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실패 없는 금 투자 - 진짜 돈 vs 가짜 돈
배재한 지음 / 경향BP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물 자산의 가격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경기 침제를 방어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찍어냈다. 사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를 진정하기 위해 배포한 달러의 규모도 대단했다. 당시 연준 의장인 밴 버냉키는 헬리콥터 밴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연준은 약속했다. 시장에 배포한 달러는 회수하겠다고 말이다.


양적 완화(달러 배포)를 종료하고 테이퍼링하고 금리를 인상했으나 회수된 달러의 양은 미미했다. 그 내용은 연준 (FRED)의 총자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당시 약 2배로 달러 양이 늘었고, 그 이후도 시장에서 유통되는 달러는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도 2배로 달러 양이 늘었다. 10 ~ 20년 사이 달러는 무려 7 ~ 8배가 증가했다. 결과는 화폐 가치의 하락이다. 하지만 기준 통화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달러가 많이 공급돼도 바로 반응하지 않는 물가, 자산 가격을 바라보며 영향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영향은 생각보다 늦게 나타났고, 지금 한창 진행 중이다.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의 안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건 자산 배분이었다. 즉, 리스크 헤징을 위한 자산 배분이었다. 우선 부동산 60, 금융 40으로 비중을 잡고, 금융에서 10%는 금에 투자하기로 계획했다.


쉽게는 ETF를 매수해서 금 투자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 타이밍을 놓친 순간 높게 올라버린 금 가격에 실물이든 금융 상품이든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이번에 읽은 <절대 실패 없는 금 투자>는 다시 한번 금 투자 방법에 따른 전문가의 견해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나는 어떤 스타일의 투자가 맞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통해 금 투자의 다양성에 대해 많이 깨달았다. 특히 실물 금 투자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실 금에 대한 나의 생각은 금이라면 다 같은 금이라고 생각했다. 실물 금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귀금속보다는 금괴의 형태가 좋다는 걸 배웠다. 금괴라고 1000g 짜리 금괴를 가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10g, 100g 또는 1돈 (3.75g)도 골드바 형태로 된 제품이 더 값어치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번째는 포나인 (순도 999.9‰이나 99.99%)의 같은 금괴라도 브랜드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수요와 신뢰도에 관계된 사항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드바는 LS MnM, 한국조폐공사, 한국금거래소 그리고 저자가 운영하는 골드나라 금괴가 값어치 있다고 한다. 사실 책에서 골드나라의 아우라 골드바가 시장에서 신뢰도가 있다고 계속 말하고 있으나, LS / 조폐공사 / 금거래소에 비해 느껴지는 무게감은 낮았다. 책을 벗어나 구글링을 해본 결과 골드나라의 골드바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임을 확인했다.


세 번째는 금 값은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이었다. 당연한 사실인데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환율이란 곧 그 나라 화폐의 가격을 뜻한다. 오늘 (11/18) 기준으로 달러 원 환율은 1462원이다. 그러나 국제 금 가격은 달러로 공시된다. 즉, 대한민국에서 거래되는 금의 가격은 달러로 공시된 금의 가격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되는 게 당연한 이치였다. 따라서 환율이 1200원일 때의 금 가격보다 1462원일 때의 금 가격이 더 비싼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같은 금이라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금 투자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현물이 있는 금융 상품으로 거래, 두 번째는 현물이 없는 금융 상품으로 거래 마지막은 실물 금 거래다. 금융 상품으로 거래는 차지하고 실물 금 거래에 대해서만 이야기해 보겠다. 보통 금을 사거나 팔 때 어디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가? 나는 근거 금은방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만약 당신에게 부모님이 물려주신 10돈짜리 골드바가 있다면 어디에 팔겠는가? 편리와 신속성을 생각하면 금은방이 최적이다. <절대 실패 없는 금 투자>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중매 플랫폼'에서 중개자를 통한 개인 간의 거래를 통해 파는 사람은 더 높은 가격에 사는 사람은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중개자는 소정의 수수료 (약 2%)만 판매자에게 취하고 개인 간의 거래가 이뤄지며 비용을 깎아먹는 요인은 일절 발생하지 않는다.




