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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 - 1% 부자들의 탈무드 실천법
테시마 유로 지음, 한양심 옮김 / 가디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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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가 읽었던 최초의 책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탈무드가 최초의 책이었고그것은 어린이를 위해 만화로 그려진 짤막한 이야기 모음집 수준의 탈무드였다. 첫 번째 내용은 그 유명한 두 명의 굴뚝청소부 이야기였다. 두 명의 굴뚝 청소부가 굴뚝을 청소하고 내려왔는데, 한 명의 청소부만 얼굴에 검은 그을음이 잔뜩 묻어있었다. 둘 중에 세수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라는 내용이었다. ‘뭐야, 당연히 얼굴이 더러운 쪽이지!’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책속의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정답은 얼굴이 깨끗한 청소부란다. 서로의 얼굴을 보고나서 얼굴이 더러운 청소부는 내 얼굴도 깨끗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얼굴이 깨끗한 청소부는 내 얼굴에도 그을음이 묻어있겠구나! 세수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어린 나에게는 그야말로 놀랍고 기막힌 반전이었다. 그때의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내 인생 최초의 책으로 각인되어있다.

  뒤이어 두 번째 내용은 이런 내용이었다. 똑같은 상황의 똑같은 굴뚝 청소부 두 명이 다시 굴뚝 청소를 하고 내려왔다. 역시 한 사람의 얼굴에만 그을음이 잔뜩 묻어있다. 세수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어리둥절했다. ‘방금 얼굴이 깨끗한 청소부라며. 당연히 얼굴이 깨끗한 쪽이지!’ 나는 또 틀렸고 그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틀렸다. 정답은 둘 모두란다. 어떻게 똑같이 굴뚝 청소를 했는데 한 명의 얼굴만 더러워질 수 있겠니?” 나는 또 한 번 반전을 경험했고, 탈무드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그 책을 수도 없이 읽고 또 읽었다. 이것이 내 인생 최초의 책에 대한 기억이다. 아마도 나는 그때 그림 속의 랍비에게 침대 맡에서 탈무드를 배웠던 것 같다.

 

  이런 나의 어린 시절 추억 때문이었을까? 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를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꾸준히 사랑받는 모든 고전들이 그러하듯, 탈무드 역시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구절이 다가온다. 나이가 들고, 처한 상황이 달라지고, 사고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내용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고 교훈이 된다. 우리는 이런 책들을 명작이라고 부르고, 책꽂이에 두고 다시 읽어보면서 인생 전반에 걸쳐 그 맛을 음미한다.

 

  물론 이 책이 원작 탈무드는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의 입맛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비즈니스라는 측면에서 탈무드를 해석한 것이기에 내가 처음 접했던 재미있는 이야기 형식의 탈무드와도 거리가 있었다. 경제경영 분야의 신간인 만큼 탈무드의 내용 중에서도 현물, 현금, 거래, 계약 등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원작 탈무드에도 유독 돈에 대한 유대인의 현세 철학이 많이 언급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유대 철학 전문가인 저자 테시마 유로가 알기 쉬운 해설과 함께 철학적 교훈을 일러주는 탈무드이다. 때문에 평소 경제분야 서적을 즐겨 읽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읽는데 무리가 없을만한 내용이다. 구성도 탄탄하게 되어 있으며, 읽으면서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게 5개의 대주제와 그 아래 소주제가 적절히한 분량으로 배치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제목도 참 마음에 드는(책을 다 읽고나서 제목을 다시 보면 제목이 책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다) 괜찮은 책이다.

   

  덧붙이자면, 나의 경우 지난 신간평가단 활동때 읽었던 경제기적의비밀: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왕국이 됐을까?(이영선, 경향BP)라는 책이 배경 지식으로 크게 한 몫을 해 주었다. 두 책의 내용이 결합된 덕분에 유대인의 생활과 그 밑에 깔려있는 탈무드식 사고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가 기본원리라고 한다면, 경제기적의비밀은 실전적용문제 정도로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관심이 가는 분들은 함께 읽어보면 유대인의 탈무드식 사고뿐만 아니라 그 실제적 모델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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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4-01-23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예전에 읽었던 이스라엘 책이 연상되더군요 ~
 
