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해피 엔드(HAPPY END) 4 (완결) [BL] 해피 엔드 4
안온 지음 / B&M / 2018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작가님의 전작을 몇 작품 읽어보았는데,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과는 또 다른 색깔을 그려내었네요. 생소한 소재를 다뤄주셔서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촘촘한 세계관과 인물의 감정을 위주로 현실감 넘치는 전달을 해주셔서, 처음 접하는 설정임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흔치 않은 소재를 흔한 주인공의 감정과 매끄럽게 정돈하여 받아들이는데 조금의 거부감도 없었습니다.

4권이라는 장편임에도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기에 시간이 제법 걸렸는데 눈 뗄 여유 없이 집중해서 읽었어요. 주말에 시작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아니었으면 어쩔 수 없이 도중에 멈추고 뒤가 궁금해서 온종일 끙끙댔을 거예요.

 

가슴 아프고 화가 나고 기뻤다가 슬펐다가 안타깝다가, 여러 감정이 다녀갔습니다. 작가님의 소소한 웃음 포인트가 잘 맞아서 그 부분도 좋았어요. 물론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목이 다양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글이에요. 제목의 해피엔드를 향해 가는 글이지만, 과정을 생각하면 마냥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제목입니다.


작가님 특유의 현실적이면서 묘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작품의 판타지 요소와 잘 어우러졌어요. 분위기와 딱 맞는 묘사도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건조한 듯 상세하게 풀어낸 묘사가 작품의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게 했어요.

초반 권의 알 수 없는 반복과 툭툭 썰린 듯한 설정들이 글이 전개되며 하나둘 이어질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했습니다. 무척 긴 분량이지만 끊김 없이 읽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였어요. 도무지 끊을 수 없게 만드는 흐름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사랑이 강렬하게 다가온 적은 셀 수 없이 많으나 이 작품은 유독 무겁습니다. 많은 희생과 어려움이 있었고 작품 내의 모든 설정이 둘의 사랑을 훼방 놓아요.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 수 없는 실패에도 기어코 시간을 돌리고 돌려 단단히 못을 박아 걸어버리는. 그런 사랑.

어떤 이에게는 뻔할 수도 구차하게 들릴 수도 있을, 고작 사랑에 겪게 된 과정일 뿐이지만. 이 작품은 단지 한 마디로 정의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소재 탓에 서늘한 부분들도 많았어요. 평소 기피하던 장면들도 군데군데 등장해서 움찔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고작이라고 생각될 만큼 수많은 장면이 강렬했어요. 마지막 장을 덮으며 수많은 감정을 겪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에겐 실망이 될 수도 있을 마무리지만 전 너무나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전작과의 연결점을 볼 수 있어서 그 점도 좋았습니다. 세계관이 이어지는 작품이라 취향이 갈릴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인물의 생동감을 좀 더 살린 장치가 된 것 같아요.
인물의 성격이나 행동에 대해 이야기 할 것 없이, 4권이라는 긴 과정을 함께 겪었더니 자연스레 애정이 생기게 되네요.
그래서 더욱 더 수많았던 시도와 결과들이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이전 작품에선 인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현대물을 색깔에 맞게 그려주셨다면, 이번 작품은 보다 새로운 시도를 해주신 것 같아 인상적이었어요. 제게는 이러한 소재가 처음 접하는 생소한 분야다 보니 이미지가 살짝 붕 뜨는 감이 있었는데, 친숙한 인물의 감정, 관계와 적절하게 섞어 그려내주신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녹아든 설정 덕분에 이질감 없이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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