팔 소리에 가려졌을 뿐이어서, 이제는 훨씬 더 귀에 익은 소리가 되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27

연민 ― 붓다의 나그네 길에서는 그것이 훌륭한 안내자이다. 연민을 통해서 우리들은 육체로부터 스스로 해방되고,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무(無)와 하나가 된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31

「나는 신에게, 그대들이 신이라 일컫는 대상에게 내 영혼을 팔고 싶지 않으며, 나는 악마에게, 그대들이 악마라 일컫는 대상에게 내 영혼을 팔고 싶지 않다. 나는 누구에게도 나 자신을 팔고 싶지 않다. 나는 자유로다! 신과 악마의 발톱을 벗어난 자들은 행복할지어다. 오직 그만이 구원을 받는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39

「구원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모든 순간에 그의 말과 행동이 지닌 가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노예입니다. 〈나는 구원을 받을까, 아니면 저주를 받을까?〉 그는 떨면서 묻습니다. 〈나는 천국으로 가는가, 아니면 지옥으로 가는가?〉 ……희망을 간직하는 영혼이 어찌 자유로울 수 있겠나이까? 희망을 간직한 자는 현세의 삶과 내세를 모두 다 두려워하고, 공중에 애매하게 매달려 행운이나 신의 자비를 기다립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43

「구원이란 모든 구세주들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그것은 지고하며 숭고한 자유이니, 인간은 거기에 이르면 숨이 찬다. 너는 인내하겠느냐?」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43

「인류를 구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자가 구세주이니라.」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43

그렇다, 레닌은 또 하나의 새로운 구세주라고 나는 생각했으니 ― 그는 인류의 절망과 희망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가면이요, 노예 생활과 굶주림과 핍박을 견디어 내기 위해서 노예들과 굶주린 자들과 핍박받는 사람들이 창조한 또 하나의 새로운 구세주였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83

밤이 되었다. 세 여자가 가려고 일어섰다. 나도 몸을 일으켰지만 이트카가 내 팔을 잡으며 자고 가라는 눈짓을 했다. 나는 머물렀다. 그날 밤 붓다는 내 마음속에서 빛을 잃기 시작했다. 그날 밤 나는 세상이 허깨비가 아니고, 여인의 육체는 따스하고, 단단하고, 불멸성의 물로 가득 찼으며, 죽음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288

오, 인간의 어리석은 근심 걱정이여,

그대의 날개를 내리치게 하는

아귀다툼은 얼마나 거짓되던가!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307

나는 심장이 고동칠 때마다 그것이 존재하기를 욕망한다. 나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믿고, 그렇게 믿음으로써 그 세계를 창조한다. 우리들은 충분한 힘을 들여 욕망하지 않았던 모든 대상을 〈비존재(非存在)〉라 일컫는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329

러시아의 광활한 땅에서, 러시아의 가없는 영혼 속에서 진행되는 처참한 실험이 지닌 범인류적이고 총체적인 의미를 나는 조금씩 조금씩 헤아리기 시작했다. 전에는 지극히 유치하고 이상향적이라고만 여겨졌던 혁명의 구호들을 나의 이성은 점차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굶주린 얼굴들과, 푹 꺼진 뺨들과, 불끈 움켜쥔 주먹들을 둘러보면서 나는 인간이 지닌 신적인 양상의 전조를 보게 되었으니, 신화를 믿고 그것을 갈망함으로써, (눈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피나 땀만으로도 부족하니) 피와 땀과 눈물을 모두 흘려 더럽힘으로써, 인간은 신화를 현실로 바꿔 놓는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341

레닌은 빛이고, 트로츠키는 불꽃이지만, 스탈린은 흙, 러시아의 비옥한 흙이에요.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366

뛰어넘기 위해 준비하는 전진을 위한 추진력으로 인해 우리들 속에서 분출하는 힘은 인간적이고, 범인간적이고, 전(前) 인간적인 세 요소의 총체이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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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태어났다는 재난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은 자들은 그 사실을 잊기 위해 분투한다. 죽음에대한 공포는 우리가 태어난 첫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공포가 미래에 투사된 것에 불과하다.
태어남을 재난으로 여기는 생각은 혐오스럽다. 분명히 그렇다. 사람들은 태어남은 최고의 선善이며, 최악의 것은 우리생애의 시작이 아니라 끝에 위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우리에게 주입시키지 않았던가? 그러나, 나쁜 것, 진짜 나쁜 것은 우리 앞이 아니라, 우리 뒤에 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는 간과했으나, 부처가 간파했던 것이다. "오 제자들이여, 만일 세상에 삼고 三苦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여래如來는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부처는 모든 불완전함과 재난의 근원인 태어난다는 사실을 삼고 중에서 가장 먼저, 늙음과 죽음에 앞서 꼽는다.-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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