[트렌드 차이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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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으로 진출하길 원하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날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많은 인구 때문이었지만, 지금의 중국은 돈 많고 까다로운 잠재 소비자들이 상당수다.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 찾아다니던 중국 소비자들은 이제는 일부일 뿐이다. 이미 2010년 중국은 GDP규모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며 일본마저 제쳤다. 1978년 시장 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으며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나라가 되었다. 지금은 앞 다투어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할 때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이 책은 국내 대기업 CJ제일제당과 아모레퍼시픽 등의 의뢰를 받고 김난도(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너무나 유명한)교수와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3년에 걸쳐 진행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라는 부제가 말 그대로 이 책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성장 가능성이나 앞으로 중국이 세계에 미칠 영향력 등에 대하여 거시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미시적으로 그 소비자들을 유형화하여 우리에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들이 허공에서 내려다본 거대한 중국 이었다면, 이 책은 우리에게 현미경을 대고 중국 소비자 한 명 한 명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무엇을 소비하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아주 상세하게 알 수 있다. 특히, 소비재 기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필독서라 생각한다. 이미 내수는 지나치게 과열되어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재 기업들은 점점 성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재벌 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들의 설 자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은 그야말로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 비상구와도 같은 중국 진출에 있어서도 이미 대기업들의 소비자 분석을 따라갈 여력이 없는 소기업들은 맨땅에 헤딩 했다가 머리만 깨지고 돌아오는 꼴이 되기 쉽다. 그런데 이렇게 전문가가 분석한 중국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유형이 책으로 떡하니 나오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3년 만에 이정도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놀라웠다.

 

  이처럼 중국 시장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성장을 생각할 수 없는 우리 소비재 기업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인지라, 두고두고 읽으며 참고할 만하다. 대략적인 내용 정리는 책의 목차만 봐도 알 수 있게 구성 또한 매우 좋으므로 여기에서는 생략하고, 가장 크게 와 닿았던 점들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중국 시장은 인구만 거대한 복수의 시장과 같다. 무슨 말이고 하니 흔히 중국 사람들에게 껌을 한 통씩만 팔아도 13억 통은 팔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나 역시 막연히 이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중국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우리나라식의 사고방식으로 해석한 전형적인 오류다. 31페이지 도전 : 중국 시장에 대한 여섯 가지 신화 혹은 오해에 첫 번째를 장식하고 있는 만큼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심코 생각하고 있는 커다란 오해다. 우리나라처럼 서울에서 유행한 것이 부산에서도 유행한다면 13억 명 모두에게 똑같은 껌을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마치 유럽연합과도 같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런던에서 유행하는 제품이 이스탄불에서 인기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말이다. 도시 혹은 지역마다 껌의 맛도 향도 디자인, 가격까지도 달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한 가지는, 이 책이 중국 소비자들을 아주 세밀하게 유형화 해 두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소비자도 분석하기 힘든데 낯선 중국 소비자들을 단기간에 이토록 깔끔하게(?)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서 그 특징을 정리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이 기존의 연구들과는 차별화되는 매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유형화의 기준은 크게 두 가지(소득/소비의 자기,타인 지향성)로 잡아서 VIP, 자기만족형, 트렌디형, 실속형, 열망형, 검약형으로 나누었다.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이름만 봐도 대략적인 특징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책이다. 읽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책으로 출판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히 인상 깊다. 보통 기업들이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서 연구를 진행하면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처럼 보통의 소비자들이나 대기업이 하는 정도의 투자를 할 수 없는 중소기업들에게는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정보가 곧 힘이 되는 시대에 방에서 편하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이 곧 정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번의 커다란 실수는 면하게 해줄 정도의 양질의 정보가 담겨있다. 기업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한 번의 실수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무턱대고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보통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있고,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문장이 다가오는 맛있는 책이 있으며, 책의 모든 내용이 지식과 정보 그 자체인 참고서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이 마지막 경우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책꽂이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곳에 꽂아 둬야겠다.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그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개개인에게 있어서도 중국 진출은 성공의 열쇠와도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읽지 않은 사람은 정보 면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 분명한 중요한 지침서라 생각한다. 소장 가치가 충분히 있으므로 많은 분들에게 강력추천!’ 하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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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따르는가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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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읽기 전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한 책이었다. 작년 여름에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를 읽었는데 상당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엔 알 수 없던 삶의 배경이나 괴짜 같은 성격도 알 수 있었고,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러나 왜 따르는가?를 절반가량 읽고 나서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는 상당히 객관적으로 집필된 반면, 이 책은 확실히 같이 일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숨은 의도 같은 것들을 알려준다. 그러나 책의 완성도 자체로 비교해보자면 나는 윌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에 한 표를 줄 것이다.

