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잘 알면 최고로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영문학 물리학 경영학을 공부 했다.
영문학은 영어에 도움이 될까해서 공부를 했는데 아직도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렇게 도움이 안된 것 같다.
물리학은 어릴 때부터 물리를 정말 좋아하고 물리를 공부하면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닫게 될 것 같아서 공부를 했는데 아직도 모르는게 많은 것을 보면 도움이 많이 안 된 것 같다.
경영학을 공부 한 이유는 아빠께서 보증이나 사기를 많이 당해서 재벌처럼 많았던 재산을 전부 잃고 관리 못하는 것을 보면서 돈에 대해 관심은 없었지만 돈에 대해 잘 알고 취직도 잘 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
공부를 많이 안해도 성공하거나 돈을 잘 버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아빠께서 대학원에서 대외협력처장, 학장, 부총장을 하셨는데 그 대학원의 총장이 배임과 횡령을 수년째 해먹어서 아빠와 다른 교수들이 같이 법정소송을 하는데도 그 총장을 아직도 잡지를 못했다.
그 총장은 수사관이나 경찰, 검사 ,상대방변호사에게도 엄청난 돈을 쓰고 있고 수 십건의 법정소송에 걸려 있는데도 아직까지도 법을 피해 다니고 있다.
그런 것을 보면서 법이 왜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고 악한 사람들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너무너무 들었다.
미국법정드라마를 보면 정말 멋지고 시원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들을 많이 봤다.
그 변호사들도 정의감이 가득찬 사람이라기보다는 돈이 많은 클라리언트들의 하수인이 되는 경우였다.
우리 나라도 법이 유전무죄 무전 죄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게 된다는 얘기이다.
수사관중이 한 얘기중에 위에서 누르면 밑에 있는 사람은 깔리게 마련이라고 합의를 하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봤다.
이 책은 처음에 그렇게 많이 기대를 안 하고 봤는데 법에 관련돼서 정말 솔직하고 재미있게 썼다.
사람의 감정중에 사람이 가장 견디지 못하는 감정이 억울함이라고 한다.
로펌에서 인턴을 할 때 어떤 아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부딪쳤는데 트럭 운전수의 잘못을 찾지 못한다고 하니까 그 아저씨는 대출을 받아서까지 소송을 하는 것을 봤다.
한 번 지니까 항소를 또 하고 또 하고 계속 했는데 대표 변호사님이 왜 그렇게 소송을 하냐고 하니까 억울해서 잠을 못 잔다고 했다.
사람은 억울함과 무시를 당하는 것을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에 공부를 하는 법학적성시험의 추리논증에서 법학추리를 보면 문제점을 찾아 내는 것이 정말 헷갈리고 어렵다.
저자의 사고는 그런 것들도 잘 찾아 낼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재미있고 법적 문제점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빌 클린턴 사건에 대해서도 우리가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자세히 썼다.
법과 법과 관련된 사람들의 치부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나중에 법조인이 되면 이런 책을 쓰고 싶다는 역할모델을 만난 것 같다.
빌 클린턴은 1998년 1월 17일 텔레비전에 나와서 모니카 르윈스키와 단둘이 있은 적도 그녀와 성관계를 맺은 적도 없다고 차분하게 거짓말을 했다.
그는 대배심원 증언에서도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이후로 빌 클린턴은 정치적 나락으로 떨어지고 미국역사상 탄핵된 두 번째의 대통령이 되었다.
헌법상 강제로 대통령 직위를 박탈당하지는 않았지만 스캔들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존스라는 여성은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직할 당시 자신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클린턴은 자서전에서 존스에게 일정 금액의 합의금을 주고 그녀의 남편이 할리우드에서 일자리를 구하도록 도와 줘서 소송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빌 클린턴은 워싱턴에서 활동하던 초일류 변호사였던 베넷을 고용했다.
정치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빌 클린턴은 능력있는 베넷을 고용해 약식재판에서 존스 사건이 기각되게 만들었다.
베넷은 클린턴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미국법정드라마를 보면 변호사들이 머리를 쓰면서 전략을 짜는 것들이 어마어마하다.
베넷은 그런 드라마에 나오는 능력있는 변호사인 것 같다.
클린턴은 더욱 공격적으로 소송에 임해야 한다고 하면서 다른 전략이나 가능성을 모두 배제해 버렸다.
중효한 문제들은 클린턴이 자신의 변호인에게 계속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클라이언트가 변호사에게 계속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다.
미국법정드라마에서도 소송에서 이겼지만 변호사가 클라이언트에게 속아서 씁쓸해하는 장면들을 많이 봤다.
베넷이 바로 그런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스스로도 변호사였던 클린턴은 자신의 변호사들이 언론에 입을 열 몇몇 여자들과 관계를 맺었음을 시인하게 만들려고 판사에게 권한을 부여했고 자신을 압박한다고 했다.
초일류변호사인 베넷도 상대편 증인 목록에 올라 있는 인물에 대해 의뢰인에게 물어 보지 않았을 리 없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 것이다.
