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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받아들고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두껍다.’ 그리고 재미없을 것 같은데.’

거의 1년 가까이 신간평가단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읽어봤을까 싶을 정도로 개인적 취향에 맞지 않는 책들도 있었다. 반면 겉표지만 보고 읽지 않았더라면 좋은 책을 놓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들도 있었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우선, 외관을 보자. 새로운 황금시대라는 제목과 함께 네이비 바탕에 골드로 생물 문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있다. 책의 만만찮은 두께와 함께 양장본의 고급스러운 표지는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제목마저 묵직하다. ‘무슨무슨 시대라는 제목 때문인지 지난번에 리뷰도서로 선정되었던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떠올랐다. ‘상당히 이과적인 냄새가 풀풀 나는 경제학 신간이구나하는 생각에 약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서문을 읽는 순간 바로 흥미를 느꼈고, 파트1을 반쯤 읽었을 때 이미 재미있는 사례들에 매료되어 책에 푹 빠져들었다. 결국 440페이지 가량의 책을 이틀 만에 술술 읽었다.

 

  이 책은 예전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나에게 아주 흥미로운 분야를 소개해 주었다. 약간은 생소할 수 있는 생체모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마 동물 싫어하시는 분은 많이 없으리라 생각되므로, 많은 분들이 한번만 호기심을 갖고 앞부분을 읽어보면 금방 빠져들 만한 신선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생체모방(biomimicry 혹은 생체영감 bio-inspiration)은 간단하게 말해 자연으로부터 배운 것을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하는 것이다. (p.11)

  1997,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모방하다라는 의미의 minesis로부터 생체모방이라는 말을 최초로 만든 것은 탁월한 동물학자이자 교육자이며 생체모방(Biomimicry)이라는 이정표적인 작품의 저자이기도 한 재닌 베니어스(Janine Benyus)였다. 인간은 수천 년간 자연을 복제해왔다. 인류의 조상들은 주변의 동식물로부터 해법을 빌려왔다. (p.14) (서문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 생체모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주 소수의 사례들뿐이었다. 거미의 다리관절을 본 따 만들었다는 굴삭기 사례나, 도깨비풀을 보고 발명한 찍찍이(?), 건축물에 사용되는 황금비율 등등 많이 알려진 사례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수많은 생체모방 사례들이 있으며, 아직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못했을 뿐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생체모방 기술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심지어 거대기업들 조차 이 분야를 아직 생소하게 여기고 있다) 분야인 것을 틀림없으나, 이제라도 우리가 생체모방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렇게 표현해보자. 어떤 사람이 봉급을 받을 때마다 성냥을 켜서 돈의 3분의 2를 태워버린다면 어떨까? 세상은 매일같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항력과 마찰력의 잘못된 통제로 생산하는 에너지의 3분의 2를 낭비하고 있다. 또 그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경우보다 3배 빠른 속도로 환경과 대기를 오염시킨다. 미국은 매일 20억 달러 가치의 석유를 태운다. (p.81)

 

세상의 에너지 이야기가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된다면, 개인적인 사고방식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과학과 엔지니어링 도구들은 납작하고 똑바른 것만을 만들고 다룰 수 있게 개발되었다. 더욱이 우리 과학계의 초석이 된 것은 직선적인 사고이다. 500년 전 지구가 평평하다는 개념을 버렸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직선적인 사고를 한다. 패러다임의 한계에 갇히게 된 것이다.(p.81)

  자연은 평평한 철판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자연은 직선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효율의 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심장 혈관 시스템은 6만 마일의 배관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 일직선인 배관은 없다. 에너지 효율면에 있어서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1.5와트의 에너지로 6만 마일을 갈 수 있는 기계가 어디에 있겠는가? 1.5와트는 침실 야간 조명에 쓰이는 전력보다 낮다.(p.16)

 