 

  책의 구성이 두서없다는 것이 가장 처음 든 생각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목차로 돌아가서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확인해야만 했다. 원인은 14개의 장()이다. 300페이지의 두껍지도 않은 책을 너무 과하게 쪼갰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각각의 장이 너무나 독립적이다. 즉 연결이 매끄럽지가 않았다. 차라리 장을 3개로 줄이고 그 안에 세부구분으로 공통되는 에피소드들을 묶어서 구성했더라면, 아마 더 스티브 스러운책이 됐으리라 믿는다. (잡스는 신제품을 소개할 때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연극을 보듯이 3막구성을 고집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신선하다. 하지만 글이든 책이든 술술 읽히는 것이 좋은 글이고, 잘 만들어진 책이라 믿는 나에게 조금 읽기 힘든 책이었다.

 

  비록 내게 좋은 인상을 남기진 않은 책이지만, 스티브 잡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냥 관찰만 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잡스의 숨은 의도까지도 알려주는 부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함께 오래 일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을 전해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경영자의 시선이 가미된 점도 좋았다. 스티브 잡스는 그의 혁신적인 제품들이나 개인적인 성격 등 그야말로 자서전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동료의 시선으로 바라본 잡스의 탁월한 경영 능력들을 잘 설명해준다. 저자 제리 엘리엇은 경영인으로서의 자신의 능력을 아주 잘 활용하여 잡스의 행동들을 분석했다. 특히 스티브 잡스가 비전을 중요시하며, 팀 전체에 그 비전을 심어 넣는 것을 중대하게 생각했다는 점을 매우 높이 평가했는데, 나 역시 이에 동의한다. 스티브 잡스는 기존의 경영 이론들에 부합하는 리더는 아니었음에도, 비전을 공유하는 작업에 성공했기 때문에 A급 인재들을 곁에 둘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의 애플을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모든 혁신적인 제품들을 스티브 잡스 혼자만의 힘으로 만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괴짜 같은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신을 견딜 수 있는 인재를 찾는 것에 능통했고, 저자는 그 점을 잘 집어냈다. 함께 일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보다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더 추천하는 바이다. 분량은 이 책의 세 배나 되지만, 그만큼 더욱 그를 잘 이해하게 도와준다. 스티브 잡스를 읽고 나서,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왜 따르는가를 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월터 아이작슨의 책만으로는 약간 부족할 수 있는 2% 정도를 채워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지만 나에겐 내용 자체는 참신하나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루해져 버린 책정도로 기억될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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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저받 2013-11-18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랑 정말 비슷한 의견 ㅋㅋㅋㅋ 가까이 있던 사람인만큼 조금 떨어져 본 사람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웠던 건가 싶기도 하지만 새롭고 재밌던 부분도 알게 해 준 책이었어요

미운오리 2013-11-26 22:32   좋아요 0 | URL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저한테는 여러모로 아쉬운 책이었던 것 같아요

초코머핀 2013-11-1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원씽 The One Thing -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게리 켈러 & 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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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태스킹은 그저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망칠 기회에 지나지 않는다. - 스티브 우젤(미국의 영화배우)

  이 문구를 처음 봤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자주 하는 것이 멀티태스킹이기 때문이다. 표현이 거창해서 멀티태스킹이지, 한 가지 일이 끝나기 전에 또 하나의 일을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시작은 해도 끝맺음에는 약한 사람이 바로 나처럼 멀티태스킹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또 하나 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일명 줄긋기 게임이다.  

