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X 리더십 - 누가 AI 챔피언이 되는가?
김경수 지음 / 라온북 / 2025년 11월
평점 :
2022년 챗GPT가 등장했을 때 기업들은 AI보다 이전에 유행하던 빅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자산화 활동일 Du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 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DX를 위해 개인 PC에 있던 업무 노하우 (주로 PPT, PDF, 엑셀 등)를 전산화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DX 활동은 빅데이터 축적을 위한 활동이었을 뿐 연장선의 끝에는 막연한 AI라는 녀석이 뭐든 해줄 거예요!라고 기대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발 빠른 기업이라면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 내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실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쉽게도 내가 일하는 회사는 보안, 규제라는 프레임으로 직원들의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고 있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고 소위 개떡같이 물어봐도 찰떡같이 답해주는 신기한 녀석이었다. 더불어 단어 중심으로 검색하고 찾아보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일상 언어로 내가 궁금해하는 의도를 담아 물어보면 30초 이내로 훌륭한 답을 만들어 줬다.
초기 생성형 AI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신경망이 촘촘해지고, 데이터 학습량이 방대해짐에 따라 환각 문제는 차츰 개선되어 신속, 정확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AI 기술에는 기업의 대규모 자본이 붙기 시작했다. 기술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진보했다. 시간이 흐르면 AI의 능력은 더 뛰어나게 성장할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DX란 단어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AX (AI transformation)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DX를 통한 데이터 자산화가 끝이 났다면 이제 기업은 실질적인 AI 모델을 투입해 AI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주제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인 '리더'들이 성공적인 AX를 위해 어떤 생각으로 조직 리딩 해야 할지에 대한 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 전문가의 견해가 담겨 있는 책이다.
사실 나는 아직 리더가 아니다. 그리고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능력이 안돼 핑계를 댄다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지금 당장 내게 떨어진 과제 때문이다. 이미 '사회는 AI 시대에 훅 들어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조직은 지금 어떤가요? 우리는 무얼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져오라 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지금껏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를 던져 생각할 기회를 준 점에 대해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명의 직원에게 던지는 건 좀 잔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넋두리는 여기까지 하고...
<AX 리더십>을 읽는 과정이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다.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이미 이 분야에 대해 집중하고 있었던 리더라면 다를지 모르겠으나 '리더십'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일반 직원이 이해하기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읽을까 고민해 봤다. 조직의 리더라는 사람들에게 AX 인사이트를 주기 위한 책, 반대로 구성원이라면 리더들이 원하는 AX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게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변했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고, 다양한 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불어 개인은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고 AI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제 AI는 어려워서 못 쓰는 녀석이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사용하는 방법도 아주 쉽다. 가령 ChatGPT나 Gemini 웹 사이트에 접속해 몇 마디 타이핑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생성형 LLM 출시 초기에는 보안 위협으로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내 에이전트를 통해 대중이 쓰는 ChatGPT, Gemini, Claude와 같은 LLM에 연결되어도 보안에 문제없도록 조치했고, 기업 내에서도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어려워서 못쓴다고 말할 순 없다. 그리고 직장에서 많은 직원들이 보고서 초안이나 이메일을 (특히 영어 이메일) 쓸 때 생성형 AI로 업무 처리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엔 하나의 함정이 있다.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말은 일 처리 시간이 단축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길 바랄 것이다. 바로 여기서 개인과 조직 간의 괴리가 발생한다.
개인들은 본인이 생성형 AI로 업무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면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래 쓰고, 남는 시간은 조직의 생산성 향상보다 개인적인 역량 확대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이를 AX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AX를 위한 리더들의 역량이 갖춰지고, AI가 업무 협력자로 인정받는 순간이 오면 이런 꼼수는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AX를 위한 기저의 조직 문화 변화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마치며,
책에는 AX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론, 기법들도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적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또한 기업 내 리더라고 하더라도 변화를 위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서평의 서두에도 AI의 진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AI는 짧은 유행이 아니라고 본다. 계속 발전될 분야이고 사회, 기업 전반에 걸쳐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조력자다. 이제는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해서 경쟁 우위를 점하는 시대는 저물었다.
기업과 개인은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지금 발전하고 있는 AI를 가까운 곳으로 끌고 와야 한다. AI는 더 똑똑해지기도 하겠지만, 더 사용하기 쉬워질 것이다. AI는 특징적인 Agent로 진화하며 각 Agent들이 종합해서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기업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AX 리더십을 읽고 조직에 변화를 줄 방법을 찾고 그리고 또 실행하자.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AX 리더십의 방향을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AX 시대에 인재는 아니더라도 중간 이상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간이 되는 능력이 다양해지면 상위 5%의 인재에 드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남들보다 한 발 빠른 생각과 고민이 어쩌면 당신을 그렇게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