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나를 위해 일하게 하라
세달 닐리.폴 레오나르디 지음, 조성숙 옮김 / 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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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창작물에서 인간을 공격하고, 현실에서는 일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그러한 인공지능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우리는 그들과 싸워야 할까? 아니면 친구가 되어야 할까?


‘기계가 인간의 기능성을 흉내 내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기계를 사람처럼 대하려고 한다. 디지털 마인드셋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런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중략) 컴퓨터에는 컴퓨터만의 방법이 있으며 그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뜻이다.’ - 44p


저자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아니라 기계라는 명확한 생각만 가진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친구가 될 필요도 없고, 싸울 필요도 없다. 그저 업무를 위한 아주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마인드셋’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알고리즘, 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작동원리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는 이해해야 한다는 뜻인 듯했다. 함부로 상상하지 말라! 이해하면 활용할 수 있을지니!


그래서 이 책은 기계가 어떻게 데이터를 분류하고, 통계내고, 침입을 막는지 알려준다. 기계와 협업할 때 유용한 팁과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의 삶 곳곳에 이미 벌어지고 있는 객관적인 현실을 전달한다. 마치 ‘블랙미러’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들이어서 상당히 재미있었고, 저자가 이게 공부가 될 것을 염려했는지 책의 도입부에 30퍼센트만 알아도 기계와 협력하는데 충분하다고 해서 마음도 편했다. 챕터 말미에 요약정리를 해줘서 나중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기 좋을 것 같고, 폰트가 예뻐서 가독성도 좋았다. (무슨 폰트인지 궁금)


기술이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의 도입을 막을 순 없다. 밀려드는 파도는 막는 게 아니라 올라타는 거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막을 수 없다면 적응하자. 이 책이 꽤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테니.


인공지능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

기술발전에 뒤처지지 않는 마인드를 갖추고 싶으신 분들

세상의 변화와 함께 자신을 발전시키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

기계가 인간의 기능성을 흉내 내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기계를 사람처럼 대하려고 한다. 디지털 마인드셋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런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중략) 컴퓨터에는 컴퓨터만의 방법이 있으며 그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는 뜻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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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빵칼
청예 지음 / 허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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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에 관심이 생겼던 이유는 소재가 ‘뇌수술’이었기 때문이었다. ‘앨저넌에게 꽃을’을 시작으로 SF의 매력에 빠졌던 나로서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재였던 것. 게다가 설정도 마음에 들었다. 폭력적인 아동에게 시달리고 있는 유치원 교사가 (여기서부터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우울과 무기력을 치료하기 위해 ‘본래 자신의 모습’을 찾아주는 뇌수술을 받는 내용이라니 도무지 읽지 않을 수 없었달까?


책을 읽어보니 주인공 영아를 옥죄고 있는 건 직장 뿐 아니라 친구, 연인, 동네 캣맘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하긴 직장만 나를 힘들게 하는 정도라면 꽤 편안한 삶이다. 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으니. 하지만 친구나 가족 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작은 상처도 엄청 크게 느껴지는 법. 그래서 영아의 우울과 무기력이 되게 이해가 갔다. 그 어두운 감정을 싹 걷어내는 수술이 있다면 나도 한번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를 우울과 무기력에 빠지게 만든 이가 과연 타인일까?

혹시 내가 스스로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수술을 받은 뒤 영아는 더는 착하게 굴지도 않고, 예쁜 말을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수술 전에는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돈도 별로 없으면서 비싼 유기농을 구입했다면, 이제는 에라 모르겠다 GMO 식품을 산다. 억압을 벗어난 일탈, 자유에서 오는 환희를 느끼며 점점 ‘본래 자신의 모습’이 되어가는 영아. 그녀는 대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그런 궁금증으로 끝까지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나를 억압하고 구속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일탈과 자유는 마냥 좋은 것인가?

나를 침잠시키는 우울과 무기력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이런 고민을 해보신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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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생성되지 않는다 - 포스트 AI 시대, 문화물리학자의 창의성 특강
박주용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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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담긴 백과사전 같은 책이려니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렇긴 했지만...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건, 차갑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강의가 아니라 아름답고 편안하고 따뜻한 휴식 같은 느낌이라는 거였다. 철학, 역사, 수학, 과학...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지식이 마치 폭죽놀이처럼 쉴새 없이 터지는 화려한 책인데, 그게 전부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 


모든 것이 쓸모와 생산성으로 평가되는 지금의 세상에서 사실 인간은 기계에 비해 너무 볼품이 없다. 그걸 모르는 우리가 아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위축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나라는 존재는 너무 쓸모없고 초라해서 조만간 다른 것들에게 대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그런 감정을 안고 살아가다 보니 다들 팍팍하고 지치고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인간이란 얼마나 알 수 없고, 그래서 눈부신 존재라는 걸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우리의 생은 유한할지라도 만들어 둔 것들은 무한히 살아남아 지금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낸 존재들이니 스스로를 좀 예뻐해도 좋아,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 AI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우리가 조금은 더 빛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갑자기 힘이 났다. 요즘 같은 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그리 쉬운 책이 아니다. 특정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마구 뒤섞여 있는 데다, 연도나 인물에 따라 정리된 것도 아니고, 심지어 빈틈없이 빼곡하기까지 하다. 근데 정말 신기한 건, 이게 전부 물 흐르듯 연결된다는 거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으로 오가면서 넓고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창의성 특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강의를 현장에서 듣는 학생들이 정말 부러웠다. 잘 모르는 분야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분들도 이 책만큼은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너무너무 추천합니다.