  ‘직선적인 사고는 이 책의 440페이지의 대장정에 걸쳐 누누이 저자가 경고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 인간이 500년 전에 지구가 평평하다는 개념을 버렸는데도 여전히 직선적인 사고를 한다는 말이 참 크게 와 닿았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직선적인 사고를 탈피하기 위해 자연에서 배우는 생체모방 분야에 호기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새로운 황금시대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저자가 우리에게 생체모방의 개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둘째, 이것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역시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생체모방 기술이 상품으로 상용화 되기까지의 어려움에는 실질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알려주는 구성을 보인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일반 생체모방 도서들과 다르게 경제 분야 신간으로 분류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몰입해서 금방 읽을 수 있던 것은 풍부한 사례 중심의 설명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외관의 압도적인 분위기와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는 매우 가볍고 신선하다.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책의 리뷰를 대신하고자 한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이 있다면 아마 사례를 통해 직접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자연은 언제나 살아 있는 유기체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다...(중략)...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진화이다. 상어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상어는 능률적 디자인의 가장 탁월한 사례이다. 여러 면에서 인간이 디자인한 어떤 물건보다 뛰어나다...(중략)...상어는 교묘하게 진화된 피부 덕분에 항력이나 저항력 면에서 혜택을 본다. 상어의 피부는 방패비늘(placoid scale)혹은 피치(dermal denticle)라고 알려진 작은 세로 비늘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길쭉하게 솟은 부분들이 대단히 거친 느낌을 준다. 상어의 피부가 얼마나 거친지, 사포가 발명되기 전에는 목수들이 나무를 갈아내는 데 사용했을 정도이다...(중략)...상어의 표면은 거칠다. 하지만 상어 피부는 상어를 덜 매끈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물이 동물에게 달라붙어 앞으로 가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중략)...상어의 피치에서 영감을 얻은 독일 과학자들이 특정한 형판에 칠하면 굴곡진 패턴을 형성해서 유체 역학을 개선시키는 페인트를 개발한 것이 형태 기반 생체모방의 좋은 예이다...(중략)...이 기술은 다른 동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독일 연구원들은 조선 시설과 수행한 실험에서 선체의 마찰력을 5퍼센트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료 효율의 증가로 전환되는 이런 개선은 선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이 될 수 있다. 이것은 “1년 사용치를 추정할 때 보통 수천 해리를 이동하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2000톤의 연료 절감 효과를 의미한다.” 전 세계 항공기에 적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 톤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중략)...상어의 피치는 표면에 무임승차하는 생물을 덜 끌어들이는 효과도 내는 것이 밝혀졌다. 콜로라도의 샤크렛 테크놀로지스(Sharklet Technologies) 는 여기에 영감을 받아 피치를 모사해 물이 닿는 표면에 미생물들이 대담하게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을 방지하는 얇은 필름을 개발했다...(중략)...따라서 그것이 항공모함이든, 화물선이든, 유람선이든, 어선이든, 연락선이든, 작은 범선이든 선박을 정기적으로 물 밖으로 끌어내 물에 닿는 면을 청소해야 한다. 1~2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이 드라이 독 세션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선박 소유주에게는 비생산적인 정지 시간이다. 특히 군용 선박의 경우에는 이것이 훨씬 더 중대한 문제가 된다...(중략)...“샤크렛 표면의 녹조류 정착이 매끄러운 표면에 비해 85퍼센트 감소했다. 샤크렛은 박테리아의 생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증명된 최초의 무독성, 지속성 표면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기술은 해운업계에 적용했을 때의 상업적 기능이 대단히 크다. 놀랍게도 이 생체모사 기술은 수십억 달러 가치의 의료업계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박테리아가 의료 환경에서 사용되는 물건에 달라붙어 번식하는 것을 막는 데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중략)...뒷면에 접착제가 있는 샤크렛 플라스틱 필름을 문패나 화장실, 침대의 가로널, 트레이, 락커룸 벤치 등에 부착하면 감염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p.130-138)

 