줄 긋기게임에 빠지지 마라.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목록에 적힌 일들을 하나하나 체크해 지우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믿는 헛된 생각에 빠져선 안 된다. ‘끝난 일에 줄 긋기게임에서는 승자가 나올 수 없으니 거기에서 벗어나라. 모든 일이 똑같이 중요할 순 없고, 성공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에 숨겨져 있다. (p. 57)

 

 

  이는 단순히 우선순위를 정해서 중요한 일부터 하라는 말이 아니다. 생각해보자. 나처럼 멀티태스킹을 좋아하고 줄긋기 게임에 중독된 사람은 대체로 바쁘다. 늘 무엇인가 하고 있고, 쉬는 것은 뒤로 쳐진다는 느낌에 막간을 이용해서 빨래라도 돌려야 속이 시원하고 보람차게 느끼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요즘 뭐가 그렇게 바빠? 얼굴 좀 보자일개미처럼 하루를 시간으로 쪼개는 것도 모자라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해도, 자려고 누우면 뭔가가 허전하다. ? 바로 줄은 열심히 그었지만 정작 중요한 단 하나의 일은 하지 않고 바삐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생을 일개미 역할을 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시간만 흘러가있다.

 

  사실 나의 대학생활이 그랬다. 지금 막학기를 다니고 있지만, 지난 4년간 항상 한학기에 적어도 하나의 단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뤘고, 그렇게 4년이 쌓여 졸업을 앞두고 자소서를 써보니...눈물이 또르르 흐른다. 뭔가 한건 많은데, ‘한 방이 없다. 그것을 졸업을 4달 앞둔 지금에서야 알았다. 이 책을 읽고...그것이 그저 4년간의 줄 긋기 게임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사실을 알고 적잖이 당황했다. 나의 4년이 소중하게 느껴졌었는데, 순식간에 쓸모없어진 기분이었다. 많은 것을 경험했고, 그것에 만족해하며 지냈는데 내가 도미노처럼 살지 않고, ‘줄긋기 게임만 해왔구나 싶어서였다.

 

 

  1983, 과학자이자 작가인 론 화이트헤드는 미국 물리학 저널을 통해 도미노 하나가 줄지어 선 다른 도미노를 쓰러뜨릴 뿐만 아니라 훨씬 더 큰 것도 쓰러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 개의 도미노는 자신보다 1.5배가 큰 것도 넘어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의미를 이해하겠는가? 도미노 한 개가 크기가 같은 다른 도미노뿐 아니라 제 몸집보다 훨씬 더 큰 것들까지 넘어뜨릴 수 있다는 말이다.(중략)

이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지 상상해 보라. 일반적인 도미노가 등차수열이라면 화이트헤드의 도미노는 등비수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중략)

  그러니 앞으로 성공을 생각할 때는 항상 달을 목표로 삼아라. 남다른 성과를 얻기 위해선 삶에서 도미노 효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일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줄을 맞춰 세운 다음 첫 번째 것을 건드려 넘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는 일이 조금 더 복잡하다. 인생이 우리를 위해 모든 일을 나란히 줄 세워 두고 , 여기에서부터 시작하면 돼.”라고 친절히 알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큰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매일 우선순위를 새로 정하고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을 찾은 다음, 그것이 넘어질 때까지 있는 힘껏 내리친다.(중략)

  핵심은 오랜 시간이다. 성공은 연속하여 쌓인다. , 한 번에 하나씩 이다.

  (p.22-26)

 

 

 

 

  ‘도미노 효과이것은 엄청난 부의 비밀이다. 성공의 핵심이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저) 에 한가지를 추가한다면 이 원리일 것이다. 그만큼 굉장한 원리라는 소리다.

 

  이는 많은 자기계발서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핵심 이야기다. 총각네야채가게 CEO인 이영석씨의 책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부자들은 곱셈식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1억을 모으기로 했다고 치자.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현재 월급이 200만원 이라고 했을 때,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5년을 모아야 한다고 계산한다. 이것은 덧셈식 사고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현재 내 월급이 200만원 이라면 내년에 월급을 두 배로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내후년엔 또다시 월급을 배로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 1억을 모으는 데 5년이 필요할까? 이것이 곱셈식 사고이다. 우리는 200이라는 숫자 자체를 키울 생각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미노가 자신보다 1.5배 더 커다란 도미노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원리는 200이라는 숫자를 1.5배 키워서 30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300은 다시 1.5배 커다란 450이라는 도미노를 쓰러뜨릴 것이다. 이것이 점점 쌓인다면?

