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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산관리 성공전략 - 투자부터 절세, 은퇴 준비까지
존청 지음 / 다락원 / 2025년 8월
평점 :

저는 네 식구의 가장이며, 현재 한국 기업에 재직 중입니다. 약 15년 전, 미국에 있는 처형의 초청으로 영주권(F4)을 신청했고, 비자센터에서 처리 중인 제 서류의 우선순위 날짜가 오기까지는 아직도 몇 년의 긴 기다림이 남아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차에 존청 변호사님의 <미국 자산관리 성공전략>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의 안일했던 생각을 완전히 뒤흔들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미국 이민'이란 단순히 비자가 나오는 날 미국으로 이주하는 행위가 아니라 '미국 납세자(U.S. Taxpayer)'라는 새로운 법적 신분을 얻기 위해 지금 당장 금융 및 세무 계획을 준비해야 함을 일깨워 줬습니다.
'이민 전 세금 계획(PIP: PIP, Pre-Immigration Tax Planning)'의 중요성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이민 전 세금 계획'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영주권자가 되는 순간, 저는 전 세계 소득을 미국 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책은 이 전환점에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경고하며, 영주권 취득 '직전'이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임을 알려주었습니다.
책에서 배운 개념을 제 상황에 적용해 보니, 제가 보유한 한국의 아파트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만약 제가 영주권을 받고 나서 이 아파트를 판다면 미국 국세청은 제가 구매 당시 샀던 낮은 '취득가액(Tax Basis)'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합니다. 한국에서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도 미국에서는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제게 영주권 취득 직전에 이 부동산의 자산 가치를 재평가(Step-up in basis) 받거나 이민 전 매도/증여를 통해 이 '세금 폭탄'을 합법적으로 피할 전략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숙제를 주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에서 받을 퇴직금이나 보유 주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자산들이 이민 시점에 어떻게 평가되고, 언제 현금화하는 것이 미국 세법상 유리한지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함을 깨달았습니다.
해외 금융 계좌 신고(FBAR/FATCA)의 무서움
두 번째 깨달음은 해외 금융 계좌 신고 누락의 무서움이었습니다. 현재 저는 급여 통장, 주식 계좌, 아이들 청약 통장 등 여러 개의 금융 계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영주권자가 된 후 이 계좌들을 '고의가 아니더라도(Non-willful)' 신고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벌금이 있음을 알려줬습니다.
이 '엄청난 벌금'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책에서 강조하듯, FBAR의 경우 단순 실수로 누락했더라도 계좌 하나당 매년 $10,000(한화 약 1,400만 원) 이상의 벌금이 누적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1개의 계좌를 3년 동안 누락한다면 그 벌금은 $30,000이 됩니다. 상상만 해도 아찔한 금액입니다.
제 F4 비자 대기 기간은 아직 몇 년 남았기에, 이 책을 읽고 저는 이 기간 동안 저의 모든 한국 내 금융 계좌 목록을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불필요한 계좌는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몰랐다면 예상지도 못한 벌금을 낼 뻔했습니다.
미국식 상속 및 자산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
마지막으로, 4인 가족의 가장으로서 미국식 상속 및 자산 보호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책에는 '트러스트'가 소개되는 게 뭔지도 잘 모르고 이런 건 수백억 자산가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라 오해했습니다.
<미국 자산관리 성공전략>에서는 '리빙 트러스트(Living Trust)'가 상속 액수와 상관없이, 제가 사망했을 때 자산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미국 법원의 검인 절차(Probate)를 거치지 않고 배우자와 자녀에게 원활하게 이전되도록 하는 핵심 장치임을 알려주었습니다. 특히 저와 같이 한국과 미국 양국에 자산을 보유하게 될 사람에게 한국의 유언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크로스보더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였습니다.
또한, 책에서 다루는 '529 플랜(미국 대학 학자금 저축 플랜)'은 두 자녀를 둔 저에게 매우 실질적인 정보였습니다. 미국 영주권자가 되면 자녀들의 교육비를 한국식이 아닌, 세금 혜택을 받는 미국식 저축 플랜을 활용하는 게 좋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긴 기다림을 완벽한 준비의 시간으로 바꿔준 책
<미국 자산관리 성공전략>은 세부적인 '방법'을 모두 알려주는 만능 매뉴얼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예비 영주권자가 '무엇을' 준비하고, '언제' 전문가를 찾아가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필수 점검 목록'과 같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저의 F4 비자 대기 기간은 막연한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영주권을 기다리는 몇 년은 제 가족이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자산을 법적, 세무적으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