  위의 사례는 상어의 표면을 모방해 만든 제품들이 항공기나 선박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연료 소모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드는 '드라이 독 세션' 과정 문제의 대안이 되며, 의료업계에 적용할 경우 접촉을 통한 세균의 감염 확산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상어 피부는 경기용 수영복에도 적용될 수 있다. 경기용 수영복 디자인 업체 스피도(Speedo)사에서 만든 패스트스킨(Fastskin)2004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해주었고, 적은 항력의 LZR수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낸 25명의 선수 중 23명이 입었을 정도로 좋은 효과를 냈다.(p.140) 상어 피부 하나 따라했을 뿐인데, 경제적 이득은 물론 세계 신기록 경신까지 그 적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이 밖에도 모기가 살을 뚫는 것은 거의 감지할 수 없다는 것에서 착안하여 만든 톱니 모양의 이산화규소 바늘은 직경이 0.1mm로 인간 머리카락의 너비에 해당한다. 이 제품이 완전히 상용화된다면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혈액 검사에서 고통을 줄여주는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아프지 않은 주사가 있다니!! 어디 당뇨병 환자들만 기뻐할 일인가) 또한, 더러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바퀴벌레에게 추출된 아홉 가지 분자는 박테리아에게 치명적임이 증명되었다. 바퀴벌레가 사는 곳과 먹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이 미생물에 대응하도록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다. (바퀴벌레를 단백질 블럭 만드는데 말고 항생제 만드는 것에 쓸 수 있다. 영화 설국열차를 보신 분들은 느낌아니까~)

 

  생체모방의 분야는 이처럼 신기하고, 유용하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하다. 이것은 자원고갈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오늘날 아주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쯤 되면 왜 책의 제목이 새로운 황금시대인지 눈치 챘으리라 생각한다. 저자 서문을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나는 지구와 인류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디자인하는 데 자연의 가르침을 적용하는 일이 가진 가능성에 매일 고무된다. 생체모방은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당신이 CEO이든, 기업의 직원이든, 제조업자이든, 기업가이든, 정치가나 작은 업체의 소유주, 회사를 차리려는 대학생, 학생들과 긍정적인 선택의 가능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교사이든, 단순이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든 이 하나의 메시지만은 크고 명화하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우리는 자신과 자녀들, 지구를 위해 보다 풍요롭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서문 중에서)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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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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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팔리는가 - 뇌과학이 들려주는 소비자 행동의 3가지 비밀
조현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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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란 무엇인가?”

 

  이는 소위 마케팅을 전공했다는 사람들에게도 쉽지 않은 질문이다. 마치 스님들의 화두처럼 뭔가의 본질에 대한 질문은 하나같이 쉽지 않다. 물론 마케팅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사전적 정의일 뿐이다.(저자의 글 중에서)

 

 

 

  왜 팔리는가?

  이 책을 읽고 제목을 참 잘 뽑아냈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마케팅 전공자가 쓴, ‘마케팅에 관한책인 것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왜 팔리는가?”에 대한 마케팅 전공자의 뇌과학적 답변이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과 뇌과학의 조합에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경제학 전공자인 나로서 이는 크게 생소한 조합이 아니다. 지난 학기에 수강한 행동경제학수업을 통해 이 매력적인분야를 접해보았기 때문이다. 수업에 쓰였던 교재는 도모노 노리오 교수의 행동경제학이란 책이었는데, 경제학과 심리학의 조합으로 탄생한 행동경제학이라는 신생분야는 나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경제학의 기본 전제가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것인데, 알고보니 인간은 그리 합리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은 합리적인 바보다라고 하는데, 합리적으로 선택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착각과 오류를 일삼는 모순적 존재라는 뜻이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위해 사고를 할 때 사용하는 것은 뇌 중에서도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이성적으로 사고하여 선택을 하는데, 사용하는 뇌의 부위는 감정적인 부분이라니! 바로 이러한 선택의 순간에 경제학은 뇌과학과 만난다. 사실 우리는 기회비용이 가장 적은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다고 느껴지는선택을 한다. 종종 지름신의 노예가 되어 충동소비를 하고, 12,000원 짜리 책을 사러 인터넷서점에 들어갔다가 2,500원의 배송비를 아끼기 위해 결과적으로 2만 원 이상의 도서를 구매한다. 밥값에 버금가는 커피를 매일 습관적으로 마시고, 길을 걷다 무심코 바라본 가게유리에 붙은 광고모델이 너무 예뻐서 계획에 없던 신상립스틱을 구입한다.(어제 정말로 립스틱을 충동구매했다...) 그리고 만족해한다.