 

  이 원리는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책인 유수연의 독설에도 나온다. 그녀는 토익계의 스타강사다. 또한 베스트셀러의 저자이기도 하고, 한때는 작은 호프집 CEO였다. TV에서 특강도 여러 번 하고, 현재 토익학원을 소유하고 있는 억대 연봉의 스타강사다. 이렇게 다들 부러워하는 성공한 그녀의 책에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구절이 하나 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내용이다. “나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성공한 사람이다. 그러나 가장 힘들었던 것은 토익강사로서의 첫 번째 성공이었다.” 이것도 결국은 도미노의 원리이다. 있는 힘을 다해 토익강사로 성공하여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렸다. 그러자 여러 케이블 강의도 들어오고, 자신의 이름을 건 책도 출판하고, 학원도 차리게 되었다. 그녀는 아마 다음 도미노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1.5배 더 큰.

 

  얇은 책 한권에 담겨있지만 실로 엄청난 비밀이다. 이름은 다 달라도, 성공한 그들이 지켰던 단 하나의 법칙이다. 위에서 내가 대학생활 4년 동안 줄긋기 게임만 했던 것을 깨닫고 허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 나에게도 아주 작은 첫 번째 도미노 조각이 있었다. 지금도 열심히 쓰러뜨리고 있는 도미노 조각이다. 바로 책과 글에 관련된 일들이다.

 

  작년 이맘때 나는 진로를 정했다. 가장 나다운 일이 뭔지 고민하고, 오래 지치지 않으면서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출판계에 계시는 분의 강의를 듣고, 출판편집자라는 작은 도미노를 하나 정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기 위해 준비하면서, 뒤에 쓰러뜨릴 또 다른 그리고 더 커다란 도미노들을 꾸준히 생각해왔다. 다만 줄긋기 게임에 몰입하는 바람에 옆으로 에너지가 세어 나가고 있었을 뿐. 나에게도 단 하나의 원씽(The one thing)은 있었던 것이다. 그 생각에 조금은 위로가 되었고, 지금 해야 할 단 하나의일이 명확하게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열심히 리뷰를 작성중이다^^)

 

  우리가 이 원리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제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요즘은 빨래며 점심약속, 술 약속, 기타 소일거리들을 쭉 나열하는 리스트는 만들지 않는다. 단지 조금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정말 중요한 단 하나의 일을 끊임없이 상기하면서 그것에 해당되는 일들을 최우선으로 해나간다. 나처럼 줄긋기 게임에서 벗어난 수많은 멀티태스킹 능력자들이 첫 번째 도미노를 쓰러뜨리는 그 날을 기대하며, 모두들 한 가지에 집중하시길 바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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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1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서평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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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받아들고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두껍다.’ 그리고 재미없을 것 같은데.’

거의 1년 가까이 신간평가단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읽어봤을까 싶을 정도로 개인적 취향에 맞지 않는 책들도 있었다. 반면 겉표지만 보고 읽지 않았더라면 좋은 책을 놓칠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들도 있었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우선, 외관을 보자. 새로운 황금시대라는 제목과 함께 네이비 바탕에 골드로 생물 문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있다. 책의 만만찮은 두께와 함께 양장본의 고급스러운 표지는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제목마저 묵직하다. ‘무슨무슨 시대라는 제목 때문인지 지난번에 리뷰도서로 선정되었던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떠올랐다. ‘상당히 이과적인 냄새가 풀풀 나는 경제학 신간이구나하는 생각에 약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서문을 읽는 순간 바로 흥미를 느꼈고, 파트1을 반쯤 읽었을 때 이미 재미있는 사례들에 매료되어 책에 푹 빠져들었다. 결국 440페이지 가량의 책을 이틀 만에 술술 읽었다.

 

  이 책은 예전부터 동물을 좋아했던 나에게 아주 흥미로운 분야를 소개해 주었다. 약간은 생소할 수 있는 생체모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마 동물 싫어하시는 분은 많이 없으리라 생각되므로, 많은 분들이 한번만 호기심을 갖고 앞부분을 읽어보면 금방 빠져들 만한 신선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생체모방(biomimicry 혹은 생체영감 bio-inspiration)은 간단하게 말해 자연으로부터 배운 것을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하는 것이다. (p.11)