 

초라하고 쓸모없는 자신에게 실망한 분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아니라서 힘들었던 분들.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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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이코노미 - 지상에서 우주로, 부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시장의 탄생
채드 앤더슨 지음, 장용원 옮김, 이기주 감수 / 민음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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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우주에서 지구 구석구석을 촬영하는 플래닛랩스에서부터 

위성의 GPS 신호를 이용해 플레이하는 인기 모바일 게임 포켓몬GO에 이르기까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궤도 접근에 의존하는 모든 비즈니스를 포괄하는 용어로 

‘우주경제(Space Economy)’ 라는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1. 우주 경제 투자 가이드

책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우주 경제란 ‘궤도 접근에 의존하는 기술제품이나 기술서비스’라고 정의한다. 역시 투자하는 사람이라 모든 산업을 볼트온(Bolt-on) 전략처럼 보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고, 이런 산업을 전부 묶어 경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스타링크와 스페이스X를 비롯한 최신 기술들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전반적으로 다룬 우주 경제에 대한 역사책이기도 했다. 기업의 성공사례나, 창업에 필요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준다거나, 곧 떠오를 신흥산업을 소개하는 등... 잠재력을 지닌 미지의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에게 우주 경제를 소개하는 투자 가이드이자,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우주산업에 대한 풍부한 인사이트를 전하는 책이다.


2. 우주 산업의 역사와 현재

내가 주식을 안해서 그런지 기업과 창업을 다루는 전반부보다는, 미국 우주산업의 역사를 다루는 6장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우주산업이란 게 무기개발은 해야겠는데, 국민세금을 쓰려다보니 아름답게 포장은 해야겠고... 그래서 우주에 진출하겠다며 로켓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민간으로 이동한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간의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냉전이 끝난 후, 기술자들이 소련으로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국가 주도 사업을 만들었고. 그렇게 정부 주도로 진행되다 컬럼비아호 사고 이후, 민간으로 넘어오게 된 과정. 화성에 탑재물을 보내고 싶었던 일론 머스크가 러시아를 찾아갔다가 엄청난 돈을 요구하며 자길 완전 봉으로 취급하자 빡쳐서 직접 스페이스X를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이야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타링크가 활용된 사례를 들며 최초의 우주전쟁이라고 말하는 등... 이렇듯 기술과 산업이 우리 삶 곳곳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평소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미지의 투자처를 찾는 분

우주 경제의 현재와 미래,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

기술과 산업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고 싶은 분

우주에 대한 판타지적 접근이 아닌 실체적 접근을 해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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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조립체에 바치는 찬가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1
베키 체임버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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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왔던 새로운 SF를 만나다

보통 SF라고 하면 종말이나 전쟁 같은 잔혹한 이야기들을 떠올린다. 로봇이나 외계인들이 인류를 말살시키려 한다거나, 자신이 이룩한 과학이론을 실체화시키려는 미친 과학자나, 고도화된 과학 기술을 전용해 권력과 부를 취득하려는 누군가의 욕망이라거나... 사실 SF라는 게 세계대전을 거치며 고도화된 무기에 대한 공포를 바탕으로 발전한 장르라서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세상은 계속 달라지고 있고, 하늘은 나는 자동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는 좀 다른 SF도 나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은 그에 대한 답변과도 같았다. 인간과 로봇이 구역을 나누어 서로를 침범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상상력. 서로를 궁금해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이야기. 이렇게 새로운 소설을 읽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수도승과 로봇이 동행하는 힐링물

소설의 도입부에는 세계관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나온다. 소설 속 누군가가 집필한 책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으로 인류가 어쩌다 로봇과 구역을 나누어 살게 되었는지를 소개하는데 기계들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생겨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복귀시키려는 움직임?으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듄의 세계관과 비슷하지만, 전개는 완전 다르다...!) 

평화로운 시티를 떠나 시골에서 방문객에게 차를 대접하는 다도승이 되기로 한 덱스는 정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다. (이 과정이 되게 귀엽다...!) 그러다 캠핑을 하러 간 덱스는 모스캡이라는 로봇과 마주치게 되는데... 로봇이 산다는 건 알았지만 만나본 적은 없었던 수도승 덱스,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로봇 모스캡. 우연한 사고로 인해 동행하게 된 둘의 여정을 따라가는 게 이 소설의 내용이다. 왜 수도승이 주인공일까? 궁금했는데 둘의 대화가 마치 불교나 고전철학의 문답 같아서 그렇게 설정한 것 같다. 이를 통해 독자 또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는 독특한 소설이랄까. 마치 철학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이 여행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결말이 궁금해서 후속편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을 정도. (두 권이지만 얇아서 읽는데 전혀 무리가 없으니 한번 도전해보시길...! 정말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SF 장르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보고 싶은 분

인간과 로봇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착한 SF를 만나보고 싶은 분

일상에 지쳐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분

수도승과 로봇처럼 독특한 친구들과 여행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


*처음에 ‘솔라펑크’라는 장르명을 들었을 때는 증기기관을 주에너지원으로 삼은 ‘스팀펑크’나 고도화된 사이버세상을 배경으로 한 ‘사이버펑크’처럼 태양열을 주에너지원으로 삼은 이야기를 생각했었다. 근데 ‘솔라펑크’는 그보다는 넓은 개념이라고 한다. ‘지속 가능한 문명은 어떤 모습이며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캠페인이나 운동 같은 거라고. 변화하는 세상을 반영하는 장르...! 이러니 어떻게 SF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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