 

  이것은 합리적인가? 그렇지 않다. 실로 놀랍고 한편으로 답답한 문제다.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는 왜 구입하는 것일까?” 그 답이 바로 이 책 왜 팔리는가에 있다. 정확히 말하면 뇌과학에 그 비밀이 숨겨져 있다. 간단히 이야기 하면, 뇌에는 크게 세 가지 부분이 있다. 가장 안쪽에 파충류의 뇌라 불리는 생명의 기본적인 부분(호흡, 심장박동 등)을 담당하고 있는 뇌가 있고, 중간에 포유류의 뇌라 불리는 감정의 뇌, 그리고 가장 바깥에 있는 것이 인간의 뇌라 불리는 고차원적인 사고를 발휘하게 하는 부분으로, 감정의 뇌인 포유류의 뇌를 절제하고 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선택이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는, 우리가 소비를 할 때 사용하는 뇌가 인간의 뇌라면 좋으련만 사실은 포유류의 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물건을 고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구매한다. 이른바 꽂히는물건을 사는 것이다.

 

  자,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행동경제학의 분야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후반부에 있다. 그래서 무엇에 우리가 꽂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체계적으로 말이다. 우리가 어떤 물건에 꽂혀서 어머! 이건 꼭 사야해라고 느끼게 하는 동기에는 1,000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경쟁 승리’, ‘새로움 추구’, ‘위험 회피세 가지가 있다. 쉽게 말해 나를 우월하게 만들어주는 제품을 사고, 이제껏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선택하며, 너무 비싸서 리스크가 큰 상품은 선택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크게 세 가지에 꽂힌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마케팅이 등장할 순서다. 어떻게 소비자들이 꽂히게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구체적으로 10가지 전략팁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부분이다. 학생 신분인 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오히려 내가 마케터인 입장에서 읽는 것보다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몰랐던 나의 소비 패턴을 이제는 명확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후반부에 우리가 소셜커머스에 열광하는 이유도 나와 있는데, 이 부분을 읽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뇌한테 이렇게 놀아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서였다.(물론 소셜 커머스를 끊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ㅠㅠ)

 

  행동경제학 분야를 알고 난 뒤엔 내 자신이 다르게 느껴진다. 내 행동의 원인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뇌과학 분야를 조금만 더 알아보면, 뇌를 이용하는 방법을 하나 둘 터득하게 된다. 이를 알고 모르고의 결정적인 차이는 어머! 이건 사야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나, ‘일이 너무너무 하기 싫다. 내일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등등 선택의 기로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과, 뇌가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과 측면에서 볼때 천지차이다. 정말 유용하지 않은가?! 이렇게 재미있고 유용한 분야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긴 분들이 있다면, 재미있는 사례들이 가득한 왜 팔리는가를 통해 쉽게 접근해보기 바란다. 이 분야는 번역본들이 많아 완전히 공감하기 어려웠는데, 국내 사례로 가득해서 정말 쉽게 공감하며 읽었다. 그 후에 한 단계 어려운 책으로 차근차근 옮겨가다 보면 행동경제학과 뇌과학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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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29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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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
나쓰가와 가오 지음, 고정아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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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기계발서를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요새는 매달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에 파묻혀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잘 만들어진 책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자기계발서들이 실질적인 알맹이는 없다는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나만의 자기계발서 고르는 노하우까지 생겼을 정도다. 나는 일단 저자를 보고 책을 고른다. 성공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있기 때문에 자꾸 자기계발서를 통해 그 방법론을 배우려고 하는데, 막상 자기계발서들의 상당수는 실제로 성공해본 적이 없는 저자들이 이론만 내세워서 집필한다. 그래서 이래라 저래라식의 수많은 to do list 들만 넘쳐나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실제로 작게나마 성공해본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자서전 방식의 자기계발서를 선호한다. 대체로 그런 책은 후회가 없다. 일단 진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그들이 절대 하지 않는 것들의 저자도 그런 심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해야 할 일리스트에 빠져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면, 차라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하는 책이 필요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책이라는 것이 서론에도 밝혀져 있다. 해야 할 일들만 알려주는 식상한 책 말고,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쏙쏙 집어주는 신선한 발상이다. 직접 읽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하라고 외쳐왔던 많은 것들을 (성공한) 그들은 사실 하지 않고 있었다. (!)