  1997, ‘생명을 뜻하는 그리스어 bios모방하다라는 의미의 minesis로부터 생체모방이라는 말을 최초로 만든 것은 탁월한 동물학자이자 교육자이며 생체모방(Biomimicry)이라는 이정표적인 작품의 저자이기도 한 재닌 베니어스(Janine Benyus)였다. 인간은 수천 년간 자연을 복제해왔다. 인류의 조상들은 주변의 동식물로부터 해법을 빌려왔다. (p.14) (서문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 생체모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주 소수의 사례들뿐이었다. 거미의 다리관절을 본 따 만들었다는 굴삭기 사례나, 도깨비풀을 보고 발명한 찍찍이(?), 건축물에 사용되는 황금비율 등등 많이 알려진 사례들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수많은 생체모방 사례들이 있으며, 아직 제품으로 만들어지지 못했을 뿐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생체모방 기술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심지어 거대기업들 조차 이 분야를 아직 생소하게 여기고 있다) 분야인 것을 틀림없으나, 이제라도 우리가 생체모방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렇게 표현해보자. 어떤 사람이 봉급을 받을 때마다 성냥을 켜서 돈의 3분의 2를 태워버린다면 어떨까? 세상은 매일같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 항력과 마찰력의 잘못된 통제로 생산하는 에너지의 3분의 2를 낭비하고 있다. 또 그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경우보다 3배 빠른 속도로 환경과 대기를 오염시킨다. 미국은 매일 20억 달러 가치의 석유를 태운다. (p.81)

 

세상의 에너지 이야기가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된다면, 개인적인 사고방식 차원에서 생각해보자.

 

  과학과 엔지니어링 도구들은 납작하고 똑바른 것만을 만들고 다룰 수 있게 개발되었다. 더욱이 우리 과학계의 초석이 된 것은 직선적인 사고이다. 500년 전 지구가 평평하다는 개념을 버렸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직선적인 사고를 한다. 패러다임의 한계에 갇히게 된 것이다.(p.81)

  자연은 평평한 철판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자연은 직선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효율의 극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심장 혈관 시스템은 6만 마일의 배관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 일직선인 배관은 없다. 에너지 효율면에 있어서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1.5와트의 에너지로 6만 마일을 갈 수 있는 기계가 어디에 있겠는가? 1.5와트는 침실 야간 조명에 쓰이는 전력보다 낮다.(p.16)

 

  ‘직선적인 사고는 이 책의 440페이지의 대장정에 걸쳐 누누이 저자가 경고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리 인간이 500년 전에 지구가 평평하다는 개념을 버렸는데도 여전히 직선적인 사고를 한다는 말이 참 크게 와 닿았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직선적인 사고를 탈피하기 위해 자연에서 배우는 생체모방 분야에 호기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새로운 황금시대의 구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저자가 우리에게 생체모방의 개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둘째, 이것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역시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생체모방 기술이 상품으로 상용화 되기까지의 어려움에는 실질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알려주는 구성을 보인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일반 생체모방 도서들과 다르게 경제 분야 신간으로 분류되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몰입해서 금방 읽을 수 있던 것은 풍부한 사례 중심의 설명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외관의 압도적인 분위기와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는 매우 가볍고 신선하다.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책의 리뷰를 대신하고자 한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분들이 있다면 아마 사례를 통해 직접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자연은 언제나 살아 있는 유기체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다...(중략)...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진화이다. 상어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상어는 능률적 디자인의 가장 탁월한 사례이다. 여러 면에서 인간이 디자인한 어떤 물건보다 뛰어나다...(중략)...상어는 교묘하게 진화된 피부 덕분에 항력이나 저항력 면에서 혜택을 본다. 상어의 피부는 방패비늘(placoid scale)혹은 피치(dermal denticle)라고 알려진 작은 세로 비늘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길쭉하게 솟은 부분들이 대단히 거친 느낌을 준다. 상어의 피부가 얼마나 거친지, 사포가 발명되기 전에는 목수들이 나무를 갈아내는 데 사용했을 정도이다...(중략)...상어의 표면은 거칠다. 하지만 상어 피부는 상어를 덜 매끈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물이 동물에게 달라붙어 앞으로 가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중략)...상어의 피치에서 영감을 얻은 독일 과학자들이 특정한 형판에 칠하면 굴곡진 패턴을 형성해서 유체 역학을 개선시키는 페인트를 개발한 것이 형태 기반 생체모방의 좋은 예이다...(중략)...이 기술은 다른 동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독일 연구원들은 조선 시설과 수행한 실험에서 선체의 마찰력을 5퍼센트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료 효율의 증가로 전환되는 이런 개선은 선주들에게 엄청난 이익이 될 수 있다. 이것은 “1년 사용치를 추정할 때 보통 수천 해리를 이동하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2000톤의 연료 절감 효과를 의미한다.” 전 세계 항공기에 적용될 경우 연간 총 450만 톤의 연료 절감이 가능하다...(중략)...상어의 피치는 표면에 무임승차하는 생물을 덜 끌어들이는 효과도 내는 것이 밝혀졌다. 콜로라도의 샤크렛 테크놀로지스(Sharklet Technologies) 는 여기에 영감을 받아 피치를 모사해 물이 닿는 표면에 미생물들이 대담하게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을 방지하는 얇은 필름을 개발했다...(중략)...따라서 그것이 항공모함이든, 화물선이든, 유람선이든, 어선이든, 연락선이든, 작은 범선이든 선박을 정기적으로 물 밖으로 끌어내 물에 닿는 면을 청소해야 한다. 1~2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이 드라이 독 세션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선박 소유주에게는 비생산적인 정지 시간이다. 특히 군용 선박의 경우에는 이것이 훨씬 더 중대한 문제가 된다...(중략)...“샤크렛 표면의 녹조류 정착이 매끄러운 표면에 비해 85퍼센트 감소했다. 샤크렛은 박테리아의 생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증명된 최초의 무독성, 지속성 표면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기술은 해운업계에 적용했을 때의 상업적 기능이 대단히 크다. 놀랍게도 이 생체모사 기술은 수십억 달러 가치의 의료업계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박테리아가 의료 환경에서 사용되는 물건에 달라붙어 번식하는 것을 막는 데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중략)...뒷면에 접착제가 있는 샤크렛 플라스틱 필름을 문패나 화장실, 침대의 가로널, 트레이, 락커룸 벤치 등에 부착하면 감염의 확산을 줄일 수 있다. (p.130-138)