마치며,


이 책의 저자는 실제 금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고 더욱이 골드나라라는 위탁 중매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의 내용에서 기승전 '중매 거래'를 이용하는 게 가장 저렴하게 사고, 비싸게 팔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는 부분이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중매 거래라는 게 마치 개인 간 중고 거래처럼 느껴졌고, 개인 간 거래에서 어떻게 금에 대한 신뢰를 충족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은 중매 역할을 함과 동시에 제품의 검증을 진행하고 있기에 신뢰할 수 있었다. (이 또한 의심이 들어 LLM, 구글링을 해 본 결과 오랜 기간 운영되었고, 신뢰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 책을 읽고 나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금 투자를 할지 정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실물 금은 구매 시 부가세 10%가 발생하지만 매도 시 차익에 대해 세금이 없다는 장점 (구매 시 부가세 10%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중매 거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 상품 (ETF, 골드뱅킹, KRX 금시장)을 이용하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고 차익이 커질 경우 종합소득과세자가 될 수 있다는 세금적 리스크도 있었다. 만일 금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금 투자에 대한 장단점과 시야를 넓혀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성 염증이 병을 만든다 - 작은 불편이 큰 병의 신호!
우치야마 요코 지음, 노경아 옮김 / 청홍(지상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성 염증이 병을 만든다>를 펼치기 전, 제가 이해하는 염증은 그저 상처가 아물 때 생기는 '일시적인 과정'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최근 아내가 "몸에 염증이 많다"라는 이야기를 무심코 하는 것을 듣고 염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혹시라도 만성 피로감이나 반복되는 장 트러블 그리고 항상 개운치 않은 목의 불편함이 염즘과 관계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자 우치야마 요코 박사는 활활 타오르는 '급성 염증'이 아니라, 불꽃 없이 '연기만 계속 나는 상태'인 만성 염증이 노화와 질병을 가속한다고 경고했는데, 이 책은 제 막연한 불안의 실체로 바꾸어 주었고, '사소한 증상'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만성 염증의 경고 신호였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책을 읽는 과정은 곧 저의 건강 문제를 진단하는 과정과 같았습니다. 특히 만성 염증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장 염증과 목의 만성 염증에 대한 내용은 저의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이유 없는 노곤함과 피로감에 시달려 왔는데, 책은 장이 면역 세포의 80%가 모여 있는 '면역의 요체'임을 강조합니다. 장에 만성 염증이 생겨 장벽 기능이 무너지면, 독소나 불필요한 물질이 침입하여 전신적인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더불어 장과 뇌가 신경 신호로 연결되어(장-뇌 축) 염증 정보가 뇌에 전달됨으로써 우울감이나 인지 기능 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저를 괴롭혀온 또 하나의 문제는 목의 만성적인 불편함이었습니다. 책은 '입 호흡'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코가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하는데, 입으로 호흡하면 병원체가 여과 없이 들어와 림프구에 부담을 주어 상인두염 같은 만성 염증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습관적인 입 호흡이 만성적인 목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간과하기 쉬운 원인임을 깨닫고 당장 오늘부터 호흡 습관을 고쳐야겠다는 다


단순히 현상만 알리면 책으로서의 값어치가 없습니다. 이 책은 만성 염증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저자는 항우울제나 진통제 같은 대증 치료 대신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먼저, 식단을 통한 장벽 강화와 효소 절약을 강조합니다. 영양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효소가 풍부한 발효 식품(된장, 청국장)과 신선한 생채소를 섭취하여 체내 효소를 아끼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라고 말합니다. 다만, 극단적인 당질 제한은 근육 감소나 동맥경화 등 오히려 다른 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는 식단 개선에 있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했습니다.


다음으로, 생활 속 독소 제거가 중요합니다. 뇌에 염증을 일으키는 디지털 독(전자파) 줄이기, 그리고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질환을 조장할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을 피하라는 조언은 일상 속 작은 습관까지 염증과 연결 짓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호흡 습관의 근본적인 개선입니다. 목 염증의 근본 원인인 입 호흡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심호흡과 숙면으로 미주 신경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조언은 즉각적인 실행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만성 염증이 병을 만든다>는 저와 아내의 만성적인 불편함이 사실은 우리 몸을 조용히 무너뜨리는 만성 염증의 증거였음을 명확히 이해하게 해준 책입니다.