 

  그들이 하지 않은 것들의 리스트는 실로 황당하다. ‘..전부 내가 해오던 일들이야...ㅠㅠ라며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면 해오던 대로 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따라 해봐도 효율적이기는 커녕 더 비효율적인 결과들만 봐왔던 분들이라면 이제는 스마트한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알아볼 시간이 되었다.

 

  책의 앞표지 안쪽날개에 보면 스마트하게 일하고 있습니까?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해보세요라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12가지 항목 중에 자신은 몇 가지 항목에 해당되는지 알아보고 정말로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었는지를 자가점검 해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체크 리스트에 항목들이 아주 익숙한 문구들이다. 야근을 하지 않기 위해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업무시간 중 잡담은 하지 않고, 항상 메모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전념하고, 원대한 비전을 세우는 것 등등 지금까지의 자기계발서에서 하라고 외치던 일들이다.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결과적으로 이 책의 취지는 하지 말라라기 보다는 제대로 하자라는 것 같다. 우리는 종종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다가 더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모두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사고에서 비롯되는 안타까운 결과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인 어린왕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린왕자가 어떤 기차역에 갔는데 모든 사람들이 어디론가 향해서 바삐 이동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물 마시는 시간도 아까워 갈증을 해소해주는 알약을 먹어가며 바삐 살았다. 그렇게 아낀 시간에 무얼 하는지 묻자 그들은 자기도 모른다고 했다. 어린왕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라면 그 시간에 천천히 우물을 향해 걸어갈텐데...’

 

  우리도 지금 이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을 아닐까?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일이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일해서 남은 그 시간에 쉬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을 찾아서 한다. 역시 효율적으로 말이다. 효율적인 것은 물론 좋은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효율적인 방법이고, 결과적으로 아낀 시간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빠른것 혹은 같은 시간이라면 많은것을 더 효율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정말로 효율적인, 그래서 스마트한 것은 빠르고 많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효율성만을 위한 효율은 차라리 하지 말자고 외치는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 책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나도 자기관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찌 보면 중독이라고 할 만큼 자기계발, 자기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사실 별 효과는 느끼지 못해왔다. 아마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정말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항상 올라있기 때문이다. 지금 혹시 나도?’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생각의 전환을 위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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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9-29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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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적게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이책은 출간되자마자 언제 한 번 꼭 읽어보려고 했던 책입니다. 적게 벌어도 잘사고 잘살고싶은 마음은 남여노소 모두 해당될텐데요, 이번 리뷰도서로 선정된다면 더없이 기쁠것같네요

 

 

 

 

 

 

 

 

 

 

 

2. <메이난제작소이야기>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경험없는 성공스토리만큼 진부하고 와닿지 않는 이야기도 없겠죠. 기업이든 사람이든 직접 경험한 지난 세월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야말로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 것 같습니다. 이번 <메이난제작소이야기>역시 지금까지 읽어온 <주켄사람들>, <일본전산이야기>, <인생에변명하지마라>등과같이 두고두고 읽고싶은 보물이 될 것 같아 추천합니다. 