 

  위의 사례는 상어의 표면을 모방해 만든 제품들이 항공기나 선박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연료 소모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이 드는 '드라이 독 세션' 과정 문제의 대안이 되며, 의료업계에 적용할 경우 접촉을 통한 세균의 감염 확산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상어 피부는 경기용 수영복에도 적용될 수 있다. 경기용 수영복 디자인 업체 스피도(Speedo)사에서 만든 패스트스킨(Fastskin)2004년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해주었고, 적은 항력의 LZR수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낸 25명의 선수 중 23명이 입었을 정도로 좋은 효과를 냈다.(p.140) 상어 피부 하나 따라했을 뿐인데, 경제적 이득은 물론 세계 신기록 경신까지 그 적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이 밖에도 모기가 살을 뚫는 것은 거의 감지할 수 없다는 것에서 착안하여 만든 톱니 모양의 이산화규소 바늘은 직경이 0.1mm로 인간 머리카락의 너비에 해당한다. 이 제품이 완전히 상용화된다면 수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혈액 검사에서 고통을 줄여주는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아프지 않은 주사가 있다니!! 어디 당뇨병 환자들만 기뻐할 일인가) 또한, 더러운 환경에서 살아남는 바퀴벌레에게 추출된 아홉 가지 분자는 박테리아에게 치명적임이 증명되었다. 바퀴벌레가 사는 곳과 먹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이 미생물에 대응하도록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다. (바퀴벌레를 단백질 블럭 만드는데 말고 항생제 만드는 것에 쓸 수 있다. 영화 설국열차를 보신 분들은 느낌아니까~)

 

  생체모방의 분야는 이처럼 신기하고, 유용하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하다. 이것은 자원고갈의 문제가 심각해지는 오늘날 아주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쯤 되면 왜 책의 제목이 새로운 황금시대인지 눈치 챘으리라 생각한다. 저자 서문을 끝으로 리뷰를 마친다.

 

  나는 지구와 인류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디자인하는 데 자연의 가르침을 적용하는 일이 가진 가능성에 매일 고무된다. 생체모방은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당신이 CEO이든, 기업의 직원이든, 제조업자이든, 기업가이든, 정치가나 작은 업체의 소유주, 회사를 차리려는 대학생, 학생들과 긍정적인 선택의 가능성을 공유하고자 하는 교사이든, 단순이 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든 이 하나의 메시지만은 크고 명화하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우리는 자신과 자녀들, 지구를 위해 보다 풍요롭고,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서문 중에서)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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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