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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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 스토너

세계적인 작가들이 추천하는 도서

스토너 1965년 미국에서 발표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잊혀졌지만, 출간 50년 만에 유럽과 전 세계에서 재조명받으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2013년, 영국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새로운 생명을 얻은 이 소설은 겉보기에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한 남자의 조용한 생애를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의 존엄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윌리엄 스토너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권유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하여 농학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우연히 수강한 슬론 교수의 영문학 수업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접한 후 문학에 눈을 뜨고, 결국 농학 대신 영문학의 길을 선택한다.
p16 그는 대학 공부도 농장 일을 도울 때처럼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철저하게, 양심적으로 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 그는 조용히 대학에 남아 석사와 박사 학위를 공부하며, 교단에 선다. 스토너는 이디스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를 고독하게 만들었다. 아내 이디스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했고, 결혼 생활은 점점 얼어붙었다. 그녀는 스토너와의 관계를 단절해 갔으며, 딸 그레이스와의 유대마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조작했다. 그렇게 스토너는 가족과도 멀어지고 만다.

스토너에게 유일한 위안은 영문학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권력과 질투의 덫에 걸려 흔들렸다. 그는 사랑했고, 실패했고, 직장에서 미움받았으며, 그의 삶은 소리 없이 흘러갔고, 변화는 낙엽처럼 스러졌다. 그는 스스로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대단한 업적도 남기지 못했다.

사람들은 성공을 말할 때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많은 박수를 받았는지를 기준 삼는다. 그 잣대에 비춘다면 스토너는 실패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매일 교단에 섰고, 문학을 사랑했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자리를 묵묵히 지켜냈다. 그 불빛은 세상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다. 그것이 스토너가 지닌 진짜 품격이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보다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증명해냈다. 슬픔과 고독 속에서도 끝내 자신을 지켜낸 스토너의 삶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 하나, 그 안에 진실한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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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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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 바움가트너

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뉴욕 3부작, 달의 궁전, 4 3 2 1 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미국 문학의 거장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 는 암투병 중 집필한 작품으로, 소설 주인공 바움가트너라는 이름을 빌려 자기 삶을 되돌아보는 유작이자 고백이다.

소설은 십 년 전, 사랑하는 아내 애나를 사고로 잃은 노교수 바움가트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반복되는 애도의 시간 속에 갇혀 살아가던 그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 이상한 사건들이 겹쳐진 어느 날, 자신이 태워버린 알류미늄 냄비를 바라보다 문득 아내의 기억에 잠식되고, 그 기억은 그의 삶을 되짚는 여정을 열어젖힌다.

바움가트너는 애나의 서재에 들어가 그녀가 남긴 서류와 원고를 훑어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생전에 남긴 마지막 글을 통해 말하며,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바움가터는 애나가 죽은 뒤 손에 놓았던 펜을 다시금 쥐게 된다. 이렇게 글쓰기를 통해 그는 자신이 느끼는 고통과 허망함, 사랑과 애도의 감정을 정리하게 된다.

애도의 시간은 늘 그렇다. 영화처럼 눈물 흘리고 무너지는 장면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쌓여간다. 이제는 없어야 할 사람이 아직도 곁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순간들, 그것이 진짜 슬픔이다. 바움가트너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도, 잃어버린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녀와 여전히 대화하고, 기억하며, 심지어는 그 사람을 닮은 꿈을 꾸고, 다시 깨는 사람이었다.

아내와의 사랑, 과거의 상처,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이야기들.

사랑은 기억 속에서 빛나고, 상실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또다시 사랑을 꿈꾼다.

아픈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지막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소설이다.

출판사 '열린책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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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 나도 모르게 내 삶을 결정하는 24가지 뇌의 습관
이케가야 유지 지음, 김현정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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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가야 유지 /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후회와 실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은 당신에게
뇌과학이 알려주는 나답게 사는 법

우리는 살아가며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탓한다. 일을 미루고,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을 깎아내리는 일도 익숙하다. 우리는 어제의 후회를 오늘도 반복하며 같은 행동을 한다.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는 그런 나를 비난하는 대신, 왜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지 뇌과학적 해답을 건네며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준다.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뇌과학자 이케가야 유지는 우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는 이유가 바로 뇌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결정하는 진짜 주체는 바로 뇌다. 뇌는 합리적인 판단보다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우선하며, 때로는 삶을 방해하기도 한다.

변화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뇌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변화를 거부하고 있을 뿐이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의지와 근성을 강조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해답을 알려준다. 24가지 뇌의 습관을 알면, 더는 무력하게 실수에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뇌는 변화보다 익숙함을 선호하고, 상처보다는 생존을 우선하며, 자존감보다는 안전을 택하는 뇌의 본능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의지와 노력으로 자신을 통제한다고 믿지만, 사실 대부분의 행동은 뇌의 본능적 작동 결과물이었다.