 

 

 

 

 

 

 

 

3. <왜 팔리는가?> 제목이 끌려서 골라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질문인 것 같아서요. "왜 팔리는가?"라는 물음 자체에 '팔릴수밖에 없는 그 무엇'을 알려줄것만 같은 묘한 느낌이 묻어나는 제목이네요~

 

 

 

 

 

 

 

 

 

4.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다> 와...제목이 참 당돌하고 쌩뚱맞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 저자가 이렇게 주장하는지도 궁금해졌구요. 다른 추천 목록서들에 비해 다소 묵직한 내용의 책일것 같아서 이런류(?)의 책도 한권 추천해봅니다.

 

 

 

 

 

 

 

 

 

 

 

 

 

 

5. <정년없는 프로페셔녈> 요즘 평생직장 없다는 말은 물론이고, 취업구멍이 바늘구멍보다 작다는 말이 현실인데, '정년없는' 프로페셔널이란 무엇인지 19명이나 되는 프로페셔널들이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아마 취업난 구직난이 엇갈리는 요즘 현실에서 약간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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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08-0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잘 읽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어떤 책이 선정될 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새로운 디지털 시대 - Google 회장 에릭 슈미트의 압도적인 통찰과 예측, 개정증보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 / 알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예상하는 미래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움직이면서 가장 흥분된 시간과 약속, 도전으로 가득 찬 멋진 신세계다. 우리는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빠르게 일어나는 변화를 더 많이 경험할 것이다.(맺음말 중에서) 

라고 추상적으로 멋지게 할 수 있는 말을 구체적으로 눈앞에 보여주고 상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새로운 디지털 시대라 할 수 있다. 멋진 신세계와도 같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대표주자인 구글Google의 회장 '에릭 슈미트'와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아이디어의 소장 '제러드 코언'은 과연 미래의 개인, 국가, 비즈니스의 모습이 어떠할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성의 발달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에서 시민들이 어떤 혜택을 누리고 동시에 위험에 노출되는지,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는 어떻게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가상세계에서의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혁명과 테러리즘 그리고 갈등은 어떠한 모습일지 등등 이 모든 것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습들 중 일부는 이미 현실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최첨단 기술의 모습들이며, 이미 누군가는 그 혜택을 누리고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그 위험에 맞설 방어벽을 세우기에 한창이다. 이 모든 것들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통해서만 우리가 상상해볼 수 있는 엄청난 것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무엇을 느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이 생생한 디지털 시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서 느낀 것은 놀라움이라기보다 경이로움이었으며, 더 나아가 그로인한 두려움이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에서 보여준 새로운 디지털 시대는 빈부격차보다 더 무서운 정보격차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상위 1%를 떠나서 전 인류의 상위 1% 그리고 0.1%, 0.01%의 아주 극소수만이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고, 누리고 있고, 대비해오고 있던 그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나에게는 이 책을 통해서 지금에서야 찾아온 것이다.(정확히는 아직 찾아오지도 않았다.) 그 시대는 이미 조용히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그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무렵에는 이미 새로운 사회(구조)가 고착되어 있을 것이다. 즉 무언가 이루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그저 그것을 누릴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페이스북에 조금 더 신중하게 글을 올리고, 이제라도 온라인상에서의 개인정보 유출을 조심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나는 허탈하고, 두려웠다.

 

  구글은 개인이 자주 검색하는 관심범위 내에서 정보를 선별하여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기술을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다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는 편리하고 유용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내 검색결과가 나의 사고수준에 갇혀 제한된다는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흥미에 맞는 정보만 접근하게 된다는 것인데, 한번 더 생각해보면 상당히 섬뜩하다. 문제는 자기도 모르는이 작동원리를 누군가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엔지니어들이 이 예에서는 그 누군가가 될 것이지만,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지각할 수 없는 통제력이 정말 무서운 것이 아닐까? 물론 디지털 시대의 아주 극단적인 어두운 면일 뿐이다. 문명의 혜택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다만 점점 스마트해지는 세상에서 나 역시 스마트해져야만 그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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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1 0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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