클린턴은 르위스키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전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데 거짓말을 하기로 계획했다.
그는 변호사까지 속여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나라는 자신이 변호하는 의뢰인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쪽으로 소송을 끌어 가는 것 같다.
정의, 공의와는 상관없이 돈쪽으로 향해 가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은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상황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법이 정의롭지 못한 이유는 그 법을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부정부패를 가장 많이 저지르는 국회의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법은 정의나 공의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제는 받아 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 개선의 여지는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빌 클린턴의 상대편 변호사인단인 존스측은 클린턴의 증언을 통해 그와 르윈스키의 관계를 파헤치려 고 했다.
클린턴은 그녀와 성관계를 했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변했다.
불완전한 거짓말인 것이다.
클린턴이 변호인단에게 르윈스키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면 베넷측은 전략을 더 잘 세웠을 것이다.
클린턴은 라이트판사가 내린 성관계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모르겠다고 주장했지만 클린턴은 거짓말을 하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베넷측에게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클린턴 사건은 베넷에게 부정확한 힌트를 줘놓고 그를 비난했거나 베넷이 진실을 캐내려 했지만 의뢰인에게서 잘못된 정보만 얻은 경우이다.
변호사는 자신의 외뢰인을 믿어야 한다는 얘기가 의심이 되는 순간이다.
클린턴은 솔직하게 이야기 했고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위증을 조정했다는 얘기가 성립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베넷이 철저하게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변호사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이 경우는 너무나 비윤리적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비윤리적이어서 베넷측이 끌어간 소송상황이 아니라는 얘기가
성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내와 딸, 내각,자문,모든 미국인 심지어 전세계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해온 클린턴이 베넷에게는 정직하게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근거가 전혀 없다.
베넷은 의뢰인이 거짓말을 해서 화를 좌초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더 깊은 수령으로 빠지기 전에 빼내려고 조치를 취했다.
빌 클린턴의 탄핵을 비롯한 모든 재앙은 존스 사건에서 위증을 했기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누군가가 그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강조한 적도 없고 유도한 적도 없이 그가 철저히 혼자서 거짓을 한 것이다.
그가 거짓말을 한 것은 법을 위반하지 않고 이 증언에의 지뢰밭을 뜷고 지나가기로 결심을 한 것뿐이라고 자서전에 썼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착각이다.
특별 검사 케네스 스타와 하원의 탄핵수행단은 클린턴이 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거짓말을 한다고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고 양심을 어긴 것이다.
그 거짓말이 법에도 접촉이 될 때는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클린턴은 법정모독죄를 구형 받았다.
그 구형을 내린 주재판사 라이트는 대통령은 르윈스키와 단둘이 있었느냐는 질문과 그녀와 성관계를 맺었느냐는 질문에 고의로 거짓말을 했고 일부러 답변을 얼버무리고 오도했다고 했고 클린턴은 그 죄목으로 아칸소 주 변호사 자격증을 포기해야만 했다.
우리 나라도 1년에 변호사자격증을 잃는 사람이 30명 정도는 된다고 했다.
그 이유는 거의 윤리, 도덕적인 문제인 것 같았다.
만약 클린턴이 베넷에게 사실대로만 얘기를 했다면 베넷은 그를 위기에서 구했을 것이다.
베넷은 클린턴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조언했을 것이다.
클린턴이 그 대안을 거절했다면 다른 대안도 있었을 것이다.
법원이 현직 대통령을 민사 소송에 세우는 실수를 범했다고 하면서 선서증언을 거부하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개인 사생활을 지킬 권리를 주장하며 부적절한 사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않게 할 수도 있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거짓말보다는 훨씬 낫다.
라이트 판사는 미연방소송법에 입각해 처벌했겠지만 거짓이 불러 온 비극에 비하면 다른 결과들은 경미할 것이다.
한 쪽이 법원에 나가지 않고 판결이 내려지는 결석재판을 해도 나쁘지는 않았다.
클린턴이 베넷의 얘기를 들었더라면 사건은 완전히 끝나고 약간의 벌금만 내고 말았을 것이다.
결석재판이 끝났어도 클린턴은 성희롱에 대해 계속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할 수도 있었다.
결석재판은 유지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소송에 대해 걱정하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국정에 신경쓰겠다고 선언하고 소송에서 대통령직을 구하는 모습을 부각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베넷은 분연히 클린턴에게 르윈스키를 포함한 여자관계를 분명히 물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날카롭게 물어 봤다는 것이 관건이다.
베넷이 포기하지 않고 깊이 파고 들었다면 클린턴의 전면적인 부정을 일축할 수 있었을까,,,,
클린턴의 행정부의 위상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의뢰인을 압박하는 것이 언제나 힘들지만 그 대상이 나라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면 말이 틀려진다.
클린턴의 사건은 베넷의 잘못이 아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을 믿었고 의뢰인은 변호사를 믿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
이 책에는 클린턴의 사건말고도 이슈가 되었던 미국이나 영국의 사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고도의 사고로 설명을 해줘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정말 소중한 책이다.
법학 철학이나 법적 사고가 이런 책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