생각과 감정에 휘둘려 지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더 나답고 자유로운 삶을 위한 실마리를 찾고싶다면,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 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뇌는 원래 그렇게 반응한다.
그걸 이해하고,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짜 자기계발의 시작이다.

포레스트북스출판사 '포레스트북스'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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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는 가족이 필요해
레이첼 웰스 지음, 장현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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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웰스 / 알피는 가족이 필요해

고양이 알피의 특별한 여정

고양이 알피가 새로운 가족과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힐링소설로 알피는 주인 마거릿을 떠나보낸 뒤 세상에 홀로 남겨지며, 보호소에 보내질 위기에 놓인다. 결국 작은 몸으로 세상과 맞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며, 자신을 돌봐줄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에드거 로드’라는 거리를 향해 용감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길 위에 홀로 남겨진 고양이 알피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은 작은 몸으로 견디기 힘겨워 보였다. 사료 대신 쥐를 사냥해 먹고, 따뜻한 창가 대신 차가운 길바닥이 잠자리인 냉혹한 현실 헛간에서조차 쫓겨나며 길을 떠도는 날들이 이어져도, 알피는 포기하지 않는다.

고양이 알피는 우연히 서로 다른 아픔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랑에 배신당한 클레어, 외로움에 무뎌진 조너선, 육아에 지쳐 방황하는 폴리, 낯선 도시에서 적응 중인 프란체스카의 가족까지 알피는 이들의 곁을 지키며 작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알피를 통해, 잊고 지냈던 다정함을 배우고, 상처를 치유하며, 서서히 새로운 행복을 마주한다. 알피 역시 길고양이로서의 거친 삶보단 자신이 진심으로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을 만들게 된다. 함께 살아가며 주고받는 사랑과 다정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마음에 새기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도 사랑하게 될 알피의 이야기는 고양이라는 존재가 가진 묵묵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의외의 다정함까지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어른이 될수록 쉽게 다가가지 않고, 쉽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그럴 때 알피처럼 작은 용기를 내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때때로, 잃어버린 것들로 인해 더 단단해지고,
새로운 만남으로 인해 다시 살아가게 된다.

출판사 '해피북스투유'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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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천국 가는 날
전혜진 지음 / 래빗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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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진 / 김밥천국 가는 날

누구나 한 번쯤 앉아본 자리, 그곳에 머무는 이야기

전혜진 작가는 인천의 도시 한켠, 언제나 배고픈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어느 평범한 김밥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 편의 이야기 속에는 오늘도 버티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소박한 식탁 위에 올려진 작고 소중한 하루의 이야기에는 특별한 메뉴도 값비싼 음식도 없지만 그곳에서 피어나는 '김밥천국 가는 날'은 평범하고도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밥, 떡볶이, 비빔국수, 쫄면, 오므라이스 이처럼 친숙한 메뉴들을 제목으로 한 이야기 속에는 일상에 지친 누군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어쩌면 우리 이웃일지도 모른다. 계약 종료의 불안에 매달리는 비정규직, 퇴근이 늦어 어린이집 선생님께 죄송하단 말을 반복해야 하는 워킹맘, 한국 사회의 벽에 부딪힌 결혼이주여성. 삶이 힘겹고, 하루가 고단한 날에도 누군가는 또다시 일어설 준비를 한다.

이들의 발걸음은 결국, 작고 평범한 김밥천국으로 향한다. 한 접시의 돈가스, 한 그릇의 육계장과 콩국수는 특별하지 않지만 때론 허기를, 때론 지친 마음을 채워주는 위로가 된다. 책 속 인물들은 특별한 영웅도 아니고, 성공한 누군가도 아니다. 그저 오늘을 버텨내고, 밥을 먹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이기에 더 익숙하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음식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것 아닌, 살아가려는 의지와 연결된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고, 한 그릇의 음식이 전하는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밥을 먹는 것이 곧 살아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일상의 고단함을 안고 김밥천국에 앉아 있는 사람들, 그들이 맛있는 음식을 한입씩 먹으며 다시 삶을 붙잡는 장면들 제목만보고 가볍게 읽은 소설에 이렇게 많은 삶의 이야기가 담길 줄 몰랐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이야기는 마음을 채운다. 김밥천국 가는 날은 두 가지를 모두 채워주는 위로의 한그릇 같은 책이다.

익숙한 음식들이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만나면 위로가 된다.

출판사 '래빗홀' 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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