특히 장 염증과 호흡 습관이라는 두 가지 핵심 문제를 저의 개인적인 건강 문제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우리 부부의 건강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정보를 얻었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만성 염증'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라 생각합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15분 호르몬 혁명 - 우리 몸의 관제탑, 호르몬 관리로 10년 젊어지는 루틴
안철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 "요즘 기력이 없는 건 그냥 피곤해서 그래." 늘 만성 피로를 어깨에 얹고 살면서도,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다. 그저 바쁜 일정이나 어쩔 수 없는 노화 탓으로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안철우 교수의 신작 <하루 15분 호르몬 혁명>은 이러한 나의 안일한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았다. 이 책은 노화가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습관을 통해 충분히 속도를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선택'의 영역임을 호르몬과의 관계를 통해 알려주었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겪는 만성피로, 불면, 잦은 감정 기복, 원인 모를 체중 증가 등 '병'이라고 진단받진 않았지만 분명히 불편한 상태를 '미병(未病)'이라고 말한다. 병은 아닌데 불편함을 뜻하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 '호르몬 불균형'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40대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멜라토닌(수면), 성장호르몬(회복), 세로토닌(행복) 같은 5대 핵심 호르몬의 고갈이 우리 몸의 '가속노화' 스위치를 무섭게 켠다는 설명은 마치 내 이야기 같아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몸을 건강한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이 호르몬들이 얼마나 중요한 '총지휘자' 역할을 하는지 비로소 절실히 깨달았다. 호르몬은 단순히 신체 대사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고(세로토닌),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지키며(에스트로겐), 노년기에도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는 근력과 의욕(도파민)에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 자칫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의학 지식을, 저자는 "비타민은 먹어서 채우지만, 호르몬은 습관으로 길러야 한다"라는 명쾌하고도 핵심을 꿰뚫는 비유로 쉽게 풀어준다.


가장 큰 울림을 준 지점은 '거창한 결심'이 아닌 '지속 가능한 루틴'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책은 총 31가지의 구체적인 '하루 15분 호르몬 처방전'을 제시한다. 15분 아침 햇살 산책, 짧은 티타임 명상, 거꾸로 식사법,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등은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도 '이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은 현실적인 방법들이다. 심지어 즐겁게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된다는 사실은 당장 실천하고 싶은 가장 즐거운 처방전이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호테크'라는 개념은 나의 가치관과 정확히 일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장기 투자해 훗날 큰 자산을 만들듯, 우리의 호르몬도 매일 15분씩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 자산이 복리처럼 불어난다는 의미이다. '꾸준함'을 삶의 중요한 태도로 지향하는 나에게 이 비유는, 결국 호르몬 하나하나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발적인 노력이 아닌, 삶에 녹아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통감하게 했다. <저속노화 식사법>의 저자 정희원 교수의 추천사처럼, "운과 유전보다 강력한 것은 평생 만들어 가는 습관의 힘"이라는 말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마치며,


책을 읽고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인 관리자로서 '가속노화'의 스위치를 끄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생활 습관 속 아주 작은 부분들부터 당장 바꿔보기로 했다.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매일 15분 출퇴근길에 계단을 오르고, 아침에 햇살을 받으며 잠시 걷고 그리고 저녁에 TV를 보는 대신 짧게라도 근력 운동을 하기부터 시작하려 한다. 구범준 PD의 추천사처럼, 이 작은 실천이 '내 몸 안의 100명 의사를 깨우는 시간'이 되리라 굳게 믿는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본주의 사회 속 한 명의 구성원인 내가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이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내 돈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그 방법은 투자라 생각한다. 나는 가장 안전한 투자처를 '미국'이라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기축통화인 달러 패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내 투자의 근간이 되는 믿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외교적 행보, 특히 '관세 정책'은 나의 믿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국제 정세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한계에서 비롯된 불안감이다. 이처럼 단순한 관세 문제 하나로 달러의 운명을 예단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명확한 답을 찾고자 <달러 종말의 허구>를 집어 들게 되었다.


책의 첫 장 '트럼프의 오독: 달러 패권이 불안하다.'는 놀랍게도 나의 불안감을 정확히 관통했다. 저자는 트럼프의 시대를 '시대 전환'의 서막으로 보면서 그의 방식, 특히 관세 정책을 '시대 변화의 오독'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저자는 "균형과 신뢰가 결여된 경제는 결코 번영할 수 없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일방적인 외교는 바로 이 '균형'과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이기도 했다. 책의 표현대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투자 환경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현재의 미국은 이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며 "지속 불가능해 보이는 경로를 고수"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나의 불안감이 단순한 기우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핵심인 '신뢰'의 균열을 직감했기 때문 아니었을까?


나의 불안과는 별개로 저자는 '달러 종말론은 허구'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이 신뢰를 훼손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달러 패권의 즉각적인 붕괴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의 핵심 주장은 달러 패권을 유지하는 힘은 미국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달러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근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달러의 압도적인 구조적 우위다. 저자는 달러의 지위가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밀도의 경제"라는 압도적인 금융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중국이 아무리 도전한다 해도, 이 모든 요소를 갖추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돈의 본질은 '신뢰'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돈을 인간이 만든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자 인간 관용의 정점이라 표현한다. 문화와 종교를 초월하는 이 신뢰 시스템의 정점에 달러가 있으며, 다른 자산이 이 자리를 꿰차는 화폐가 등장한다는 건 현재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대체재의 명확한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사례로 금이나 비트코인이 있는데, 그것들은 달러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일뿐이다. 최근 뜨고 있는 스테이플 코인조차 달러에 연동됨으로써 오히려 달러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관세 정책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가 경고하는 진짜 위기는 중국의 도전이나 트럼프의 관세가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위기는 미국 '내부'에 있었다.


'미연방정부의 재정적자'야말로 달러 패권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이라 생각하는 미국 채권 (특히 장기 국채) 매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미국이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채권을 공급하는데 수요보다 높은 공급이 결국 채권 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트럼프 1기 시절의 세제 감면을 영구화하려는 공화당의 감세 법안이 향후 10년간 연방 부채를 무려 2.5조 달러나 늘릴 수 있다는 우려를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재정 상태에 대한 불신은 더 이상 추상적인 경고가 아니었다. 책에서 구체적인 사례로 지적하듯, 2025년 5월 16일 단행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는 이러한 불신이 현실화된 상징적인 사건이다. 책의 발췌문에 따르면 이 강등의 배경에는 '막대한 재정적자와 증가하는 이자 비용'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채권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치며, 불안한 트럼프 시대, 나의 투자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달러 종말의 허구>는 나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시켰다기보다는 한시름 놓게 만들었다. 짧은 견해일 수 있으나 적어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달러화의 패권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아직 나의 투자 방향을 바꿀 마음은 없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으며 저자의 주장대로 달러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라는 잠재적인 위험을 가진 화폐임은 분명하다. 달러 패권은 허구 같은 종말론에 당장 휩쓸리지는 않겠지만, 내가 앞으로 주의 깊게 관찰할 부분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명확히 알게 되었다.


나의 불안감이 향해야 할 곳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아니라, 그것이 초래할 미국의 신뢰 하락과 재정적자 문제이다. 투자의 나침반은 여전히 미국을 향하지만, 앞으로는 나침반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를 주시해 시장 소음 속에서 내가 집중해서 봐야 할 게 뭔지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X 리더십 - 누가 AI 챔피언이 되는가?
김경수 지음 / 라온북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챗GPT가 등장했을 때 기업들은 AI보다 이전에 유행하던 빅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자산화 활동일 Du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 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DX를 위해 개인 PC에 있던 업무 노하우 (주로 PPT, PDF, 엑셀 등)를 전산화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DX 활동은 빅데이터 축적을 위한 활동이었을 뿐 연장선의 끝에는 막연한 AI라는 녀석이 뭐든 해줄 거예요!라고 기대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발 빠른 기업이라면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업 내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실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쉽게도 내가 일하는 회사는 보안, 규제라는 프레임으로 직원들의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하고 있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고 소위 개떡같이 물어봐도 찰떡같이 답해주는 신기한 녀석이었다. 더불어 단어 중심으로 검색하고 찾아보는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일상 언어로 내가 궁금해하는 의도를 담아 물어보면 30초 이내로 훌륭한 답을 만들어 줬다.


초기 생성형 AI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신경망이 촘촘해지고, 데이터 학습량이 방대해짐에 따라 환각 문제는 차츰 개선되어 신속, 정확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AI 기술에는 기업의 대규모 자본이 붙기 시작했다. 기술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진보했다. 시간이 흐르면 AI의 능력은 더 뛰어나게 성장할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DX란 단어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AX (AI transformation)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DX를 통한 데이터 자산화가 끝이 났다면 이제 기업은 실질적인 AI 모델을 투입해 AI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주제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인 '리더'들이 성공적인 AX를 위해 어떤 생각으로 조직 리딩 해야 할지에 대한 HRD (Human Resource Development) 전문가의 견해가 담겨 있는 책이다.


사실 나는 아직 리더가 아니다. 그리고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능력이 안돼 핑계를 댄다고 생각해도 상관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지금 당장 내게 떨어진 과제 때문이다. 이미 '사회는 AI 시대에 훅 들어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조직은 지금 어떤가요? 우리는 무얼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져오라 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지금껏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를 던져 생각할 기회를 준 점에 대해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명의 직원에게 던지는 건 좀 잔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넋두리는 여기까지 하고...


<AX 리더십>을 읽는 과정이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다.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이미 이 분야에 대해 집중하고 있었던 리더라면 다를지 모르겠으나 '리더십'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일반 직원이 이해하기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읽을까 고민해 봤다. 조직의 리더라는 사람들에게 AX 인사이트를 주기 위한 책, 반대로 구성원이라면 리더들이 원하는 AX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게 무엇인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변했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하고 있고, 다양한 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불어 개인은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고 AI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제 AI는 어려워서 못 쓰는 녀석이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사용하는 방법도 아주 쉽다. 가령 ChatGPT나 Gemini 웹 사이트에 접속해 몇 마디 타이핑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생성형 LLM 출시 초기에는 보안 위협으로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사용을 제한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내 에이전트를 통해 대중이 쓰는 ChatGPT, Gemini, Claude와 같은 LLM에 연결되어도 보안에 문제없도록 조치했고, 기업 내에서도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어려워서 못쓴다고 말할 순 없다. 그리고 직장에서 많은 직원들이 보고서 초안이나 이메일을 (특히 영어 이메일) 쓸 때 생성형 AI로 업무 처리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엔 하나의 함정이 있다.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말은 일 처리 시간이 단축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원하는 것은 더 생산적인 일을 하길 바랄 것이다. 바로 여기서 개인과 조직 간의 괴리가 발생한다.


개인들은 본인이 생성형 AI로 업무 시간이 줄어든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면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몰래 쓰고, 남는 시간은 조직의 생산성 향상보다 개인적인 역량 확대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는 이를 AX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AX를 위한 리더들의 역량이 갖춰지고, AI가 업무 협력자로 인정받는 순간이 오면 이런 꼼수는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도 그런 부분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AX를 위한 기저의 조직 문화 변화를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마치며,


책에는 AX를 위한 여러 가지 방법론, 기법들도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직접적으로 실행시킬 수 있는 위치도 아니고, 또한 기업 내 리더라고 하더라도 변화를 위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서평의 서두에도 AI의 진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AI는 짧은 유행이 아니라고 본다. 계속 발전될 분야이고 사회, 기업 전반에 걸쳐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조력자다. 이제는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해서 경쟁 우위를 점하는 시대는 저물었다.


기업과 개인은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지금 발전하고 있는 AI를 가까운 곳으로 끌고 와야 한다. AI는 더 똑똑해지기도 하겠지만, 더 사용하기 쉬워질 것이다. AI는 특징적인 Agent로 진화하며 각 Agent들이 종합해서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기업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AX 리더십을 읽고 조직에 변화를 줄 방법을 찾고 그리고 또 실행하자.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AX 리더십의 방향을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AX 시대에 인재는 아니더라도 중간 이상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간이 되는 능력이 다양해지면 상위 5%의 인재에 드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남들보다 한 발 빠른 생각과 고민이 어쩌면 당신을 그렇게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